바이오시밀러 특허 전략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물질특허 만료일을 달력에 찍어두고 그 날짜에 맞춰 생산·허가·유통 계약을 한 번에 묶는 때입니다. 물질특허 만료일은 출발선일 뿐 출시 가능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진짜 장벽은 물질특허가 아니라 그 뒤에 남은 제형·공정·용법·적응증 특허에서 시작됩니다.
실제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는 미국 물질특허가 2023년 9월, 유럽 보충보호증명(SPC)이 2024년 7월에 만료됐지만, 주요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은 그 만료일에 곧바로 진입하지 못했습니다. 오리지널사와의 특허 합의를 거쳐 미국 출시 시점을 2025년으로 조율해야 했습니다. 물질특허가 풀린 뒤에도 분쟁과 협상이 이어진 셈입니다.
바이오시밀러 특허 장벽이 만료 후에도 남는 구조
물질특허 만료를 "자유로운 출시"로 읽는 순간 판단이 어긋납니다. 오리지널사는 물질특허 이후를 대비해 제형, 제조공정, 용법·용량, 적응증 특허를 물질특허보다 늦게 출원해 층층이 쌓아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후속 특허들은 출원이 늦은 만큼 만료일도 뒤에 있어, 만료일만 보고 진입하면 정작 물질이 아니라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쓰느냐"에서 막힙니다.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막을 수 있는 대표적인 후속 특허는 다음 네 가지입니다.
| 특허 유형 | 걸리는 지점 | 제품에서 드러나는가 |
|---|---|---|
| 제형 특허 | 농도, 완충액, 안정화제, 프리필드시린지 | 비교적 잘 드러남 |
| 제조공정 특허 | 세포주, 배양조건, 정제공정 | 겉으로 드러나지 않음 |
| 용법·용량 특허 | 투여간격, 투여경로 변경 | 라벨·처방에서 확인 |
| 적응증·용도 특허 | 특정 질환 사용 권리 | 라벨에서 확인 |
핵심은 이 네 가지 중 하나만 살아 있어도 출시 일정 전체가 흔들린다는 점입니다. 특히 제조공정 특허는 완제품만 봐서는 침해 여부가 드러나지 않아, 청구항을 직접 해석하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영역입니다.
상담에서 반복되는 오해 — 만료일 한 줄만 보는 것
실무에서 가장 자주 마주치는 장면은, 물질특허 만료일만 확인하고 제형·공정·적응증 특허는 검토하지 않은 채 일정을 확정해버린 경우입니다. 만료일 한 줄이 곧 출시 가능일이라고 읽는 것입니다.
한 개발사는 물질특허 만료일에 맞춰 생산과 허가 일정을 모두 잡았다가, 뒤늦게 살아 있는 제형 특허를 발견해 출시를 미루고 협상에서 불리한 조건을 받아들여야 했던 사례도 있었습니다. 문제는 장벽을 늦게 발견할수록 쓸 수 있는 카드가 줄어든다는 데 있습니다. 생산·허가·계약이 이미 묶인 뒤에는 무효나 우회설계를 검토할 시간이 부족해 합의로 몰릴 수밖에 없고, 협상력도 함께 낮아집니다.
장벽을 찾은 다음이 진짜 판단 — 무효·우회·합의
더 중요한 것은 장벽을 "찾은 다음"입니다. 살아 있는 제형·공정 특허를 발견했다면 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무효 자료로 해당 특허를 다투거나, 제형·공정을 바꿔 청구항을 피해가는 우회설계를 하거나, 합의·라이선스로 진입 시점을 여는 길입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후속 특허의 청구항을 직접 해석해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우리 제품의 농도·용기가 상대 제형 특허 청구항과 겹치는지, 우리 배양·정제공정이 상대 공정특허 청구항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따라 방향이 갈리기 때문입니다. 스텔라라 사례에서 다수 기업이 결국 합의로 2025년 진입에 이른 것도, 이 청구항 해석과 협상 위치를 종합한 판단의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설계가 출시 시점과 협상력을 동시에 좌우합니다.
한 가지 더, 진출하려는 국가마다 권리 존속 상황이 다르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합니다. 스텔라라의 미국 물질특허 만료(2023년 9월)와 유럽 SPC 만료(2024년 7월) 시점이 달랐던 것처럼, 국가별로 출시 가능 시점이 갈립니다. 잔존 특허를 찾는 데서 그치지 않고 청구항을 직접 해석해 넘는 방법까지 함께 설계하는 일은, 바이오·제약 명세서를 오래 다뤄온 변리사의 판단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바이오시밀러 특허, 물질특허가 만료되면 바로 출시해도 되나요?
바로는 어렵습니다. 물질특허가 끝나도 제형·제조공정·용법·적응증 특허가 남아 있으면 그 권리에 막힐 수 있습니다. 출시·계약을 잡기 전에 잔존 특허를 정리하는 FTO(자유실시) 검토가 먼저입니다.
Q. 바이오시밀러 특허 장벽은 만료일만 확인하면 되나요?
아닙니다. 물질특허 한 건이 아니라 같은 제품에 걸린 후속 특허들의 만료일을 각각 확인하고, 진출 국가별 권리 존속 상황까지 봐야 정확한 출시 가능 시점이 나옵니다. 스텔라라처럼 미국과 유럽의 만료 시점이 다른 경우도 흔합니다.medigatenews+1
Q. 막는 특허가 있으면 출시를 포기해야 하나요?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무효심판으로 다투거나, 제형·공정을 바꿔 우회하거나, 합의·라이선스로 진입 시점을 여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만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청구항 해석에 달려 있어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체크리스트]
오리지널 물질특허 외에 제형·공정·용법·적응증 특허가 추가로 등록돼 있는지 확인했는가
후속 특허들의 실제 만료일을 각각 따로 정리했는가
우리 제품의 제형·농도·용기가 오리지널 제형 특허 청구항과 겹치는지 검토했는가
우리 제조공정이 상대 공정특허 청구항에 해당할 가능성을 분석했는가
막히는 특허를 무효·우회·합의 중 무엇으로 넘을지 방향을 잡았는가
진출 국가별로 권리 존속 상황이 다른 점을 반영했는가
생산·허가·유통 계약을 잡기 전에 FTO 검토를 마쳤는가
바이오시밀러는 임상 종료 후 허가 심사에만 수년이 걸리는 만큼, 후속 특허 지형은 생산·계약이 묶이기 훨씬 전인 개발 초기가 가장 낮은 비용으로 점검할 수 있는 시점입니다.
출시·해외 허가·기술이전 일정이 보이기 시작했다면, 물질특허 만료일 옆에 제형·공정·용법·적응증 특허의 등록 상태와 국가별 만료일을 1페이지로 나란히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저자 소개]
석종헌 변리사 | 특허법인 린 파트너 (15년 차 바이오·화학 전문)
고려대학교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지난 15년간 바이오, 제약, 소재 스타트업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왔습니다. 단순한 등록을 넘어 정부 과제 대응과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적 명세서 설계를 전문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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