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전략 #운영
똑똑한 조직이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이유

잘 나가는 프로덕트는 왜 리더의 한 마디에 산으로 갈까?

치열한 고민 끝에 도출된 A/B 테스트 결과, 정교하게 세팅된 GA4와 GTM 추적 데이터, 그리고 우상향을 그리는 전환율 지표까지.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던 회의실은 가장 높은 자리에 앉은 분의 한 마디에 순식간에 얼어붙습니다. "수고했는데... 내 생각엔 그냥 원래 우리가 하던 톤앤매너가 맞는 것 같은데?"

수백 시간의 분석과 명확한 데이터가 단 3초 만에 무용지물이 되는 순간입니다. 분석은 그저 형식적인 보고를 위한 절차로 전락하고, 실제 결정은 가장 직급이 높은 사람의 '직관'이 내립니다. 잘 나가던 프로덕트가 갑자기 산으로 향하는 배로 전락하는 이 기막힌 현상, 우리는 이를 HiPPO 효과(HiPPO Effect)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가진 데이터를 신뢰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남는 것은 의견뿐입니다. 그리고 의견이 부딪힐 때, 결국 이기는 것은 가장 높은 직급의 의견입니다.

구글의 검색 품질팀을 이끌었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아비나쉬 카우식(Avinash Kaushik)이 남긴 말입니다. 그는 조직의 의사결정 방식을 두 가지로 명쾌하게 구분했습니다. 데이터로 결정하거나, 아니면 HiPPO로 결정하거나. 여기서 HiPPO는 동물 하마가 아니라 Highest Paid Person's Opinion, 즉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사람의 의견'을 뜻합니다. 문제는 이 현상이 단순히 '답답한 꼰대 리더'의 술자리 일화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HiPPO 효과는 조직에 측정 가능한 거대한 비용을 청구합니다. 잘못된 제품 방향, 검증되지 않은 가설에 증발해 버린 마케팅 예산, 그리고 시장과의 점진적인 괴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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