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전략 #프로덕트 #마인드셋
🦄‘역대 최악의 아이디어’→ 단 4년 만에 ‘유니콘’이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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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 목요일, 창업가들의 인사이트를 메일로 전해드립니다.
창업가들의 Day 0로 돌아가, 그들의 ‘처음’에 담긴 고민과 배움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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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제안서를 만들던 시절을 떠올려봅시다. 혹은 더 먼 과거인 조별 과제를 위해 발표 자료를 만들던 시절을요. 스토리를 잡은 후 초안을 만들고, 피드백을 받고 또 다시 고치고. 내용을 구성했다고 끝이 아닌, PPT 디자인까지 잡아내야 했습니다. 혹시라도 수정이 필요하다면 슬라이드 전체를 손보는 일도 많았죠.

하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아이디어를 입력하면 1분 안에 슬라이드가 완성됩니다. 피드백이 와도 빠르게 수정할 수 있습니다. 제안서를 만드는 데 쓰던 시간을 고스란히 내용을 더 탄탄히 하는 데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 5천만 명 이상이 쓰고 있는 AI 프레젠테이션 툴, Gamma 덕분이죠.

오늘은 ‘역대 최악의 아이디어’라는 혹평을 받으며 시작한 Gamma의 창업자 그랜트 리(Grant Lee)의 Day 0를 살펴보겠습니다.

 

오늘의 인사이트 요약
1. 혹평 앞에서, 그가 선택한 것은
2. 3관왕의 함정 : 성공처럼 보이는 것들을 버리는 법
3. 회사를 건 재설계 : 진짜 성장과 가짜 성장의 차이
4. 불씨가 더 활활 타오르도록 : 재설계 이후 성장 전략
5.2조짜리 회사가 된 현재, 그리고 그 다음은?

 

1. 혹평 앞에서, 그가 선택한 것은

Gamma 공동창업자들. (왼쪽부터) 제임스 폭스, 존 노로냐, 그랜트 리. (출처 : 구글)

 

그랜트 리(Grant Lee)는 스탠퍼드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습니다. 졸업 후 금융과 전략 분야를 거쳐, 스타트업 Optimizely에서 5년을 보냈습니다. 그 회사가 인수되던 2020년, 그는 새로운 길을 찾아야 했고, 선택한 것은 컨설팅이었습니다.

여러 스타트업을 동시에 자문하며, 매주 클라이언트에게 보고서와 제안서를 만들어 보내는 것이 주된 업무였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반복되는 답답함이 있었습니다. 전달할 내용 자체에 더 신경써야 하는데, 레이아웃을 잡고, 폰트를 맞추고, 디자인을 다듬느라 정작 그것을 슬라이드에 옮기는 데만 밤이 꼬박 걸렸습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슬라이드라는 포맷은 40년째 그대로였습니다. 아무도 이것을 바꾸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랜트는 본인에게 가장 익숙했던 '사무용 툴'의 불편함에서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이 Gamma의 시작이었습니다.

아이디어를 손에 쥔 그랜트는 투자라는 과제에 직면했습니다. 2020년 팬데믹의 한복판, 그는 런던에 살고 있었습니다. 두 아이가 잠든 뒤, 그는 세탁기 옆 구석에 노트북을 펼쳤습니다. 밤 8시부터 새벽 2시까지, 그렇게 투자자들에게 피칭했습니다. 그날 세 번째 피칭이 끝났을 때, 그는 꽤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화면 너머의 투자자가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들어본 것 중 최악의 피치, 최악의 아이디어입니다. 절대 성공하지 못할 겁니다."

잔인한 혹평 앞에서 좌절하거나 흔들릴만도 하건만, 그랜트는 그 말 안에서 진짜 문제를 바라보았습니다. PowerPoint가 40년간 지배한 시장. Google Slides가 무료로 깔려 있는 세상. 투자자의 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거대한 경쟁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랜트는 그것을 부정하는 대신, 그 현실을 출발점으로 삼았습니다.

"이 카테고리에서 성공하려면, 처음부터 성장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 카테고리는 파고들기 정말, 정말 어려울 거라는 걸 알았어요.”- 그랜트 리

 

 

2. 3관왕의 함정 : 성공처럼 보이는 것들을 버리는 법

감마 과거 웹사이트 (출처 : 구글)

2022년 8월, 그랜트는 Gamma를 Product Hunt*에 올렸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오늘의 제품, 이번 주의 제품, 이달의 제품. 세 개의 타이틀을 동시에 가져갔으니까요. 수많은 창업자들이 평생 한 번도 받기 어렵다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랜트는 축하 대신 냉정하게 데이터를 열었습니다. 가입자는 반짝 늘었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누군가 친구에게 "이거 써봐"라고 말하는 자연스러운 추천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가 이 시기 경계했던 것은 무턱대고 광고비를 더 쓰거나 마케팅을 늘려 진짜 문제를 덮으려는 시도였습니다.

"광고를 더 쓰고, 마케팅을 더 하면 상단 유입을 늘릴 수 있고 나머지는 알아서 될 거라는 유혹이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건 함정이었을 거예요."- 그랜트 리

그랜트가 제품을 판단하는 기준은 단 하나였습니다. 쓴 사람이 다시 돌아오는가. 그리고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데려오는가.

*Product Hunt : 새로운 제품을 소개하는 플랫폼. 커뮤니티 투표를 통해 매일, 매주, 매월 최고의 제품이 선정됩니다.


💡 Insight Note



  • 그랜트가 구분한 2가지 지표 Gamma 초기, 그랜트는 지표를 구분해서 보았다고 말한다.


    • 하나는 허영 지표. Product Hunt 순위, 총 가입자 수, 언론 보도 수. → 축하할 수는 있지만, 성장 엔진이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는 아닌 것들


    • 다른 하나는 핵심 성장 지표. 재방문율, 자연 유입 비율, 입소문으로 들어온 신규 유저 비율. → 숫자가 작더라도, 이 신호가 살아있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판단



 

3. 회사를 건 재설계 : 진짜 성장과 가짜 성장의 차이

감마 CEO 그랜트 리 그리고 초기 팀원들 (출처 : 구글)

팀 12명을 모았습니다. 창업 직후 받았던 소액 투자금은 바닥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모두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전원 올인입니다. 제품의 첫 30초를 마법처럼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고.”- 그랜트 리

3~4개월, 제품 전체를 뜯어고쳤습니다. AI를 온보딩의 핵심에 집어넣었습니다. 새로운 유저가 처음 제품을 열었을 때, 마법 같은 경험을 주는 것. 그것 하나에만 집중했습니다.

2023년 3월, 재론칭. 하루 수백 명이던 가입자가 첫날 수천 명이 됐습니다. 다음 날 5,000명. 그다음 날 10,000명. 20,000명. 광고도 없었고, 마케팅 예산도 없었습니다. 제품이 스스로 퍼지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아무것도 안 해도 됐습니다. 제품이 그냥 자라고 있었어요. 그 느낌은 Product Hunt 론칭 때와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그랜트 리

그것이 그가 말하는 진짜 PMF*의 신호였습니다. 무언가를 해서 자라는 것이 아닌, 아무것도 안 해도 자라는 것. 하지만 그랜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자라난 불씨를 더 크게 키울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PMF(Product-Market Fit) : 제품이 시장의 수요와 정확히 맞아떨어진 상태

 

4. 불씨가 더 활활 타오르도록 : 재설계 이후 성장 전략

재설계 직후, 그랜트는 트위터에 글을 하나 올렸습니다.

"비즈니스에서 가장 가치 있는 스킬이 곧 사라질 것입니다."

사람들이 반응하게 만들기 위해 의도적으로 도발한 문장이었습니다. 며칠 뒤, 그 글은 조용히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Y Combinator의 공동창업자 폴 그레이엄(Paul Graham)이 댓글을 달았습니다.

"슬라이드가 설명하는 것이 슬라이드 자체보다 더 가치 있는 것 아닌가요?"

단순한 댓글 하나의 파급력은 엄청났습니다. 수천 명의 눈길을 끌었고, Gamma는 순식간에 수만 명의 새 유저를 얻었습니다.

Gamma 창업자 그랜트 리 (출처: 구글)

이 경험은 그랜트에게 '창의적 카피라이팅'이 항상 올바른 것은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재치 있게 보일까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이게 무엇인지 바로 이해되는 명확함'이 필요할 때가 있다는 의미이죠. 또 플랫폼마다 독자가 원하는 것은 다르다고 판단했습니다. 하나의 내용을 그냥 Ctrl+C, Ctrl+V 하는 것이 아니라, 특성을 이해하고 각각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요.


💡 Insight Note


[그랜트가 SNS를 활용한 방식] 
→ 그가 콘텐츠를 만들 때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은 하나였다. 이것이 누군가의 엄지를 멈추게 할 수 있는가?



  • 트위터는 구체적이고 전술적인 것, 반직관적인 것, 기술적인 내용을 활용한다.

  • LinkedIn에는 영감을 주는 것, 그 시점에 관련성 있는 주제나 테마를 활용한다.\


 

트윗 바이럴이 새 유저를 데려왔다면, 그 유저들을 붙잡고 더 많은 사람에게 퍼뜨린 것은 인플루언서였습니다. 그랜트가 생각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많은 창업자들이 상상하는 것과 달랐습니다. 팔로워 수백만 명의 대형 크리에이터에게 큰돈을 쓰는 것. 그는 그것이 가장 빠르게 돈을 낭비하는 방법이라고 봤습니다.

"그들에게 읽을 대본을 주면, 즉시 광고처럼 느껴집니다. 그 제품은 그들과 아무런 연결이 없어요."- 그랜트 리

그는 팔로워 수천 명의 마이크로 크리에이터 중, Gamma가 실제로 유용할 사람들을 컨택했습니다. 교사, 컨설턴트, 기획자. 매일 슬라이드를 만들어야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초기에는 그랜트가 직접 한 명 한 명에게 연락했습니다. 제품을 어떻게 쓰는지 설명하고, 그들의 일상에 Gamma가 들어갈 수 있도록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그들이 우리의 스토리를 자신의 목소리로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내가 그 투자를 기꺼이 하지 않으면, 그들은 그렇게 할 수 없어요.”- 그랜트 리

그가 특히 집중한 것은 에코 챔버*였습니다. 교사들은 방학마다 모여 서로 유용한 툴을 추천합니다. 그 커뮤니티 안에서 입소문이 퍼지길 바라면서요. Gamma엔 대형 인플루언서 한 명의 소개보다, 신뢰받는 작은 커뮤니티 수십 개가 훨씬 강력했습니다. 결과는 숫자로 나타났습니다. 인플루언서를 통해 유입된 유저 1명당 입소문으로 1.5명을 추가로 획득할 수 있었던 것이죠.

*에코 챔버(Echo Chamber) : 비슷한 관심사와 신뢰 관계로 묶인 커뮤니티. 그 안에서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는 구조.


💡 Insight Note


[Gamma의 인플루언서 활용 전략 2025] 
→ Gamma의 초기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2025년의 운영전략으로 발전한 모습이다.



  • 예산의 70%는 팔로워 1만~10만 명의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에게 집중하고, 신규 제품 출시 때만 대형 인플루언서를 활용한다.

  • 기술 스펙보다 결과 중심의 스토리텔링이 더 효과적이다. ex) "Gamma가 어떻게 매주 5시간을 절약했는지"

  •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이미 있는 입소문을 증폭시키는 도구, 수요가 없는 제품의 수요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

  • 크리에이터 검증은 필수! 팔로워 수만 보기보단, 참여율 3~5% 임계값과 콘텐츠 품질을 함께 볼 것.

  • LinkedIn은 개인 계정이 기업 채널보다 성과가 높았다.


 


(출처 : Offlight Blog, How Gamma Scaled to 50M Users)


 

5. 2조짜리 회사가 된 현재, 그리고 그 다음은?

Gamma 현재 웹사이트 (출처 :Gamma) 

성장이 숫자로 증명되기 시작하자,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달라졌습니다.

2024년, Accel이 주도한 시리즈 A에서 1,200만 달러(약 178억 원)를 유치했습니다. 그리고 2025년, 시리즈 B에서 6,800만 달러(약 1,011억 원)를 추가로 받았습니다. 같은 해 ARR*은 1억 달러(약 1,487억 원)를 돌파했고, 기업가치는 21억 달러(약 3조 1,227억 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슬라이드를 잘 만드는 사람의 아이디어가 이기는 세상이 아니라, 아이디어 자체가 이기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Gamma의 방향”- 그랜트 리

PPT 작업의 비효율을 없애며, 아이디어 자체에 더 골몰할 수 있게 도와주던 Gamma는 이제 '아이디어가 즉시 퍼블리싱'되는 웹사이트·문서 생성으로 확장하며, 'AI 퍼블리싱 OS'로 자리 잡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랜트는 AI가 창의적 파트너가 되는 미래를 꿈꾼다고 말합니다. 직원 50명으로 ARR 1억 달러를 달성한 Gamma는 무리한 확장보다 AI와 함께하는 효율적인 운영을 선택했습니다. ‘작은 팀, 큰 영향’ 그것이 그가 증명하고자 하는 또 하나의 명제입니다.

*ARR(Annual Recurring Revenue) : 연간 반복 매출. 구독 기반 서비스에서 1년간 발생하는 반복적인 수익을 말합니다.

 

그랜트는 확신만으로 가득찬 창업자는 아니라고 느껴집니다. 혹평 앞에서 문제를 바로 보았고, 3관왕 앞에서 축하 대신 데이터를 열었고, 런웨이가 바닥날 때 마케팅 대신 제품을 다시 만들었습니다. 매 순간 그는 자신 앞의 상황을 의심하고, 제대로 마주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랜트의 이야기는 스스로에게 묻게 합니다.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확신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더 나은 방향을 향해 열려 있는 확신인가, 아니면 이미 내린 선택이 옳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납득시키기 위한 확신인가.

*이 글은 Lenny's Podcast의 “Dumbest idea I've heard” to $100M ARR: Inside the rise of Gamma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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