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초기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기획하는별입니다.
예창패 공고가 곧 열립니다. 매년 이 시기에 사업계획서를 쓰다가 가장 많이 막히는 항목 중 하나가 바로 시장구모 추정인데요. “우리 시장이 얼마나 크다”는 걸 써야 하는 건 알겠는데, 막상 숫자를 어디서 가져와야 할지, TAM/SAM/SOM을 어떻게 구분해야 할지 막막해지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사업계획서와 IR 덱에서 한 파트를 차지하는 시장규모에 대해서 제대로 추정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정리해 드려보겠습니다.
시장규모 추정, 왜 이렇게 어렵게 느껴질까요?
시장규모 항목이 유독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숫자를 ‘찾으려고’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인터넷에서 “OO 시장 규모”를 검색해서 딱 맞는 숫자가 나오길 기대합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템에 꼭 맞는 시장 데이터가 존재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특히 기존에 없던 서비스를 만들거나 기존 방식을 혁신하는 스타트업이라면,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새롭기 때문에 참고할 수 있는 시장 데이터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기존 자료에서 숫자를 억지로 끌어오려 하기보다, 우리 사업의 논리에 맞는 추정 방식을 직접 설계하고 그 근거를 함께 제시하는 것이 훨씬 설득력 있습니다. 이 경우 시장규모는 찾는 게 아니라 추정하고 논리고 설명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TAM/SAM/SOM의 개념을 혼동하기 때문입니다. 세 가지를 그냥 “큰 시장, 중간 시장, 작은 시장”으로 이해하면 숫자를 쪼개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립니다. 각각의 의미와 용도를 정확히 알아야 이 항목이 제대로 작동합니다. 이 부분은 다음에서 자세하게 설명 드려보겠습니다.
TAM/SAM/SOM, 각각 무엇을 의미하나요?
TAM(Total Addressable Market) ─ 전체 시장 규모
TAM은 우리 사업 모델이 이상적으로 작동한다고 가정했을 때 최대한 점유할 수 있는 시장의 크기입니다. 자금, 인력, 유통 등 현실적인 제약을 일단 걷어내고, 우리가 해결하려는 문제를 가진 사람이 전국(혹은 전 세계)에 얼마나 있는지를 나타내는 ‘상상의 최대값’입니다.
달리 표현하면 TAM은 SAM에서 출발해, 비즈니스 모델을 이상적으로 확장했을 때 추가로 포함되는 시장 범위까지 합산한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구독 앱으로만 서비스하지만, 나중에 B2B로 기업에 납품하고 해외에도 진출한다고 가정하면 그 확장된 범위까지 포함한 것이 TAM입니다. 그래서 TAM/SAM/SOM은 단순히 큰 숫자에서 작은 숫자로 쪼개는 구조가 아니라, 현재 모델 → 이상적 확장 모델 → 전체 문제의 크기라는 입체적인 관계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이런 관점으로 보시면 왜 TAM이 지나치게 작으면 “이 아이템은 성장 가능성이 없다”는 인상을 주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반대로, TAM이 근거 없이 지나치게 크면 “이 팀은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결국 TAM은 우리가 싸울 수 있는 전장의 크기를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SAM(Serviceable Addressable Market) ─ 실제 도달 가능한 시장
SAM은 TAM 중에서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 타겟 고객군, 지역 범위, 유통 채널 등을 고려했을 때 실제로 도달할 수 있는 시장의 최대 크기입니다. TAM이 ‘상상의 최대값’이라면, SAM은 ‘우리 모델이 닿을 수 있는 최대값’입니다.
TAM과 SAM의 차이를 가르는 기준은 자금이나 인력 같은 자원의 크기가 아닙니다. 우리가 어떤 고객을 대상으로, 어떤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느냐, 즉 비즈니스 모델의 도달 범위입니다. 예를 들어 TAM이 “국내 전체 건강기능식품 시장”이라면, SAM은 “그 중에서 20~40대 직장인을 대상으로 구독 모델로 판매되는 시장”처럼 우리 모델이 실제로 접근할 수 있는 범위로 좁혀진 시장입니다.
SOM(Serviceable Obtainable Market) ─ 현실적으로 획득 가능한 시장
SOM은 SAM 안에서 현재 우리가 가진 자금, 인력, 역량으로 실제 점유할 수 있는 시장입니다. TAM이 이상의 최대값, SAM이 모델이 닿는 최대값이라면, SOM은 자원의 제약 안에서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목표값입니다. 사업 초기 1~3년 안에 달성 가능한 수치로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SOM은 세 가지 중 가장 중요하게 검토되는 숫자입니다. 이 숫자가 너무 크면 “근거 없는 낙관”으로 보이고, 너무 작으면 “성장 의지가 없는 팀”으로 보입니다. SOM은 우리의 초기 전략과 실행 계획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숫자입니다.
시장규모를 추정하는 두 가지 방법
시장규모를 추정하는 방법은 크게 Top-down 방식과 Bottom-up 방식으로 나뉩니다.
Top-down 방식 ─ 큰 숫자에서 내려오는 방법
공신력 있는 기관(통계청,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시장조사 기관 등)의 데이터를 출처로 삼아 전체 시장 규모를 먼저 제시하고, 거기서 우리 시장으로 좁혀 내려오는 방식입니다.
“국내 헬스케어 앱 시장 규모 2조원(TAM) → 그 중 만성질환 관리 앱 시장 3,000억원(SAM) → 초기 1년 내 목표 점유율 1%, 30억원(SOM)”
Top-down의 장점은 공신력 있는 숫자를 근거로 삼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다는 점입니다. 단점은 우리 아이템과 딱 맞는 데이터가 없을 경우 숫자가 너무 뭉뚱그려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Bottom-up 방식 ─ 작은 단위에서 올라가는 방법
고객 1명이 지불하는 금액 x 타겟 고객 수로 시장규모를 직접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외부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가 직접 정의한 타겟 고객을 기반으로 산출하기 때문에, 아이템이 새로운 카테고리일수록 유리합니다.
“타겟 고객 : 서울/경기 거주 30대 1인 가구 중 건강 관심 직장인 약 50만명 → 월 구독료 9,900원 기준 연간 결제 가능 금액 약 594억원(SAM) → 초기 확보 목표 고객 1만명 기준 SOM 약 12억원”
Bottom-up의 장점은 우리 비즈니스 모델과 직접 연결된 숫자를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단점은 타겟 고객 수 추정의 근거를 별도로 설명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실전에서 두 방식을 함께 써서 더 강력한 논리를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Top-down으로 시장의 크기를 보여주고, Bottom-up으로 우리의 실행 계획과 연결하면 숫자에 논리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다만 두 방식을 함께 쓸 때는 반드시 논리 충돌 여부를 먼저 검토해야 합니다. Top-down으로 산출한 SAM과 Bottom-up으로 계산한 SAM이 크게 다르면, 심사위원이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떤 숫자를 신뢰해야 할지 혼란스러워집니다. 두 방식의 숫자가 충돌한다면, 억지로 함께 쓰기보다 우리 아이템의 특성에 더 맞는 하나의 방식으로 일관되게 정리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시장규모 항목에서 자주 하는 실수 3가지
실수1. 출처 없이 숫자만 쓴다
“국내 OO 시장은 약 5조원 규모입니다.”라고 쓰고 출처를 달지 않으면, 심사위원 입장에서는 그 숫자를 신뢰할 근거가 없습니다. 통계청, 관련 부처 보고서, 공신력 있는 시장조사 기관의 자료를 반드시 출처로 명시해야 합니다.
실수2. TAM만 쓰고 SOM을 생략한다
시장이 크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서 TAM만 크게 적고 SOM을 생략하거나 흐리게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심사위원과 투자자가 실제로 보고 싶은 숫자는 SOM입니다. 우리가 실제로 얼마를 벌 수 있는지, 그 근거가 무엇인지를 SOM에서 보여줘야 합니다.
실수3. 시장규모와 사업 전략이 연결되지 않는다
시장규모를 쓰고 나서 그 다음 섹션에서 전혀 다른 숫자로 매출 계획을 세우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장 규모 추정은 단독으로 존재하는 항목이 아니라, 우리의 타겟 고객 정의 → 시장규모 추정 → 매출 계획 → 마케팅 전략으로 이어지는 논리 흐름의 일부입니다. SOM과 초기 매출 목표가 서로 연결되어야 사업계획서 전체의 논리가 살아납니다.
시장규모 추정은 거창한 데이터가 필요한 작업이 아닙니다. 핵심은 우리가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벌 수 있는지를 숫자와 논리로 설명하는 것입니다.
TAM으로 전장의 크기를 보여주고, SAM으로 우리가 진입할 영역을 좁히고, SOM으로 현실적인 초기 목표를 제시하세요. 그리고 그 SOM이 사업 전략과 맞닿아 있을 때, 비로소 시장규모 항목이 제대로 작동합니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시면서 시장규모 항목이 막막하게 느껴지신다면, 아래 댓글이나 링크로 문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