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전략 #운영
시장진입전략, 왜 쓸수록 막막할까?

 

예비창업자나 초기 창업자들의 사업계획서 작성 코칭 시 가장 막히는 항목이 뭐냐고 물으면, 열에 일곱은 시장진입전략이라고 답합니다. 아이템 소개는 술술 쓰는데, "그래서 시장에 어떻게 들어갈 건데?"라는 질문 앞에서는 커서가 멈춥니다.

예비 및 초기 창업자들과 함께 사업계획서를 만들면서 반복적으로 목격한 패턴입니다. 대부분은 전략이 틀린 게 아니라, 전략을 쓸 수 있는 상태가 아닌 채로 사업계획서를 쓰고 있었습니다.


 

반복되는 3가지 패턴

 

패턴 1. 타깃이 "모든 사람"입니다

"20~40대 직장인이면 누구나 쓸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이 문장이 사업계획서에 등장하는 순간, 시장진입전략은 이미 실종된 것과 같습니다. 시장진입전략의 출발점은 시장을 쪼개는 것인데, "누구나"라는 단어는 쪼개기를 거부하는 선언이나 다름없습니다. 진입전략이 막막한 이유의 절반은 여기에 있습니다. 시장이 정의되지 않았으니 진입할 곳도 없는 것이죠.

쉽게 생각해보겠습니다. 누군가 "대한민국 전체가 우리 목표 시장입니다"라고 말했다고 해봅시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지 않으신가요? 그런데 "서울이 우리 목표 시장이고, 고급화 전략으로 시작하려 합니다"라고 구체적으로 정의했다면 어떨까요? 고급화 전략이 통할 수 있는 지역구부터 시작한다는 첫 발걸음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시장을 좁혀야 진입 경로가 보입니다. 전략이 안 써지는 게 아니라, 시장이 넓어서 쓸 수가 없는 겁니다.

 

패턴 2. 고객을 만나기 전에 전략을 씁니다

시장진입전략을 쓰려면 최소한 이런 재료들이 있어야 합니다.

  • 고객이 지금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 전환할 만큼의 불만이나 미충족 니즈가 있는지
  • 어떤 경로로 그 고객에게 닿을 수 있는지

그런데 예창패 지원하는 예비창업자들은 보통, 이 재료를 모으기 전에 사업계획서를 먼저 쓰게 됩니다. 본래 흐름이라면 고객을 만나고 → 문제를 확인하고 → 그 다음에 전략을 세워야 하는데, 현실은 아이디어 단계에서 바로 전략까지 써내야 하죠. 재료 없이 요리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러니 결과물이 전략이 아니라 희망사항 나열이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합니다.

 

패턴 3. 템플릿을 복붙합니다

"SNS 마케팅 → 바이럴 → 입소문 확산 → 시장 확대."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사업계획서 샘플에서 이 흐름을 그대로 가져오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문제는, 이 구조가 어떤 아이템에든 끼워 맞출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심사위원은 수백 건의 사업계획서를 읽습니다. 이런 범용 전략은 읽는 순간 걸러집니다.


 

시장진입전략의 본질은 딱 하나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시장진입전략은 결국 이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첫 번째 고객을 어디서, 어떻게, 왜 그 방식으로 확보할 것인가?"

거창한 5개년 로드맵이 아닙니다. 사업 초기에 가장 먼저 돈을 내줄 고객이 누구인지, 그 고객에게 어떻게 닿을 것인지, 왜 하필 그 방법이 유효한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Step 1. 시장을 쪼개세요. 특히 SOM을 구체적으로

TAM(전체시장) → SAM(유효시장) → SOM(초기 확보 가능 시장)으로 쪼개는 것은 기본입니다. 핵심은 SOM에 있습니다. "국내 헬스케어 시장 30조" 같은 큰 숫자가 아니라, "서울 강남권 30~40대 직장인 중 만성 어깨통증으로 월 1회 이상 병원을 방문하는 사람"처럼 내가 실제로 닿을 수 있는 고객군까지 좁혀야 합니다. SOM이 구체적일수록 뒤따르는 전략도 구체적이 됩니다.

 

Step 2. 첫 번째 고객의 "현재 행동"을 쓰세요

우리 고객은 지금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요? 대안재 분석입니다. 경쟁사 리스트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현재 행동을 묘사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이 고객은 엑셀로 수기 관리하며, 월평균 10시간을 이 작업에 쓰고 있다"와 같은 구체적인 현실이 들어가야 합니다. 이 현실과 우리 솔루션 사이의 간극이 곧 전환의 이유가 됩니다.

 

Step 3. 도달 경로를 한 문장으로 만들어보세요

"누구에게 → 어디서 → 어떻게 닿겠다"를 한 문장으로 만들어봅시다.

예시 : "강남권 필라테스 센터 원장 대상으로, 필라테스 강사 커뮤니티(네이버 카페)에서 무료 체험판을 배포해 초기 50개 센터를 확보하겠다."

이 한 문장이 만들어지면, 사업계획서의 시장진입전략은 이미 80%가 완성된 것입니다. 나머지는 이 문장을 뒷받침하는 근거와 실행 계획을 붙이면 됩니다.


 

지금 바로 해볼 것

 

사업계획서를 열기 전에, 아래 세 가지 질문에 먼저 답해보세요.

  1. 우리 제품을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할 사람은 누구인가? → 직업, 상황, 행동 단위로 한 문장으로 적어보세요.
  2. 그 사람은 지금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가? → 모르겠다면, 아직 고객을 만나볼 타이밍입니다.
  3. 그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은 어디인가? → 온라인 커뮤니티든, 오프라인 장소든, 한 곳만 특정해보세요.

이 세 가지가 채워지면, 시장진입전략은 자연스럽게 써집니다. 채워지지 않는다면, 전략을 쓸 때가 아니라 고객을 만날 때입니다.


 

마무리

 

시장진입전략이 어려운 건 전략 자체가 어려워서가 아닙니다.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상태에 도달하기 전에 쓰도록 요구받는 구조가 문제입니다.

순서를 바꿔보세요. 고객을 먼저 정의하고, 그 고객의 현재를 관찰하고, 그 다음에 진입 경로를 설계하면 됩니다. 시장진입전략은 화려한 슬라이드가 아니라, 첫 번째 고객까지의 구체적인 동선입니다.

링크 복사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추천 아티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