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전략 #마인드셋 #트렌드
"브랜드 리뉴얼, 리브랜딩 좀 하고 싶어요" : 그 전에 이것부터 물어보세요

클라이언트 미팅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다.

"우리 브랜드 좀 리뉴얼하고 싶어요."

그러면 나는 항상 되묻는다. "왜요?"

놀랍게도 절반은 명확히 답하지 못한다. "그냥 낡아 보여서요", "경쟁사들이 다 바꿔서요." 그 정도 이유라면, 시작도 하지 않는 게 낫다.

 

같아 보여도 완전히 다른 세 가지

브랜드 변화에는 레벨이 있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이걸 구분하지 못한 채 "리뉴얼"이라는 단어 하나로 뭉뚱그린다. 그러면 결과도 뭉뚱그려진다.

세 가지는 이렇게 다르다. Brand Identity는 아직 브랜드가 없을 때 뼈대를 만드는 일이다. Refine은 브랜드는 있는데 낡았을 때 갈고닦는 일이다. Rebrand는 방향이 완전히 바뀔 때 다시 태어나는 일이다.

 

Brand Identity: 기초 없이 집은 못 짓는다

전 세계 어느 스타벅스에 가도 같은 느낌이 드는 이유가 있다. 처음 만든 정체성이 탄탄했기 때문이다. 사이렌 로고, 초록색, 프리미엄 커피 경험. 기초공사를 잘 해놓으면 수십 년이 지나도 안 무너진다.

나이키의 진짜 강력함은 스우시 로고가 아니다. "한계를 넘는 모든 사람"이라는 철학이다. 로고, 슬로건, 말투까지 전부 하나의 철학으로 연결돼 있어서 나이키는 운동화 파는 회사가 아니라 도전을 응원하는 브랜드가 됐다.



막 시작한 브랜드라면 리뉴얼보다 이게 먼저다.

 

Refine: 버리는 게 아니라 갈고닦는 것

2007년 애플은 회사 이름을 Apple Computer에서 Apple Inc.로 바꿨다. 컴퓨터 브랜드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아이폰, 아이패드를 팔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로고도 단색으로 정제했다. 기존 팬을 잃지 않으면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고객까지 끌어당겼다.


버버리는 체크 패턴을 버린 게 아니라 정제했다. 모조품이 넘쳐나며 브랜드 가치가 떨어질 위기였지만, 디자인을 세련되게 다듬어 프리미엄 럭셔리 포지션을 되찾았다.

오래된 명품 가방을 버리는 게 아니라 가죽 손질하고 금장 다시 닦는 것. 그게 리파인이다.

 

Rebrand: 번데기가 나비가 되는 것

페이스북이 메타가 된 건 단순한 이름 변경이 아니었다. SNS 이미지를 벗고 VR, AR, 메타버스 기술 기업으로 가기 위한 방향 전환이었다. 로고, 이름, 사업 방향 전부 다시 태어났다.



던킨도너츠는 도넛 이미지가 너무 강해 커피 시장에서 스타벅스와 경쟁이 안 됐다. 사명을 던킨으로 바꾸고 음료 중심 브랜드로 완전히 재정립했다. 리브랜딩은 이름까지 바꿀 각오가 필요하다.

비즈니스 방향이 바뀌었거나, 기존 이미지가 성장의 걸림돌이 됐을 때만 여기까지 가야 한다.

 

그래서 지금 내 브랜드에 필요한 건 무엇인가

로고도 컬러도 말투도 없다면 정체성이 먼저다. 브랜드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요즘 느낌과 살짝 안 맞는다면 리파인이다. 사업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거나 기존 이미지가 성장의 걸림돌이 됐다면 그때 리브랜딩이다.

무조건 크게 바꾼다고 좋은 브랜드가 되는 게 아니다. 브랜드 변화의 크기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방향을 정하려면, 먼저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리뉴얼하고 싶다"는 말 앞에 한 가지 질문을 먼저 해보길 권한다.

지금 내 브랜드에 필요한 건, 새로운 얼굴인가 아니면 더 단단한 뼈대인가.

링크 복사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추천 아티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