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AI 모임에서 들은 기묘한 고백)
AI 회사에 다녔어서인지 요즘 유행하는 바이브 코딩이나 러버블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오해를 받아, 기대에 부응하고자 뭐라도 좀 배워봐야 할 것 같아서 가장 라이트 해 보이는 AI 모임에 가봤습니다. 에이전시에서 일하시는 분도 계시고, 개발자도 계시고, 사업 운영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모순의 현장
생성형 AI를 공부하고 함께 이야기하려고 모였습니다. 아이스브레이킹을 하느라 본인의 현황과 자기소개에 대해서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대화의 끝은 "사실 AI가 만든 콘텐츠나 글은 잘 안 보게 돼요”로 깊은 공감을 하며 오늘의 모임은 여기서 끝으로 서로 잘 지내기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남들에게는 효율을 위해 AI를 쓰라고 부추기면서, 정작 본인은 '솔직함'과 '진정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이중적인 추구미를 추구하게 되는 것일까요? AI를 모르거나 활용하지 않으면 케이브맨이 될 것 같은 FOMO에 사로잡히면서, 정작 우리는 '진정성'이라는 아날로그적 가치에 매달리는 것일까? 이것은 이중성인가, 아니면 생존 본능인가 하는 순수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효율'의 역설과 '진정성'의 희소성
누구나 AI로 1초 만에 유려한 문장을 뽑아낼 수 있는 시대가 되자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고민의 흔적'이 없는 글을 걸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사람들이 원하는 진짜는 정답 같아 보이는 논리정연한 글이 아니라, 조금 투박하더라도 문장 뒤에 숨은 '진짜 사람의 냄새'를 맡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AI가 대신해 줄 수 없는 것: AI가 우리의 많은 것들을 ‘대행’ 해주고 있는 부분은 명확하게 체감하고 있습니다. 70점짜리 미만의 사람들은 AI로 대체될 거라는 무서운 이야기에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다만 AI는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감당’도 하지 않죠. 책임을 지는 것도 감당도 하는 것도 여전히 그리고 아직은 오롯이 인간의 몫입니다.
그런데 AI도 진정성 있을 수 있지 않나요?
*구질구질함(Postive)의 미학, 진정성으로 등가교환 가능할까요? 겉으로는 AI로 3분 만에 일을 다 마칠 수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 그 프롬프트 하나를 깎기 위해 밤새 고민하고 시뮬레이션하는 그 장인 정신에 가까운 '구질구질한 노력'이야말로 아직 익숙한 개념은 아니지만 현재 이 AI 시대에 맞는 ‘진정성’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사실 이 링크드인에서 그 며칠 내내, 밤새 프롬프트를 만드시고 공유해 주신 많은 분들의 그 노력은 가히 진정성으로밖에 볼 수 없는데 말이죠…
AI 시대에 가장 인간적으로 살아남는 법
결국 AI 시대에 가장 인간적으로 살아남는 법은, 역설적이게도 AI라는 가장 차가운 도구를 쥐고 가장 뜨겁게 '구질구질'해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남들은 1초 만에 결과를 뱉어낼 때, 나만의 진정성을 담기 위해 100번의 프롬프트를 고쳐 쓰는 그 고집스럽고도 techy 한 인간미 말입니다. 며느리도 모르는 할머니만의 손맛으로 50년간 영업해온 비법이 아니라, 이제는 수도 없이 고쳐서 이제는 너덜너덜해진 프롬프트가 새로운 개념의 진정성으로 다가오는 날이 있을까요? 이제 미래의 라떼는 "아, 나도 프롬프트 깎을 때 진짜 고생 쫌 했는데" 라고 말하는 날이 과연 올까요?
*구질구질함(positive): 손 때가 많이 묻은, 그만큼 오랜시간 애정받고 소중히 다뤄졌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진짜로 배워보고 싶었는데 처음부터 기회를 완전히 날려버려서 아쉽습니다… 다른 AI 모임에도 나가보고 싶습니다!!! 혹시 서울 강북에 좋은 모임이 있다면 추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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