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사업전략 #운영
글로벌 진출의 역설: 성공의 열쇠는 본국에 있다

브랜드들의 글로벌 진출 방식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과거 SSENSE를 기준으로 홀세일 파트너사들이 브랜드를 선택하던 시대는 막을 내렸다. SSENSE의 파산은 단순한 하나의 기업 몰락이 아니라, 글로벌 진출 지형도 자체가 재편되는 신호탄이었다.

다행히 현재는 무신사, 29CM 등 국내 플랫폼들이 글로벌 백화점 및 유통사와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물류·세관·운영 전반에 걸친 서포트 체계를 제공하고 있다. 덕분에 과거 자본력을 갖춘 브랜드만 가능했던 글로벌 진출이 이제는 중소 브랜드에게도 열린 시대가 됐다. 특히 일본과 중국으로의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실제로 많은 브랜드가 다채널에서 단일채널로 전략을 축소하면서 인력과 자원을 글로벌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치명적인 함정이 있다.

중국이 보는 건 '한국에서의 입지’다

 

중국 바이어들이 한국 브랜드를 평가하는 기준은 명확하다. “한국에서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가?” 연매출 100억도 안 되는 브랜드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는 게 업계 통설이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시부야와 하라주쿠에서 성공한 K-패션 브랜드들은 모두 한국 시장에서 먼저 검증받은 브랜드들이다.

역설적이게도, 글로벌로 나가려면 내수 시장을 더 강화해야 한다. 그런데 많은 브랜드가 이 원칙을 간과한 채 글로벌 확장에만 리소스를 쏟아붓다가, 정작 본국에서의 경쟁력을 잃는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글로벌 바이어의 관심을 받으려면 한국에서의 지속적인 '버즈(buzz)'가 필요하다.


내수 경쟁력의 본질: 충성고객이 만드는 버즈

그렇다면 내수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핵심은 '충성고객의 자발적 확산’이다.

 

왜 지금 충성고객인가?

 

한국 패션 시장은 폭발적으로 파편화되고 있다. 

무신사 입점 브랜드 수만 봐도 2016년 2,000개에서 2020년 5,700개로 4년 만에 약 3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무신사 내에서 연간 거래액 100억 원 이상을 기록한 브랜드 수는 2020년 대비 2024년에 36% 증가했다.

이는 단순한 브랜드 수 증가가 아니라, ‘취향의 파편화’라는 구조적 변화를 의미한다. 뉴닉의 분석처럼 "지난 수년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될 소비 트렌드는 취향의 파편화"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대중적 브랜드가 아닌, 자신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니치 브랜드를 찾는다.

 

CAC 폭등: 신규고객은 더 이상 효율적이지 않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디지털 마케팅 비용이 해마다 상승하고 있다. 2024년 온라인 광고비는 10조 1,011억 원으로 전년 대비 7.9% 증가했으며, 2025년에는 10조 7,204억 원까지 오를 전망이다.

더 심각한 건 고객획득비용(CAC) 상승이다. 브런치의 한 마케터는 이렇게 진단한다:

“한정된 국내 소비자를 놓고 벌어지는 광고비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으며, 마케팅 담당자들이 확보해야 할 신규 고객 획득 비용(CAC)은 해마다 올라가고 있습니다.”

심지어 2025년 플랫폼 업계 분석 보고서는 이렇게 경고한다:

“특히 B2C 플랫폼 기업들은 고객 획득 비용(CAC)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고객 생애 가치(LTV)는 정체되면서 수익성 악화의 악순환에 빠졌다.”(출처: 2025 결산 - 플랫폼 지고 팹리스 떴다)

PwC의 2026 산업 전망 보고서 역시 "비용 및 CAC(고객획득비용) 증가로 영세브랜드 설립 및 지속성은 낮아지는 변화"를 명시하고 있다.

시장 환경 변화의미출처
브랜드 수 폭증무신사 입점 브랜드 2016년 2,000개 → 2020년 5,700개 (3배)무신사 뉴스룸
취향 파편화연 거래액 100억+ 브랜드 수 2020년 대비 36% 증가LS증권
CAC 폭등온라인 광고비 10조 돌파, 신규고객 유입비용 해마다 상승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경험 소비 확대성수동 플래그십 전쟁: 팝업(단기) → 플래그십(장기) 전환한국관광공사

결론은 명확하다. 신규고객을 끌어들이는 물량 공세는 더 이상 효율적이지 않다. 충성고객의 LTV(생애가치)를 극대화하고, 그들의 자발적 입소문(버즈)을 만드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성수동 사례: 글로벌 소비자가 찾아오는 시대

 

내수 버즈의 중요성은 성수동 현상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LG U+ 데이터플러스 빅데이터에 따르면 성수동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024년 상반기 33만 명에서 2025년 상반기 91만 명으로 약 3배 증가했다. 이는 주요 관광지 중 가장 높은 증가율(863.5%)을 기록한 수치다.

더 놀라운 건 경제적 파급효과다. 2025년 상반기 성수동에서의 외국인 카드 결제액은 1,31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6.7% 증가했다.(출처: 서울 성동구) 이 추세라면 2025년 연간 방문객은 500만 명을 넘길 전망이다.

과거 성수동은 공장 지대였다. 하지만 지금은 K-패션과 K-뷰티 브랜드들이 팝업을 넘어 장기 임대 플래그십 매장을 여는 '브랜드 성지’가 됐다. 단순히 제품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브랜드를 간접 경험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진화한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한국 브랜드를 체험하고, SNS에 공유하며, 귀국 후 글로벌 직구로 재구매한다. 내수 시장에서의 버즈가 글로벌 소비자를 끌어당기는 구조가 현실화되고 있다.

 

더 큰 그림: 2,100만 방한 관광객 시대

 

성수동은 빙산의 일각이다. 야놀자리서치는 AI 분석을 통해 2026년 방한 외래관광객수를 2,036만 명으로 예측했다.(출처: 파이낸셜뉴스) 이는 역대 최고였던 2019년(1,750만 명)을 17% 상회하는 규모다.

K-콘텐츠 열풍(케이팝 데몬 헌터스, 오징어게임 등)이 관광으로 전환되고, 이들이 한국 브랜드를 직접 체험하며, 본국으로 돌아가 충성고객이 되는 선순환이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데이터 블랙홀: 충성고객을 찾을 수 없는 브랜드들

충성고객 전략은 한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누가 우리의 충성고객인지 알아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브랜드는 이 기본적인 질문에 답할 수 없다.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문제 1: 온·오프라인 고객 데이터 분리

 

브랜드가 오프라인 매장을 열면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문제는 ERP(재고관리)와 POS(결제시스템) 도입이다. 그런데 여기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 상품명 불일치: 온라인은 “블랙 오버핏 후드”, 오프라인은 “BK HOOD L” → 같은 상품인데 다르게 집계
  • 재고 이슈: 온라인 주문 → 오프라인 재고 차감 누락 → 이중 판매 발생
  • 중복 고객: 한 사람이 온라인·오프라인에서 각각 구매 → 시스템상 2명으로 인식

 

중복 고객 집계의 문제는 치명적이다. 같은 고객을 2명으로 세면, 평균 구매 빈도가 절반으로 줄어들고, LTV 계산이 왜곡되며, 마케팅 의사결정이 편향된다.

 

문제 2: 글로벌 소비자 데이터 수집 실패

 

성수동을 찾은 연간 50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 중 얼마나 많은 브랜드가 그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을까?

현실은 암담하다:

  • 일회성 방문: 대부분 한 번 방문하고 떠나기 때문에 개인정보 제공 동기 부족
  • 로그인 장벽: 카카오/PASS 인증은 한국 휴대폰 번호 필요 → 외국인 로밍 시 본인인증 불가
  • 데이터 증발: 구매는 하지만 누가 샀는지 모름 → 추후 글로벌 진출 시 첫 번째 팬덤을 찾을 수 없음

 

성수동에서 1,315억 원을 쓴 외국인들의 데이터 대부분이 사라지고 있다. 이들은 귀국 후 직구로 재구매하고 싶어도, 브랜드는 그들에게 연락할 방법조차 없다.

 

문제 3: 충성고객을 찾을 수 없는 브랜드들

 

내수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우리 제품을 진짜로 좋아하는 사람이 누군지” 파악해야 한다. 취향이 파편화된 시대에 모든 사람을 타깃으로 삼을 순 없다.

하지만 데이터가 분산되고 중복되고 누락되면, '브랜드 페르소나(충성고객의 프로필)'를 그릴 수 없다.

  • 20대 여성 A씨가 3년간 우리 제품을 100만 원어치 구매했는지?
  • 아니면 20대 여성 10명이 각각 10만 원씩 샀는지?
     

이 두 시나리오는 완전히 다른 마케팅 전략을 요구한다. 그런데 데이터 통합 없이는 구분조차 불가능하다.

데이터 문제결과비즈니스 영향
온·오프라인 고객 중복같은 고객을 2명으로 인식LTV 왜곡, 재구매율 과소평가
상품명 불일치“블랙 후드” ≠ “BK HOOD”베스트셀러 파악 불가, 재고 최적화 실패
글로벌 소비자 미수집성수동 500만 방문객 데이터 증발글로벌 진출 시 첫 팬덤 구축 실패
충성고객 식별 불가누가 VIP인지 모름신규 유치에만 예산 투입, CAC 악순환

해결책: 데이터 통합이 먼저다

그렇다면 브랜드는 무엇을 갖춰야 하는가?

글로벌 진출도, 플래그십 매장도, 인플루언서 마케팅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모든 전략의 기초는 데이터 통합이다. 데이터 없이는 충성고객을 찾을 수 없고, 충성고객 없이는 내수 버즈를 만들 수 없으며, 내수 버즈 없이는 글로벌 진출도 공허해진다.

 

1. 멀티채널 데이터 수집 환경

  • 온라인(자사몰, 플랫폼), 오프라인(POS), 글로벌(해외 채널) 데이터를 합법적으로 수집
  • 개인정보보호법 준수하며 고객 동의 기반으로 데이터 확보

 

2. 데이터 통합 기술

  • 고객 통합 모델링: 같은 사람인지 자동 판별 (이메일, 전화번호, 구매 패턴 매칭)
  • 상품명 통합 모델링: "블랙 후드"와 "BK HOOD L"이 같은 상품임을 AI가 자동 인식

 

3. 글로벌 소비자 친화적 UX

  • 카카오 의존도 탈피: 이메일 로그인, LINE 로그인 등 다양한 옵션 제공
  • 일회성 방문자 여정 설계: 회원가입 없이도 브랜드 콘텐츠 소비 가능 → 자연스럽게 이메일 수집
  • 다국어 지원: 영어, 중국어, 일본어 자동 전환

 

실제 사례: 성수동 메인 스트리트 브랜드들

성수동에서 플래그십을 운영하는 여러 브랜드가 이미 통합 CDP(Customer Data Platform)를 도입해 문제를 풀고 있다.

버클(VIRCLE) 같은 솔루션은:

  • 첫째, 여러 채널(플랫폼, 자사몰, 오프라인 POS)에서 발생하는 주문·고객 데이터를 합법적으로 수집하고 자동 통합한다.
  • 둘째, 5년간 축적된 500만 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통합 모델링, 상품명 통합 모델링을 제공해 수작업 없이 데이터를 정제한다.
  • 셋째, 글로벌 소비자를 위해 이메일 로그인, LINE 로그인 등을 지원하며, 브랜드가 제공하고자 하는 형태(참여형 이벤트, 쿠폰, 사후서비스)에 따라 최적화된 고객여정을 설계한다.

 

이를 통해 브랜드는:

  • 내수 시장 경쟁력 강화: 충성고객 프로필을 시각화하고, 재구매율 향상 전략 수립
  • 글로벌 초기 팬덤 구축: 성수동 방문 외국인 데이터 수집 → 글로벌 진출 시 첫 번째 초대자로 활용
  • 의사결정 속도 향상: 실시간 통합 대시보드로 베스트셀러, VIP 고객, 채널별 성과 즉시 파악

결론: 방법론은 변하지 않는다

글로벌 진출 전략의 핵심은 화려한 마케팅도, 거대한 자본도 아니다.

본질은 이것이다:

  1. 내수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 확보 → 중국·일본 바이어가 주목
  2. 충성고객 데이터 기반으로 ‘브랜드 페르소나’ 정의 → 신규 유치 비용 절감, LTV 극대화
  3. 글로벌 진출 시 해당 페르소나를 해외에서 찾기 → 첫 팬덤 구축 성공률 상승

이 모든 전략의 출발점은 데이터 통합이다.

처음부터 글로벌향 브랜드로 시작한 게 아니라면, 일반 브랜드는 글로벌로 진출해도 내수 시장이 탄탄해야 한다. 그리고 규모가 커질수록 여러 형태의 데이터가 분산된다.

브랜드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 현재 쓰는 솔루션들(ERP, POS, 커머스 플랫폼)의 조합을 점검하고
  • 분산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브랜드만의 방식을 구축하며
  • 마지막으로 수집된 데이터를 통합하여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찾는 데 집중하는 것

 

2026년, 글로벌 진출의 승자는 가장 먼 곳을 본 브랜드가 아니라, 가장 가까운 고객을 제대로 본 브랜드가 될 것이다.


 주요 출처

  • LG U+ 데이터플러스, 한국관광공사: 성수동 외국인 관광객 통계
  • 야놀자리서치: 2026년 방한 관광객 전망
  •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온라인 광고비 통계
  • 무신사 뉴스룸, LS증권: 브랜드 수 증가 및 거래액 분석
  • PwC 2026 산업 전망: CAC 증가 트렌드
  • 뉴닉, 삼성패션연구소: 취향 파편화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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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관 버클(VIRCLE) · C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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