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띱 Deep 채널에선, 쏘우의 빌런 직쏘에게 납치당해, 릴스를 본 시간만큼 신체적 고통(=플랭크)을 가한다.
2. 3시간 동안 릴스를 넘기며 킬링 타임을 보냈고, 그 시간은 사실 ’나‘ 자신을 죽이는 시간이었다며, 신체적 고통을 통해 살아있음을 느끼라는 풍자 콘텐츠다.
3. ”진짜 릴스 보다가 긴 영상 못 보겠음“이라는 댓글이 많은데, 숏폼은 실제로 뇌의 도파민 조절 시스템을 붕괴시킨다고 한다.
4. 롱폼과 달리, 숏폼은 기승전결 같은 서사 구조를 생략하고, 즉각적인 시각·청각 자극만 제공한다. 노력 없이 뇌에 도파민을 공급하는 ’저비용 도파민‘의 전형이다.
5. 게다가 스크롤을 내릴 때마다 어떤 영상이 나올지 모르는 ’불확실성‘은 도파민 분비를 극대화한다. 마치 카지노 슬롯머신의 레버처럼, 이용자를 끝없는 스크롤의 굴레에 가둔다.
6. 반복되는 과자극에 뇌는 항상성을 유지하려고 감도를 낮추는데, 결국 독서나 산책 같은 일상적인 자극에선 즐거움을 못 느끼는 상태가 된다. 이른바 ’팝콘 브레인‘ 현상이다.
7.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부는 것이 바로 가장 느린 콘텐츠, ’독서‘다.
8. 독서를 통해 혼자 사색하는 시간을 가지며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데, 대표적인 채널이 김독지(5.5만)다.
9. ’퇴사 후 한 달 동안 책만 읽기‘를 통해 이러한 시간을 가졌고, 스마트폰이 빼앗은 내 시간 찾기 같은 디지털 디톡스 콘텐츠도 브이로그로 보여주고 있다.
10. 이건 2025년부터 불고 있는 ’텍스트 힙‘ 열풍과도 연결된다. 텍스트를 읽고 쓰는 행위를 세련된 문화로 소비하기 시작한 것.
11. 서울국제도서전의 초호황,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과도 맞물리며, 독서 자체가 자신의 정체성과 취향을 드러내는 패션이자 문화 자본이 됐다.
12. 특히 민음사TV의 아이돌 콜라보를 주목해야 한다. 그동안 아이돌들은 핑계고, 짠한형 신동엽, 채널 십오야, 빠더너스, TEO, 재친구 같은 토크쇼 중심 콘텐츠에 출연해왔다.
13. 하지만 아이돌의 새로운 취향을 보여줄 수 있는 게 ’독서‘이며, 현재 이걸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채널은 민음사TV뿐이다.
14. 이러한 독서 열풍은 필사로도 이어진다. 필사는 눈에서 뇌로, 뇌에서 손으로 이어지는 고도의 능동적 생산 행위로, 흩어진 주의력을 한곳으로 모으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필사 관련 도서가 급증했고, 대표적으론 찰스엔터의 라이팅룸 브이로그다.
15. 이 흐름은 디지털 기기 반입을 금지하는 북스테이, 책방 투어로까지 확장됐다. 오직 독서와 사색에만 집중할 수 있는 ’의도된 단절‘을 상품화한 공간들이다.
16. 해외에도 비슷한 흐름이 있다. 카페에 모여 각자 가져온 책을 1시간 동안 조용히 읽고 헤어지는 ’사일런트 북클럽‘이 전 세계 55개국, 2,000개 이상의 지부로 퍼졌다.
17. 스마트폰을 버리고 폴더폰이나 피처폰을 쓰는 ’덤폰‘ 트렌드도 확산 중이다. 최근 TV 예능에 등장한 디지털 디톡스와도 맞닿아 있다.
18. 물론 숏폼 자체가 사라지진 않을 것이다. 숏폼을 보는 이들은 더 숏폼으로, 롱폼을 보는 이들은 더 롱폼으로 가는 양극화가 심해질 뿐. 이 현상을 다룬 장동선 박사의 뇌과학 영상도 조회수 51만, 좋아요 1.1만을 기록하며 공감을 얻었다.
19. 결국 도파민 중독 시대, 가장 전위적인 저항은 책을 펼치는 것일지도 모른다.
※ 썸원님과 함께하는 🔥유튜브 트렌드 디깅 클럽🔥 내용 중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