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First1000 뉴스레터에서 영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First1000은 스타트업을 위한 유익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크리에이터로서 저는 특히 GTM Motion Flowchart 개념을 통해 초기 스타트업이 어떻게 고객획득전술을 수립해야 할지 많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관련 글은 아래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 레퍼런스 : https://read.first1000.co/p/dont-solve-problems-that-dont-exist
- GTM Motion Flowchart 정리글 : https://acquiredentrepreneur.tistory.com/111
“인증 기능을 완벽하게 만들어야 해”, “A/B 테스팅 시스템을 미리 구축해놓자”, “SOC2 컴플라이언스부터 준비하자”
유저가 아직 17명에 불과한데, 백로그에는 이런 항목들이 가득합니다. 왜일까요? 게으르거나 우선순위를 잘못 잡아서가 아닙니다. 우리 뇌가 불확실성을 회피하고, 중요하지만 어려운 문제 대신 실행하기 쉬운 문제를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초기 스타트업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아니라, 올바른 문제를 식별하는 능력입니다. 단순히 문제가 있다/없다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가치가 있는지, 실제 고객이 원하는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모든 작업을 3단계로 분류하여 초기 스타트업이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돕는 실전 프레임워크를 다룹니다.
3단계 일 분류 프레임워크
모든 작업은 다음 세 가지 범주 중 하나에 속합니다.
1. 필요한 일 (Necessary Work)
정의: 제품이 작동하기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그 자체로 고유한 가치를 제공하지는 않는 일
특징
- 없으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음
- 하지만 핵심 가치를 직접 증명하지는 않음
- “필수 인프라”에 가까움
예시
- 인증(Authentication): 가입 기능은 필요하지만, 계정을 만드는 것 자체가 사용자에게 가치를 주지는 않습니다
- 결제 시스템: 거래를 완료하려면 필요하지만, 결제 자체가 제품의 핵심 가치는 아닙니다
- 기본 UI/UX: 사용 가능한 수준의 인터페이스는 필요하지만, 완벽한 디자인 시스템은 나중 문제입니다
판단 기준
"지금 이 작업이 없으면 다음 스텝으로 못 가는가?"
→ Yes: 필요한 일
→ No: 다음 질문으로
2. 중요한 일 (Important Work)
정의: 제품의 핵심 가설을 검증하고, 고유한 가치를 증명하는 일
특징
- 고객이 돈을 내는 이유와 직접 연결됨
- 제품-시장 적합성(PMF)을 찾는 데 기여함
- 불확실성이 높고, 실패할 수도 있음
예시
- 핵심 기능 개발: 고객이 “이것 때문에” 우리 제품을 선택하게 만드는 기능
- 고객 인터뷰: 실제 Pain Point를 발견하고 검증하는 활동
- 최소 기능 MVP 출시: 가설을 빠르게 시장에서 테스트
판단 기준
"이것이 우리 제품의 핵심 가치를 증명하는가?"
"고객이 이것 때문에 돈을 내는가?"
→ Yes: 중요한 일
→ No: 다음 질문으로
3. 존재하지 않는 일 (Non-existent Work)
정의: 지금은 전혀 필요하지 않거나, 가상의 성공 시나리오를 전제로 한 일
특징
- “만약 ~하면”이라는 가정이 전제됨
- 현재 단계에서는 의미 없음
- 불확실성을 회피하기 위해 만들어낸 도피처일 가능성 높음
예시
- 유저 17명일 때 A/B 테스팅: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없음
- 출시 전 SOC2 컴플라이언스: 유저가 0명인데 누구를 위한 보안인가요?
- Feature Flag 시스템: 아직 기능이 3개밖에 없는데 플래그가 필요한가요?
- 팀 플랜, 엔터프라이즈 기능: 개인 유저도 확보하지 못했는데 B2B를 준비하는 것
- 완벽한 디자인 시스템: 핵심 가치도 검증 안 된 상태에서 일관성을 걱정하는 것
판단 기준
"이것은 '성공하면 생길 문제'를 미리 푸는 것인가?"
"이것이 가상의 시나리오를 전제로 하는가?"
→ Yes: 존재하지 않는 일

단계별 판단 플로우차트
모든 작업을 만나면 다음 순서로 질문하세요.
[새로운 작업이 생겼을 때]
↓
질문 1: "지금 이것 없이 다음 스텝으로 갈 수 있나?"
├─ No → 필요한 일 (최소한으로 빠르게 처리)
└─ Yes → 질문 2로
↓
질문 2: "이것이 핵심 가치 가설을 증명하는가?"
├─ Yes → 중요한 일 (최우선 집중)
└─ No → 질문 3으로
↓
질문 3: "이것이 '성공하면 생길 문제'를 전제로 하는가?"
├─ Yes → 존재하지 않는 일 (백로그에서 삭제)
└─ No → 재평가 필요
3단계 분류 비교표
| 구분 | 필요한 일 | 중요한 일 | 존재하지 않는 일 |
|---|---|---|---|
| 목적 | 제품이 작동하게 만들기 | 핵심 가치 증명하기 | (목적 없음) |
| 가치 | 간접적 (인프라) | 직접적 (고객이 돈 내는 이유) | 없음 |
| 예시 | 인증, 결제, 기본 UI | 핵심 기능, 고객 인터뷰 | A/B 테스팅(17명), SOC2 |
| 처리 방법 | 최소한으로 빠르게 | 최우선 집중 | 백로그에서 삭제 |
| 시간 배분 | 20% | 70% | 0% |
| 불확실성 | 낮음 (명확한 해결책) | 높음 (실패 가능) | – |
왜 ‘존재하지 않는 일’을 만들어낼까?
불확실성 회피
행동경제학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알 수 없는 위험한 결과보다 알려진 평범한 결과를 선호합니다(모호성 회피, Ambiguity Aversion).
중요한 일은 대부분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 높은 노력이 필요함
- 결과가 불확실함
- 실패할 수도 있음
이런 불편함 앞에서 우리 뇌는 도피처를 찾습니다. 갑자기 백로그가 “폭발”하는 현상이 바로 이것입니다.
백로그 폭발 사례
[진짜 어려운 문제]
- 첫 번째 MCP 서버를 실행해야 함
- 충돌하는 백엔드를 디버깅해야 함
- 고객 10명과 인터뷰해서 가설 검증해야 함
[갑자기 긴급해 보이는 항목들]
- 가격 책정 전략 수립 ← 고객도 없는데?
- 데이터베이스 이중화 ← 트래픽도 없는데?
- SOC2 컴플라이언스 ← 유저가 0명인데?
- 프리미엄 컬러 브랜드 미학 ← 핵심 기능도 없는데?
- 백엔드를 더 작은 서비스로 나누기 ← 확장할 유저가 없는데?
이 항목들의 공통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핵심 가설 검증에 전혀 기여하지 않음
- 불확실성이 급증할 때 나타남
- 실행하기 쉽고, 결과가 명확함
망상적 문제 해결
다른 한편으로, 일이 잘 풀릴 것 같을 때도 가짜 문제를 만듭니다.
망상의 구조
"X가 성공하고, Y가 성공하면, 우리는 Z 문제를 갖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Z를 해결해야 한다."
예시
“우리 출시 영상이 바이럴되고, 모두가 가입하고, 유저가 폭증하면, 사기꾼들이 시스템을 해킹하려 할 것이다. 지금 인프라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
문제점: 가상의 성공을 현재 시제의 제약조건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이는 조기 최적화로 이어지고, 지금 당장 중요한 유일한 것 – 가치를 만들고 그 가치를 인식시키는 것 – 에서 초점을 빼앗습니다.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매번 새로운 작업을 시작하기 전 의식적으로 “이것은 지금 풀어야 할 문제인가, 성공하면 생길 문제인가?”라고 자문해야 합니다. 프레임워크를 외우는 것보다, 이 질문을 습관화하는 것이 훨씬 강력합니다.

대기업 출신 창업자가 빠지는 함정
대기업에서 일했던 창업자들은 특히 ‘존재하지 않는 일’을 만들어내기 쉽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다양한 기업의 사내벤처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이와 유사한 케이스를 종종 봐왔던 것 같습니다.
함정 1: 승진 사다리 사고방식
대기업에서의 패턴
- 범위를 확장하면 승진함
- 더 많은 리소스를 관리하면 인정받음
- 플랫폼 마이그레이션, 팀 간 이니셔티브가 평가 항목임
초기 스타트업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 유저 50명인데 “플랫폼화” 시도
- 핵심 기능도 없는데 “확장 가능한 아키텍처” 설계
- 팀원 2명인데 “조직 구조” 고민
올바른 접근은 무엇일까?
- 범위가 아니라 핵심 가치 검증에 집중
- 리소스가 아니라 고객 반응을 관리
- 플랫폼이 아니라 한 가지를 완벽하게
함정 2: 완벽주의와 프로세스 중심 사고
대기업에서의 패턴
- 출시 전 법무 검토 3회
- 디자인 시스템 먼저 구축
- 데이터 거버넌스 정책부터 수립
초기 스타트업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 아직 고객도 없는데 “약관” 완벽하게 다듬기
- MVP인데 “디자인 일관성” 걱정
- 데이터도 없는데 “GDPR 대응” 준비
올바른 접근은 무엇일까?
- 법적으로 문제없는 최소한만 준비
- 일관성보다 작동하는 것 우선
- 고객이 생긴 후 데이터 정책 수립
함정 3: 해결할 수 없는 문제 회피
대기업에서는 상위 부서나 외부 요인 때문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많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오래 일하면, 실행 가능하지만 가치 없는 일을 쫓는 습관이 생깁니다.
관련 예시
- 마케팅 채널이 타겟팅 부족으로 망가졌는데, 우리는 UI 팀이라 고칠 수 없음
- 대신 “랜딩 페이지 디자인 가이드라인”에 투자함
- 불편하지 않지만, 가치도 없음
초기 스타트업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 모든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음
- 회피할 이유가 없음
- 오히려 가장 어려운 문제에 정면 돌파해야 함
대기업 출신 창업자라면, 과거의 사고방식이 자동으로 작동하고 있지 않은지 의식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이것은 대기업에서의 습관인가, 지금 스타트업에 진짜 필요한 것인가?”라고 매번 물어보세요. 가이드를 따르는 것보다, 이 질문을 습관화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매주 금요일 “존재하지 않는 일” 감사 루틴
프레임워크를 알아도 실천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가이드를 기계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중요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입니다.
초기 스타트업 창업자에게 시간은 가장 한정되고 귀중한 자원입니다. 완벽한 분류 체계보다, 매일매일 “지금 이 시간을 허투루 쓰고 있지는 않은가?”라고 스스로에게 묻는 의식이 더 강력합니다.
다음은 그 의식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매주 금요일 30분 투자 루틴입니다. 글의 저자가 제안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단계 1: 백로그 전체 나열 (10분)
- 지난 한 주 동안 백로그에 추가된 모든 항목 확인
- Notion, Linear, GitHub Issues 등 모두 포함
단계 2: 3단계 분류 적용 (15분)
각 항목에 대해 순서대로 질문:
- “지금 이것 없이 다음 스텝으로 갈 수 있나?”
- No → [필요한 일]로 분류
- Yes → 다음 질문으로
- “이것이 핵심 가치 가설을 증명하는가?”
- Yes → [중요한 일]로 분류
- No → 다음 질문으로
- “이것이 ‘성공하면 생길 문제’를 전제로 하는가?”
- Yes → [존재하지 않는 일]로 분류
- No → 재평가 필요
단계 3: 존재하지 않는 일 삭제 (5분)
- [존재하지 않는 일]로 분류된 항목을 백로그에서 완전히 삭제
- “나중에”로 미루지 말고, 바로 삭제
- 정말 필요하면 나중에 다시 생각날 것입니다
단계 4: 다음 주 우선순위 설정
- [중요한 일] 70%
- [필요한 일] 20%
- 버퍼 10%
실전 체크리스트
이 체크리스트는 정답을 찾기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의식을 일깨우는 질문입니다. 완벽하게 대답할 필요도, 모든 항목에 Yes라고 답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매일 작업을 시작하기 전, 한 번씩 스스로에게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 핵심 가설 기여도: 지금 하려는 이 작업이 핵심 가설 검증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가?
- 회피 신호 감지: 최근 백로그에 갑자기 “긴급한” 항목들이 많이 생겼다면, 내가 회피하고 있는 진짜 어려운 문제는 무엇인가?
- 가상 시나리오 점검: 이 작업은 “유저가 많아지면 필요할 것”이라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전제로 하는가?
- 불확실성 인식: 무기력하거나 동기가 떨어질 때, 그것을 게으름이 아닌 높은 불확실성에 대한 회피 신호로 인식하고 있는가?
- 리셋 습관: 막혔을 때 리셋(산책, 저널링)하고 돌아와서 문제를 작은 단위로 쪼개는 습관이 있는가?
마무리
초기 스타트업 창업자에게 시간은 가장 한정되고 귀중한 자원입니다. 그 시간을 어디에 쓰는지가 성공과 실패를 가릅니다.
이 글에서 제시한 3단계 분류 프레임워크는 정답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매일 의식적으로 “지금 이 시간을 올바른 문제에 쓰고 있는가?”라고 스스로에게 묻는 것입니다. 인증은 필요하지만 중요하지 않습니다. A/B 테스팅은 유저 17명일 때 존재해서는 안 됩니다. 핵심 가설 검증만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창업자 혼자서 해낼 필요는 없습니다. 아니, 혼자서는 하기 어렵습니다. 백로그 폭발이 불확실성 회피의 신호라는 것을, 막상 그 순간에는 알아차리기 쉽지 않으니까요.
초기 스타트업 창업자를 코칭하거나 멘토링하는 분들이라면, 이 지점을 염두에 두시면 좋겠습니다. 창업자와의 진솔한 대화를 통해 현재 상태를 빠르게 확인한 다음 창업자와 함께 존재하지 않는 일을 삭제하고, 중요한 일에 70%의 시간을 쓸 수 있도록 옆에서 거울이 되어주는 것만으로 유의미한 코칭/멘토링이 될 것 같습니다.
아울러 초기 스타트업 전략 수립과 우선순위 설정이 고민이시라면, 린스프린트와 함께 명확한 방향을 찾아보세요. 창업자 및 구성원 대상으로 적절한 프레임워크를 활용해서 전에 보지 못했던 놓쳐왔던 기회나 문제를 스스로 탐색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린스프린트 초기 스타트업 투자유치 프로그램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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