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 선정 #프로덕트 #마인드셋
누구나 다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시대에 필요한 단 한 가지 역량

AI 도구 하나면 코드를 짜고, 콘텐츠를 만들고,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한 달 걸리던 기능 개발을 일요일 오전에 끝내는 것도 이제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런데 같은 도구를 쓰고 비슷한 시간을 투자해도, 누군가의 제품은 사랑받고 누군가의 제품은 외면받습니다. 어떤 콘텐츠는 공유되고, 어떤 콘텐츠는 스크롤 한 번에 사라집니다.

저는 최근 마케터 Sam의 뉴스레터 “Taste Is a Competitive Advantage“를 읽으면서 이 차이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원문은 마케팅과 크리에이티브 영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제품 전략과 스타트업 의사결정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이야기라고 봅니다. 그 내용을 공유하면서 제품과 스타트업 관점에서 느낀 점을 함께 정리해 보겠습니다.

만드는 비용이 0에 수렴하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글의 저자 Sam은 GenAI 시대의 핵심 변화를 소개하면서 Aaron Orendorff(전 Shopify Plus Editor in Chief, 현 FERMÀT VP of Growth)의 말을 인용합니다.

“답을 얻는 비용이 0에 수렴할 때, 올바른 질문을 하는 능력의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복리 성장한다.”

실제로 변화의 속도는 놀랍습니다.

  • 기능 개발 비용 95% 감소: 원문에 등장하는 소규모 SaaS 창업자는 Claude Code 덕분에 한 달 걸리던 기능 개발을 일요일 오전에 끝냅니다
  • 광고 500개를 30분에 생성: 저자 본인이 직접 경험한 사례입니다
  • 콘텐츠, 이미지, 코드 — ChatGPT, Gemini, Claude 같은 도구로 월 10~20달러면 생성 가능

이런 시대에 “잘 만드는 능력”은 더 이상 희소한 자원이 아닙니다. 제작 역량(Execution Capability)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졌습니다.

그렇다면 진짜 경쟁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취향(Taste)이란 무엇인가?

Sam은 취향(Taste)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취향이란, 무엇이 존재해야 하고 무엇이 존재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아는 거의 직관적인 능력이다.”

과거에는 비용 자체가 강제 함수(Forcing Function) 역할을 했습니다. 제품 개발에 투자하면 마케팅에 쓸 돈이 줄고, 인플루언서 캠페인에 돈을 쓰면 CS 인력을 뽑을 수 없었습니다. 제한된 자원 안에서 선택이 강제되었고, 그 선택의 반복이 곧 취향을 훈련하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비용 제약이 70%, 80%, 90%, 95%까지 해소되고 있습니다. 광고도, 기능도, 캠페인도 훨씬 적은 비용으로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제약이 사라진 자리에 남는 것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입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답하는 능력이 바로 취향입니다.

원문에서 인상적이었던 사례는 Rick Rubin입니다. Def Jam Recordings 공동 설립자이자 그래미 8회 수상 프로듀서인 그는 Johnny Cash, Adele, Red Hot Chili Peppers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전설적인 앨범들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런데 그는 60 Minutes 인터뷰에서 “나는 기술적 능력이 없고, 음악에 대해 아는 것도 없다(I have no technical ability, and I know nothing about music)”고 직접 말한 바 있습니다. 악기도 거의 못 연주하고, 믹싱 장비도 다루지 못하지만, 수많은 최정상 뮤지션들이 히트곡이 필요할 때 그를 찾습니다. 기술이 아니라 취향이 그의 경쟁력입니다.

제품과 스타트업에서 ‘취향’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원문은 마케팅과 브랜드 크리에이티브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저는 이 메시지가 제품 전략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마케팅에서 취향이 “어떤 광고를 내보내고 어떤 광고를 걸러낼지 아는 감각”이라면, 제품에서의 취향은 다음과 같은 것이 아닐까 합니다.

  • 도메인 지식(Domain Knowledge): 해당 분야를 깊이 이해하고 있어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구분할 수 있는 능력
  • 고객 문제 공감 및 정의: 표면적 요구가 아니라, 고객이 실제로 겪고 있는 고통(Pain)을 경험하고 정의하는 능력
  • 무엇을 만들지(What to Build)에 대한 판단력: 만들 수 있는 것은 무한하지만, 만들어야 하는 것은 극소수

Sam은 원문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취향이란 본질적이지 않은 것을 기꺼이 희생하고,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만 남기는 것이다.”

제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AI로 기능 10개를 하루 만에 만들 수 있다고 해서 10개를 모두 출시하는 것이 정답은 아닙니다. 진짜 필요한 1개를 골라내는 능력, 나머지 9개를 과감히 버리는 판단 — 이것이 제품에서의 취향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 취향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해결할 만한 가치가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가?”

무엇을 만들지보다, 어떤 문제를 해결할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 이것이 AI 시대에 스타트업이 갖춰야 할 가장 근본적인 취향이 아닐까 합니다.

취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Sam은 취향을 개발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제안합니다.

  • 정체성 정의: 우리 브랜드(또는 제품)가 무엇이고 무엇이 아닌지, 누구를 고객으로 원하지 않는지를 명확하게 적어보는 것
  • 의사결정 기준 수립: 모호한 톤 앤 매너가 아니라, 구체적이고 의사결정을 이끄는 문장으로 정리하는 것
  • 예: “우리는 절박한 약속이 아닌, 열망을 담은 약속을 한다”
  • 전수 점검: 지난 1년간의 산출물을 나란히 놓고, 낯선 사람이 봐도 같은 브랜드에서 나온 것인지 확인하는 것
  • 최종 편집자(Taste-holder) 지정: 파인다이닝 셰프가 모든 요리를 직접 검수하듯, 모든 산출물에 마지막 손질을 가하는 역할을 두는 것

원문에서 인상적이었던 사례 중 하나는 Glossier입니다. Sam에 따르면, Glossier는 새로 채용한 소셜미디어 팀에게 전략 수립이나 콘텐츠 제작이 아니라 고객 이메일 응대부터 시켰다고 합니다. 실제로 Glossier는 고객 경험팀(gTeam)을 마케팅 조직에 소속시켜, 고객과의 직접 소통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제품 개발과 콘텐츠에 바로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결과, 소셜 포스트가 마치 Glossier의 고객이 직접 쓴 것처럼 자연스러워졌다고 합니다.

저는 이 사례가 제품 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의 언어를 체화하는 것, 고객의 맥락 속에 들어가 보는 것 — 이것이 제품에서의 취향을 만드는 출발점이 아닐까 합니다.

Sam은 이렇게 정리합니다. “1,000번의 작은 결정이 취향을 만든다. 프로세스나 체크리스트로 대체할 수 없다. 반복만이 마스터리다.”

마무리

AI가 실행 비용을 0에 가깝게 만드는 시대, 경쟁의 본질은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스프레드시트와 파워포인트로는 취향을 만들 수 없습니다. 취향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지만, 매일의 의식적인 선택, 과감한 포기,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가 쌓이면서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지금 만들고 있는 것이 정말 해결할 만한 가치가 있는 문제인지, 한 번 더 스스로에게 물어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쓰면서 저 역시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봤습니다. 이 글에는 저만의 관점, 저만의 취향이 담겨 있는가? 아니면 원문을 정리한 것에 그치고 있는가? 솔직히 아직 자신 있게 답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취향이란 그런 질문을 멈추지 않는 데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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