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명의 창업자를 만나온 글의 저자가, 스타트업의 성패를 가장 정확하게 예측하는 질문이 있다고 말합니다. 과연 무엇일까요? 대단히 복잡한 질문이 아닙니다.
"이번 주에 고객과 대화하면서 무엇을 배웠나요?"
최근 "One Question That Always Predicts Startup Success"라는 아티클을 읽었습니다. 이 글의 저자는 자신의 실패 경험도 함께 공유하는데요. 10년도 더 전에 이미 공동창업자와 함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있었고, 하룻밤 사이에도 눈부신 기능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매주 멘토 미팅에 나타나서 새로운 기능을 데모했지만, 멘토가 던진 이 한 마디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결국 그 회사는 우아하고 아름답게 설계된 소프트웨어를 갖추고도 유료 고객 0명으로 실패했습니다.
10년도 더 지난 이야기지만, 저는 오히려 지금 이 시대에 더 유효한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제품을 만드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쉬워진 지금, 이 질문의 가치가 왜 더 커졌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이번 주 고객에게서 무엇을 배웠나요?"가 예측하는 것은 무엇일까?
글의 저자는 수백 명의 창업자에게 이 질문을 던져왔고, 답변의 패턴이 스타트업의 궤적을 거의 정확하게 예측한다고 말합니다.
- 최근의, 구체적인, 놀라운 무언가를 말할 수 있는 창업자 : 실제 고객이 말한 것이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바꿨는지 설명할 수 있는 창업자로 이런 회사는 고객으로부터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찾습니다.
- 답변이 막연하거나, 방어적이거나, 가정에 기반한 창업자 : 비록 회사는 매출이 증가하고 있더라도, 피치덱이 완벽하더라도 대개 사업이 표류 상태에 머물게 됩니다.
글의 저자의 멘토가 남긴 말이 인상적입니다.
"고객과 대화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비즈니스를 만드는 게 아닙니다. 장난감을 만들고 있는 겁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요? 글의 저자는 기능 개발이 "안전한 작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기능 개발은 통제 가능하고, 내부에서 완결되며, 무엇보다 틀렸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반면 고객과의 대화는 지저분하고 겸손하게 만듭니다. 고객은 진실을 말하고, 변화를 강요하며, 무시하고 싶은 맹점을 드러냅니다. 하지만 바로 그 불편함이 회사를 살아있게 유지하는 핵심 메커니즘이라는 것이 글의 저자의 결론입니다.
제품 개발이 쉬워진 시대, 왜 오히려 방향이 더 중요해졌을까?
흥미로운 점은 글의 저자가 겪은 실패가 바이브코딩(Vibe Coding)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훨씬 전의 일이라는 것입니다. 당시에도 뛰어난 엔지니어 두 명이면 하룻밤 사이에 기능을 만들어낼 수 있었는데, 지금은 AI, 노코드(No-code), 바이브코딩 등으로 제품을 만드는 속도가 비교할 수 없이 빨라졌습니다.
이 변화가 만들어낸 새로운 함정이 있습니다. "고객을 탐색할 시간에 일단 빠르게 만들어서 출시해보자"는 접근입니다. 제품을 빠르게 만들 수 있으니 고객 인터뷰 대신 제품 출시로 검증하겠다는 논리입니다. 저도 이 논리가 얼핏 합리적으로 들릴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만들기 쉽다고 해서 비용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 시간: 잘못된 방향으로 3개월을 쓰면 그 시간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에게 시간은 가장 희소한 자원입니다.
- 직접 비용: AI 기반 개발에도 토큰(Token) 사용료, 인프라 비용이 들어갑니다. 한두 번은 적더라도 누적되면 상당합니다.
- 기회비용: 그 시간에 고객을 만났다면 얻었을 인사이트를 놓치게 됩니다. 이것이 가장 큰 비용일 것 같습니다.
- 팀의 에너지: 방향 없이 만들고 실패하는 과정이 반복되면, 팀의 사기와 모멘텀이 소모됩니다.
Greg Isenberg는 이 상황을 명쾌하게 정리합니다.
"실행은 저렴해졌다. 아이디어가 전부다(Execution is cheap. Ideas are everything)."
실행의 비용이 낮아진 만큼, 병목은 "어떻게 만들 것인가(How)"에서 "무엇을 만들 것인가(What)"로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무엇을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의 답은 결국 고객에게서 나옵니다. 방향이 잘못되면 아무리 빠르게 실행해도 의미가 없습니다. 오히려 빠른 실행력이 잘못된 방향으로의 질주를 가속할 뿐입니다.
고객을 만나기 전에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고객을 만나야 한다는 것에는 대부분 동의합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고객을 만나기 전에 최대한 고객에게 공감하려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의 상황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만나는 대화와, 고객의 맥락을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한 후에 만나는 대화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공감이 선행되면 표면적인 질문이 아니라 더 깊은 질문을 던질 수 있고, 고객도 "이 사람은 내 상황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구나"라고 느끼면 더 솔직한 이야기를 해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공감을 위해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 고객이 활동하는 커뮤니티, 포럼, 리뷰를 찾아서 그들의 언어로 표현된 불만과 니즈를 읽어보는 것
- 가능하다면 고객과 같은 경험을 직접 해보는 것 — 고객이 겪는 불편을 몸으로 느끼면 질문의 깊이가 달라집니다
- 고객의 하루 일과, 업무 흐름 속에서 어떤 맥락에서 문제가 발생하는지 상상해보는 것
물론 공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결국 직접 만나서 대화해야 합니다. 다만 공감이 선행되면 그 대화에서 얻는 인사이트의 밀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매주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질문
글의 저자가 전하는 메시지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기능은 가치를 만들지 않습니다. 고객이 가치를 만듭니다. 그리고 저는 제품 개발이 점점 쉬워지는 지금, 이 메시지의 무게가 오히려 더 무거워졌다고 생각합니다.
실행이 저렴해진 시대일수록, 방향을 잡아주는 질문의 가치가 커집니다. 매주 팀 미팅을 시작할 때, 혹은 혼자 일하고 있다면 매주 금요일에 스스로에게 물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이번 주에 고객과 대화하면서 무엇을 배웠나요?"
만약 답이 없다면, 그것이 다음 주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 같습니다. 글의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제 정확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알게 된 것이니까요.
고객 검증 방법이나 초기 제품의 방향 설정이 고민이시라면 아래 링크를 통해 편하게 문의 주십시오. 린스프린트는 창업자 및 구성원 대상으로 적절한 프레임워크를 활용해서 고객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고 제품의 방향을 함께 찾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