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비몽사몽 올린 글 하나가 6만 조회를 찍었다.
순식간에 대기고객님은 200명이 모였고, 판매를 열자마자 2분 만에 마감됐다. 서비스를 기획하고 단 48시간 만에 벌어진 일이다.
문제는 팔 서비스가 없었다. 아니, 정확히는 만드는 법을 몰랐다. 무료 AI 툴로 만든 샘플 영상이 전부였는데, 먼저 서비스가 팔렸다.
손그림 하나 못 그리는 내가 AI 애니메이션 영상 서비스를 기획하고, 처음으로 세상에 내놓았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던 론칭일의 48시간. 손이 떨려서 마감 버튼도 못 찾았던 그 순간들. 생애 첫 서비스를 론칭하며 겪은 날것의 기록을 풀어본다.
알고리즘이 터졌다
작년 11월 어느 새벽, 스레드에 글을 하나 올렸다.
“로맨스 단편영화 주인공이 되고 싶은 스친 있어?”
수요조사 겸 던진 글이었다. 반응이 오면 좋고, 아니면 말고. 그록(Grok)으로 만든 샘플 영상을 하나 붙여서 올리고 잤다.
아침에 일어나서 습관처럼 스레드를 열었다. 댓글 수가 이상하게 많았다. 뭐지? 그렇다 알고리즘을 탄 거였다. 조회수가 실시간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7천. 1만. 3만. 숫자가 눈앞에서 바뀌었다.
무서운 속도로 댓글이 달렸다.
“저 무조건 하고 싶어요!”, “신청은 어디서 하나요?“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지금 뭔가를 해야 했다.
그런데 머리가 하얘졌다. 뭘 해야 하지?
알고리즘이 뜨거울 때, 움직일 것
스레드 알고리즘이 열일하는 시간은 길어야 하루다. 짧으면 몇 시간이면 끝난다. 이 타이밍을 놓치면 안 됐다.
실시간으로 댓글이 달리고, 좋아요가 늘어나는 지금. 일단 이 뜨거운 사람들을 어디로든 옮겨야했다. 점심은 대충 치즈김밥으로 때운 채, 휴대폰을 열어서 오픈채팅방을 난생 처음 개설했다. 사실 옾챗방을 어떻게 만드는지도 몰라서, 검색해가면서 겨우 만들었다. 오후 12시 40분. 스레드 프로필에 링크를 걸고, 댓글로 안내했다.
“리포스트하고 DM 보내주면, 입장코드 알려줄게!”
한 명, 두 명 들어오더니 속도가 붙었다. 10명. 50명. 100명. 채팅방 알림이 계속 울렸다. 정확히 8시간 만에 0명에서 200명이 모였다.
사실 저녁시간쯤 되니까 스레드에서는 댓글 달리는 속도가 이미 확 줄었다. 그때 알게 되었다. 알고리즘은 뜨겁고 유통기한이 짧다는 것을. 아마도 내가 퇴근하고 그땐 이미 늦지 않았을까?
상품 없이 서비스를 먼저 팔았다, 겁이 없었다
다음 날 아침, 판매를 열어서 실제로 팔아보기로 했다.
준비된 건 별로 없었다. 노션으로 만든 랜딩페이지. 급하게 만든 구글 신청폼. 이게 전부였다. 제대로 된 상품은 없었다. 내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애니메이션 식전영상. 컨셉만 있었다. 스레드에 샘플로 올린 건 5초 짜리 클립을 이어붙인 거였다. 이제와서야 고백하건대 본 상품인 2분짜리 영상은 만들어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하면 할 수 있을거 같았다. 일단 먼저 팔아보기로 했다. 아주 작게.
왜 그랬을까? 그동안 회사에서 신사업에 참여하며 배운 게 하나 있었다. 일단 하고, 부족한 건 나중에 채우면 된다. 회사의 신사업도 처음에는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가볍게 시작했다. 그런데 점점 규칙이 생기고 체계가 잡히더라.
그래서 개인인 나 혼자서도 ‘아무것도 없이’ 제로 상태로 시작하는 상황이 무섭지 않았다. 겁부터 먹지 말자. 다짐했다.
200명이 모인 오픈채팅방에 “오픈”을 올렸다. 결제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 명. 두 명. 세 명. 항상 결제만 하던 내가 결제를 받고 있었다.
마감 버튼을 못 찾았다
문제가 생겼다. 너무 많은 인원이 들어오면 분명히 납기 일정을 못 지킬 것 같았다. 한번 뿐인 웨딩에 쓰일 영상인데, 사고라도 나면 큰일이었다. 어서 끊어야 했다. 그런데 … 구글폼 응답 종료 버튼이 어딨는조차 몰랐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손이 떨렸다. 화면을 이리저리 눌러봤다. 설정 어디 있지?
그동안 마케터로 회사에서 7년을 일했다. 캠페인도 돌려보고, 이벤트도 열어봤다. 그런데 이렇게 일정보다 빨리 마감해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부랴부랴 겨우 응답 종료 버튼을 찾아서 눌렀다. 오픈한 지 2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첫 매출, 축하를 받으면서도 입이 썼다
주변 사람들은 모두 축하해줬다. 대박이 났다고 했다.
그런데 정작, 나는 갑자기 의기소침해졌다. 방법도 모르면서 먼저 받아버린 돈. 막상 받아버린 돈들이 내게는 무거운 채무처럼 느껴졌다.
실제로 필수 서비스 구독료를 제외하곤, 한 달 동안 선불로 받은 돈을 한 푼도 쓰지 못했다. 여차하면 환불하고 석고대죄로 사과할 마음의 준비를 했다. 축하를 받으면서도 입이 썼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팔았으니 이제 만들어야 했다. 만들 줄 모르는 상품을.
어떻게 해서든 방법을 찾아야 했다. 돈을 받았으니, 해내야 했다.
6만 조회수가 터진 스레드
카마스튜디오 로맨스 애니메이션 식전영상 보러 가기
https://www.youtube.com/@kama.studio1
📌 여기서 배운 것
1. 알고리즘이 뜨거울 때 바로 움직일 것. 길어야 몇 시간이면 끝난다.
2. 완벽하지 않아도 일단 시장에 내놓을 것. 무료 툴로 만든 샘플 하나로 6만 조회가 나왔다.
3. 상품 없이도 먼저 팔 수 있다. 단, 심각한 쫄림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동반할 수 있다
좌충우돌 생애 첫 서비스 창업기
1편 보러가기 : 스레드 글 하나로 48시간 만에 첫 매출을 만들다
2편 보러가기 : 일단 팔고, 2박 3일 만에 첫 영상을 완성했다
3편 보러가기 : 0에서 시작해서 AI로 첫 서비스를 만들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