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았다. 오픈 2분 만에 마감됐다. 그런데? 상품이 없었다. 정확히는 만드는 법을 몰랐다. 5초짜리 영상을 여러 개 이어붙이면 2분짜리가 되겠지, 막연하게 생각했다. 직접 해보니 그게 아니었다.
결국 첫 영상 하나 만드는 데 2박 3일이 꼬박 걸렸다. 그 과정에서 배운 것들을 풀어본다.
장면마다 얼굴이 달라졌다
첫 번째 벽은 일관성이었다. 2분짜리 영상에선 캐릭터 얼굴이 바뀌면 안 됐다. 신부가 신랑을 바라보는 장면인데, 다음 장면에서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되어버리면 곤란하다. 코 모양이 달라지고, 눈 크기가 달라지고, 덩치가 미묘하게 바뀌었다. 5초짜리 샘플을 만들땐 몰랐던 문제였다.
내 얼굴로 캐릭터를 만들 때는 쉬웠다. 익숙하니까. 수천 번을 본 얼굴이니까. 그런데 고객 사진을 보고 처음 만드려니 어려웠다. 미드저니를 시작한 지 고작 3개월 차였다. 옴니 레퍼런스에 이렇게도 넣어보고, 저렇게도 넣어봤다. 정면 사진, 측면 사진, 여러 장 조합. LLM과 씨름하며 프롬프트를 수십 번 고쳤다.
“왜 자꾸 얼굴이 바뀌는 거야.” 혼잣말이 절로 나왔다. 밤에는 두근거려서 잠을 잘 수 없었다. 주말을 오롯이 다 쏟아도 막막했다. 이 속도로 언제 다 마감을 할 수 있을까. 후회가 파도처럼 밀려왔다.
문제가 있으니 해결법을 찾다. 필사적으로.
그러던 중 구글이 나노바나나 프로를 출시했다. AI 이미지 생성 툴인데, 특히 일관성 유지에 특화된 기능이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나노바나나? 프로 그건 뭔데’ 하고 시큰둥했을 거다. 그런데 나에겐 캐릭터 일관성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다. 나오자마자 바로 써봤다.
신세계였다. 같은 캐릭터가 다른 포즈, 다른 배경에서도 동일한 얼굴로 나왔다. 미드저니에서 수십 번 돌려도 안 되던 게, 나노바나나에서는 몇 번 만에 됐다. 2박 3일 걸리던 작업이 반나절로 줄었다.
무엇보다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니, 해결책이 나왔을 때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필사적으로 찾고 있으면 답은 어디선가 나타났다.
기준은 하나.
고객에게 ‘좋아요’가 나올때 까지
그래도 신념은 있었다. 내 기준은?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한다. 샘플도 없고, 후기도 없고, 누적 고객 0명 짜리 서비스를 믿고 돈을 보낸 분들이었다. 아무것도 검증되지 않은 서비스에 선뜻 결제해주신 분들. 이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첫 고객님’들의 경우는 만족할 때까지 수정했다. “너무 좋아요!” 소리가 나올 때까지. 수정 요청이 오면 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새벽이든 주말이든. 피드백이 왔다. “자막이 잘 안 보여요. 배경이랑 색이 비슷해서요.” “여기 장면 연결이 좀 튀는 것 같아요.” “이 부분이 특히 좋았어요. 여기서 눈물 났어요.”
부정적인 피드백은 바로 개선했다. 자막 색을 바꾸고, 테두리를 넣고, 위치를 조정했다. 긍정적인 부분은 메모해뒀다가 다음 고객에게도 써먹었다.
고객 피드백으로 음악도 배우다
“배경음악이 다양했으면 좋겠어요.” 이것도 고객님의 피드백이었다. 원래는? 유튜브 뮤직 라이브러리에서 저작권 프리 음악을 사용했다. 무료라서 좋았지만, 선택지가 제한적이었다. 비슷비슷한 분위기의 곡, 다소 루즈한 느낌의 노래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수노(SUNO)로 직접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 “앞부분은 웅장하고 아름답게 시작하고, 기승전결 스토리 구조를 가진 애니메이션 브금을 만들어줘. 오케스트라 풍으로.” 이렇게 프롬프트를 넣었다. 피아노 풍으로도 뽑고, 어쿠스틱 기타 풍으로도 뽑았다. 고객 스토리의 톤에 맞는 음악을 직접 입힐 수 있게 됐다.
음악이 바뀌니 영상의 느낌이 확 달라졌다. 같은 장면인데 음악만 바꿔도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고객이 만족하니 나도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 점점 더 시간이 지날수록, 퀄리티가 나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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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을 마치며
지금에서야 고백하자면, 첫 고객님들을 받을 당시에 나는 너무 아팠다. 부담감에 고열에 시달렸고 병원에서 수액을 맞았다. 의사 선생님이 푹 쉬라고 했지만, 쉴 수가 없었다. 돈을 받아버렸으니까.
선불로 받은 돈은 AI 서비스 구독료 빼고는 한 푼도 못 썼다. 환불할 각오가 만땅이었다. 지나고 나면 웃을 수 있지만, 당시의 나는 참 무모했다.
그러나 완벽하게 준비하고 시작하려고 했다면, 아마 아직도 시작 못 했을 거다. 뭘 준비해야 하는지도 몰랐을 거다. 먼저 팔았기 때문에 배울 수 있었다. 그것도 아주 빠른 속도로.
📌 여기서 배운 것
- 문제가 있으면 답이 보인다. 필사적으로 찾고 있으면 해결책이 나왔을 때 바로 알아챈다.
- 고객 피드백이 곧 기준이다. 부정적 피드백은 개선, 긍정적 피드백은 강화한다.
- 일단 시작하고, 배우면서 역량을 강화한다. 배울 수밖에 없는 환경에 나를 놓는다.
좌충우돌 생애 첫 서비스 창업기
1편 보러가기 : 스레드 글 하나로 48시간 만에 첫 매출을 만들다
2편 보러가기 : 일단 팔고, 2박 3일 만에 첫 영상을 완성했다
3편 보러가기 : 0에서 시작해서 AI로 첫 서비스를 만들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