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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다 해주는 시대, '진짜 사람'의 일은 무엇일까요?

'AI가 추론까지 하는데, 사람은 뭘 해야 하죠?'


불과 몇 년 전, OpenAI의 'o1' 모델처럼 추론하는 AI가 등장하면서, 우리는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단계를 넘어 '인간은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실존적 질문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기술이 정점에 달할수록,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다루는 인간'입니다. AI를 통한 효율이 평준화되는 시대에서 가장 희소해지는 자원은 '무엇을, 왜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인간의 기획력과 감성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많은 분이 AI로 인한 '일자리의 소멸'을 걱정하지만, 데이터와 현장의 목소리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다른 역할로 진화시키고 있습니다. 바로'반복 노동(Doer)'에서 해방시켜 '설계자(Builder)'의 역할로 재정의하고 있는 것이죠.

 

자료 출처: 코리아 데일리

자료 출처: 코리아 데일리

사실 이 '빌더(Builder)'라는 개념은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Jeff Bezos)가 정립한 아마존의 가장 핵심적인 인재상입니다.

베조스는,

 

빌더란 새로운 것을 발명하고,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끊임없이 탐구하며, 기존의 것을 부수고 다시 세우기를 즐기는 사람

제프 베조스(Jeff Bezos)

 

으로 정의했습니다. 단순히 만들어진 도구를 잘 쓰는 '유저'가 아니라, 스스로 도구와 시스템을 만드는 발명가의 DNA를 가진 사람을 뜻합니다.

 

아마존, 필립스 등 글로벌 기업의 HR을 거친 원미영 대표 역시 저서 《빌더스 코드》에서 이 철학을 AI 시대에 맞게 계승합니다.

첨부 이미지

자료 출처: 커리어데이 Youtube

자료 출처: 커리어데이 Youtube

AI 시대 핵심 인재상을 '빌더(Builder)'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죠. 빌더는 단순히 툴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재정의하고 시스템을 설계하여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빌더'가 된 이들은 현장에서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요?


저는 직장 생활 시절 AX 관련 부서에서 기획과 개발 업무를 담당하며, 현장에서 마주했던 수많은 질문과 고민들을 해결하기 위해 조금씩 사례를 수집해 왔습니다.
그리고 최근, 이 파편화된 자료들을 120개 이상의 AX 실전 사례 모음집*으로 더욱 깊이 있게 디벨롭했습니다.
(*해당 사례집은 뉴스레터 하단에서 받아가실 수 있습니다.🙂)
 

 

이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제가 발견한 것은 기술에 압도당하지 않는 '살아있는 빌더'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코딩 실력 자체에 집착하기보다 AI의 결과물을 조율하는 '디렉터'로 변모한 토스(Toss)의 UX 엔지니어들, 그리고 단순한 화면 설계를 넘어 비즈니스 전체를 설계하는 '아키텍트'로 진화한 네이버페이의 디자이너들이 대표적입니다.

 

단순한 도구의 유저를 넘어, 우리가 지향해야 할 'AI 시대 핵심 빌더'의 4가지 페르소나AX 실전 사례(120+)를 기반으로 분석했습니다.

이 이정표가 여러분의 다음 스텝에 확신을 더해주기를 바랍니다.

 

1. 실행자에서 '디렉터(Director)'로 : 기술을 지휘하고 품질을 지키는 사람


과거에는 직접 코드를 짜고 영상을 만드는 '실행력'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여러 AI 툴을 오케스트레이션(Orchestration)하여 결과물을 조율하는 능력이 핵심입니다.

[국내 사례]

  • 이노션: 별도의 촬영 없이 15개 이상의 생성형 AI 툴을 복합적으로 활용하여 광고 캠페인을 완성했습니다. 제작은 AI가 하되, 전체적인 톤과 메시지를 지휘하는 '디렉터'의 역량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 토스(Toss): UX 엔지니어들은 단순 코딩을 AI에게 위임하는 대신, 제품의 최종 경험 품질을 검증하고 조율하는 '품질 관리'이자 디렉터로 직무를 전환했습니다.
  • 채널코퍼레이션: '커서(Cursor)'라는 AI 도구를 도입해 코드 작성 및 리뷰 업무의 90%를 자동화했습니다. 개발자는 단순 제작자에서 벗어나 전체 개발 프로세스를 지휘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해외 사례]

  • 블루 오리진(Blue Origin): 단 2~3명의 엔지니어가 2,700개 이상의 AI 에이전트 군단을 지휘합니다. 인간은 직접 설계도를 그리는 대신, AI 에이전트들이 수행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평가하고 다음 단계를 지시하는 총감독 역할을 수행하여 개발 기간을 90% 단축했습니다.
  • 액센츄어(Accenture): AI 코딩 동반자를 도입해 반복적인 코드 작성 시간을 30% 줄였습니다. 개발자들은 단순 코딩 대신 보안 취약점 탐지, 코드 품질 관리, 전체 시스템 아키텍처 조율 등 고차원적인 디렉팅 업무에 집중합니다.
  • 지멘스(Siemens):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산업용 코파일럿'을 개발했습니다. 제조 현장의 작업자가 복잡한 기계 제어 코드를 직접 짜는 대신, AI에게 자연어로 의도를 전달하고 AI가 생성한 코드를 검증·승인하여 공정을 혁신하는 현장 디렉터가 되었습니다.

 

2. '비즈니스 아키텍트(Architect)' : 문제를 정의하고 맥락을 설계하는 사람


AI는 훌륭한 답을 내놓지만, '어떤 문제를 풀 것인가'를 결정하고 맥락을 파악하는 일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입니다. 빌더는 AI가 움직일 지도를 그리는 아키텍트입니다.

[국내 사례]

  • 네이버페이: 디자이너가 단순 화면 제작을 넘어 데이터 기반의 전략을 수립하고 서비스를 설계하는 '비즈니스 아키텍트'로 역할을 확장했습니다. 2주 만에 신규 서비스를 기획부터 배포까지 완수한 설계의 승리입니다.
  • 대웅제약(영업): 조직의 문제를 단순 반복 업무의 비효율이 아닌 '학습 문화의 부재'로 정의했습니다. AI를 활용해 스스로 공부하고 전략을 짜는 '학습-실행-점검-확산' 구조를 아키텍팅하여 실적 1위를 달성했습니다.
  • G마켓: AI 기술 도입 자체보다 매출, 이탈률 등 비즈니스 지표(KPI)와 기술의 연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초개인화 추천 시스템을 설계했습니다.

[해외 사례]

  • DHL 서플라이 체인: 데이터를 단순한 운영 기록이 아니라 관리 책임과 수명 주기가 있는 '제품(Product)'으로 재정의했습니다. AI가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데이터의 소유권을 지정하고 비즈니스 구조를 먼저 설계한 데이터 아키텍처의 모범 사례입니다.
  • 존 디어(John Deere): 전통적인 기계 제조사에서 AI, IoT, GPS 기술을 융합한 '정밀 농업 솔루션 기업'으로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재설계했습니다. 하드웨어를 파는 것을 넘어 데이터로 생산성을 최적화하는 시스템 설계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 BCG(보스턴 컨설팅 그룹): 업무를 '창의적 업무'와 '전략적 판단 업무'로 구분하여 AI를 어디에 위임할지 결정하는 '업무 큐레이션'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AI와 인간의 협업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업무 프로세스 자체를 아키텍팅했습니다.

 

3. 암묵지를 전수하는 '선생님(Teacher)' : 현장의 노하우를 데이터화하는 사람


AI가 똑똑해지려면 인간 전문가의 오랜 '경험'과 '감'이 데이터라는 형태로 주입되어야 합니다. 빌더는 자신의 암묵지를 AI에게 가르치는 최고의 스승입니다.

[국내 사례]

  • 동원산업: 꼬리 단면만 보고 등급을 판별하는 참치 전문가의 숙련된 '감'을 비전 데이터로 변환하여 AI에게 학습시켰습니다. 전문가의 지능을 시스템화한 대표적 사례입니다.
  • SK하이닉스: 명장들의 노하우가 담긴 '인폼노트'를 학습시킨 AI 가이드(GaiA)를 구축했습니다. 숙련자의 지식을 전사의 자산으로 만든 빌더의 업적입니다.
  • 그린랩스: UX 라이터가 가진 문장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사내 AI 에이전트에게 학습시켰습니다. 이를 통해 타 직군 동료들도 전문가 수준의 라이팅을 수행할 수 있게 가르친 셈입니다.

[해외 사례]

  • 보쉬(Bosch): 외부 전문가 영입 대신 수만 명의 전 직원을 대상으로 AI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현장 숙련공들이 가진 제조 노하우(암묵지)를 직원들이 직접 AI 기술과 결합하여 예지보전 시스템 등을 만드는 'AI의 스승'이 되도록 유도했습니다.
  • 시애틀 아동 병원: 소아과 의사들이 진료 시 참고하는 수천 페이지의 방대한 임상 지침을 AI가 즉시 검색하고 요약할 수 있는 지식 베이스로 변환했습니다. 전문가의 지식을 AI가 꺼내 쓰기 좋은 형태로 가르친 사례입니다.
  • 폭스바겐 아메리카: 복잡한 차량 매뉴얼 데이터를 AI에게 학습시켜, 고객이 질문하면 즉각 해결책을 주는 '가상 정비사'를 훈련시켰습니다. 종이 매뉴얼 속에 잠자던 지식을 AI라는 생명체에 주입한 선생님의 역할입니다.

 

4. 기술에 가치를 입히는 임팩트 메이커(Impact Maker) : 윤리와 따뜻함, 공정성을 지키는 사람


AI의 효율이 누구를 향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이 인간적인지 감시하는 최종 책임은 사람에게 있습니다. 빌더는 기술에 따뜻한 가치를 입힙니다.

[국내 사례]

  • 롯데리아 & 셀바스AI: AI 음성 기술을 활용해 시각장애인과 고령층을 위한 '배려형 키오스크'를 제작했습니다. 기술의 효율성을 '포용'이라는 가치로 연결했습니다.
  •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 기존 신용 평가 시스템에서 소외되었던 이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는 AI 기반 리스크 관리로 '포용 금융'을 실현했습니다.
  • 라이너(Liner): AI의 고질적 문제인 환각(Hallucination)을 기술적 난제로만 보지 않고, 명확한 출처를 제시하여 사용자가 믿을 수 있는 정보만 선별해 제공하는 '신뢰의 수호자' 역할을 수행합니다.

[해외 사례]

  • 유니레버(Unilever): 연간 180만 건의 지원서를 처리하면서, AI 게임 테스트와 비디오 분석을 도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인간의 무의식적 편향을 제거하고 '채용의 다양성과 공정성'이라는 가치를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 HCA 헬스케어: AI로 간호사의 문서 업무를 자동화했습니다. 그 목적은 단순히 속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이 환자와 눈을 맞추고 돌보는 '휴먼 터치(인간적인 배려)'의 가치를 회복하는 데 있었습니다.
  • 펩시코(PepsiCo): 직무 기술서(JD)에 담긴 무의식적인 성차별이나 편향적 언어를 AI로 식별하고 수정했습니다. 기술을 활용해 조직 내 '포용성'이라는 윤리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수호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자료 출처: 나노바나나 생성

자료 출처: 나노바나나 생성

 

AI가 채울 수 없는 1%: 효율 너머의 ‘가치’


위의 4가지 유형 중 제가 유독 마음이 깊게 머물렀던 페르소나는 바로 네 번째, '임팩트 메이커(Impact Maker)'였습니다.

사실 우리가 AI에 열광하는 가장 표면적인 이유는 '압도적인 효율' 때문일 것입니다.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빨리 결과를 내는 것이 지상 과제가 된 시대니까요.

 

하지만 제가 수많은 AX 사례를 디벨롭하며 마주한 진정성은 기술이 얼마나 빨라졌느냐가 아니라, 그 기술이 '누구를 향하고 있는가'를 고민하는 인간의 시선에 있었습니다.

효율은 시대를 앞서가기 위한 필수 요건이지만, 그 효율이 인간성을 해치지 않도록 윤리와 따뜻함을 덧입히는 것은 오직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시각장애인을 배려한 키오스크나 간호사에게 환자와 눈을 맞출 시간을 되찾아주는 기술처럼, 기술의 결과물에 '공정성'과 '품격'이라는 가치를 설계해 넣는 빌더들의 모습은 존경심이 들었습니다.

저 또한 통해 단순한 생산성 향상을 넘어, 우리 사회에 더 높은 가치를 보탤 수 있는 기술의 쓰임새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마무리하며: 'AI는 거들 뿐, 당신이 주인공입니다'


AI가 우리 일자리의 지형을 바꿀 것은 자명합니다.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AI가 복잡한 추론과 실행을 도맡아줄 때, 우리는 비로소 '가장 인간다운 고민'에 시간을 쓸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자료 출처: 매일 경제(그리스 신화 속 시지프스의 숙명적 노동)

자료 출처: 매일 경제(그리스 신화 속 시지프스의 숙명적 노동)

AI 혁명은 과거 산업혁명의 증기기관이나 인터넷의 등장과 같습니다. 반복적이고 고된 '시지프스의 노동'은 AI가 가져가겠지만, 그 대가로 우리에게는 '창의성'과 '공감', 그리고 '문화적 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이제 기술적인 숙련도(Skill)보다는 '무엇을 위해 이 기술을 쓸 것인가'를 결정하는 인간의 의지와 철학이 가장 희소하고 비싼 자원이 될 것입니다.

결국 AI 시대의 승자는 인공지능 그 자체가 아니라, AI라는 강력한 엔진을 장착하고 더 높은 가치를 향해 나아가는 우리 자신, 즉 '빌더(Builder)'들입니다.

 

제프 베조스가 강조했듯, 우리 안의 빌더 본능을 깨워보세요. 오늘의 내용이 여러분이 단순한 '도구의 사용자'를 넘어 '가치의 설계자'로 거듭나는 데 든든한 나침반이 되길 바랍니다.

뉴스레터에서 언급된 더 구체적인 120개 기업의 빌더적 접근법이 궁금하시다면, 제가 정성껏 정리한 아래의 사례 모음을 확인해 보세요.

오늘의 레터가 여러분의 AX 여정에 확신을 더해드렸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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