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트렌드
이거 AI가 만든 거 아니야?

1. 너덜트의 "괜찮아 AI인 줄 안다니까ㅋ"라는 최근 영상은, 지금 시대의 완벽한 풍자다.

2. 영상에선 인간이 아닌 가상의 존재들이 실제 인물처럼 구현된다. 산타 할아버지, 처녀귀신, 저승사자, 드라큘라가 일상적인 햄버거 가게에서 연말 모임을 한다.

3. "우리 들키는 거 아니야?"라는 걱정에, 산타는 이렇게 말한다.

4. "이렇게 다녀도, 사람들이 다 AI로 만든 연출된 장면인 줄 알아. 그래서 나는 루돌프도 주차장에 파킹시켜 놨어." 그러면서 AI로 합성한 사진도 보여준다. (참고로 이건 구글의 나노 바나나 광고이기도 하다.)

5. 댓글엔 "아이디어 ㅈㄴ 참신하네"부터, "유튜브 영상이 아니라, 작품이다."처럼 현 세태를 풍자하는 너덜트만의 기획력에 감탄하는 반응과, "삐빅. 이 댓글도 AI가 단 겁니다."라며 장난치는 반응이 섞여 있다.

6. 현재 AI로 인해 숏폼 중심으로 저품질의 콘텐츠가 대량 생산되고 있다. 처음엔 신선한 그림을 통한 자극과 동물들의 의인화 모습에 귀여움을 느꼈다.

7. 하지만 이젠 화면에서 물리 법칙을 무시하는 요소, 뭉개지는 부분, 손가락 개수나 눈 깜빡임이 자연스러운지 등을 찾으며, AI가 만든 영상인지 따지는 댓글이 늘어나고 있다.

8. 특히 의인화한 동물이 급격하게 늘어남에 따라 피로감도 거세지고 있다. 의인화된 동물을 볼 때, 처음엔 귀여움을 느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결국 '데이터 덩어리'임을 인식하게 된다.

9. 그래서 오히려 해상도도 거칠고, 햄스터가 예측 불가능한 모습을 보이는, 즉 물리적 실체가 있는 '식탁 위의 광기 쥐' 영상의 조회수가 구독자 수(3천 명) 대비 100배 이상 나오는 것이다. (31만)

10. "AI 거짓 영상 따위만 보다가, 이런 실물의 귀엽고 털수북보들햄찌가 있어 행복하다"는 댓글엔 좋아요가 3천 개 이상 달렸으며, 대부분 비슷한 반응이다.

11. 특히 “유튜브엔 이런 류의 해상도가 깨지는 동물 영상이 7~10년 후에 알고리즘 타는 게 근본인데, 5일 만에 벌써 탔다”며 신기해한다.

12. AI로 생성된 콘텐츠가 점점 더 완벽해질수록, 역설적으로 거친 화면, 흔들리는 카메라 앵글, 잡음이 섞인 오디오, 날것 수준의 편집 등 인간의 실수와 결함을 보여주는 '저퀄리티 콘텐츠'가 각광받을 수 있다.

13. 이건 AI가 아닌, 인간이 만들었다는 인증 마크(Human Made)와 같으니까.

14. AI Slop이라는 용어가 생겼다. 슬롭이란 가축에게 주는 꿀꿀이죽을 뜻한다. 알고리즘이 Feed 기반으로 떠먹여 주는, 영양가 없이 AI가 대량 생산한 저품질의 콘텐츠를 가리킨다.

15. 이와 맞물리는 게 '죽은 인터넷 이론'이다. 인터넷 트래픽과 콘텐츠 대다수가 인간이 아닌 봇과 AI 알고리즘에 의해 생성되고, 소비되며, 봇끼리 상호작용한다는 이론이다.

16. 2010년대 후반에는 음모론 정도로 치부되었으나, 현재는 AI 생성 콘텐츠뿐만 아니라 정교한 가짜 조회수와 댓글, 그리고 디지털 콘텐츠 중 50% 이상이 AI가 만든 것이라는 이야기들 때문에 다시 주목받고 있다.

17. 버추얼 인플루언서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매니지먼트 효율성 측면에서 각광받았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인게이지먼트 지표가 낮아지고 관심도가 하락하고 있다고 한다.

18. 왜냐하면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미각도 없는데 어떻게 음식 광고를 하며, 피부도 없는데 어떻게 화장품 광고를 하냐는 반응이 점점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19. 결국 AI 콘텐츠의 제작 효율성이 점점 더 발전함에 따라, AI Slop 구역과 프리미엄 Human Made 구역으로 나뉠지도 모른다.

20. AI Slop 구역은 무료 아니면 저비용의 도파민식 콘텐츠에 가까울 것이다.

21. 반면 인간은 완벽한 콘텐츠보다는,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와 취약성을 통해 오랜 시간을 들여 깊은 관계를 맺고, 이를 멤버십이나 오프라인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시킬 것이다. 이들이 '프리미엄 콘텐츠'로 불릴 것이다.

22. 결국 그 프리미엄이 AI가 절대 줄 수 없는 경험이며, 시청자(=소비자)는 이러한 프리미엄에 기꺼이 시간과 비용을 지불할 것이다.

23. (이게 유튜브의 방향성이기도 하다. Hype 기능은 현재 1인당 1주일에 3회로 제한되었지만, 향후엔 유료로 구매하여 자신이 애정하는 유튜버에게 횟수 제한 없이 Hype를 줄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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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힘찬 닥터튜브 · 콘텐츠 크리에이터

1:1 유튜브 '채널 관리' 서비스를 하는 1인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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