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혼자산다>와 <전지적참견시점>은 서로 구분이 안 간다는 댓글들이 있으며, 피로감을 느낀다는 이들도 있다.
2. 먼지 한 톨 없이 깨끗하고, 넓고 잘 꾸며진 집에서 사는 모습과 지인들을 만나 맛있는 한 끼 하는 모습, 다양한 취미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3. 하지만 이 모습이, '지금의 나'와 같은 모습일까?
4. 천상여자 김지유의 집 공개에선, "비위가 상할 수도 있다"는 안내 문구와 함께, "어떨 때는 집이 더러울 수도 있고, 거짓으로 방송 내보는 게 맞아?"라고 위트 있게 이야기한다.
5. 쇼파 위의 빨래 더미부터, 하지 못한 이불 정리, 어수선한 드레스룸, 10년치의 일기가 한 권의 일기장에 모인 것과 감명 깊게 읽은 책을 못 찾는 모습 등, 혼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완벽하지 않은 일상'을 보여준다.
6.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이 냉장고에 오랫동안 보관되어 있고, 고구마는 싹이 났으며, 다이어트하려고 산 닭가슴살 또한 냉동실에 오래 방치되어 있다.
7. 안녕하샘요 채널에 나온 88년생 독신남 이선민 편도 마찬가지다. 20년 동안 자취를 했으며, 고급 인테리어보다는 사람 냄새 나는, 정리가 안 된 약간 어수선한 집을 보여준다. 역시나 냉장고엔 상한 음식들이 있으며, 끼니는 비비고 간편식으로 떼운다.
8. 테무와 아울렛에서 산 제품들과 함께, "장가가기 위해 돈을 모아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집에선 빤스만 입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곽범은 "나혼자산다 현실편"이라며 농담을 던진다.
9. 그동안 TV 속 혼자 사는 연예인의 모습은 실제 시청자들의 삶과 거리가 멀었다. "와 저런 좋은 집에서 사는구나"며 선망이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만, 오히려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
10. 반면, 천상여자 김지유나 안녕하샘요의 독신남 콘텐츠처럼 현실 그대로의 날것 모습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11. (참고로 안녕하샘요는 한샘의 브랜드 채널(구독자 1만)인데, 88 독신남의 조회수는 65만, 좋아요 7,400개, 댓글은 832개가 달렸다. 독신남 이선민이 조카의 한샘 수납장을 쓰는 모습과 혼자 사는 사람이라면 필요할 수 있는 '한샘 센서 휴지통'을 자연스럽게 노출했다)
12. 김지유와 이선민의 모습을 통해 알 수 있듯, 3040 독신남녀에 대한 현재 이미지는 '화려한 싱글'이 아니다. 오히려 '생존형 독거 콘텐츠'에 가깝다. 지금의 3040 독신남녀는 부모를 부양해야 하면서, 결혼해서 육아를 하기엔 자금이 부족한, 여유 없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13. 이에 2000년대 초중반 '골드미스, 골드미스터'라는 말은 이제 거의 쓰지 않게 되었다. 개인 독거남, 독거녀 콘텐츠에선 낡은 원룸, 벗겨진 벽지, 인스턴트 음식 등이 나오며, 이 역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14. 2024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40대 남성의 미혼율은 23.6%, 여성은 11.9%로, 2000년대에 비해 약 6배 늘었다고 한다. 김지유나 이선민은 '연애는 하고 싶지만, 또 외롭기도 한'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15. 실제 연구에 따르면, 1인 가구 중심의 이들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공간을 타인에게 공유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에서 타인의 삶을 보게 되고, 이게 브이로그가 대중화된 이유이기도 하다.
16. 외로움은 우울증을 발생시키는 요인 중 하나인데, 유튜브와 같은 디지털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은 우울감을 낮추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하며, 다인가구엔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한다.
17. 그리고 1인 가구는 고립감을 벗어나기 위해 단순 시청에서 벗어나, 유튜브 댓글을 달거나 실시간 라이브 방송에 참여하기도 한다.
18. 향후에도 이러한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3040 독신남녀 콘텐츠를 한다면, 연출되고 깔끔한 모습보다는 오히려 날것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나을 것이다. 콘텐츠는 시청자 입장을 고려해야 하니까.
* 참고 자료
- 배영, 박찬웅, 「1인 가구의 인터넷 이용이 사회적 관계와 우울에 미치는 영향」, 조사연구, 16권 3호,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