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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파이가 음악 다음으로 선택한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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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평소에 노래를 들을 때 어떤 앱을 사용하시나요?

멜론, 유튜브 뮤직, 애플 뮤직과 더불어 스포티파이(Spotify) 역시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해외 음악이 많고, 플레이리스트 추천 기능이 뛰어나 많은 한국 사용자들에게도 사랑받고 있죠.

한편 지난 몇 년간 스포티파이는 음악 서비스를 넘어 또 하나의 중요한 전환점을 지나왔습니다. 바로 팟캐스트인데요. 2018년 팟캐스트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을 무렵, 스포티파이는 이 시장에서 점유율이 거의 없는 후발주자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과 몇 년 만에 애플을 넘어, 오늘날 세계 최대 팟캐스트 플랫폼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사실 팟캐스트로의 확장은 처음부터 계획된 전략은 아니었습니다. 이미 음악 스트리밍에서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던 스포티파이가, 아래 질문을 던지면서 시작된 변화였죠.

우리는 무엇을 제공하는 회사인가, 그리고 사용자는 왜 이 앱을 열고 있는가.

오늘은 팟캐스트를 계기로 다시 한 번 출발선에 섰던 스포티파이의 두 번째 Day 0를 살펴보려 합니다. 음악 스트리밍 앱에 머무르지 않고 어떻게 오디오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 전략을 만들어갔는지, 스포티파이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다니엘 에크(Daniel Ek)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오늘의 인사이트 요약
1. 확장의 출발점은 전략이 아니라 ‘사용자 행동’이었다
2. 짧은 콘텐츠와 긴 콘텐츠는 다르게 소비된다
3. 팟캐스트와 음악, ‘같지만 다른’ 비즈니스인 이유
 

 

1. 확장의 출발점은 전략이 아니라 ‘사용자 행동’이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로 출발한 스포티파이는 2015년 팟캐스트와 일부 비디오 콘텐츠를 앱에 처음 도입했고, 2018년부터 본격적인 팟캐스트로의 플랫폼 확장을 시작했습니다. 이 변화에 대해 다니엘은, 어느 한 순간의 천재적인 인사이트나 장기적인 전략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데요.

변화의 계기 중 하나는 독일 시장에의 우연한 발견이었습니다. 독일에서 스포티파이가 성장하던 시점, 일부 음악 레이블들이 자신들이 보유한 오디오북 권리를 활용해 해당 콘텐츠를 스포티파이에 업로드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레이블 입장에서는 추가 수익을 위한 시도였지만, 다니엘은 이 경험을 통해 한 가지를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플랫폼에서 우리가 무엇을 올리느냐가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지 않았어요. 사람들은 그냥 콘텐츠를 소비하는 걸 좋아하더라고요. - 다니엘 에크

 

플랫폼의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콘텐츠가 올라가는지보다, 사람들이 그 안에서 ‘무엇을 하는지’라는 점이었습니다. 예시로 유튜브를 생각해봅시다. 사용자는 음악을 듣다가, 짧은 영상이나 스포츠 클립을 보고, 긴 인터뷰 영상을 이어서 시청합니다. 이때 사용자는 콘텐츠의 ‘형식’이 바뀌었다고 해서 앱을 나눈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그저 같은 플랫폼 안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할 뿐이죠.

스포티파이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다니엘 에크(Daniel Ek)(출처: The FADER)
스포티파이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다니엘 에크(Daniel Ek)
(출처: The FADER)

📒 Editor’s Note: 스포티파이는 불법 음악 다운로드 시장을 정면으로 공략하는 서비스로 시작되었다. 다니엘의 생각은 단순했다. ‘합법적이고 충분히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면, 사람들은 기꺼이 돈을 낼 것이다.’ 당시 음악 스트리밍으로 수익을 낼 수 있겠느냐는 투자자들의 의심에, 그는 “돈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 말했다고. 그렇게 2008년 등장한 스포티파이는 이 말을 증명하며, 오늘날 글로벌 음악 스트리밍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다니엘은 이 지점에서 본인의 경험을 떠올립니다. 다니엘을 포함한 스포티파이 팀원들은 팟캐스트를 자주 듣는 사용자였지만, 이를 위해 늘 다른 앱으로 이동해야 했습니다. 그 결과 음악에서는 자연스럽게 제공되던 추천, 재생 이력, 그리고 자동차나 스피커 같은 다양한 기기에서의 연속적인 재생 경험이 팟캐스트에서는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음악을 위해 오랜 시간 구축해온 기능들이, 팟캐스트에서는 활용되지 못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발견(discovery), 재생(playback), 기기 간 연속성(ubiquity) 같은 핵심 경험은 음악과 팟캐스트가 동일했기에, 굳이 이를 다른 앱으로 나눌 이유는 없었습니다.

당시 업계에서는 애플과 같이 팟캐스트는 별도의 앱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스포티파이는 다른 선택을 합니다. 스포티파이가 팟캐스트 플랫폼으로 나아간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음악을 듣든, 팟캐스트를 듣든, 사용자가 하고 싶은 일은 본질적으로 하나였기 때문이죠.

오디오를 재생하고, 끊김 없이 듣는 것.

 

💡 Insight Note

중요한 전환점은 전략 회의실이 아니라, 사용자가 이미 하고 있는 행동을 관찰하는 순간에서 시작될 수 있다.
→ 새로운 기능이나 시장을 고민할 때, 이게 우리 전략에 맞는가보다 먼저 고민해봐야 할 것: 이건 우리가 더하고 싶은 것인가, 아니면 사용자가 이미 원하고 있는 것인가?
 

 

 

2. 짧은 콘텐츠와 긴 콘텐츠는 다르게 소비된다

오늘날 우리가 소비하는 콘텐츠는 짧은 콘텐츠와 매우 긴 콘텐츠가 동시에 작동하고 있습니다. 15초짜리 클립이 빠르게 소비되는 한편, 몇 시간에 달하는 긴 대화형 콘텐츠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죠. 이러한 점에서, 다니엘은 음악과 팟캐스트 이 두 콘텐츠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소비된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음악은 비교적 짧은 콘텐츠입니다. 한 곡은 몇 분 이내이고, 사용자는 처음 10~15초만 들어도 이 음악에 시간을 더 쓸지 말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반면 팟캐스트는 그렇지 않습니다. 한 에피소드에 투자해야 하는 시간 자체가 훨씬 길고, 그만큼 재생 버튼을 누르는 결정도 더 신중해집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팟캐스트를 재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니엘은 그 이유를 신뢰에서 찾습니다. 이미 익숙한 호스트나 프로그램이라면, 주제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10분, 20분의 시간을 기꺼이 들여볼 수 있습니다. 팟캐스트 소비는 음악처럼 즉각적인 탐색이 아니라, 관계와 축적된 경험을 전제로 한 선택이라는 설명입니다.

2022년 출시한 스포티파이 팟캐스트 홈 피드. 기존의 음악 홈 피드와는 다른 구조로 설계되었다.(출처: Spotify Newsroom)
2022년 출시한 스포티파이 팟캐스트 홈 피드. 기존의 음악 홈 피드와는 다른 구조로 설계되었다.
(출처: Spotify Newsroom)

하지만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콘텐츠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경우에는 사용자가 ‘한번 들어볼까’라고 판단할 수 있게 만드는 첫 계기, 즉 훅(hook)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즉 장편 오디오는 신뢰가 형성되기 전까지, 그 진입 자체가 쉽지 않은 콘텐츠입니다. 그러나 이 한계가 곧 강점이 되기도 하죠. 한 번 신뢰가 형성되면, 사용자가 같은 플랫폼과 같은 콘텐츠로 지속적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힘을 가집니다.

노래는 3분 동안 듣잖아요. 팟캐스트는 확실히 훨씬 더 큰 시간 투자가 필요하죠. 만약 제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팟캐스트라면, 처음에 저를 사로잡는 무언가가 있어야 할 거예요. - 다니엘 에크

그래서 스포티파이는 앱의 홈 화면을 설계할 때, 음악과 팟캐스트를 동일한 방식으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콘텐츠를 어떻게 ‘진열(merchandise)’하느냐는 문제는, 그 콘텐츠가 요구하는 시간과 신뢰의 수준에 따라 달라져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음악은 빠르게 훑어보고 바로 재생할 수 있도록 구성된 반면, 팟캐스트는 사용자가 맥락을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정보와 설명을 함께 제공하는 방향으로 배치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UI 차이가 아니라, 콘텐츠 소비 방식의 차이를 제품 구조에 반영한 결과였습니다.

 

💡 Insight Note

모든 콘텐츠는 같은 방식으로 소비되지 않는다. 사용자가 투자해야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선택의 기준은 ‘탐색’에서 ‘신뢰’로 이동하며, ‘이걸 왜 지금 봐야 하지?’라는 질문에 답을 줄 수 있어야 한다.
→ 우리 제품에서 사용자가 결정을 내리기까지 투자해야 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결정이 쉬운 콘텐츠와 어려운 콘텐츠를, 같은 방식으로 설득하려 하고 있지는 않은가?
 

 

 

3. 팟캐스트와 음악, ‘같지만 다른’ 비즈니스인 이유

스포티파이가 팟캐스트를 같은 앱에 넣기로 결정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단순히 제품 논리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팟캐스트는 사용자 경험의 확장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이것이 결국 좋은 비즈니스가 될 수 있는가도 당연히 고민해야 했죠.

다니엘은 이 지점에서 팟캐스트를 위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봤습니다. 스포티파이는 이미 음악 스트리밍을 통해 광고 기반 무료 이용과 유료 구독을 병행하는 프리미엄(freemium) 모델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었고, 팟캐스트는 그 구조 위에 그대로 확장할 수 있는 콘텐츠 형태였기 때문입니다.

 

한편 마진 구조에서 음악과 팟캐스트는 차이가 있습니다. 음악 스트리밍은 수익의 약 30%를 플랫폼이 가져가고, 나머지를 레이블과 나누는 구조인 반면, 팟캐스트는 크리에이터와의 계약 방식에 따라 분배 구조를 더 유연하게 설계할 수 있습니다. 특히 콘텐츠를 직접 소유하거나, 청취 규모가 커질수록 운영 레버리지(operating leverage)가 생기며 음악 스트리밍보다 더 높은 마진을 만들 수 있기도 하죠.

다만 다니엘은 팟캐스팅이 마냥 더 쉬운 비즈니스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새로운 비용 항목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콘텐츠 조정(moderation) 비용입니다. 음악과 달리, 팟캐스트는 발언과 주장, 사회적 영향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콘텐츠에 대한 더 체계적인 기준과 프로세스를 요구합니다. 겉으로는 고마진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상 변동비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팟캐스트 크리에이터를 위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스포티파이 포 크리에이터(Spotify for Creators)’ 앱(출처: Spotify Newsroom)
팟캐스트 크리에이터를 위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스포티파이 포 크리에이터(Spotify for Creators)’ 앱
(출처: Spotify Newsroom)

그럼에도 스포티파이는 왜 이 길을 갈 수 있었을까요? 다니엘의 답은 꽤 현실적입니다. 광고 비즈니스를 처음부터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대규모 광고 기반 사용자층을 보유하고 있었고, 문제는 ‘광고를 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이를 ‘팟캐스트라는 영역에 어떻게 확장하느냐’였습니다.

이때 다니엘이 강조한 것은, 스스로 광고를 붙이기 어려운 소규모 팟캐스터에게 수익화의 통로를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날 1인 크리에이터가 늘어나고, AI가 제작과 유통의 비용을 낮추는 환경에서 플랫폼의 경쟁력은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누가 콘텐츠를 소유하느냐보다, 누가 수익 구조를 설계하고 크리에이터가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죠. 스포티파이도 이러한 흐름 속에서 팟캐스트 크리에이터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 수익화 방식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 Insight Note

새로운 시장이라고 해서 꼭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구조를 감당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가다.
→ 이미 잘 작동하고 있는 수익 구조나 운영 역량을, 다른 비즈니스 영역에 활용해볼 수 있는 여지는 없을까?

 

 

*이 글은 팟캐스트 Acquired의 다니엘 에크(Daniel Ek) 인터뷰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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