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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지로는 절대 보이지 않는 것들 : 책상을 벗어난 사업개발자들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고객 만족도 4.5점과 준수한 NPS(Net Promoter Score, 순고객추천지수) 점수를 얻었지만, 재구매율은 여전히 정체되어 있고 재방문율과 전환율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절망적인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만족도 4.5점의 역설과 공급자적 관점의 관계

이 역설은 애초에 질문 설정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공급자적 관점에서 ‘우리가 전달하고 싶은 가치’를 중심으로 사고한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제품의 완성도와 내부 평가에 집중한 나머지, 정작 고객이 실제로 느끼는 불편과 기대의 간극을 놓치고 있었던 것이죠.

위기감을 느낀 CEO는 고객을 직접 만나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질문, 대표님이 마지막으로 만난 고객은 누구였나요? 혹시 우리 제품을 사랑하는 충성 고객,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호의적인’ 사용자, 아니면 이미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눈 ‘준비된’ 파트너는 아니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친한 고객의 위로, 러브마크의 달콤한 함정

우리는 본능적으로 러브마크(Lovemark)가 있는 고객을 찾습니다. 고객들은 친절하고, 우리 의도를 알아주며, 건설적인 피드백을 건넵니다. 온라인 설문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설문에 성실히 응답해주는 사람은 이미 우리 브랜드에 일정한 관심과 애정을 가진 이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친한 고객의 세 가지 함정 @GritBD

하지만 비즈니스의 진짜 전장은 '우리를 전혀 모르는 낯선 사람들' 속에 있습니다. 아무런 관계도, 배경지식도, 당사자성도 없는 '차가운 고객(Cold Customer)'들은 예의를 차리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빚진 것이 없기 때문에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고, 가감 없이 진실을 말합니다. 불편하면 즉시 떠나거나 문전박대를 하기도 합니다.

 

차가운 고객 : 낯선이의 냉대에서 나오는 진실

그래서 사업개발자는 책상 밖으로 나섭니다. 온라인 설문이나 정량 데이터로는 결코 포착할 수 없는 ‘시장이 아직 말하지 않은 기회’을 발견하기 위해서죠. 고객의 실제 상황과 감정, 그리고 의사결정의 순간 속에 숫자로는 볼 수 없는 힌트들이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 하나의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TaskRabbit 사례  : 이웃들과의 커피 대화 프로젝트

@TaskRabbit

지금은 온디맨드 홈 서비스 시장(연평균 성장률 80%대)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 task 매칭 플랫폼 TaskRabbit도 2008년 초기 런칭 직후엔 월 평균 거래가 심각할 정도로 낮았습니다. 결국 창업자 Leah Busque는 자리를 박차고 나가 “커피 한 잔 값으로 30분 대화”를 제안하며 무작위로 수십 명의 인터뷰를 시도했습니다.

 

“사람들에게 ’어떤 심부름을 도움받고 싶나요?’라고 물었을 때, 예상과 다른 답이 나왔습니다. ‘개밥 사오기’가 아니라 ‘IKEA 가구 조립’, ‘벽에 선반 설치’ 같은 기술이 필요한 일들이었어요. 사람들은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기술이 없어서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Leah Busque(CEO), 2012 Stanford 강연(링크)


이 현장의 통찰로 서비스를 ‘심부름 경매’에서 ‘기술 매칭’으로 피봇하여 2010 Series A $1.8M(약 21억원)에서 2012 Series B $13M(약 150억원) 투자 유치에 이어 2017 IKEA 인수로 이어졌습니다. 현재는 IKEA 인수 후 200개 이상의 매장에서 가구 조립 서비스를 연계하며 미국 50개 주·유럽 7개국으로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TaskRabbit은 온라인 설문도, 친한 고객도 결코 말해주지 않는 진실을 찾기 위해 ‘관계의 안전지대’를 벗어나 ‘진실의 불편지대’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집요한 관찰과 날카로운 질문을 통해 고객의 언어를 제품의 언어로 치밀하게 번역해냈죠.

 

‘시장이 아직 말하지 않은 기회’를 포착하는 사람들

물론 제품 사용 직후 익명으로 답하는 만족도 조사, 고객센터에 올라오는 날카로운 개선 의견, 구글 애널리틱스의 상세한 이용 패턴들은 모두 소중한 자산입니다. 이 모든 온라인 데이터는 대규모 정량 데이터 수집, 추세와 패턴 파악, 빠른 피드백 확보, 통계적 유의미성을 보여주는 필수적이고 가치 있는 신호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온라인 데이터가 ‘무엇(What)’을 빠르게 알려준다면, 사업개발자는 ‘왜(Why)’와 ‘맥락(Context)’에 숨겨진 의미를 깊이 파악하는 역할을 합니다. 바로 이 점이 미니 CEO로 불리는 사업개발자의 가장 강력한 강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사업개발자의 관점

책상을 벗어나 설문지에서 절대 보이지 않았던 ‘시장이 아직 말하지 않은 기회’를 포착하는 순간이야 말로 성장의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창업자가 제품 개발과 전략 수립에 몰두할 때, 현장으로 나가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사업개발자가 필요합니다. 아니면 지금 하는 것을 잠시 멈추고 창업자가 직접 현장으로 나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1,000개의 온라인 설문 결과보다 고객 30명과 나누는 30시간 대화가 비즈니스를 구할 확률이 훨씬 높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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