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전략이고, 팀이 투자 유치의 언어다. IR자료보다 실제 팀의 행동과 구조가 투자자를 움직인다. B2B 채팅 API로 유니콘이 된 '센드버드'는 처음부터 이 아이템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그들은 '스마일패밀리'라는 커뮤니티 앱의 실패를 겪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그들의 실패가 아닌, 실패를 통해 완성된 '팀의 설계도'에 베팅했다.
최고의 투자 제안은, 잘 설계된 당신의 팀이다
PART 4. 역량론
STARTUP CODEX 22. 투자자를 확신하게 하는 팀은 어떻게 설계되는가?
팀 소개는 슬라이드 한 장이 아니라, 사업 그 자체의 설계도이다
수많은 IR 피칭의 마지막 슬라이드는 언제나 'TEAM'이다. 많은 창업가들이 이 마지막 장표에 팀원들의 화려한 스펙과 경력을 나열한다. 하지만 투자자가 진짜 궁금해하는 것은 그들의 이력서가 아니다. 그들은 묻는다.
"그래서, 이 팀이 정말 이 사업을 해낼 수 있는가?"
아이디어가 아무리 훌륭해도, 시장이 아무리 커 보여도, 결국 투자자는 그 모든 것을 현실로 만들 '사람과 구조'에 베팅한다. 투자자에게 팀 소개는 단순히 누가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전략이 어떻게 실행되고(현재),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으며(구조), 어떻게 확장될 것인지(미래)를 보여주는 가장 압축적인 '사업 설계도'와 같다.
사람이 전략이고, 팀이 투자 유치의 언어다. 슬라이드보다 실제 팀의 행동과 구조가 투자자를 움직인다.
현재의 실행력
이 팀은 지금 ‘문제’를 풀고 있는가?
투자자가 투자 설계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현재 실행 능력'이다. 아무리 청사진이 화려해도, 지금 당장 벽돌 한 장 쌓지 못하는 팀을 신뢰할 수는 없다. 투자자는 과거의 경력이 아니라,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증거'를 본다.
✓ 잘못된 접근
"우리는 이렇게 능력 있는 사람이 모였습니다. 투자받으면 바로 시작할 겁니다."
✓ 올바른 접근
"우리는 이미 이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습니다. 30개 기업을 인터뷰했고, 그중 10곳은 베타테스터로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투자자는 미래의 가능성이 아니라, 이미 시작된 현재의 실행력(Momentum)에 투자한다. "이 팀은 말이 아니라 움직이는 팀이다"라는 확신을 주는 것이 첫 번째 관문이다.
팀의 구조적 깊이
이 팀은 ‘위기’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는가?
현재의 실행력만큼 중요한 것은, 예측 불가능한 폭풍우를 견뎌낼 수 있는 '구조적 안정성'이다. 투자자는 팀의 설계도에서 다음 네 가지를 통해 팀의 깊이를 확인한다.
✓ 실행과 지배의 분리
초기에는 창업가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실행하지만, 팀이 성장하면 역할이 분리되어야 한다. 투자자는 실행팀이 민첩하게 움직이는 동시에, 이사회를 포함한 '거버넌스 레이어'가 장기적인 방향과 리스크를 관리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본다.
✓ 핵심 전문가 그룹 네트워크
위대한 팀은 내부 멤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우리 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외부 자문단(Advisory Board)이나 전략적 파트너는 누구인가? 이는 우리가 스스로의 약점을 인지하고, 외부의 지혜를 빌릴 줄 아는 겸손하고 영리한 팀이라는 증거다.
✓ 다양성과 보완
최고의 팀은 똑같은 천재들의 집합이 아니다. 기술, 영업, 재무 등 각기 다른 전문성과 시각을 가진 팀원들이 어떻게 서로를 보완하며 시너지를 내는가? 다양한 배경을 가진 팀은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에 대응하는 최고의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다.
✓ 문화와 가치
팀 구조의 가장 깊은 곳에는 공유된 가치와 행동 규범이 있다. "이 팀이 2배, 3배 커져도 같은 방향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투자자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팀의 문화 속에서 찾는다.
미래의 확장성
이 팀은 ‘성장통’을 감당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는가?
마지막으로 투자자는 이 팀의 설계도가 미래의 성장을 감당할 수 있도록 '확장 가능하게' 그려져 있는지 확인한다.
✓ 조직 성장의 문제를 자각하고 있는가?
- 팀원 수가 늘면 발생할 의사소통 지연, 책임 모호성, 문화 이탈 등을 인지하고 있는가?
- 대표 자신이 ‘내가 계속 다 할 수 없다’는 현실을 자각하고 있는가?
✓ 확장 가능한 프로세스와 리더십 계층을 구상하고 있는가?
- 중간 리더 육성 계획은 있는가?
- 부서별 책임과 KPI, 성과 관리 시스템에 대한 초안은 있는가?
- 새로운 인력 온보딩 프로세스가 있는가?
✓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새로 가져갈 준비가 되어 있는가?
- 창업자가 ‘모든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것을 포기할 준비가 되었는가?
- 기존의 ‘가족 같은 분위기’를 넘어서 ‘업무 중심의 성과 문화’로 전환할 계획이 있는가?
그들은 창업자가 '모든 것을 직접 해야 하는 영웅'에서, 팀이 스스로 성장하게 만드는 '시스템 설계자'로 진화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본다. 중간 리더 육성 계획, 성과 관리 시스템, 신규 인력 온보딩 프로세스 등 미래 조직도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은, 우리가 미래의 성장통을 예측하고 대비하고 있다는 가장 강력한 신호다.
사례
센드버드(Sendbird)는 어떻게 실패를 최고의 ‘팀 설계도’로 바꾸었나?
B2B 채팅 API로 유니콘이 된 '센드버드'는 처음부터 이 아이템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그들은 '스마일패밀리'라는 커뮤니티 앱의 실패를 겪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그들의 실패가 아닌, 실패를 통해 완성된 '팀의 설계도'에 베팅했다.
1. 현재의 실행력 (증명된 문제 해결력)
센드버드가 투자자에게 보여준 가장 강력한 실행력은 '완성된 제품'이 아니라, '성공적인 피봇(pivot)' 그 자체였다. 그들은 스마일패밀리를 운영하며 겪었던 "채팅 기능을 직접 만드는 것이 너무 어렵다"는 자신들의 고통스러운 문제를 직접 해결해 냈다. 이는 시장 조사가 아닌, 실제 실행을 통해 검증한 가장 확실한 '문제 해결의 증거'였다.
2. 구조적 깊이 (완벽한 보완성과 ‘팀의 외연’)
김동신 대표(비전/사업)와 이상희 CTO(기술)를 중심으로 한 핵심 팀은 완벽한 전문성의 보완성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이 내부 역량에만 머무르지 않고 Y Combinator(YC)라는 세계 최고의 '팀의 외부 전문가 그룹'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YC는 단순한 투자사가 아니라, 그들의 부족한 거버넌스, 리스크 관리, 글로벌 네트워크를 채워주는 가장 강력한 자문단이자 지원군이 되었다.
3. 미래의 확장성 (글로벌 스케일의 설계)
투자자들은 센드버드가 YC에 합류한 것만으로도, 이 팀이 한국 시장에 안주할 팀이 아니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확장할 수 있는 DNA를 가졌다고 판단했다. 그들은 이미 '미래의 성장통'을 예측하고, 세계 최고의 시스템을 통해 확장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투자자들은 '스마일패밀리'라는 아이디어에 투자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실패를 통해 진짜 문제를 증명해 냈고(현재), YC라는 강력한 조력자를 확보했으며(구조), 글로벌로 확장할 의지(미래)를 보여준 '팀의 설계도'에 확신을 가졌던 것이다.
방법론
투자자를 설득하는 ‘팀 설계도’ 만들기
투자자에게 보여줄 IR에서 팀 페이지는 크게 현재, 구조, 미래의 세 파트로 구성된다. 이는 우리가 어떤 팀이고, 얼마나 단단하며, 어디로 갈 것인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청사진이다.
1단계 : 실행력 슬라이드로 현재를 증명하라
[최근 3개월간 우리가 한 일 → 그 결과 어떤 학습을 했는지 → 지금 풀고 있는 문제의 정의 → 향후 1~3개월 내 실행 과제]를 담은 슬라이드로, 우리 팀이 이미 움직이고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2단계 : ‘팀 구조 다이어그램’으로 현재의 깊이를 보여줘라
[핵심 팀원 R&R] - [외부 자문단/파트너] - [의사결정 구조] - [핵심 가치]를 한눈에 보여주는 다이어그램을 통해, 우리 팀이 단순한 인력의 합이 아닌, 잘 설계된 유기체임을 보여줘야 한다.
3단계 : 미래 조직 로드맵으로 확장 가능성을 설계하라
[6~12개월 내 채용 계획 → 중기 조직도 스케치 → 팀 성장에 맞춘 R&R 변화 계획]을 통해, 우리가 미래의 성장통을 예측하고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어, 투자자가 현재가 아닌 미래에 베팅하게 만들어야 한다.
질문
생각을 다시 되묻는 피드백 루프
Q1. 우리 팀 소개는 지금 화려한 ‘스펙’을 나열하고 있는가, 아니면 구체적인 ‘실행의 증거’를 보여주고 있는가?
Q2. 우리 팀의 현재 R&R은, 지금 우리가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와 완벽하게 정렬되어 있는가?
Q3. 우리 팀의 취약점은 무엇이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어떤 외부 자원이나 파트너를 활용할 계획인가?
Q4. 창업가인 나는, ‘모든 것을 직접 하는 영웅’의 역할을 언제, 어떻게 내려놓을 계획인가?
마지막으로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
팀은 투자자에게 멋진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발표자인가, 아니면 그 아이디어가 이미 현실이 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살아있는 설계도인가?
투자자가 사는 것은 사업계획서가 아니다. 그들은 그 계획을 현실로 만들고, 그 이상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바로 '팀의 구조'를 산다.
실패하지 않는 사업의 비밀은 고객을 설정하고 제품을 상품으로 만들어 시장으로 진입하는 일입니다. 아직 이전 아티클을 읽지 않으셨다면 아래 글을 먼저 읽어보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PART 1. Decode the Customer 고객론
Codex 1. 시장에서 우리의 진짜 고객을 정의하고 찾아내기 LINK
Codex 2. 초기 고객 선정, 그물이 아니라 작살을 던져라 LINK
Codex 3. 고객의 진짜 문제, 어떻게 정의하지? LINK
Codex 4. 고객이 여러 명이라면, 어떻게 문제를 정의하지? LINK
Codex 5. 고객 확장을 통한 성장, 어떻게 하지? LINK
Codex 6. 고객 데이타는 '투자결정자산'이다. LINK
PART 2. Engineer the Sellable Product 상품론
Codex 7. 제품과 상품의 차이 모른다면 사업가가 아니다 LINK
Codex 8. 당신의 제품을 '반드시' 팔리는 상품으로 만드는 법 LINK
Codex 9. 'Only One'을 만드는 상품 설계법 LINK
Codex 10. 기술보다 타이밍이 중요한 이유 LINK
Codex 11. 반복되는 매출의 “구조”를 설계하는 법 LINK
PART 3. Engineer the Growth 성장론
Codex 12. 성장과 확장을 위한 시장조사 설계법 LINK
Codex 13. 경쟁자 분석을 통해 스케일업 루트 찾는 법 LINK
Codex 14. 사업화 전략 : 선점, 연계, 확장은 어떻게 설계되나? LINK
Codex 15. 구조적인 성장전략을 설계하는 법 LINK
Codex 16. GTM 전략 - 시장진입 설계 LINK
[Startup Codex 22]
브런치 작가 jaha Kim 님의 동의 하에 콘텐츠를 활용하여 제작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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