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자가 환장하는 위너테이크 올 모델
· 왜 미국 VC는 승자독식에 미쳐있는가.
· 왜 미국 시장은 한 번 1등이 나오면 되돌릴 수 없는가
· 오히려 위험해 보이는 시장을 선점해야 하는 이유.
미국 투자자, 그중에서도 실리콘밸리의 투자자는 유독 Winner-Take-All 모델에 열광한다. 단순히 성장 속도가 빠르거나 IR이 예뻐서(?) 때문이 아니라, 이 투자 Thesis는 미국 컨슈머 심리, 시장 설계 방식, 그리고 벤처 자본주의의 인센티브 구조가 한 번에 엮여 있기 때문이다.
최근 YC가 B2C에 투자를 넓히는 동향과도 일치하는데, 결론부터 얘기하면, 현 Ai 시대, 그러니까 Ai 보급화로 컨슈머/엔터프라이즈 시장개편이 대대적으로 이뤄지는 때엔 더더욱 위너테이크 올을 이해하는 팀들이, 가장 빨리 돈을 모으고, 가장 적은 리스크로 크게 성장할것으로 예측된다.
1️⃣ 왜 미국 투자자는 승자독식 구조에 열광하나?
VC에게 가장 치명적인 리스크는 애매하게 잘하는 회사다. 빠르게 패배가 정해지지 않고, 빠르게 승자가 정해지지도 않는 팀. 연 20~100% 내외로 성장하는 애매한(?) 포트폴리오들의 투자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게 위너테이크 올 이다. 왜 일까?
먼저 Winner-Take-All 프레임워크가 성립되려면,
A) 시장이 강한 네트워크 효과를 갖고 있고
B) 공급자/수요자 어느 한쪽의 집중도가 높으며
C) 전환 비용(Switching Cost)이 점점 커지는 구조를 가져야 한다.
이 경우, 자연스럽게 한 회사가 모든 시장 점유율을 가져가는 현상이 발생한다.
좀더 풀어보자,
2️⃣ 왜 미국 시장은 한 번 1등이 나오면 되돌릴 수 없는가?
미국 시장에서 한 번 1등이 나오면 되돌릴 수 없는 이유는 시장 구조 자체가 리더 강화 메커니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미국은 단일 언어·단일 결제·통일된 규제 환경을 가진 초대형 단일시장이다. 비슷한 인구수의 지역들, 예컨대 동남아 또는 극동 아시아 처럼 지역별로 나뉘지 않기 때문에 초기 1등이 대륙 규모로 확장하는게 수월하다. 여기에 나아가, 미국은 트렌드 변환 속도가 느리다. 현지 라디오 채널만 들어봐도 무슨 말인지 알거다. 미국은 지리적으로 광범위하고 각각의 지역이 구축한 세계/문화관이 뚜렷해, 일단 자리잡은 1위가 특정 트렌드로 대체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 느린 속도는 역설적으로 초기 1등에게 강력한 방어막을 만들어준다. 여기에 더해, 미국 시장내 선점자가 확보한 고객 1명의 가치(LTV)가 한국·아시아 등 그 어떤 지역보다 훨씬 크다. 미국은 Price Sensitivity도 낮아 1등이 프리미엄 가격을 책정해도 수용된다.
둘째, 미국 기업의 IT 도입 속도는 빠르지만 한 번 도입하면 전환 비용이 극단적으로 높다. 왠만하면 그냥 쓴다. 소프트웨어 스택이 복잡하기에 후발주자가 조금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갈아타기 어렵다.
셋째, 미국의 파트너 생태계-리셀러, MSP, 채널 파트너등은 1등 솔루션을 중심으로만 움직인다. 이들은 이미 시장 점유율이 높은 제품만 팔기 때문에 1등은 더 커지고 후발은 기회 자체를 잃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미국 VC 자본은 리더 쏠림이 심해 초기 1등 후보가 보이면 자본이 폭발적으로 몰린다. VC 자본으로 밀어주면 단순 미국 시장 넘어 글로벌 시장을 재패하는 플레이북을 여러번 입증했기에, 절대 무시할수 없다.
결국 위 네 가지의 미국에 특화된 장단점들이 결합되기에, 미국 시장은 설계 자체가 승자독식이며, 한 번 형성된 1등이 구조적으로 잘 뒤집히지 않는 세계유일무의한 성격을 띈다.
3️⃣ 왜 오히려 위험해 보이는 시장을 선점해야 하는가?
“If it doesn’t look risky, it’s already too late.” - 실리콘밸리의 맨트라를 가장 잘 설명하는 문장중 하나인데, 한국 창업자들은 시장 위험을 낮추는 데 시간을 쓴다. 미국 창업자들은 시장 위험을 있는 그대로 먼저 껴안고, 선점 위험을 줄이는 데 시간을 쓴다. 둘다 장점이 있겠지만, 이런 사고의 차이는 위너테이크 올 모델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후반으로 갈수록, 한국 파운더들의 뒷심 설득력이 많이 갈리는 것이다.
위험해 보이는 시장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 경쟁자가 아직 관심을 덜 가졌고
· 규칙이 정해져 있지 않아
· 초기 사용자들이 빠르게 붙는다
· 그리고 선점자가 규칙을 만든다
이런 장점들은 미국 VC에게 최고의 시나리오로 작용한다. 고로, “리스크가 크다 = 남이 아직 뛰어들지 않았다.”가 성립되며, 초기 투자자는 여기서 기하급수적인 차익을 얻는다. 매우 특화된 시장에, 초기 사용자가 100명만 있어도 행동 데이터가 빠르게 정형화되어, “이 팀이 시장을 정의할 수 있다”는 판단이 아주 명료하게 선다.
Winner-Take-All을 어떻게 설계해야 할까?
· 우리가 지금 파고드는 문제는 네트워크 효과가 생기는 구조인가?
· 초기 100명만 확보해도 단단한 모멘텀이 생기는가?
· 후발주자가 따라올 수 없는 진입장벽은 어떤 행동 데이터에서 만들어지는가?
· 우리 제품의 전환 비용을 꾸준히 높일 계획은 무엇인가?
등을 고민해보자.
결론.
VC업은 확률을 사는것이다. 그런데 위너테이크 올 모델은 확률 계산을 아주 단순하게 만든다는 장점이 있다. “이 팀이 빨리 선점만 하면, 나머지는 알아서 굴러간다.” 라는 간단한 로직인건데, 이런 단순한 구조의 사고흐름이 투자자의 의사결정 속도를 폭발적으로 가속시키는 식이다.
많은 파운더가 이 모델을 빅테크나 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해 스스로 배제한다. 그러나 오히려 작은 조직이 가진 민첩함, 초집중력, 좁은 문제 정의 능력이 역설적으로 승자독식 모델의 핵심이기 때문에, 초기 스타트업일수록 위너테이크 올을 더 적극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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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San Francisco Night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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