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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 Codex 22] Codex 14. 구조적인 성장전략을 설계하는 법

초기 성공은 탁월한 제품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장기 성장은 제품을 넘어 비즈니스 시스템을 설계하는 역량에서 나온다. 많은 창업가가 ‘더 나은 기능’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장의 흐름을 설계하는 경영자로 성장하지 못한다. 진짜 성장은 “좋은 제품”을 넘어 “확장 가능한 사업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PART 3.  성장론 Engineer the Growth
: Building Scalable Structures, Not Just Launches

 

성장은 양조 기술이 아니라, 와이너리 경영학이다

초기 시장에서 성공한 스타트업은,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은 한 병의 '명작 와인'을 만들어낸 젊은 와인메이커와 같다. 그 성공은 짜릿하다. 하지만 수많은 와인메이커들이 단 하나의 성공적인 빈티지에 머물 뿐, 세대를 이어가는 위대한 '와이너리'를 경영하는 데는 실패한다.

진정한 스케일업은 한 병의 와인이 아니라, 와이너리 전체의 가치를 키우는 것

성장이 멈추는 이유는 간단하다. 더 좋은 포도를 기르고, 더 나은 오크통을 쓰는 등 '양조 기술(기능 개선)'에만 집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정한 성장은 단순히 더 맛있는 와인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비즈니스의 다음 흐름을 설계하는 와이너리 경영학의 영역이다.

하나의 훌륭한 와인이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더 비옥한 포도밭(고객 기반 확장), 새로운 품종의 블렌딩(상품 포트폴리오 확장), 그리고 새로운 땅으로 나아갈  수출 전략(새 시장을 위한 새로운 상품 확장)이다.

단순히 더 많은 고객을 유입시키는 게 아니라, 더 많은 맥락에서 작동하는 성장 모델을 만드는 것이 확장 전략의 본질이다.

 

 

와이너리 성장의 청사진 

앤소프 매트릭스(Ansoff Matrix)

성장은 무작정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네 가지 방향으로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경영학의 고전인 '앤소프 매트릭스'는 와이너리가 어떤 성장 경로를 택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완벽한 청사진이다. 스타트업은 이 청사진 위에서, 지금 우리 와이너리에 가장 필요한 성장 전략이 무엇인지 선택해야 한다.

@GritBD

✓ 시장 침투
우리 와이너리의 단골 고객에게 기존 와인을 더 많이 팔기 위해 '와인 클럽'을 만드는 것.

✓ 제품 개발
단골 고객의 다른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화이트 와인'이나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하는 것.

✓ 시장 개발
성공한 우리의 레드 와인을 '해외 시장'에 처음으로 수출하는 것.

✓ 다각화
해외 시장을 겨냥하여 완전히 새로운 '위스키'를 생산하는 것.

 

① 포도밭을 깊게 가꾸기

고객 기반 확장 : 시장 침투

위대한 와인은 위대한 토양, 즉 테루아(Terroir)에서 나온다. 성장의 가장 안정적인 출발점은 새로운 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 와이너리의 근간이 되는 포도밭(기존 고객)을 더 깊고 비옥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고객 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고객과의 관계를 깊게 하여 LTV(고객 생애 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100명의 일반 고객보다, 매년 우리 와인을 박스째 구매하는 10명의 열성 팬이 와이너리의 더 단단한 기반이 된다.

 

② 새로운 와인을 빚기

상품 포트폴리오 확장 : 제품 개발

하나의 뛰어난 레드 와인만으로는 모든 고객의 저녁 식사를 책임질 수 없다. 고객은 결국 "그 와이너리의 다른 와인은 없어?"라고 묻는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상품 포트폴리오 확장, 즉 새로운 품종을 블렌딩 하여 새로운 와인을 빚어내는 전략이다. 이는 이미 우리 와이너리를 신뢰하는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안하여, 추가적인 매출을 일으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위로 뻗기 : 계층 확장
같은 포도로 더 오랜 숙성을 거친 '리제르바'나 '그랑 리제르바' 와인을 출시한다.

옆으로 뻗기 : 보완 확장
레드 와인을 좋아하는 고객에게 어울리는 화이트 와인이나 로제 와인을 제안한다.

경험의 확장 : 서비스
와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치즈 플래터, 와이너리 투어, 와인 클래스 등 경험 상품을 판매한다.

 

③ 새로운 땅에 포도나무를 심기

시장과 고객 확장 : 시장 개발

@GritBD

우리의 와인이 한 지역에서 성공을 거두었다면, 이제 우리의 성공적인 양조법(성공 공식)을 새로운 땅으로 전파할 차례다. 이는 검증된 우리의 사업 구조를 새로운 시장이나 고객에게 ‘복제’하고 ‘이식’하는, 확장 전략의 최종 단계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유지하고(양조 철학), 무엇을 조정할지(현지화) 전략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우리의 핵심 가치는 유지하되, 현지 시장의 문화와 채널에 맞게 유연하게 조정해야 한다.

 

 

사례.

‘오늘의 집’은 어떻게 인테리어의 테루아를 찾아냈나?

성공적인 확장은 이 세 전략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오늘의 집'은 이 과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

@오늘의집

그들은 "인테리어에 진심인 사람들"이라는 명확하고 열정적인 초기 고객 기반(포도밭)을 커뮤니티 형태로 단단하게 구축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이후, 커뮤니티 콘텐츠에 등장하는 가구와 소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스토어' 기능을 연동하여 상품 포트폴리오(새로운 와인)를 자연스럽게 확장했고, 이는 폭발적인 거래액 성장으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인테리어의 전 과정을 책임지기 위해 이사, 시공, 수리/설치 등 서비스 영역으로 진출하며 새로운 시장(새로운 땅)을 성공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이처럼 '오늘의 집'은 고객-상품-시장을 넘나드는 다차원적 확장 설계를 통해 성장을 반복 가능한 시스템으로 만들었다.

 

 

방법론 

위대한 와이너리를 만드는 3단계 경영법

1단계 (포도밭)

당신의 ‘테루아(Terroir)’를 정의하고 깊게 파고들어라.

모든 위대한 와인은 그 와인을 탄생시킨 고유의 땅, 즉 테루아에서 시작된다. 우리 사업의 테루아는 바로 우리의 핵심 고객 기반이다. 이 단계의 목표는 단순히 고객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와이너리의 가장 충성스러운 팬을 만들고 그들의 가치를 극대화하여, 어떤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단단한 땅을 만드는 것이다.

실행 1: 토양 성분을 분석하듯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라. 단순히 전체 고객의 평균 데이터를 보지 마라. 월별 가입자 그룹(코호트)을 나누어 어떤 빈티지의 고객들이 우리 와인을 가장 오래, 그리고 가장 많이 소비하는지 분석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 와이너리의 맛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고객 그룹(ICP, 이상적 고객 프로필)이 누구인지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

실행 2: 단골을 위한 ‘와인 클럽’을 만들어라. 가장 충성스러운 고객들에게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신규 빈티지 와인을 가장 먼저 맛볼 기회, 와인메이커와의 디너,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는 멤버십 프로그램을 통해 그들을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와이너리의 앰버서더로 만들어야 한다. 이는 LTV(고객 생애 가치)를 극대화하고, CAC(고객 획득 비용)를 낮추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실행 3: 포도나무의 건강 상태를 계속 진단하라. 고객이 왜 우리 와인을 계속 마시는지, 혹은 왜 떠나는지 정기적으로 피드백을 수집하고 분석해야 한다. NPS(순추천지수) 조사나 1:1 인터뷰를 통해 우리 포도밭의 건강 상태를 계속 진단하고, 병충해(문제점)를 조기에 발견하여 해결해야 한다.

 

 

2단계 (블렌딩) 

단골의 ‘다음 잔’을 위한 새로운 와인을 개발하라.

하나의 훌륭한 와인에만 의존하는 와이너리는 결국 시장의 변화에 도태된다. 성공적인 와이너리는 기존 단골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그들의 다음 취향을 만족시킬 새로운 와인을 끊임없이 선보인다. 이 단계의 목표는 상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여 고객 여정 전체를 우리 와이너리 안에 묶어두는 것이다.

실행 1: 고객의 ‘다음 저녁 식사’를 상상하라. 우리의 레드 와인을 구매한 고객이 다음에는 어떤 음식을 먹을까? 생선 요리를 먹는 날에는 어떤 화이트 와인이 필요할까? 고객 여정 맵(Customer Journey Map)을 그려, 우리의 첫 상품 이후 고객이 겪게 될 ‘다음 문제’나 ‘다음 욕구’를 예측하고, 그 빈틈을 채울 수 있는 새로운 상품 라인업을 기획해야 한다.

실행 2: 다양한 품종을 ‘블렌딩’하여 가치를 높여라. 단순히 새로운 와인을 추가하는 것을 넘어, 기존 와인과의 시너지를 고려해야 한다.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함께 구매할 때 할인 혜택을 주거나(크로스셀링), 더 오랜 숙성을 거친 프리미엄 라인(업셀링)을 제안하는 등, 고객이 자연스럽게 더 많은 가치를 경험하고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만드는 상품 구성을 설계해야 한다.

실행 3: 와인과 함께 ‘경험’을 팔아라. 고객은 와인만 마시는 것이 아니다. 와인과 함께하는 경험 전체를 소비한다. 와인과 어울리는 치즈 플래터, 와이너리 투어, 와인 클래스 등 서비스 상품을 개발하여, 우리 와이너리를 단순한 양조장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시켜야 한다.

 

3단계 (수출)

당신의 양조법을 새로운 땅에 ‘복제’하라.

우리만의 테루아에서 성공적인 양조 철학이 확립되었다면, 이제 그 성공 공식을 새로운 땅으로 전파할 차례다. 이 단계의 목표는 검증된 우리의 사업 모델을 새로운 시장이나 고객에게 성공적으로 ‘복제’하고 ‘이식’하여, 와이너리의 규모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것이다.

실행 1: 우리 와인이 통할 ‘새로운 테루아’를 찾아라. 완전히 다른 입맛을 가진 시장에 무작정 진출하는 것은 위험하다. 우리 와인의 맛과 스토리를 좋아할 만한, 기존 고객과 유사한 취향이나 문화를 가진 인접 시장(Adjacent Market)을 먼저 식별해야 한다. 시장의 크기보다, 우리 양조법의 성공 확률이 높은 곳이 우선이다.

실행 2: 양조 철학은 지키되, 라벨은 현지화하라.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때, 와인의 본질적인 맛과 품질(핵심 가치)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하지만 와인 라벨의 언어, 디자인, 마케팅 메시지(현지화)는 그 시장의 문화와 채널에 맞게 유연하게 조정해야 한다. 본질은 지키되, 표현 방식은 시장에 맞춰야 한다.

실행 3: 현지의 ‘소믈리에’와 파트너가 돼라. 새로운 시장을 우리 힘만으로 개척하기는 어렵다. 현지 시장을 가장 잘 아는 레스토랑, 와인샵, 평론가 등 로컬 파트너(Local Partner)와 협력하여 그들의 신뢰를 빌리고, 유통망을 확보하여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

 

 

질문

생각을 다시 되묻는 피드백 루프

Q1. 우리 사업은 지금 새로운 고객(속도)과 기존 고객(지속성) 중 어디에 더 집중해야 하는 단계인가?

Q2. 우리 고객은 우리 상품을 한 번 사고 떠나는가? 떠난다면, 그 이유는 ‘다음 빈티지가 없어서’가 아닌가?

Q3. 우리의 성공적인 사업 구조를, 거의 그대로 복제하여 적용할 수 있는 다음 시장은 어디인가?

Q4. 우리는 지금 '이 와인을 더 팔 수 있을까?'를 묻고 있는가, 아니면 '이 와이너리의 명성을 더 넓게 펼칠 수 있을까?'를 묻고 있는가?

 

 

마지막으로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

“당신은 한 해의 빈티지에 만족하는 와인메이커인가, 아니면 세대를 이어가는 와이너리를 꿈꾸는 경영자인가?”

한 병의 명작 와인은 장인의 솜씨로 탄생하지만, 위대한 와이너리는 비즈니스 설계의 결과다. 제품을 넘어, 사업 전체를 넓힐 때 비로소 진짜 스케일업이 시작된다.

 

 

 


 


실패하지 않는 사업의 비밀은 고객을 설정하고 제품을 상품으로 만드는 일입니다. 아직 고객론 상품론을 읽지 않으셨다면 아래 아티클을 먼저 읽어보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PART 1.  Decode the Customer 고객론

Codex 1. 시장에서 우리의 진짜 고객을 정의하고 찾아내기 LINK

Codex 2. 초기 고객 선정, 그물이 아니라 작살을 던져라 LINK

Codex 3. 고객의 진짜 문제, 어떻게 정의하지? LINK

Codex 4. 고객이 여러 명이라면, 어떻게 문제를 정의하지? LINK

Codex 5. 고객 확장을 통한 성장, 어떻게 하지? LINK

Codex 6. 고객 데이타는 '투자결정자산'이다. LINK

 

PART 2.  Engineer the Sellable Product 상품론

Codex 7. 제품과 상품의 차이 모른다면 사업가가 아니다 LINK

Codex 8. 당신의 제품을 '반드시' 팔리는 상품으로 만드는 법 LINK 

Codex 9. 'Only One'을 만드는 상품 설계법 LINK 

Codex 10. 기술보다 타이밍이 중요한 이유 LINK

Codex 11.  반복되는 매출의 “구조”를 설계하는 법 LINK

 

[Startup Codex 22] 

브런치 작가 jaha Kim 님의 동의 하에 콘텐츠를 활용하여 제작 되었습니다.

jaha Kim 님의 다른 콘텐츠가 궁금하다면 하단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jaha Kim의 브런치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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