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46회 청룡영화상은 박정민-화사 케미로 화제가 됐지만, 정작 영화 산업의 본질을 놓쳤다는 비판도 거세다.
2. 영화평론 채널 '엉준'이 이번 시상식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꼬집었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 143만, 댓글은 9,247개 달렸으며, 지난 대비 1,380% 상승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공감을 얻고 있다.
3. 핵심 비판은 이렇다. 촬영상, 편집상, 각본상, 기술상, 미술상, 음악상 등 6개 분야를 '스태프상'이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려 진행했다. 수상자 전원을 VCR 사전 녹화로 처리하며, 무대 위로 단 한 명도 부르지 않았다.
4. 미술상이라면 어떤 장면 덕분에 수상했는지 보여줘야 한다. "올해 내가 본 영화에서 저런 장면 때문에 미술상을 받았구나"라는 정보를 줄 수 있고, 영화 산업을 꿈꾸는 어린 친구들에게 미래의 지향점이 될 수도 있다.
5. 하지만 이번 시상식은 관련 장면을 보여주지 않고, 영화 포스터만 1초 띄우고, 사전 녹화 방식으로 스탭 수상자를 발표했다. 반면 영화과 무관한 가수들의 공연에는 훨씬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6. 오스카는 다르다. 각본상 시상 때 실제 대본과 영화 장면을 교차해 보여주고, 벤 스틸러가 특수분장을 한 채 등장하는 식으로 기술직의 가치를 조명한다. 댓글에서도 "오스카는 사실 스태프들을 축하하는 자리"라는 반응이 달렸고, 실제 현장에서 일했던 스태프들의 불공정한 경험담, 배우 몸값에 대한 이야기, 디자인 등 다른 업계의 일화까지 쏟아졌다.
7. 이 논란이 유독 크게 번진 이유가 있다. 2021년 이과장의 '좋소기업' 콘텐츠 이후, MZ세대의 노동 환경에 대한 감수성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8. 최근 논란이 된 유튜버의 사무실 환경 문제도 같은 맥락이며, 슈카월드가 다룬 임금 체불 이슈도 마찬가지다. 2024년 한국의 임금 체불액은, 제조업과 건설업 중심으로, 역대 최초로 2조 원을 돌파했다고 한다.
9. MZ세대는 '가족 같은 분위기'를 원하지 않는다. 근로기준법에 입각한 정확한 계약과 보상을 원한다. 전 세계적으로 Z세대가 동료와 연봉을 공유하는 현상도, 회사가 독점한 정보 비대칭을 깨고 협상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이다. 국내에서 블라인드 같은 익명 커뮤니티가 활성화된 것도 이런 투명성에 대한 갈증을 보여준다.
10. 결국 콘텐츠란 시청자의 심리가 투영된 것이다. 대부분의 일이 '협업'인 시대, 한쪽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방식은 박탈감을 줄 수밖에 없다. 내가 회사에서 겪는 불공정이, 화면 속에서도 똑같이 재현되는 순간 시청자는 등을 돌린다.
11. 해법은 있다. 채널십오야처럼 스태프들과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가거나, 강민경처럼 영상 오프닝에 함께 만든 이들을 언급하는 방식이다.
12. 과정의 투명성과 정당한 인정, 그것이 이 시대 MZ세대가 요구하는 공정함의 본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