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프로덕트 #트렌드
당신이 아는 마케팅은 틀렸을 수 있습니다

“충성 고객을 더 만들면 매출이 오른다”는 말을 우리는 너무 오래 믿어왔습니다.
하지만 니치 브랜드가 충성도가 높아 보이는 이유조차 ‘모수가 작아서’일 뿐입니다.
단 하나의 진실은 성장은 점유율·도달·침투율이 함께 움직인다는 점입니다.
끝까지 읽으면 당신 브랜드의 성장이 왜 멈췄는지 선명하게 보일 것입니다.

세리자와 렌은 마케팅 연구의 재현율이 20~40% 수준에 머문다는 현실에서 출발합니다. 전통 프레임워크(4P·STP)가 무용하다는 뜻은 아니지만, 2000~2020년대에 축적된 행동 데이터와 패널 연구가 통념을 수정해 왔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요지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점유율과 충성도는 함께 움직인다

니치 브랜드의 충성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보이는 이유는 母수(고객 기반)가 작기 때문입니다.

둘째, 매출의 결정적 원천은 소수의 팬이 아니라 라이트 유저와 비사용자다.

결과는 변수에 흔들리니,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의사결정의 질뿐입니다. 이 책은 “좋은 결과를 보장하는 비법”이 아니라, 불확실성 속에서 재현 가능한 선택을 반복하는 법을 다룹니다.

성장의 원천: ‘신규 vs 핵심’의 이분법

“신규 고객 확보는 유지보다 5배 비싸다”는 문구는 현실을 과도하게 단순화합니다. 카테고리 구조, 유통 장벽, 제품 복잡도에 따라 장기 고객 관리가 더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고객 이탈은 경기·경쟁·유통·카테고리 교체주기 등 구조적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책이 강조하는 지점은 분명합니다. 분모(고객 기반)를 키우면 유지율은 개선됩니다. 큰 탑은 자체 중량으로 안정되듯, 기반이 커질수록 유지가 쉬워지는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따라서 성장은 “신규냐, 핵심이냐”가 아니라 침투율을 넓히면서 빈도를 다지는 ‘동시의 문제’입니다. 초기에는 인지와 도달로 문을 열고, 구매 리듬이 형성될 무렵에는 CRM·퍼포먼스로 마찰을 줄여야합니다. 이 순서는 신념이 아니라 관측된 행동 패턴에서 도출된 결과입니다.

20:80 신화 해체

단기 관측에서 상위 20%가 차지하는 매출은 흔히 50~60%대에 머무릅니다. 게다가 상위 20% 가운데 절반은 다음 해 이탈합니다. ‘헤비유저라서 자주 산다’기보다, 그 시기에 자주 산 사람을 헤비유저라고 부른 결과일 때가 많습니다. 5년처럼 긴 기간을 보면 파레토 비율이 높아질 수 있으나, 브랜드를 키우는 실질적 힘은 광범위한 라이트층의 반복적인 소액 구매 누적입니다. 특히 소형 브랜드일수록 라이트 유저의 비중과 매출 기여도가 큽니다. 이 통찰은 타깃 축소와 정밀 타게팅 집착이 왜 성장을 정체시키는지 설명합니다. 폭넓은 도달과 상기 경로 확장이 없으면 분모가 늘지 않고, 분모가 늘지 않으면 빈도 증대도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레퍼토리 시장과 구독 시장: ‘가용성’이 먼저

대부분의 소비재는 레퍼토리 시장(여러 브랜드를 번갈아 구매하는 구조)에 가깝습니다. 강력한 선호보다 상황·접근성·기억의 흔적이 구매를 좌우합니다.

책은 이 시장에서 정신적 가용성(머릿속 점유)물질적 가용성(실제 접점)을 키우는 장기 브랜딩 60 : 단기 전환 40의 균형을 제안합니다.

반면 구독·갱신형·계약형 카테고리는 전환 장벽이 높아 장기 축적의 비중이 더 커집니다. 두 시장 모두에서 핵심은 도달의 폭과 상기 경로의 촘촘함, 그리고 구매 순간의 마찰 최소화입니다.

태도냐 행동이냐: 경험이 태도를 만듭니다

AIDA처럼 태도 변화를 전제로 한 모델은 분명한 설명력을 지니지만, 현실에서는 행동→태도의 역방향이 자주 관측됩니다. ‘구매 의향’은 미래의 약속이라기보다 과거 경험의 그림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책은 빠른 경험 제공(샘플·트라이얼·번들·체험 기회)을 권합니다.

일단 사용 경험이 형성되면 태도는 자연스럽게 정렬되고, 기억의 단서(브랜드·패키지·장면)는 다음 구매를 촉발하는 상기 스위치가 됩니다. NPS 역시 사후 상관관계를 설명할 수는 있어도 성장을 선행 예측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실무에서는 ‘좋아하게 만들기’보다 ‘한 번이라도 쓰게 만들기’라는 최소 과제를 계획하시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카테고리 엔트리 포인트(CEP): 상기를 설계

책이 제안하는 가장 실천적인 개념은 CEP(Category Entry Points)입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 때문에 우리 브랜드가 떠오르는가”를 언어·장면·오브젝트로 정형화하는 작업입니다. 평균적인 강한 브랜드는 여러 개의 CEP를 운용하며, 하나의 강력한 포지셔닝보다 얕고 넓은 여러 포지셔닝의 겹이 실제 구매를 더 잘 돕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리트리벌 디자인입니다. 광고·패키지·채널 경험에 상황 단서(시간·장소·동반 행동·감정)를 의도적으로 심어두는 방식입니다. 예컨대 “출근 전 5분 정리”, “비 오는 날 따뜻한 한 잔”, “야근 후 단백질 간식” 같은 표현은 단순 수사가 아니라 기억을 호출하는 트리거입니다. CEP가 늘어날수록 우리가 불리는 순간이 많아지고, 그만큼 라이트·비고객의 진입 가능성도 커집니다.

차별화보다 ‘현저성’: 볼륨과 마진의 역할을 구분

차별화는 필요하지만, 볼륨은 상기성과 도달이 만듭니다. 책은 볼륨을 키우는 힘(상기성 > 의외성 > 차별성)마진을 키우는 힘(차별성 > 의외성 > 상기성)을 구분합니다.

대중 브랜드는 침투율↑, 빈도↓의 구조, 틈새 브랜드는 침투율↓, 빈도↑의 구조를 보이곤 하지만, 성장의 분기점은 언제나 침투율입니다.

침투율이 3~4%p 오를 때 충성도는 약 1%p 뒤따르는 경향은, 충성도가 원인이라기보다 결과임을 시사합니다. 따라서 순서는 “깊게 팔기”가 아니라 “넓게 만든 뒤, 그다음에 깊게”입니다. 규모가 커질수록 프리미엄·차별화의 레버가 제대로 작동합니다.

가격과 프로모션 : 가격보다 맥락

“가격 10% 인하 → 판매 25% 증가”와 같은 도식은 카테고리·브랜드 규모·구매 맥락에 따라 성립 여부가 크게 달라집니다. 특히 레퍼토리 시장에서 프로모션은 대체로 정가 구매를 앞당기는 효과에 그치고, 장기적으로 가격 민감도를 높입니다. 그 결과 브랜드 구축에는 무효 혹은 역효과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가격을 덜 강조하고 맥락·경험을 강조할수록 민감도는 낮아지는 경향이 관찰됩니다. 라이트·비고객의 유입을 원하신다면 가격 신호보다 상기·접점을 우선순위에 두시는 편이 효과적입니다. 소형 브랜드일수록 탄력성이 커서 가격 실험의 폭이 크게 보이지만, 그만큼 브랜드·유통·경험 설계로 민감도를 낮출 여지도 큽니다.

포트폴리오와 신제품: SKU를 늘리기보다 유통

신제품의 절반은 2년을 버티지 못합니다. 초기 구매자도 대개 기존 브랜드의 고객입니다. 승부처는 유통·접점 확보에 있습니다. 잘되는 신제품은 4분기 내 기존 SKU와 유사한 침투·재구매율을 보이고, 실패하는 SKU는 2분기 반짝 후 급락합니다. SKU 확장은 “다른 고객을 MECE하게 잡는다”는 기획 의도와 달리, 현장에서는 중복과 복잡도 비용(생산 비용 25~45% 증가)을 동반합니다. 책은 주력 제품 중심의 운영을 일관되게 옹호합니다. 소비자는 ‘새로워서’가 아니라 ‘기억나서’ 구매합니다. 주력에 집중하여 상기 경로를 두껍게 만드는 편이, 얇게 넓힌 SKU 다발보다 성과 분산과 비용 리스크를 줄입니다.

광고의 역할: 폭락 방지 장치

광고를 꺼도 첫 해는 관성으로 견딜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예산을 절반으로 줄였다가 원상복구하려면 수년에 걸친 복원 비용이 듭니다. 광고는 단기간 폭발을 보장하는 기계가 아니라, 하락을 완충하는 안전망에 가깝습니다. 또한 도달 축소의 비용은 절대적입니다. 리치를 1/2로 줄이면 필요 성과가 2배, 리치가 20% 수준이면 4배의 성과가 필요합니다. 익숙한 카테고리에서는 낮은 빈도·긴 기간의 노출이, 낯선 카테고리에서는 높은 빈도 집중이 더 합리적입니다. “정밀 타게팅만으로 효율을 올리겠다”는 접근은 라이트·비고객의 대다수를 놓치는 기회비용을 과소평가하기 쉽습니다.

불황, ROI: 효율만 보면 성장이 죽는다

불황이라고 광고 탄력성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모두가 줄일 때 유지·증액한 브랜드가 이후 회수합니다. 책은 ROI 집착의 함정을 지적합니다. 성과는 지연되어 나타나며, 채널별 측정 편향도 큽니다. 유료 디지털은 과대평가, 브로드캐스트는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수확체감 구간에서는 “ROI는 낮아지지만 이익은 커지는” 역설이 발생합니다. 많은 조직이 ROI를 방어하려다 절대 이익을 줄이는 과소투자를 반복합니다. 질문은 “ROI를 지키는가”가 아니라 “이익을 극대화하는가”여야 합니다. 그 관점에서 보면, 불황기는 상대적 소음이 낮고 CPM이 하락하는 시기로, 장기 자산을 더 저렴하게 축적할 기회가 됩니다.

브랜드 이미지와 포지셔닝: 원인이 아니라 결과

책은 브랜드 이미지를 점유율·침투율의 함수로 봅니다. 다수의 소비자는 브랜드 간 차이를 둔감하게 인식합니다. “우리만의 독자적 포지션”이라는 신화는 매혹적이지만, 성공 사례 다수는 단일 포지션의 천재성이 아니라 여러 맥락에서 얕고 넓은 포지셔닝의 누적으로 설명됩니다. 소비자는 카테고리의 지식 구조 위에서 먼저 상기되는 것을 구매합니다. 따라서 실무의 우선순위는 “얼마나 다른가”가 아니라 “얼마나 자주, 얼마나 많은 문맥에서 불리는가”입니다. 이때 CEP와 리트리벌 디자인은 이미지—기억—행동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맺음말: 라이트유저가 오면, 충성은 따라옵니다

이 책은 마케터에게 불편하지만 피할 수 없는 진실을 전합니다. 성장의 원천은 ‘팬을 더 열광시키는 법’이 아니라 ‘비사용자와 라이트가 우리를 더 자주 떠올리게 하는 법’입니다.

도달의 폭, 상기의 경로, 구매 순간의 마찰

세 가지를 늘리면 빈도는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이미지와 충성은 결과로 따라옵니다.

신제품의 성패는 유통과 접점에서 갈리며, 가격·프로모션은 장기 가치를 갉아먹을 수 있고, 광고의 임무는 폭발보다는 붕괴를 막는 일에 가깝습니다. 불황은 오히려 기회가 됩니다.

결국 우리가 매일 해야 할 일은 거창한 차별성의 수사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구매하는 ‘그 순간’에 우리를 불러내는 단서를 한 개라도 더 박아 넣는 일입니다. 그것이 ‘마케팅한다는 착각’을 벗겨내고, 재현 가능한 성장의 문법을 실무로 연결하는 가장 현실적인 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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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과니아 gongysd · Grow Hacker

풀스택 마케터 파타과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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