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 연구팀에 따르면, 기온이 오를수록 사람들은 여행 결정을 주저하게 된다고 해요. 아이러니한 건 지구가 더워지면서 여름은 길어지고, 겨울은 짧아져서 여행할 수 있는 계절은 늘어났는데, 정작 여행하려는 마음은 줄어든다는 거예요. 멕시코 연구팀은 앞으로 여행업계의 피크 시즌이 통째로 바뀔 것이라 내다봤어요. 방학·휴가 같은 전통적인 일정이 힘을 잃고, 긴 휴가 대신 짧은 여행을 여러 번 가는 패턴이 대세가 될 거라는 얘기예요. 너무 덥고, 너무 붐비는 성수기 대신, 날씨가 온화하고 사람이 적은 시기로 발길이 옮겨지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요즘 여행업계가 눈독 들이는 게 있어요. 바로 봄·가을 숄더 시즌(Shoulder Season)이에요. 한때는 비수기와 성수기 사이의 애매한 계절로 취급됐지만, 이제는 성장판이 열린 핵심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어요.

🌍 기후변화, 여행업계에 무슨 일이?
세계 여행·관광 협의회(WTTC)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중 관광·여행 산업이 6.5%를 차지했어요. 팬데믹 이전인 2019년(7.8%)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산업이라는 걸 보여주는 수치예요. Sustainable Travel International은 2025년에는 이 비중이 13%까지 오를 거라고 전망해요. 2013년과 비교하면 44% 증가한 건데, 그만큼 여행 수요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중요한 점은 관광업은 기후 문제의 원인 중 하나이면서, 동시에 기후변화에 가장 민감한 산업이라는 점이에요. 기온이 조금만 변해도, 여행 패턴에 영향이 가거든요.
- 눈 없는 스키장? ❄️ 평균 기온이 2°C 오르면 알프스 스키 리조트 2,200곳 중 절반 이상이 눈 부족으로 위기를 맞고, 4°C 오르면 거의 전멸해요.
- 사라지는 해변가 🌊 지중해·카리브해 같은 저지대 해변은 해수면의 상승과 침식으로 인프라 손실 위기에 있어요.
- 사파리도 위태 🦁 아프리카 투어는 야생동물 서식지 감소로 인간과 야생동물 간의 충돌이 늘어나는 중이에요.
- 빙하 대신 쇼핑? 🛍️ 캐나다에서는 알파인 스키, 북극곰·빙하 투어 같은 겨울 체험은 점점 줄어드는 반면, 쇼핑·골프·동물원 같은 일반 관광이 뜨고 있어요.
- 노르웨이의 딜레마 🌧️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올라 여행하기에는 좋아졌지만, 강수량이 늘어 비 때문에 투어가 자주 취소되고, 골프 관광객이 감소하고 있어요.
- 재난도 폭증 ⚠️ 1970~2016년 사이 자연재해 발생이 4배로 증가했어요.
여행지의 매력은 단순히 풍경을 즐기며 쉬는 여유뿐만 아니라, 스키·산악자전거·승마 같은 액티비티까지 가능해야 완성되는데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유지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게 현실이에요. 그래서 가보지 않은 새로운 여행지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 숄더 시즌, 왜 이렇게 뜨고 있을까?
숄더 시즌(Shoulder Season)은 성수기와 비수기 사이, 주로 봄, 가을을 말해요. 날씨는 온화하고, 관광객은 적당히 줄어드는 덕분에 편안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는 ‘틈새 시즌’으로 주목받고 있어요.
- 지갑에 부담 없이 💸 항공권과 숙박비가 성수기보다 20~40% 저렴해요.
- 날씨 요정 나와라 🧚♀️ 폭염·폭우 같은 극단적 날씨와 성수기 인파를 피할 수 있다는 점도 숄더 시즌의 인기 요인이에요. 특히 여름철 40도에 육박하는 동남아, 덥고 붐비는 유럽 남부(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대신, 기온이 안정된 봄·가을로 여행 시기를 옮기는 사람이 많아졌죠.
- 관광지 만족도는 높이고 🏖️ 관광객이 몰리지 않는 덕분에 한적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VIP 전용 패키지나 숄더 시즌 한정 ‘독점 경험’ 마케팅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요.
- 익스피디아도 민다는데?📢 글로벌 OTA(익스피디아 등)와 항공사들은 숄더 시즌 전용 할인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이 수요를 키우고 있어요.

🧳 내국인 여행객, 어디로 움직이고 있을까?
예전엔 여름이면 남프랑스 해변, 겨울이면 알프스 스키 리조트처럼 계절마다 정해진 공식이 있었어요. 하지만 폭염이나 폭우 같은 기후 재난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덜 덥고, 덜 붐비고, 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 인기를 끌고 있어요. 파리나 로마처럼 북적이는 대도시 대신, 관광객이 적고 조용한 소도시(세컨드 시티)가 안전과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여행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어요.
- 쿨케이션(Cool + Vacation)의 부상 ❄️ 한여름에 인기 있던 남프랑스·시칠리아 같은 고온 지역은 기후 위기 영향으로 예약률이 감소했어요. 대신 서늘하고 안정적인 기후를 가진 아이슬란드, 핀란드, 스코틀랜드, 라트비아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어요. 바다보다는 호수·숲이, 그리스·스페인보다 백야를 즐길 수 있는 노르웨이(카약), 슬로베니아(하이킹·자전거) 같은 체험형 여행지가 주목받는 이유예요.
- ‘Flight Shame(비행 수치심)’ 확산 🛫 유럽을 중심으로 비행기 대신 기차나 친환경 교통수단을 선택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어요. “짧은 거리인데 굳이 비행기를 탈 필요가 있나?”라는 인식에서 출발한 건데, 일부 국가는 아예 항공 대신 철도를 이용하면 세금·요금 혜택을 주는 정책을 펼치고 있기도 해요.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지속가능 여행’ 문화가 점점 퍼지고 있는 셈이죠.
- 국내 여름휴가 = 웰니스 리조트🧘 폭염과 실내 공기질 문제 때문에, 웰니스 프로그램·쾌적한 숙소 환경을 갖춘 리조트가 인기를 끌고 있어요. 단순한 숙박을 넘어, 건강 관리와 힐링을 함께 경험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거죠.
- 스키 리조트의 생존 전략 ⛷️ 스키 시즌이 짧아지면서, 많은 리조트들이 하이킹·자전거·자연 체험 같은 사계절형 레저로 전환하고 있어요. 동시에 그늘, 냉방, 폭염 쉼터, 방수 시설 같은 기후 적응형 인프라도 확충 중이에요. 스키 지역은 비시즌(그린 시즌) 액티비티를, 해변 휴양지는 비수기 패키지를 강화하며 매출을 방어하고 있죠.
- 클라이밋 투어리즘(Climate Tourism) 확산 🌎 온난화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빙하, 산호초, 저지대 마을을 ‘마지막으로 보고 싶다’는 여행이 늘고 있어요. 반대로, 탄소 발자국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보·자전거 여행, 기후보호 봉사 프로그램 참여처럼 ‘느리게, 의미 있게’ 소비하는 여행도 확산되고 있죠.

🧯그리스 로도스 : 산불 피해, 숄더 시즌으로 만회
2023년 7월, 유럽의 폭염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이 그리스 로도스섬을 강타했어요. 이에 따라 19,000명의 주민과 관광객이 긴급 대피했고, 9,000헥타르에 달하는 숲이 불타면서 많은 리조트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죠. 관광 회복을 위해 그리스 정부는 최대 500유로 상당의 쿠폰을 제공하며 관광객 유입을 유도했고, 현지 호텔들은 방화벽·소방 시스템·대피 지침을 보강하며 복구 작업에 수백만 유로를 투자했어요. 여름 성수기 매출 공백을 메우기 위해, 현재는 숄더 시즌을 겨냥한 할인 패키지와 장기 숙박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운영하며 수요를 다시 끌어모으고 있어요.
🚂 호주 Intrepid Travel – ‘여름 대신 봄·가을’ 시즌 재편
유럽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대형 어드벤처 여행사 Intrepid Travel은 최근 여름 폭염과 인파로 인해 유럽 여행의 매력이 떨어지자, 시즌 전략을 과감히 조정했어요. 2025년 기준, 유럽 예약의 55%가 봄-가을로 옮겨갔고, 서유럽만 놓고 보면 2024년 숄더 시즌 예약이 61% 증가했어요.
이에 따라 Intrepid는 두브로브니크 성벽 투어를 야간 프로그램으로 전환하고, 낮에는 덜 붐비는 자연 코스를 중심으로 여행 일정을 구성했어요. 여기에 철도와 소형 선박 같은 친환경 교통수단을 적극 도입하고, 모든 여행 상품에 탄소 배출량(탄소 라벨)을 표시해 ‘친환경 여행족’을 겨냥하고 있어요.

🌋 스페인 카나리 제도 – 해변만으론 부족, 사계절 액티비티로 돌파
‘끝없는 여름의 섬’으로 불렸던 카나리 제도는 최근 더위와 불규칙한 날씨로 인해 해변 관광의 한계를 맞이했어요. 이에 현지 관광업계는 화산 지형을 따라 걷는 도보 여행, 밤하늘을 감상하는 천체 관측, 생태 체험 프로그램 같은 사계절형 자연 액티비티를 적극 확대했어요.
또 리조트들은 태양광과 풍력 설비를 도입하고, 건물 에너지 효율을 높이며 친환경 숙소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어요. 이런 변화 덕분에 카나리 제도는 이제 해변을 넘어, 연중 내내 다양한 경험을 즐길 수 있는 여행지로 새롭게 자리 잡았어요.
🏖️ 독일 북부 해안 – 해수욕 시즌, 두 달 더 늘어난다?
기온 상승으로 인해 해수욕할 수 있는 기간이 최대 60일 연장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어요. 이에 따라 연간 방문객이 25~30% 증가할 거라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어요. 늘어난 관광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지자체와 관광청은 샤워 시설, 탈의실, 방역 설비, 안전 요원을 대거 확충하고 있어요. 또 환경 보호와 수용력 조율 계획도 세우면서, 늘어난 인파가 자연 생태계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대비 중이에요. 이 사례는 기후변화가 단순한 위협을 넘어, 새로운 관광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