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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피트 위 한 끼의 흑역사와 전성기

 

기내식은 그냥 하늘에서 주는 밥 아니냐고요? 한 번쯤 그렇게 생각해 본 적 있을 거예요. 하지만 1930년대엔 은식기에 담긴 스테이크를 썰었고, 1960년대엔 샴페인과 캐비아가 퍼스트 클래스의 상징이었어요. 1980년대에는 칼로리보다 비주얼이, 2020년대 팬데믹 시절엔 위생과 밀봉이 더 중요했어요.

비행기는 더 빨라지고 좌석은 더 좁아졌지만, 기내식만큼은 여전히 여행이 시작됐다는 신호탄이자 작은 의식 같은 순간이에요. 그리고 이 모든 변화의 무대 뒤에는 가격과 서비스가 맞바뀌던 하늘 위 경쟁의 역사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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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식기와 하늘 위 스테이크 — 1930~1950년대

그 시절 하늘길은 지금처럼 붐비지도, 빠르지도 않았어요. 1930년대 비행은 말 그대로 날아다니는 살롱이었죠. 푯값은 집 한 채 값에 맞먹었고, 승객은 대부분 부유층·외교관·유명 인사였어요. 좌석은 호텔 라운지 소파처럼 넓었고, 가운데에는 테이블보를 곱게 깐 식탁이 있었어요. 메뉴판에는 스테이크, 구운 닭, 수프, 디저트가 줄줄이 적혀 있었고, 은식기와 도자기 접시는 기본 세팅이었죠. 승무원은 흰 장갑을 낀 채 와인을 따라주었고, 진짜 레스토랑처럼 오늘의 추천 요리를 소개했어요. 비행 속도가 느린 덕분에 식사는 서두를 필요가 없었고, 창밖에는 구름이 아니라 천천히 스쳐 가는 대륙이 풍경화처럼 펼쳐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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