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전략 #운영 #마인드셋
투자보다 짜릿했던 100원, 그게 창업의 시작이었다

“투자받았을 때보다 더 짜릿한 순간이 있었어요.”

필자가 투자한 한 대학생 창업자가 어느 날 수업 시간에 이런 고백을 했습니다.
보통 창업자들에게 ‘투자’는 하나의 목표처럼 여겨집니다.
IR 피칭에 성공하고, 외부에서 수천만 원, 수억 원의 자금을 유치하는 순간.
누구나 부러워하고, 창업자의 가치를 증명하는 일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는 분명하게 말했습니다.

“투자도 좋지만요, 제가 만든 서비스를 고객이 ‘진짜 돈’을 주고 샀을 때, 그때가 더 전율이었어요. 단 돈 100원이었는데 말이죠.”

단 돈 100원.
그 금액이 주는 상징성은 생각보다 큽니다.
그 안에는 ‘내가 만든 것으로 누군가에게 가치를 줬다’는 진짜 창업의 감각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그날, 그의 말 한마디에서 중요한 교훈을 다시금 떠올렸습니다.
거창한 계획보다, 일단 단 100원이라도 벌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투자 계약 날, 강의실 앞 카페에서 시작된 이야기

필자는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대학에서 창업과 관련된 정규 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날은 금요일. 오전 강의 시작 전, 평소보다 조금 일찍 학교 근처로 향했습니다.

왜냐하면, 이번에 투자한 대학생 창업팀과의 계약서 날인 일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팀은 헬스와 다이어트를 주제로 한 서비스로 직접 고객을 만나 수익을 만들고 있는, 매우 실행력 있는 학생 창업팀이었습니다.
서로 많은 대화를 주고받았고, 그 가능성을 믿기에 필자는 실제로 투자까지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빠듯했기에, 강의실 인근의 조용한 카페에서 계약서 날인을 진행했습니다.
대표와 팀원들은 설레는 얼굴로 계약서에 서명을 했고, 필자도 기쁜 마음으로 도장을 찍었습니다.

서류 정리를 마치고 강의실로 향하던 중,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수업은 창업 아이템 발굴과 비즈니스 모델 설계에 대한 이야기인데…
방금 계약한 이 학생의 경험을 듣는 게 수업보다 훨씬 더 생생하지 않을까?”

그래서 필자는 창업팀 대표에게 조심스럽게 제안했습니다.

“혹시 수업 전에 5~10분 정도, 짧게 창업하면서 겪은 이야기 좀 들려줄 수 있을까?
특히 아이템을 정하게 된 계기나, 고객을 처음 만나서 돈을 받았던 경험 같은 거 말이야.”

그 제안에 대표는 흔쾌히 수락했고,
수업이 시작되자마자 필자는 학생들에게 소개했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이번에 실제로 투자를 받은 학생 창업자가 여러분에게 자신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줄 겁니다. 교과서보다 훨씬 현실적인 수업이 될 거예요.”

그렇게 해서 시작된 짧지만 깊이 있는 즉석 강연.
학생들은 예상보다 훨씬 집중했고, 그는 무대 위에서 조심스럽지만 확신에 찬 목소리로 창업의 현실을 풀어놓기 시작했습니다.

단상 앞에 선 대학생 창업팀 대표는 처음엔 조금 긴장한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내 진지하고 담담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헬스와 식단 관리를 주제로 한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 대학생 창업자입니다.
처음 창업을 결심했을 때, 거창한 꿈이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그저 제가 좋아하는 일을 더 깊이 해보고 싶었고,
군대에서 스스로의 몸을 바꾸면서 얻은 경험을 누군가에게도 전달해보고 싶었습니다.”

학생들은 조용히 귀를 기울였고, 그는 계속해서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처음엔 그냥 제가 써본 식단을 블로그에 올리고, 지인들에게 무료로 컨설팅을 해줬어요.
그런데 어느 날, 한 분이 이런 얘길 하시더라고요.
‘이거 너무 좋아요. 얼마 드릴까요?’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어요. ‘돈을 받는다고?’”

그는 이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때 받은 금액은 고작 100원이었어요.
하지만 그 100원이, 저한테는 단순한 수입이 아니라 ‘나도 뭔가를 만들 수 있구나’는 감각을 줬어요.
그 이후부터는 모든 게 달라졌습니다.
기능을 더 정교하게 만들고, 사용자 반응을 분석하고, 고객의 피드백을 진심으로 듣기 시작했어요.”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아직도 필자의 귀에 남아 있습니다.

“저는 그날 100원을 벌면서, 창업이 ‘돈을 버는 일’이라는 걸 처음 실감했어요.
그리고 ‘누군가가 돈을 낸다는 건, 가치를 인정했다는 뜻’이라는 것도요.”

그 짧은 10분의 강연은, 수많은 이론보다 훨씬 강렬한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오늘 강의 진짜 좋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고,
필자 역시 다시 한 번 ‘실전에서 배운 창업이 진짜’라는 사실을 되새겼습니다.

투자보다 더 값진 첫 매출

그날 창업팀 대표의 짧은 발표를 들으며, 필자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첫 매출을 떠올렸습니다.

오래전 필자 역시 창업자로서 첫 고객에게 직접 돈을 받아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거창한 계약서도, 법인도 없이 시작했던 그때,
처음 고객이 건넨 5천 원짜리 지폐 한 장은 지금까지 받은 어떤 투자금보다 더 묵직하고 전율 있게 다가왔습니다.

왜냐하면, 그 돈에는 단순한 수익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제품, 나에게 필요해요.”
“돈을 낼 만큼 가치 있다고 생각해요.”

고객이 지갑을 열었다는 건, 내가 만든 무언가가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다는 증거였습니다.
슬라이드 수십 장으로 만든 사업계획서보다,
깔끔하게 다듬은 브랜드 로고보다,
심사위원을 설득하기 위한 발표 스크립트보다
훨씬 더 강력한 증명이었죠.

그 창업팀 대표가 말했던 “단 100원의 전율”은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필자도 느꼈고, 수많은 창업자들도 말합니다.
진짜 창업은, 고객이 나를 ‘선택’해주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첫 고객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지인, SNS 팔로워, 커뮤니티 한 구석의 누군가, 혹은 전혀 모르는 낯선 사람.
그들 중 한 명이 “이거, 나 필요해요”라고 말해주는 그 순간,
비로소 사업이 살아 숨 쉬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필자는 오늘도 말합니다.

투자보다 먼저, 수익이 나야 합니다.
단 100원이라도, 단 한 명에게서라도.
그게 진짜 창업의 시작입니다.

지금 당신이 해야 할 건, 단 100원을 버는 일

요즘 많은 창업자들이 거창한 목표부터 설정합니다.
“시장 규모는 1조 원입니다.”
“5년 안에 IPO를 목표로 합니다.”
“글로벌 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물론, 꿈은 클수록 좋습니다.
하지만 필자가 묻고 싶은 건 아주 단순한 질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단 한 명의 고객에게 돈을 받아보셨나요?”

창업은 시장을 분석하고, 경쟁사를 비교하고, 수익 모델을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되지 않습니다.
첫 번째 고객에게 가치를 주고, 그 가치에 대한 대가를 직접 받는 것.
그것이야말로 창업의 시작점입니다.

사업계획서를 아무리 잘 써도,
멋진 브랜드를 만들어도,
고객이 지갑을 열지 않으면 그건 ‘아이디어’일 뿐입니다.

지금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단순합니다.

멋진 로드맵을 그리기 전에,

투자자를 설득하려 하기 전에,

서비스 런칭을 고민하기 전에,

당신이 만든 무언가로 고객에게 단 100원이라도 받아보는 것.

그 경험이 쌓이면,
고객을 이해하게 되고,
시장과 연결되고,
사업이 진짜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당신은 단순한 ‘아이디어 사람’이 아닌,
진짜 창업자가 되어가게 됩니다.

 

고객개발과 액셀러레이팅에 관련된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으시다면?

👉 https://bit.ly/startup_in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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