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전략 #운영 #마인드셋
붙을 팀이 떨어지고, 떨어질 팀이 붙는다? 예창,초창의 아이러니

“붙을 줄 알았는데 떨어졌습니다”

어떤 팀은 붙을 줄 알았는데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또다른 어떤 팀은 준비도 안 했는데 붙었습니다.

얼핏 보면 모순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필자가 최근 실제로 겪은 심사 결과에서 벌어진 현실입니다.
예비창업패키지, 초기창업패키지와 같은 정부지원사업에 도전한 수많은 창업자들.
그 중에는 몇 달을 밤새우며 자료를 만들고 고객 인터뷰까지 철저히 준비한 팀도 있었고,
반대로 "아이디어만 써봤어요"라며 아무 기대 없이 제출한 사업계획서로 선정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준비가 부족해서 떨어진 것도 아니고, 아이템이 나빠서 붙은 것도 아닙니다.

창업자들은 ‘내 아이템이 떨어진 건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그 누구도 이 결과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이 글은, 예창/초창 서류 심사에서 탈락한 당신을 위해 쓰입니다.

지금 느끼는 허탈함, 아쉬움, 심지어 불공정하다는 감정까지.
모두 이해합니다. 필자도 같은 장면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으니까요.

실제 탈락과 선정 사례의 아이러니

올해 예비창업패키지 서류 심사 결과가 발표된 날, 필자는 대학 강의를 마치고 짐을 챙기던 중 한 여학생으로부터 조심스러운 질문을 받았습니다.

“교수님, 저 예비창업패키지 서류에 붙었어요. 진짜 준비도 안 하고 아이디어만 썼는데 붙어서… 지금 발표 전까지 뭘 준비해야 할까요?”

이 학생은 창업을 체계적으로 준비했던 것도 아니었고, 사업계획서도 필자가 평소 멘토링한 팀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미흡한 수준이었습니다.
아이템은 뷰티 관련 불편함을 해소하는 ‘흔한’ 아이디어였고, 시장 검증도 없고, MVP도 없고, 비주얼 자료도 부족했습니다.
속으로는 “이런 것도 붙을 수 있구나…”라는 놀라움이 있었지만, 겉으로는 차분히 발표 준비를 도와드렸습니다.

하지만 그날 오후부터, 정말 열심히 준비했던 창업팀들의 탈락 소식이 하나둘씩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몇 개월 전부터 필자에게 멘토링을 받으며 고객 인터뷰, 시장 조사, 수익모델 설계까지 치열하게 준비했던 팀들입니다.
아이템도 명확하고, 사업계획서 자료도 깔끔했으며, 사업성도 뚜렷했습니다.
그런데 떨어졌습니다.

그때 필자의 머릿속에 강하게 박힌 하나의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붙을 팀이 떨어지고, 떨어질 팀이 붙는 이 아이러니… 과연 무엇 때문일까?”

이런 상황은 사실 이번만의 일이 아닙니다.
예창, 초창 심사에 참여해 온 지난 수년 동안 필자는 해마다 비슷한 장면을 목격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역시, 결과는 예측 불가의 연속이었습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할 때에도, 필자는 이제 더 이상 “이건 무조건 된다”, “이건 절대 안 된다”는 말을 쉽게 하지 않습니다.
심사는 사람이 하고, 기준은 상대적이며, 상황은 매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상대평가와 심사위원 변수

창업자 분들께서 가장 흔히 하는 오해 중 하나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 아이템이 떨어진 건 문제가 있어서다.”
“우리 팀이 부족해서다.”

물론 개선해야 할 점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예비창업패키지나 초기창업패키지 같은 정부지원사업은 절대평가가 아니라 ‘상대평가’입니다.
즉, 당신의 팀이 부족해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같은 조에 더 강력한 경쟁자가 있었을 수 있습니다.

필자는 심사위원으로도 자주 참여합니다.
요즘은 심사 후 피드백을 작성하는 것도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습니다.
운영기관들은 “꼭 팀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보완점과 평가 이유를 상세히 작성해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래서 평가자 입장에서도 공정하고 신중하게 쓰기 위해 많은 시간과 고민을 들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심사 결과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닙니다.

심사위원이 누구였는가

당신의 아이템이 배정된 조에 어떤 팀들과 경쟁했는가

그날 심사위원들의 분위기나 판단 기준이 어떠했는가

이 모든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결과가 나오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필자가 “이 팀은 무조건 붙겠다”고 생각했던 팀이
우연히 지원 기업의 수준이 높은 조에 배정되어 경쟁이 치열해진 탓에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아주 기초적인 수준의 아이템이었지만
해당 조에 경쟁력이 약한 팀들이 다수 있었고,
심사위원 중 한 명이 해당 아이템에 높은 공감과 관심을 보이면서 의외의 선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정부지원사업의 심사는 단순히 사업계획서 한 장, 발표 한 번만으로 결과가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평가 그룹에 소속되었는지, 해당 그룹에 얼마나 경쟁력 있는 팀들이 들어왔는지, ‘누가’ 보고, ‘언제’ 보고, ‘어떤 맥락’에서 보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창업자가 지금 해야 할 두 가지 – 감정 다루기, 준비 전략 다시 짜기

1) 감정 다루기: 탈락은 당신의 가치와 무관합니다

심사 탈락 통보를 받는 순간, 창업자 대부분은 크게 흔들립니다.
“내가 부족했나…”, “이 아이템으로는 안 되나…”, “그만두는 게 맞을까…”

하지만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첫 번째는 이것입니다.
탈락은 당신의 창업가로서의 능력이나 아이템의 본질적인 가치와 반드시 연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심사는 상대평가이고 변수 투성이입니다.
좋은 결과를 받지 못했다고 해서 당신이 틀렸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정리’와 ‘정신적 리프레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나치게 자책하지 마세요.

주변에 자랑하던 게 부끄럽더라도, 절대 움츠러들지 마세요.

이탈이 아니라, 진짜 전략 수정의 기회로 여기셔야 합니다.

2) 준비 전략 다시 짜기: 사업계획서가 아니라, 사업성을 고치세요

많은 창업자들이 탈락 이후 다시 “자료를 잘 다듬어야겠다”는 생각만 합니다.
물론 발표자료, 사업계획서의 완성도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그 안에 담긴 ‘실질적인 근거’와 ‘시장의 반응’입니다.

필자가 심사했던 수많은 팀들을 보면, 서류를 멋지게 꾸미는 팀보다
직접 고객을 만나 피드백을 얻고, 가설을 검증한 흔적이 있는 팀이 훨씬 설득력을 가졌습니다.

고객 인터뷰 몇 명이라도 진행해 보셨나요?

아이디어를 MVP 형태로 실험해보신 적 있나요?

어떤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 시장을 선택했나요?

이런 질문에 명확하게 답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사업계획서는 설득력을 가집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정부지원사업은 단순히 개인의 창업을 돕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일자리 창출, 기술 기반 성장, 글로벌 확장 가능성 등 ‘국가적 관점의 창업’이 반영되어야 합니다.

아이템이 기술성과 혁신성을 담고 있는지

자생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인지

글로벌 진출 가능성이 있는 구조인지

이 세 가지를 고민하고 보완해보세요.
그것이 결국, 다음 라운드에서의 경쟁력을 만들어줄 것입니다.

 

진짜 실력은 다음 라운드에서 드러납니다

지금 이 순간, 서류 심사에 탈락한 창업자 여러분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이번에 떨어졌다고 해서, 당신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예비창업패키지든, 초기창업패키지든
정부지원사업은 단 한 번의 기회가 전부가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진짜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시간입니다.

필자가 멘토링했던 팀들 중에서도
첫해 탈락하고 좌절했던 팀이,
1년 뒤 완전히 다른 수준의 사업성과로 재도전해 당당히 선정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차이는 어디서 생겼을까요?

바로, 탈락 이후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탈락 이후 바로 다음 사업을 고민한 팀은 다시 비슷한 실패를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탈락의 원인을 차분히 되짚고,
시장과 고객, 사업성과 전략을 하나씩 정리하고 실험해본 팀
6개월 뒤, 전혀 다른 경쟁력 있는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정부지원사업의 심사는 단순히 한 번의 ‘선택’이 아닙니다.
당신의 사업이 얼마나 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지금의 결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이 시기를 ‘다음 라운드를 위한 준비 시간’으로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꼭 기억해주세요.

창업자의 실력은 ‘붙었을 때’보다, ‘떨어졌을 때’ 어떻게 행동하느냐에서 드러납니다.

이번에는 탈락했더라도,
당신이 다음을 준비하는 자세를 갖춘다면
결국 시장과 고객, 그리고 기회는 다시 찾아올 것입니다.

필자 역시 그 길을 걷는 여러분을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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