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ube : Kati Morton 'why am I afraid to be happy?'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로 여깁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행복을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10년 이상 심리 상담을 해온 케이티 모턴 박사가 얘기한 '행복 공포증(Cherophobia)'을 인터뷰 형식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Q. 행복 공포증이란?
행복을 두려워한다는 게 조금 낯선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현상이 나타나나요?
제가 상담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경험을 해요. 예를 들어, 좋아하는 학교에 합격했다거나, 힘들게 했던 친구와 거리를 두게 되었다거나, 원하던 일이 잘 풀렸을 때처럼 좋은 일이 생기면 오히려 마음이 불안해지는 거예요.
꿈꾸던 직장을 얻었을 때처럼 긍정적인 변화가 찾아왔는데 오히려 불안한 거죠. 우리는 이것을 '행복 공포증(Cherophobia)'이라고 부릅니다.
그러게요, 박사님. 저도 최근에 이런 걸 느꼈어요. 작년 가을, 제주에 왔을 때였어요.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는 제주도에 왔는데, 왠지 막 불안한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Q. 행복 공포증의 발생 원인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걸까요?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첫째, 행복이라는 감정 자체가 낯설기 때문입니다.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거나 계속 어렵게 살아온 사람들에게 행복은 매우 불편한 감정일 수 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감정인거죠.
둘째, 행복할 때 우리는 취약해질 수 있다고 느낍니다.
특히, 정말 친한 친구 또는 믿을만한 사람에게 큰 마음의 상처를 입는 등의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들의 경우, 안전함을 느끼는 것 자체가 불안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잘 지내다가 이 사람이 또 나를 공격하면 어떻게 하지?' 라는 등 방심하면 더 큰 상처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셋째, '다음에 어떤 나쁜 일이 일어날까' 하는 예기 불안이 있습니다.
우리 뇌는 패턴을 찾아내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일 다음에는 항상 나쁜 일이 왔다'는 믿음이 형성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Q. 박사님의 경험
본인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고 하셨는데요?
네, 저도 이런 경향이 있어요. 제가 책 두 권을 썼어요. 그런데 가족이나 친구들이 축하할 때마다 온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웠어요. '나중에 다들 실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런 것도 행복 공포증의 한 형태라고 볼 수 있죠.
Q. 행복 공포증 극복 방법
어떻게 하면 행복 공포증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건 이런 감정을 알아차리고 인정하는 것입니다. 행복할 때 불편함을 느낀다면, 그게 정상적인 반응일 수 있다는 걸 먼저 인정해 보세요. 그리고 점진적으로 그 감정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는 거죠.
제 경우에는 칭찬을 들을 때 즉각적으로 부정하지 않고 우선 듣습니다.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이런 작은 시도들이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어요.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하고 싶은 충동이 들 때도 마찬가지예요. 그 순간을 알아차리고 '이건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세요. 꼭 완벽하게 대처하지 못하더라도, 이런 인식만으로도 그동안 내가 쌓아온 불안감을 만드는 패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 행복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이 느끼는 감정이 이상한 게 아니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행복을 두려워하는 건 생각보다 훨씬 더 보편적인 경험입니다. 우리 모두는 행복해질 자격이 있고, 비록 지금은 불편하고 두렵더라도 천천히 그 감정을 받아들이다 보면 분명 변화가 찾아올 거예요.
오늘은 '행복 공포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저도 이번 글을 쓰면서 그동안 '좋았던, 행복했던 순간'에 두려움과 불안한 감정의 원인을 알 수 있게 되었는데요.
박사님 말처럼 '자연스러운 감정'이라는 것에 조금 위안이 됩니다. 앞으로 이런 불안한 감정을 알아차리고, 조금씩 받아들이면서 온전하게 행복한 순간을 만끽해 봐야겠어요.
구독자분들도 이번 글을 통해 한 발 더 행복에 가까워지는 시간이 되길 바래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