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식 콘텐츠를 가치 있게' 만드는 서비스를 지향한다. 이걸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지식 콘텐츠가 많이 저장되어 있어야 한다. 우리는 핸드폰 앱이고, 저장 행위는 빈번하게 일어나니 그걸 극단적으로 편하게 만들 수 있을지 생각했다.
UX가 뭐 그리 중요하냐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지만 토스는 초기에 송금을 극단적으로 편하게 만든 '간편 송금' 서비스 하나로 시작했다. 이런 혁신적 간편함을 경험한 사람들은 기존 방식으로 돌아가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UX적 혁신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이와 같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행동의 빈도가 높다.
두 번째, 극단적인 간편함을 제공한다. (비교: 기존의 경험이 번거롭다)
콘텐츠를 저장하는 행위의 빈도는 높기에 첫 번째 조건은 충족된다. 그렇다면 과연 두 번째가 가능할지 궁금해졌다.
전체 퍼널을 보면 "콘텐츠 탐색/소비 > 콘텐츠 저장 > 저장된 콘텐츠 관리" 의 흐름일 텐데 여기서 기존 서비스의 흐름을 쪼개보면 다음과 같다.
[카톡 내 채팅창에 콘텐츠 저장 및 관리]
1. 저장
공유 버튼 클릭 > 내 채팅창 선택 (2단계)
공유 버튼 클릭 > 앱 선택> 내 채팅창 선택 (3단계)
2. 관리
노션/메모장/드라이브 등에 추가 정리
[북마킹 서비스]
1. 저장
공유 버튼 클릭 > 앱 선택 (2단계)
공유 버튼 클릭 > 앱 선택 > 저장하기 (3단계)
2. 관리
저장 단계에서 수동으로 추가 설정 (메모, 카테고리 설정 등)
저장 단계가 줄면 편하긴 한데 개인화된 세팅이 좀 어려워졌고, 저장 단계가 하나씩 늘면 저장 빈도가 높을수록 단계를 하나씩 더 거치는 것조차 번거롭게 느껴졌다.
그래서 두 가지를 생각해봤다.
- 첫 번째, 애초에 저장이라는 행위 자체를 극단적으로 편하게 만드는 게 가능할까? 기존의 2단계에서 1단계로 말이다.
- 두 번째, 유저가 수동으로 입력해야 하는 부분을 최소화해서 저장하는 순간 자동 입력되게 처리할 수 있을까?
먼저 첫 번째: '공유 클릭 > 앱 선택'을 그냥 원큐에 해결할 수는 없을까?
이에 대한 레퍼런스를 조사하다가 다음과 같은 사례를 발견했다.
스크린샷 데이터를 모아서 분류해주는 PICO라는 서비스인데 YC에서 투자받은 팀이다. 현재는 waitlist만 받고 있고 지난 3~4개월 동안 별다른 업데이트가 없는 걸 보면 피봇을 했거나 서비스를 중단한 게 아닐까 싶다.
이걸 보면서 혹시나 그냥 버튼 클릭 한 번이나, 특정 액션 한 번으로 바로 우리 앱에 저장되도록 처리할 순 없는지 개발자들에게 물어봤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앱이 핸드폰의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어야 한단다. 단순히 저장하는 순간 뿐만 아니라, 매순간을 트래킹할 수 있어야 한다기에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두 번째: 저장 단계에서 유저가 수동으로 입력해야 했던 부분을 자동화할 수 있을까?
이 번거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우린 AI를 붙여서 태그부터 자동화하기 시작했다. 직접 카테고리화를 하기 위해서는 해당 내용을 숙지해야 하는데 어떤 태그를 달아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단축해주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콘텐츠를 AI가 분석해서 자동 태깅을 달았고 계속해서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계속 모니터링 중인데 초기 버전보다 더 좋아졌다! (향후에는 콘텐츠 요약도 제공해볼 예정이다.)
그런데 두 번째에 효용을 느낄 유저는 애초에 "기존 저장 단계의 UX적 편리함"을 경험하고 있을 유저라 생각했다. '저장 후 콘텐츠를 관리하는' 유저들이 '카톡 내 채팅창을 쓰는 이유는 접근성과 편리성' 때문이라고 답했기에. 접근성이야 지금 당장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기존의 유저가 경험하고 있던 '저장하는 순간의 편리성'을 유지하는 것은 기본값이라고 생각했다.
'저장 후 관리 단계에서 주는 편리함'과 '저장 순간의 편리함'이 trade-off 면 (물론 유저 경험은 단순히 이런 그래프의 합으로 설명되진 않겠지만) 보라색처럼 총합은 비슷할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빈도가 높은 '저장 순간의 편리함'이 유리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의 흐름에 대해 내가 제대로 공유하지 못해서 현재는 공유 to 저장까지 3단계를 거쳐야 한다.
가장 원활하다고 생각하는 흐름은 "공유 버튼 클릭 > 앱 선택" 이렇게 2단계만 거치면 자동 태깅까지 다 완료되는 흐름이었지만 현재는 "공유 버튼 클릭 > 앱 선택 > 콘텐츠 추가" 이다.
그런데 토스 케이스에서 기존의 송금 UX가 불편했던 것처럼 현재 '저장하는 순간'의 불편함이 크냐 라고 한다면 그렇지는 않다. 그냥 버튼 하나 더 누르는 정도? 그래서 단계 하나 더 늘었다고 해서 유저의 경험이 크게 훼손될 거라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저장이란 행위 자체가 빈번하다 보니 저장/관리 서비스의 탁월한 UX를 위해서는 꼭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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