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덕트 #트렌드
CES 2025에서 만나는 '현실세계 AI'

이 글은 ‘튜링 포스트 코리아’에 발행된 주간 뉴스레터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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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5

 

오늘 튜링 포스트 팀은 세계 최대의 테크 이벤트라고 할 수 있는 라스베가스 CES에 와 있습니다. 금년에는 15만 명의 업계 관련자, 수천명의 미디어 종사자가 와 있다고 하는데요. 튜링 포스트의 입장에서는, 저희가 늘상 만나는 ML 커뮤니티의 범위를 넘어, 실제 현장, 실제 산업에서는 어떤 관점으로 AI를 바라보는지, 어디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여전히 AI가 여기저기 일종의 ‘양념’처럼 뿌려있는 경우도 꽤 많다고 느끼기는 해요 - 어떤 경우는 진짜 별로인 것도 보이구요. 그렇지만, AI를 진지하게 제품이나 서비스의 한 부분으로 끌어안고 시장에 접근하는 경우가 더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이제 AI가 실세계에서 쓰일 제품과 서비스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통합되는 시대가 오고 있네요.

자, 이번 FOD를 통해서 CES에서 확인해 볼 수 있는 오늘의 AI 현주소를 같이 살짝 들여다볼까 하는데요. 다른 이야기 하기 전에:
 

CES 2025에서 키노트하고 있는 젠슨 황. Image Credit: Engadget
2025에서 키노트하고 있는 젠슨 황. Image Credit: Engadget

 

젠슨 황의 발표, 멋있었죠? 직접 보지 못하신 분이라도 언론 기사 등을 통해서 접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젠슨 황의 위트와 겸손함이 그 자리에 모인 13,000명을 그의 팬으로 만들었습니다 - 새로운 가죽 자켓이 너무 멋있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네요 ^.^;

어쨌든, 기조연설 내용은 대단했고, 꽤 많은 실제 적용 가능한 사례도 언급되었습니다. 그 중 상당수는 아직 진행 중인 내용들이지만, 꽤 상세한 기술적 내용들과 함께 설명한 걸 보면 말뿐인 발표는 분명 아니었습니다. 확실히, 젠슨 황이 엔비디아의 비전 뿐 아니라 구체적인 사업적, 기술적 로드맵을 꽉 꿰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몇 가지만 좀 더 자세히 살펴보죠:

 

새로운 게이밍 GPU: RTX 블랙웰 (Blackwell)

 

AI를 활용해서 텍스처를 학습하고 렌더링을 최적화하는 Neural Compression, Neural Material Shader를 도입해서 효율성, 이미지 품질을 동시에 개선했다고 합니다. RTX 블랙웰 가격은 1,599달러입니다. 성능 수치는 아래와 같습니다:

 

브런치 글 이미지 3

 

더 놀랐던 건, 새로운 RTX 5070의 가격이 549달러라는 거예요! RTX 4090하고 동등한 성능수준인데 에너지 효율은 높아서, Neural Texture Compression 같은 고급 기능을 갖춘 노트북이라든가 중급 이상의 시스템에 딱 맞는 것 같습니다.

 

스케일링 법칙

 

작년 중후반, 스케일링 법칙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이야기들이 꽤 많았죠. 이후 연말에 다가서면서 Post-Training 영역에서 스케일링이 의미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곧 이어서 o3 발표와 함께 Test-Time Compute (또는 Inference Compute) 관점에서 또 다른 스케일링이 가능하다는 게 알려졌죠. ‘Inference Compute (추론 시간 연산)’에 대해서는 튜링 포스트의 글을 한 번 살펴보시구요.

젠슨 황도 ‘정체기’가 아니라 AI 시스템을 발전시키는데 중요한 ‘세 가지 스케일링 법칙’을 제시했습니다.

 

브런치 글 이미지 4

 

상식적으로 봐도, 위 그림에서 보이는 모든 가지들이 쭉쭉 뻗어나가려면 어마어마한 양의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겠죠? 엔비디아, 역시 앞으로도 잘 나갈 회사다 이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였겠습니다만, 부정할 수 없네요.

 

Physical AI (물리적 AI), 그리고 코스모스 (Cosmos): The World Foundation Model

 

브런치 글 이미지 5

 

로봇과 AI 시스템을 실제 세계, 그리고 물리학에 기반한 환경으로 학습시키도록 하는 ‘코스모스 플랫폼’이 소개되었습니다. 이 코스모스 플랫폼을 ‘World Foundation Model’이라는 용어로 포지셔닝하고 오픈소스화하면서, 엔비디아 관점의 무게 중심을 Physical AI 영역으로 슬슬 옮기는가 싶습니다. 확실히 테슬라 등을 의식한 움직임이라고 보이구요, 자율주행 차량, 산업용 시뮬레이션 및 로봇 개발 등의 영역에서 앞으로 토요타와 긴밀한 협업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Project Digits: 애플TV 사이즈의 개인용 슈퍼컴퓨터
 

브런치 글 이미지 6

 

젠슨 황 뒤에 있는 ‘금색 상자’ 보이시나요? 이게 슈퍼컴퓨터라고 합니다. 일반 노트북보다 약 1,000배 더 강력한 이 장치는 쌓아서 사용할 수도 있다고 해요. 다시 말해서, 수십억 개의 파라미터를 가진 모델을 집에서 실행하는 것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는 거죠. 엔비디아가 공개한 이 딥러닝 학습 시스테은 AI 연구와 배포를 원활하게 할 수 있게 GPU, CPU, 그리고 네트워킹 장치를 통합한 장비입니다.

농담처럼 젠슨 황은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는데요, 일단 지금은 Digits (Deep Learning GPU Training System을 줄인 거라고 합니다)라고 부르는데, 개인적으로 WUNDERBOX 정도 이름은 어떨까 생각도 해 봤습니다 ^.^

시간이 좀 들이셔서, 전체 1시간 조금 넘는 키노트를 전부 보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실제 세계’란게 도대체 뭔가요?

 

그렇죠, ‘소비자’가 바로 ‘실제 세계’죠. 미래학자인 브라이언 코미스키 (Brian Comiskey)에 따르면, Z세대 (1997년에서 2012년 사이 출생한 사람들)가 상당한 구매력과 시장 트렌드에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소비자 그룹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디지털 네이티브로서 이 세대의 정체성 때문에라도, 기술 중심적인 라이프스타일과 잘 통합되는 ‘개인화된 AI’에 대한 수요를 증대시키면서 미래의 혁신 방향에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물론 ‘개인화’는 AI가 가져오는 혁신의 한 측면일 뿐이죠. Z세대는 또 ‘지속 가능성 (Sustainability)’에 큰 열정을 가진 세대고, 결과적으로 ‘제로 카본’, ‘친환경 소재 전환’을 촉진하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AI의 발전이 이 모든 전환의 핵심에 있는데, 예를 들자면 자율주행 차량과 스마트 모빌리티 시스템이 교통 관점의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할 수 있게 해 줍니다. 한편, 헬스테크 분야에서는 GLP-1 치료법과 원격 진료 시스템과 같은 혁신이 AI를 활용해서 더 정밀하게, 더 맞춤화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AI는 미래를 위한 지속 가능하고 모두가 연결, 통합되어 있는, 포용적인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는 메커니즘 그 자체입니다.

자, 그럼 엔비디아 젠슨 황 키노트 외의 전반적으로 CES에서 확인할 수 있는 AI의 테마를 한 번 정리해 볼께요.

 

CES 2025에서 보는 AI 테마

 

AI의 통합 (Artificial Intelligence Integration)

소비자용 가전에 계속해서 AI가 적용되면서 새로운 기능을 추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기기들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확장된 스마트홈의 연결성을 가능하게 하는 AI 기반의 스마트 TV, 실시간 모니터링과 맞춤형 추천을 해 주는 개인별 건강 기기, AI 어시스턴트 등이 그 예가 되겠네요.

저는 제가 오타쿠 기질이 있어서 그런지 홀로그램 기반 AI 어시스턴트가 눈에 띄었습니다 ^.^;

 

로봇 및 보조 디바이스

2025년 올 한해, 동반자용 (Companion) 로봇, 그리고 사람에게 보조적 역할을 하는 로봇에 대한 실험과 논의가 급증할 겁니다 - 어쩌면 이 부분은 ‘Hype’ 수준으로 과하게 달아오르는 건 아닌지 싶기도 합니다. 어쨌든 주목할 만한 회사가 몇 개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중 하나만 보면 '시니어케어 영역에 초점을 두고 있는 로봇 회사', Enchanted Tools 같은 회사가 있습니다.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술

‘웨어러블’ 기술 자체는 사실 올해 처음 등장한 건 아니죠. 그렇지만, 혈압, 산소 수준, 심박수, 수면 패턴 같은 건강 지표를 모니터링하는 스마트 링이라든가 안경 등,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시험해 볼 수 있는 형태를 내놓으면서 무대의 중심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기들은, 크게 문제있는 증상이 발견되기 전에 조기에 개입해서, 전체 의료 시스템의 부담을 덜고 사용자가 건강을 사전에 관리하도록 해 주죠.

특히, CES 현장에서 기술 저널리스트이자 에반젤리스트인 Robert Scoble을 만났는데, ‘AI 안경’의 미래에 대해 아주 긍정적이더군요. 더불어, 25년 동안 CES에 참석하면서 Robert가 발견한 트렌드들을 공유하는 전체 인터뷰 (9분 정도 됩니다)도 한 번 보시기를 권합니다.

 

스마트 홈, 스마트 홈

‘스마트 홈’, 오랫동안 기대에 비해서 큰 혁신을 이루지 못했던 이 분야, 드디어 현실화되기 시작하나 다시 한 번 기대해 봅니다. 이 분야에서는 ‘Matter 표준’ - IoT 장비들의 호환성을 위한 표준입니다 - 을 활용한 새로운 세대의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네요. 스마트 잠금장치, 고급의 홈 에너지 관리 시스템, 그리고 더 효율적으로 연결된 주거 환경을 위한 AI 통합 솔루션 등이 있습니다.

 

차량 / 운송 영역의 기술

농기구 업체인 John Deere의 시스템 같은 자율주행 농업 기계, 등장한 것 자체는 몇 년 되었습니다만, 이런 자율주행 기술을 다양한 영역에 적용하는 것이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메인스트림으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기자동차 (EV), 차량 내의 AI 어시스턴트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데, 점점 운송 영역에서 AI와 기존 장비들의 긴밀한 통합이 가속화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 영역에서는 중국의 Zeekr 같은 회사를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엔비디아 젠슨 황의 키노트에서 발표된 주요 파트너사들을 봐도 그렇고, 개별 부스들을 봐도 그렇고, 중국 기업들의 약진도 눈에 띄었습니다. AI 영역에서 선두권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계속해서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기 위한 우리나라 대기업, 그리고 스타트업 생태계의 노력,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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