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에서의 성공은 용기로 시작하고 인내로 버티는 것”
고예성 크린텍 대표는 경영편지를 쓰는 배경에 대해 위와 같이 말합니다. 그렇게 용기를 내 고 대표는 첫 경영편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꾸준히 148편을 써냈습니다.
경영편지가 생소하실 수도 있는데요. 고 대표는 인사, 실적 관리 등 회사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 뿐만 아니라 트렌드, 비즈니스 상식, 일상에서의 영감 등 다양한 주제로 경영편지를 씁니다. 그리고 이를 PDF 파일로 이메일에 첨부해 구성원들에게 보내요. 마치 그들이 직접 열어야만 볼 수 있는 ‘진짜 편지’처럼요.
이를 받아보는 구성원들은 경영편지 덕분에 회사 변화와 의사결정의 이유와 과정을 자세히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평합니다.
고예성 대표가 이 경영편지를 처음에 왜 쓰게 됐고, 지금은 어떻게 계속 쓰고 있는지 직접 들어보았는데요. 듣다 보니 경영편지는 구성원과의 소통 채널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고 대표의 리더십을 드러내는 도구이기도 했어요. 여러분이 만약 경영편지를 쓴다면 어떤 목표를 가지고 무슨 내용을 다룰지, 나 자신에게 적용해보며 이 아티클을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아티클 네비게이션]
1. 조직 내 ‘카더라 통신’ 없애는, 구성원 눈높이의 경영편지
2. 경영편지는 ‘변화관리’, 직원들 불안감은 ↓, 경영 효율성은 ↑
3. 다른 경영자에게도 추천하는 경영편지, 주의할 점은?
4. 대표가 직접 148편의 경영편지를 써보고서 느낀 점
1. 조직 내 ‘카더라 통신’ 없애는, 구성원 눈높이의 경영편지
크린텍은 실내외 청소차 판매 리더 기업으로, 코엑스, 인천공항, 쿠팡 등의 클라이언트와 협업하고 있어요. 노면 전기 청소차를 개발, 제조해서 지방자치단체에도 납품합니다. 지금은 전국 사무소를 보유해 대리점 없이 영업, A/S, 물류를 직접 운영하고 있어요. 다시 말해 구성원들이 전국 각지에 흩어져서 근무하고 있죠. 크린텍 구성원들은 1년에 3번, 각 4시간 정도만 만난다고 합니다.
업무 환경과 상황이 이런지라 고예성 대표의 경영편지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에 무슨 일이 있는지 궁금하지만 매일 현업에 치여 팔로업하기 쉽지 않은 크린텍 구성원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고 대표는 그래서 구성원들의 시각을 읽어내려, 그걸 경영편지에 담으려 노력해왔습니다..
“구성원들은 ‘작년과, 지난 분기와 비교해 달라지는 것들’을 궁금해해요. 예를 들면 회사의 KPI(핵심성과지표)가 왜 매년 조금씩 바뀌는지, 다른 부서들이 각자 무슨 일을 하느라 그리 바쁜지 등이요. 그래서 초기에는 회사의 역사나 연대기에 관한 내용이 많았고, 요즘은 그 때 그 때 일어나는 일을 중심으로 경영편지를 씁니다.”
경영편지의 주요 주제는 인사관리, 성과관리, 트렌드입니다.
운영 관리 일정과 형식은 정해져 있어도 그 내용이 매해 달라지기 때문에 구성원들은 경영편지에 적힌 자세한 설명을 통해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일 수 있게 되죠. 특히 크린텍에서는 인사관리와 성과관리 이벤트가 연초 공지, 연말 평가 2번이므로 자주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그때 구성원들에게 하는 설명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관련 내용과 맥락을 반복해서 짚어야 협업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인사관리의 경우, 보직 이동이나 승진이 있을 때 경영편지에는 그런 의사결정을 내린 과정과 이유가 나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각종 대소사(결혼, 사고 등)도 다룹니다. 덕분에 경영편지가 조직의 큰 규모와 언택트 업무 스타일의 단점을 보완합니다. 고 대표는 그래서 구성원 한 명 한 명의 말을 최대한 기억하려고 신경 씁니다.
“구성원 각자가 바라는 속도 대로 지원을 못 받을 수도 있고 새로운 업무를 시작하는 구성원은 서툴기 마련이니 다양한 상황을 설명하는 것 위주로 인사 정보를 전달해요. 한편 승진자가 앞으로 해야 하는 일에 어떤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명시하며 판단의 기준도 전달합니다.”
성과관리의 경우 목표, 실적, 워크숍 등이 포함돼요. KPI가 지난해에 비해 왜 간소화 됐는지, 역량 관리와 업적 관리가 어떤 면에서 다른지 등을 자세히 설명해요. 특히 워크숍의 경우 참석하지 않은 사람들은 워크숍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어떻게 운영됐는지,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구성원들이 궁금해하는 편이라 경영편지를 작성할 때 참고하려고 한다고요.
“어떤 구성원이 ‘KPI가 많은 이유가 무엇인가요?’라고 물은 적이 있어요. 한 사람이 대표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면, 구성원 중 20명은 한 번쯤 이 문제에 의문을 가진 것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그래서 구성원들이 이렇게 지나가며 하는 말들에 대해 제가 기억하고 (경영편지를 통해) 짚어가려 해요.”
트렌드는 구성원들이 글을 끝까지 읽게 하고 다음 글도 읽게 만드는 방식 중 하나라고 해요. 고 대표는 글의 ⅓ 정도, 특히 도입부는 직원들이 이해하기 쉽거나 흥미로워할 수 있는 내용을 씁니다. 더불어 본인의 넓은 취향 스펙트럼도 트렌드를 읽어내고 글에 쓰는 데 도움이 된다고요. 실제로 고 대표가 즐겨 읽는 무협지와 경영 서적, 좋아하는 아이돌 노래와 클래식이 인트로에 등장하곤 합니다.
이렇게 큰 세 개의 카테고리 안에서 매번 세부 주제를 정하는 것도 고 대표의 몫입니다. 그는 매주 경영편지를 썼던 초창기에는 무엇을 써야 할지 고민이 됐지만, 지금은 크게 3가지 방법으로 주제를 수집한다고 하네요.
“첫째, 구성원들과 대화를 하다가 은연 중 나오는 이야기들을 기억하고 그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다뤄요. 고맙게도 누가 의견을 주면, 다음 경영편지에 꼭 그 직원의 (실명 전체가 아닌) 이름을 짐작할 수 있게 언급합니다. 둘째, 제가 구성원들에게 질문을 해서 나오는 답변들 중 경영편지 주제 카테고리에 들어갈 만한 내용이 있다 싶으면 쓰죠. 셋째, 책과 유튜브 그리고 회사와 상관 없는 외부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힌트를 얻어요. 무거운 이야기를 쉽게 풀어가는 것이 저의 장점입니다.”
📝 고예성 대표의 경영편지 주제 카테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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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를 정하면 고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의견을 녹여서 1) 최대한 어른답게, 2) 구성원들의 불안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3) 경영편지만으로는 안 되지만 최대한 소통한다는 의지를 담아 본격적으로 경영편지를 씁니다. 그렇게 꾸준히 맥락을 짚고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비로소 조직 내 ‘카더라 통신’도 줄어든다는 게 기본적인 경영편지의 취지라 볼 수 있습니다.
최대한 어른답게 쓴다는 것은 대표와 구성원들의 ‘기저 지식’ 차이를 인정하고 가능한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이라고 고 대표는 이야기해요. 그는 “대표는 회사의 일들을 속속들이 알고 있고, 큰 그림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머릿 속으로 늘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구성원들은 자신의 일에 집중하니, 대화의 바탕에 깔려 있는 지식이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구성원들을 설득하고 납득시키기 위해, ‘이정도면 되겠지’가 100%라고 가정할 때, 100%가 아닌 200%로 설명하려고 노력한다고 전했습니다.
구성원들의 불안도를 낮춘다는 것은 경영편지에서 구성원들에게 최대한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내용을 적는다는 이야기입니다. 한편으로는 지양하는 주제도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고 대표는 경영자 입장에서는 임원들의 경영전략 전반, 회사 내외부의 기회와 위기, 갈등 상황에서 무엇을 학습할지 진정으로 고민하지만, 이런 내용은 경영편지에 전부 다 쓰진 않는다고 합니다.
경영편지에 담는 내용을 선별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회사가 겪는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같이 겪은 사람들이 여전히 조직에 남아있는 경우, 서로 시각차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별 고민 없이 있는 그대로 공유했다간 구성원 사이의 분란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 모르는 구성원들에게는 불안도를 높일 수도 있겠죠.
그래서 고 대표는 주요 파트너 기업 소개, 핵심 기술이나 사업의 변천사 등 우리 회사에 있었던 일이나 팩트를 팩트 위주로, 보다 미래지향적인 소재로 경영편지에서 소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합니다.
“경영 편지에서 언급하기 어려운 것은 위기입니다. 대체로 위기는 상당히 긴 시간과 다양한 꼬임이 있기 때문에, 경영편지를 썼다가 나중에 상황이 바뀔 경우 난감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신, 이런 상황들이 있다는 사실 위주의 언급, 혹은 문제가 일단락 되는 시점에서 확실히 알려주겠다는 언질을 경영 편지에서 가볍게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렇다고 ‘경영편지 썼으니 소통은 다했다’는 태도는 절대 취하지 않습니다. 고 대표는 오히려 한 달에 한 번 있는 전사 줌 미팅 후 팩트 위주로 경영편지로 쓰고요. 구성원 평가 면담 후 내용을 따로 이메일로 정리해 보낸다고 합니다. 또 1년에 3번 구성원들이 모두 만나는 날에는 그동안 회사에 쌓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자 주제를 뽑아 토론하는 시간, 직무직능 기술서를 두고 서로 질문하고 답변하는 시간을 따로 마련한다고 해요.
“경영자가 열정이 넘쳐서 미팅에서 여러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이대로 끝나면 구성원 입장에서는 ‘왜 대표가 이 말 했다, 저 말 했다 갈피를 못 잡지?’ 하며 불신이 쌓일 수 있어요. 그럴 때 경영편지로 기록을 남기면 꼭 필요한 말은 휘발되지 않고 남게 되죠. 그 기록을 보고 저 역시 말할 때 실수를 덜하게 되고요.”
📌 경영편지, 어떻게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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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경영편지는 ‘변화관리’, 직원들 불안감은 ↓, 경영 효율성은 ↑
고예성 대표는 경영편지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2020년 8월 중견기업 후계자인 지인이 비전선포식을 하며 경영편지를 썼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도 한 번 시작해서 꾸준히 해볼까’라는 아이디어를 얻었다고요. 실제로 2020년 9월 창업자인 회장님이 은퇴식을 했을 때, 고 대표는 그 생각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100편이 넘는 경영편지의 첫 걸음이었습니다.
“회장님이 은퇴할 때 크린텍 역사에서 또 하나의 챕터가 넘어간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이때까지 회사에 있었던 일을 연대기적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설명하면 의미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구성원들 입장에서는 회장님의 은퇴 후 회사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할 테고, 미래를 향한 불안도 있을 테니 저는 경영편지로 임직원들과 소통하고자 했죠.”
그렇게 시작한 경영편지를 고 대표는 지금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는 경영편지를 유지하는 원칙적인 이유를 ‘변화관리’로 꼽아요. 크린텍의 조직 규모는 제법 크고, 구성원들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자기 임무를 다하다 보니 서로 만날 일이 많지 않았어요. 이런 상황에서 회사에 조금이라도 변화가 생기면 구성원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게 고 대표의 생각이었습니다.
이때 경영편지를 통해 현재 상황과 대표의 의사결정 내용 및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면 구성원들이 싱크를 잘 맞출 수 있게 됩니다.
고 대표는 그러면서 구성원과의 소통의 관점에서 ‘오십보백보’, ‘대동소이’라는 말을 싫어한다고 말했어요. 해당 표현들이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무시하고 깊이를 생략하는 말이어서요. 경영편지를 쓸 때도 당장 임직원들의 반응이 없다고, 바로 변화가 눈에 띄지 않는다고 그만두기보단 50보를, 100보를 걷는 꾸준함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한국에서는 절대적으로 높은 기준을 정하고 거기 미치지 못하면 다 똑같이 못났다고 해요. 하지만 저는 50보라도 가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자신의 의견을 그저 밀어붙이는 경영자도 있겠지만, 저는 다르게 생각해요. 내 자식도 납득시키기가 어려운데, 남의 자식인 우리 구성원들을 설득하려면 얼마나 더 큰 노력이 필요하겠어요. 그런 생각으로 경영편지를 씁니다.”
“중간 관리자라면 '리더의 편지'도 좋을 듯합니다. 리더들이 먼저 소통을 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의사 결정에 대한 상세하고 친절한 배경 설명부터 시작하기를 추천합니다. 상명하복의 과거 방식으로 인해 상호간 기저 지식의 차이가 이미 많이 벌어져 있는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고 대표가 ‘변화관리’를 원칙으로, 경영편지를 유지하는 또 다른 이유들이 있었어요. 이를 크게 4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 경영편지는 회사에 대한 이해도와 예측가능성을 높여서 구성원들의 불안감을 줄여줍니다.
- 갈수록 다양해지는 구성원들의 커뮤니케이션과 협업을 (강요하지 않는 형태로) 촉진해서 조직의 생산성을 높입니다.
- (경영편지를 통해) 대표가 구성원에게 할 말을 10번 반복하지 않고 3번 정도 반복하면서 운영상의 효율성을 제고합니다.
- 신입사원들이 회사의 역사와 현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도와주는 직원교육용 자료의 역할을 합니다.
(고 대표도 스스로 예상하지 못했겠지만) 경영편지는 대표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도구로도 사용되고 있는 셈입니다. 실제 인터뷰에서도 고 대표는 경영편지를 쓴 덕분에 자신의 개인적인 성향을 거스르고 리더로서의 자질을 발전시키는 데 경영편지를 작성하고 마감하는 과정, 꾸준히 섬세하게 작성하는 훈련이 도움이 됐다고 고백했어요.
“원래 저의 성미는 좀 급해요. 그런데 경영편지를 쓰면서 구성원들이 듣고 싶어하는 내용을 고민하며 강제로(?!) 관점과 안목이 넓어졌어요. 확실히 상대방이 듣고 싶어하는 내용으로 작성하면 반응이 더 좋고요. 또 저에게만 있는 기저 지식을 구성원들은 알 수 없을 때가 많으니 이를 경영편지로 보완하기도 합니다.”
“더불어 제가 업무를 추진력 있게 진행하고 임기응변이 좋아서, 경영자로서 일을 키우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요. 그럴 때 경영편지로 구성원들에게 설명하면서 한번 멈춰서 신중하게 고민하는 시간이 생겼어요. 리더로서 인내심이 생겼다고 볼 수 있죠.”
📌 경영편지를, 왜 쓰는지 생각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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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다른 대표들에게도 추천하는 경영편지, 주의할 점은?
고예성 대표는 이제 경영편지를 쓸 때 그리 큰 시간이 들지 않는다고 해요. 처음에는 무엇을 쓸지 너무 고민이 하면서 아들에게 퇴고도 부탁하느라 오랜 시간을 들였지만, 지금은 3개 시리즈를 담은 1개의 글을 쓸 때 퇴고까지 50분~7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합니다. 1년 52주 중 대략 30통의 편지를 보내고요. 꾸준히 경영편지를 쓰며 글을 쓰는 근육을 키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은 불안감이 굉장히 큰 나라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구성원들도 조직의 결정에 따라가면 편하고 안심되지만, 그래도 궁금하거나 이견이 있을 때가 반드시 생깁니다. 그땐 납득되는 설명을 들으면 시너지가 일어나죠. 경영편지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는 경영편지를 통한 소통이 구성원들을 바꾸려는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일상을 살아가는 구성원들이 대표의 말 몇 번으로 감화를 받아서 변화할 일은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경영편지로 구성원들을 존중함으로써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경영편지가 구성원들에게 잔소리하는 형태가 돼서는 안 됩니다. 우선 경영편지를 통해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대한 반응을 보여줍니다. 또 구성원들을 납득시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요. 마지막으로는 구성원들을 다그치지 않고 그들의 속도를 이해하는 말을 해줍니다.”
고 대표는 이 모든 것이 경영편지 하나로만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해요. 반드시 말로 현장감 있게 설명하는 과정과 회사 성과 관리 시스템, 조직 문화 등이 모두 어우러져야 효과가 있다고 하죠.
다만 경영편지는 전체 시스템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대표 개인이 시작할 수 있는 일로서 진입장벽이 낮은 편입니다. HR 전반을 고민하고 재편하는 좋은 시발점이 될 수도 있고요. 그래서 고 대표는 소통에 관심 있는 대표들에게 경영편지 쓰기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물론 경영편지의 효과를 높이려면 조바심을 내선 안 됩니다. 도리어 경영편지가 조직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등 부작용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팀원들을 바꿔놓기 위해 경영편지를 쓰는 것이 아니라는 점, 미래지향적이고 팩트 위주로 경영편지를 써야 하는 것처럼 경영편지에만 매달려 쉬운 길을 기대해선 안 된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경영편지를 보낸다고 직원들의 답변이 쏟아지고 그에 대한 화제가 만발할 거라고 기대하면 안 됩니다. 직원들은 재미있게 읽어도 그것을 표현하는 것은, 조심스러워 해요. 경영 편지에 대한 반응 자체를 본인이 경영자를 평가하는 상황으로 보일까 걱정하게 됩니다. 그래서 반응이 없는 것이 정상이고, 부정적인 반응이 오지 않으면 성공이라고 여기면 됩니다."
📌 경영편지를 추천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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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가 직접 148편의 경영편지를 써보고서 느낀 점
여기까지 고예성 대표가 그간 경영편지를 어떻게, 왜 써왔는지, 다른 대표들에게 추천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봤습니다.
고 대표는 천재 수학자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에서 주인공의 말을 인용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어요.
“천재 수학자인 주인공은 ‘수학을 잘하기 위해 제일 필요한 것은 용기다. 왜냐면 문제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걸 인정하고 웃으면서 다시 이야기해보려고 하는 용기가 중요하다’라고 말합니다.”
“이 말이 회사 경영에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대표들은 구성원들이나 다른 이들이 나의 말을 평가할 것 같아서 자기 표현을 두려워 합니다. 하지만 리더가 먼저 용기 있게 자신을 드러내면 소통을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최소한의 성의가 ‘경영편지’입니다. 소통을 시작하고 습관으로 만드는 계기라고 볼 수 있죠.”
고 대표는 지금까지 경영편지를 148통을 썼으니 5주년이 될 때, 경영자답게 내년 매출액 200억원이 될 때, 경영편지 200통으로 라임을 맞추어 볼까 생각 중이라고 합니다. 잠시 쉴지도 고민한다고요. 하지만 이내 “기왕이면 매출 1,000억원, 경영편지 500통으로 공약 내걸까봐요”라고 말하며 웃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고 대표는 그간 축적해온 경험과 노하우가 다른 경영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번 인터뷰에 응했다고 마음을 전했죠.
경영편지의 다음 시즌이 재개될지 어떻게 달라질지 알 수 없지만, 그동안 소통 리더십을 경영편지로 표현한 고 대표의 행보에는 분명히 배울 점이 있습니다. 리더로서 소통이 고민이라면, 용기를 내어 빈 화면을 띄우고 구성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 메시지를 적어보면 어떨까요? 당장 보내지 않더라도 한 번쯤 생각을 정리하는 기회가 되 줄 거예요.
“리더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소통이 잘 되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말고, ‘경영편지 쓰기’ 라는 행동을 시작하고 반복하면 어떨까 하는 겁니다. 경영 편지가 소통의 시작을 넘어서 소통의 습관이 되기를 바랍니다.”
📝 고예성 대표가 전하는 ‘경영편지 작성 노하우’ 1. 경영 편지의 주요 주제
2. 작성 및 퇴고 과정
3. 효과적인 전달 방법
4. 기술적 작성 방법
5. 경영 편지와 다른 소통 도구의 연결
요약 경영 편지는 회사와 직원 간 소통의 창구로 활용하며, 가벼운 톤과 명확한 주제로 시작하고 체계적 퇴고와 피드백을 통해 완성도를 높입니다. 더불어, 회사의 역사와 문화를 축적하고, 지속적으로 활용 가능한 자료로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인터뷰∙에디터 | 김지윤
글 | 장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