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자기소개서에 이것만 안해도 광탈은 피합니다

 

자기소개서의 목표는 단순합니다. ‘나’라는 사람이 이 업무에 적합하며 필요한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설득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서 우리는 다양한 역량을 보여줄 근거를 준비하며 자기계발에 힘씁니다.

하지만 열심히 준비해 두고 막상 자기소개서에서는 이렇게 쓰는 실수를 범하고 맙니다.

 

“열정이 많은 인재입니다.”

“꼼꼼한 성격입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열정 넘치고, 꼼꼼하게 일을 처리하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은 인재를 뽑지 않을 회사가 어디 있을까요. 하지만 위와 같은 문장으로는 상대에게 여러분이 이런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달할 수 없습니다. 힘이 없는 표현이기 때문이죠.

이런 문제가 생기는 원인은 주장만 있을 뿐,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해 주지 않았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단순히 사랑한다는 말로 마음을 전할 수 없는 것과 같죠. 주장을 뒷받침할 확실한 증거가 필요합니다.

 

 

자기소개서에서 확실한 증거를 보여주며 설득하려면, 여러분의 역량을 말하지 말고, 보여줘야 합니다. 스토리를 만드는 작가들에게도 너무나 중요한 원칙인데요. 러시아 최고의 작가인 안톤 체호프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달이 빛나고 있다고 말하지 말고, 깨진 유리 조각에 반짝이는 빛을 보여주라”

Show! Don’t tell. 말하지 말고 보여주라! 직접적으로 설명하지 말고, 독자가 스스로 상상할 수 있도록 보여주라는 것이죠.

말하는 대신에 보여줘야 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말하는 것보다 보여주는 것이 메시지를 훨씬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죠.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남자는 화가 많이 났다.’

vs

‘문을 쾅 닫은 남자가 거칠게 숨을 뿜으며 다가왔다.’

 

어느 표현이 남자의 감정이 더 잘 전달하나요?

전자는 감정을 직접 말했고, 후자는 장면을 보여주었습니다. 말한 것보다 보여주었을 때가 훨씬 확실하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자기소개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역량을 잘 드러내려면 직접 말하지 말고, 보여줘야 합니다.

 

그렇다면 말하지 않고 보여줄 수 있는 자기소개서를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은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단 중요한 기본 전제부터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자기소개서에서 보여주는 것은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게 아니라 상대에게 필요한 것이 되어야 합니다. 직무와 회사의 방향성을 고려해서 내 강점을 보여주세요. 만약 상대를 생각하지 않고, 그냥 내 이야기만 한다면, 자기소개서는 바로 쓰레기통으로 갈 겁니다.

‘자기소개서에서는 내가 가진 역량을 상대에게 필요한 방식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으셔야 합니다.

이제 다시 돌아와서 말하지 않고 보여주는 자기소개서 작성법으로 이어가 보겠습니다.

보여주는 문장을 만들어가는 3단계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구체적인 경험과 사례를 준비한다.

 

요리를 하려면 먼저 재료부터 준비해야겠죠. 자기소개서에서 사용할 재료는 여러분이 그동안 겪은 경험입니다. 이건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부분입니다. 당연히 직접 경험한 내용이어야 하고, 거짓말이 들어가서는 안 됩니다.

경험 자체가 독특하면 독특할수록 좋은 건 사실입니다. 흔하지 않은 이야기일수록 흥미가 느껴지는 게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혹시 독특한 경험이 없다고 해서,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어떤 경험을 했느냐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경험했느냐이니까요.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자면, 독서라는 단순한 행위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인상적인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을 참고해 주세요.

 

<자기소개서에 쓸 말이 없다면 딱 3가지만 해보세요> 보러가기

 

재료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당장 쓰지는 않더라도, 미리 준비해 두면 언제든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으니까요. 이번 기회에 여러분이 지나온 삶을 한 번 돌아보면서 재료를 준비해 보세요.

 

2.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한다.

 

회사가 자기소개서를 통해서 알고 싶은 건 결과가 아닙니다. 결과가 알고 싶었다면, 힘들게 자기소개서를 읽고 있지 않을 겁니다. 아무리 500자라고 해도 수백, 수천 장이면 엄청난 양일 테니까요. 차라리 짤막한 이력을 살펴보는 게 훨씬 빠르고 효율적일 겁니다.

회사에서 자기소개서를 요구하는 이유는 여러분이 겪은 경험의 과정이 어땠는지를 알고 싶은 겁니다. 단순히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가 아니라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한 방법으로는 아래 세 가지 물음에 대한 답을 적어 보면 됩니다.

 

1) 여러분은 어떤 상황과 문제에 직면했는가?

2) 그 과정에서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했는가?

3) 그 생각을 토대로 어떤 판단을 내리고 행동했는가?

 

1번에서 준비한 경험과 사례로 답해보며 정리해 보면 되는데요.

예시로 인턴 경험을 통해서 ‘저는 열정이 많은 인재입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과정을 함께 진행해 볼까요?

 

  1. SNS 마케팅 인턴으로 일하면서, 회사의 SNS 팔로워가 5천 명에 불과해 마케팅 효율이 높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2. 소셜 미디어 전략을 개선해서 SNS 팔로워를 늘리면, 지금보다 마케팅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3. 주말마다 최신 마케팅 트렌드를 학습했고, 이를 활용해서 소셜 미디어 전략을 개선해서 팔로워 수를 25% 증가시키고, 게시물 도달률을 40% 향상시켰다.

 

세 가지 물음에 대한 답을 연결만 해도 완성된 문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SNS 마케팅에 열정이 많은 인재입니다.”

→ SNS 마케팅 인턴으로 일하면서, 회사 인스타그램의 마케팅 효율이 높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잠재 고객을 겨냥한 콘텐츠로 팔로워를 늘리면, 지금보다 마케팅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를 위해서 주말마다 최신 마케팅 트렌드를 학습했고, 이를 활용해서 소셜 미디어 전략을 개선해서 팔로워 수와 게시물 도달률을 향상시킬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만약 실패했더라도 그 과정에서 어떤 변화와 성장을 거두었는지를 보여주는 게 핵심이니까요.

자기소개서의 핵심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입니다.

 

3. 추상어는 무조건 빼라!

 

이건 자기소개서를 포함해서 모든 글에 적용되는 원칙입니다.

 

‘추상어는 죽음입니다.’

 

추상적인 단어를 이해하는 데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만약 자기소개서가 추상적인 표현으로 가득하다면, 그것을 이해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겁니다.

상대가 나에게 관심이 있다면 시간을 들여서라도 읽어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수천 명과 경쟁하는 자기소개서에서는 해당하지 않겠죠. 그래서 최대한 구체적이고 직관적으로 제시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아까 예시에서 추상적인 부분을 구체적으로 바꿔보겠습니다.

 

SNS 마케팅 인턴으로 일하면서, 회사 인스타그램의 마케팅 효율이 높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잠재 고객을 겨냥한 콘텐츠로 팔로워를 늘리면, 지금보다 마케팅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를 위해서 주말마다 최신 마케팅 트렌드를 학습했고, 이를 활용해서 소셜 미디어 전략을 개선해서 팔로워 수와 게시물 도달률을 향상시킬 수 있었습니다.

→ “SNS 마케팅 인턴으로 일하면서, 회사 인스타그램 계정의 팔로워가 5천 명에 불과해 게시물 당 평균 좋아요 수가 50개 미만이었습니다. 잠재 고객인 20대 여성을 타겟으로 한 뷰티 팁 콘텐츠를 게시해서 팔로워를 늘리면 지금보다 마케팅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를 위해서 6주 동안 매주 토요일 4시간씩 유튜브로 SNS 마케팅 강의를 수강하고, 일요일에는 경쟁사 계정 10개의 인기 게시물을 분석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짧은 영상 위주의 콘텐츠 전략을 수립하여 팔로워 수를 6,250명으로 늘리고, 게시물 평균 좋아요 수를 220개로 향상시켰습니다.”

 

열정이 많다는 표현이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았지만, 지원자의 열정이 느껴지는 것 같지 않으신가요?

사실 처음부터 추상적인 표현이 없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아무리 훈련된 작가라고 해도 어려운 일이죠. 그래서 퇴고를 통해서 추상어를 최대한 줄여가야 합니다. 다시 읽어가면서, 추상적인 부분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바꿔 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처음 문장부터 마지막까지 완벽한 글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실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여러분은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이지, 문예지에 등단하려는 게 아니니까요.

퇴고와 관련해서 간단한 팁 하나를 소개해 드리면, 시간을 두고 퇴고해 보시라는 점입니다. 쓰자마자 다시 읽어봐서는 글을 객관적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최소한 하루가 지나야, 내가 쓴 글을 냉정하게 분석할 수 있습니다. (퇴고 노하우는 조만간 구체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말하지 말고 보여주라!” 이 원칙을 꼭 기억하세요.

여러분의 역량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자기소개서로 원하는 결과 얻으시기를 응원하겠습니다.

다음에도 유용한 스토리텔링 기술로 찾아뵙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은 [Build Your Story] 뉴스레터에서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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