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Meta)가 자체 검색 엔진을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매체들은 이 소식을 앞다투어 보도하며 메타가 ‘구글 천하’를 흔들게 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어요.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메타는 왜 갑자기 검색 엔진 시장에 뛰어들기로 결정한 것일까요?
😱 메타가 검색 엔진을 만든다고?
(출처: 메타)
사실, 올해 초부터 이미 자체 AI 기반 검색 엔진을 개발하고 있었으니 엄밀히 말하면 ‘갑자기’는 아닙니다. 지난 8개월 동안 메타의 엔지니어 팀은 검색 엔진의 중추가 될 관련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왔다고 해요. 이 메타 검색 엔진의 중심에는 메타AI가 있는데요.
메타AI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왓츠앱 등 자사 SNS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AI 챗봇입니다. 사용자가 최신 뉴스나 특정 주제(뉴스·증권·스포츠 등)에 대해 질문하면, 메타 플랫폼 내에서 바로 요약 답변을 받아볼 수 있어요.
현재는 이 메타AI가 구글이나 빙(Bing) 같은 타사 검색 엔진에 의존하여 답변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AI 챗봇이 고도화 될수록 타사 검색 엔진에 대한 의존도는 당연히 높아질 수 밖에 없죠. 그래서 메타가 구글과 MS에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이러한 조치를 내린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실제로 2021년 애플이 개인정보 수집을 제한하면서 메타의 맞춤형 광고 사업 매출에 큰 타격을 입기도 했으니까요. 혹시나 구글이나 MS와의 계약이 파기될 경우, 이 자사 검색 엔진은 훌륭한 백업 플랜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메타의 이러한 결정은 단순히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수동적인 대응책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대화형 AI 챗봇은 사용자들의 상호작용을 유도하여 SNS에서 머무는 시간을 늘리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체류 시간이 길어질수록 광고 노출 기회가 증가해, 자연스럽게 광고 매출 또한 상승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출처: 메타)
게다가 메타는 최근 AR 안경을 출시하며 현실 세계에서도 AI 검색 엔진의 역할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요. 이 AR 안경은 메타의 AI 검색 엔진과 연동되어,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물리적 환경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할 수 있죠.
예를 들어, 사용자가 특정 레스토랑을 바라보면, AR 안경이 메뉴, 리뷰, 예약 가능 여부 등을 즉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습니다. 자사의 AI 검색 엔진을 AR 기술과 결합하여 직관적인 경험을 제공하려는 전략을 구상 중인 것 같습니다.
또한, 메타는 향후 자체 AI가 인간의 개입 없이 앱 개발, 광고 운영 등의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따라서 이번 검색 엔진 개발은 AI 영역에서 독자적 생태계를 만들어가려는 메타의 큰 그림의 일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뜨거워지는 AI 검색 엔진 전쟁
AI 검색 엔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구글에 도전장을 내민 오픈AI는 최근 챗GPT에 웹 검색 기능을 추가하며 서치GPT(SearchGPT)를 정식 출시했습니다.
이제는 챗GPT에서도 최신 스포츠 경기 결과, 뉴스, 주식 시세 등을 실시간으로 검색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2021년에서 2023년 사이의 제한된 웹 정보만 검색할 수 있었던 한계를 넘어서며,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섰습니다.
(출처: 디지오션)
퍼플렉시티(Perplexity)도 서치GPT와 유사한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른 엔진들과는 달리 GPT-4o와 클로드 3.5, 소나 등 다양한 AI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는 차별점이 있습니다. 또한, 발견하기(Discover)와 공간(Spaces) 같은 기능을 갖추고 있어, 헤비 유저에게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AI 챗봇 클로드(Claude)를 개발한 앤트로픽(Anthropic)은 최근 데스크톱 버전을 출시해 접근성과 편의성을 크게 높였습니다. 곧 모바일 앱에 음성 인식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라고 해요. 최근 사람의 개입 없이 자율적으로 컴퓨터 작업(웹사이트 개발, 엑셀 시트 편집 등)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기능을 선보이기도 했죠.
챗GPT 론칭 이후, 기존 검색 엔진들 또한 필사적으로 AI 검색 기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검색 엔진 시장의 1인자 구글은 AI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기반으로 검색 기능을 대폭 개선하고 있습니다. 구글 검색에 AI 채팅 기능을 통합한 ‘SGE(검색 생성형 경험)’을 출시했죠.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빙(Bing) 검색 엔진에 챗GPT 기술을 접목시켰구요.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국내 기업들도 이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검색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으며, 카카오는 ‘KoGPT’를 기반으로 한 AI 검색 서비스를 준비 중입니다.
💥 파편화되는 검색 행동
리서치 기관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2026년까지 기존 검색 엔진의 검색량이 2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AI 챗봇·에이전트 같은 생성형 AI 솔루션이 전통적인 검색 엔진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검색 엔진들이 AI 기능을 도입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미 일부 검색 트래픽은 챗GPT, 퍼플렉시티, 클로드 같은 새로운 AI 검색 엔진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키워드 기반 정보 제공에서 대화형 맞춤형 답변으로 검색의 패러다임이 서서히 변화하고 있는 것이죠.
AI 검색 엔진은 사용자 질문에 단순히 링크를 나열하는 대신, 대화 형태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문제 해결을 돕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어요. 이러한 기능이 향상될수록 사용자는 개인화된 답변을 더 선호하게 될 것입니다. AI를 지능형 비서처럼 활용하여 정보를 빠르게 찾는 방식으로 이미 검색 습관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출처: 디지오션)
또한, 소비자들이 전통적인 검색 엔진이 아닌 새로운 플랫폼에서 정보를 검색하기 시작하며 이러한 변화는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이고 광범위한 결과 대신, 맞춤화된 답변을 줄 수 있는 전문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음악은 스포티파이나 유튜브에서, 여행 정보는 인터파크에서, 요새 핫한 드라마는 넷플릭스에서, 제품 리뷰는 쿠팡이나 컬리에서, 부동산 정보는 직방에서, 지역 관련 정보는 당근에서, 맛집은 인스타에서, 각종 꿀팁은 틱톡에서 찾는 것이죠.
대표적으로 소셜 미디어에서 검색을 하는 사용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요. 한 조사에 따르면 Z세대 응답자의 51%가 검색 엔진으로 틱톡(TikTok)을 선택했습니다. 점심 식사 장소를 찾는 데도 구글 지도나 검색 대신 SNS를 사용하는 비율이 약 40%에 달한다고 해요.
🤳🏻 MZ 세대가 SNS에서 검색하는 이유
왜 MZ세대는 인스타와 틱톡에서 검색을 하는 걸 선호할까요? 크게 세 가지로 이유를 꼽아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첫번째, 기존의 검색 엔진은 특정 키워드를 사용한 ‘질문’에 대한 답변만을 보여줍니다. 반면, SNS는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트렌드나 관심사를 발견할 수 있게 해주죠. 예상치 못한 매력적인 콘텐츠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만족도를 높이는 요인일 수 있어요.
두번째, SNS는 시각적인 경험을 제공합니다. 기존 검색 엔진의 글자(텍스트) 기반 형식에 비해 이미지, 영상, 오디오 등은 몰입도를 높이는데요. 특히 숏폼 콘텐츠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짧고 강렬하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세번째, MZ세대는 커뮤니티의 의견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자신과 비슷한 특징을 가진 그룹이나 영향력 있는 크리에이터의 콘텐츠에 더욱 공감하고 신뢰하는데요.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과 같은 SNS에서는 커뮤니티의 반응(댓글, 좋아요, 리뷰 등)을 볼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죠.
이러한 트렌드를 모를리 없는 틱톡은 최근 키워드 기반 검색 광고 상품을 출시하여 수익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메타가 자체 검색 엔진을 통해 인스타그램의 검색 경험을 강화하게 되면서, SNS를 검색 엔진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더욱 많아질 것입니다.
⚔️ 마케팅, 이렇게 달라져야 합니다
앞으로 검색 환경이 진화하면서 검색 엔진은 다양해지고, 트래픽은 분산되는 양상이 심화될 것입니다. 소비자는 더 빠르고 개인화된 방식으로 정보를 받기를 원하고, 단일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여러 소스에서 정보를 검색하죠.
이러한 이유로 기존의 키워드 중심 SEO 전략은 한계를 맞이하게 될거에요. 따라서, SEO와 검색 광고 중심 마케팅에 의존하던 브랜드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할 시점이 아닐까 싶은데요.
마케팅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1️⃣ 전략은 통합적으로
AI 검색은 다양한 소스의 데이터를 통합해 검색 결과를 제공합니다. 여러 채널에서 소비자와 접점을 만들고, 일관된 콘텐츠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해진건데요. 따라서, 대부분의 브랜드가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 마케팅 채널을 확장하고자 할 것입니다.
이 때, 어떤 플랫폼에 우선순위를 둘지 전략적으로 결정해야 합니다. 먼저, 우리 브랜드의 잠재 고객이 어떤 플랫폼에서 정보를 검색하는지 파악해보고, 그에 맞게 시간과 자원을 더 많이 투자할 채널을 선택해보세요.
(출처: 디지오션)
또한, 여러 마케팅 채널들의 활동을 고려하여, 각 채널을 통합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운영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성과 역시 개별 채널의 결과를 독립적으로 평가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소비자 여정을 고려하여 측정해야 합니다.
(첨언: 생성 AI 기술의 발전으로 점점 업무 생산성과 효율이 높아지고 있죠. 앞으로는 채널별 전문가를 채용하는 대신, 여러 채널을 모두 관리할 수 있는 마케터를 선호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케팅 채널 전반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있다면 AI를 비서 삼아 더 넓은 범위의 업무를 할 수 있으니까요.)
2️⃣ 콘텐츠 다각화 & 맞춤화
(출처: 디지오션)
콘텐츠의 형태와 배포 채널을 다각화하여 다양한 플랫폼에서 브랜드의 가시성을 높여야 합니다. 플랫폼별로 검색 습관이 세분화됨에 따라, 각 플랫폼이 선호하는 형태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좋아요.
예를 들어, 짧고 강력한 스토리를 담은 숏폼은 틱톡, 인스타 릴스, 유튜브 쇼츠로, 소통을 위한 긴 라이브나 자세한 정보를 담은 영상은 유튜브에서 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심층적인 인사이트를 담는데는 웹사이트 블로그나 다운로드형 콘텐츠가 적합할 수 있고요.
기획 단계에서부터 숏폼 영상, 롱폼 영상, 이미지, 음성(팟캐스트), 텍스트, 리뷰 등 다양한 포맷을 고려해야 합니다. 동일한 콘텐츠를 여러 플랫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원 소스 멀티 유즈)을 함께 고민하면 훨씬 더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3️⃣ ‘고객 중심’의 콘텐츠
AI가 대화형으로 맞춤 답변을 제공하듯, 마케팅 콘텐츠도 소비자의 궁금증을 즉각적으로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기업 관점이 아닌, 철저히 ‘고객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SEO 블로그, 숏폼 영상, 이메일 뉴스레터까지, 모든 콘텐츠의 존재 이유는 고객에게 가치 있는 정보를 빠르고 명확하게 전달하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제품을 검색할 때 궁금해할 만한 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각 채널에 맞는 형태로 콘텐츠를 최적화 해보세요. 블로그에서는 세부적인 제품 사용 방법과 FAQ를 제공하고, 숏폼에서는 가장 중요한 기능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식으로 말이죠.
4️⃣ ‘발견’을 위한 숏폼은 필수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이 검색 경험을 강화하며, SNS 사용 시간과 빈도가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숏폼 콘텐츠는 SNS에서 특히 ‘발견’에 최적화된 형식인데요. 브랜드가 초기 접점을 만들고 소비자에게 노출되는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또한, 바이럴 가능성이 높아 빠르게 많은 사용자에게 퍼질 수 있죠. 긴 영상에 비해 제작도 쉽고 빠르기 때문에 적은 리소스로도 많은 노출과 구매 전환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숏폼 콘텐츠는 B2C뿐 아니라 B2B 분야에서도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브랜드 신뢰도를 구축하는데 효과적인데요. 앞으로 숏폼은 모든 브랜드가 꼭 시도해봐야 할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 갈무리
생성 AI가 우리 삶에 한층 더 깊숙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챗GPT가 공개된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의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고 있는데요. 그 변화를 따라잡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느낌입니다.
새로운 생성 AI 소식이 들릴 때마다, 저는 마케팅은 어떻게 변해야 할지를 고민해 보는데요. 늘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두가지의 키워드가 있었습니다. ‘고객 중심’과 ‘통합적/유기적인 전략’입니다.
우선, 기술의 변화 보다 ‘고객’의 변화에 집중해야 합니다. 더 철저하게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객’이 있는 곳을 찾아가,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만나는 것. 마케팅 부터 제품을 구매한 후까지 — 모든 여정에 걸쳐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는 것입니다.
고객의 시선으로 본다면 마케팅 전략은 하나여야 합니다. 기업은 다양한 마케팅 채널을 구분하여 운영하지만, 고객은 우리를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합니다. 고객과의 접점이 되는 모든 채널 간의 교집합과 시너지를 고려해야 일관된 마케팅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독하게 고객 중심으로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라면, 이 혼란의 시기에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