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전략 #프로덕트 #마인드셋
🏍️ 84조원 배달 플랫폼을 만든 ‘마법의 지팡이’ 전략

데이제로인사이트

위대한 창업가들은 어떻게 처음 비즈니스를 시작했을까요? 창업가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Day 0로 돌아가, “처음”에 어떤 시행착오를 거쳐 고객에게 사랑받는 제품을 만들 수 있었는지를 배웁니다.

 

한국에서는 일찍이 배달 문화가 자리잡았고, 이제 배달 없는 삶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우리 일상에 녹아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2010년대 초만 해도 식당의 85%가 아예 배달 자체를 하지 않았다고 해요. 뉴욕시를 제외하고는 배달하는 곳이 없다고 봐도 무방했죠. 그런 미국에서 배달 플랫폼으로 84조의 가치를 만든 사람이 있습니다.

엄마가 일하던 식당에서 설거지를 도우면서 지역 비즈니스를 좋아하게 되었고, 대학원 친구들과 지역 비즈니스의 ‘마법의 지팡이’가 되어 문제를 해결하면서 성장했죠. 오늘은 도어대시의 창업자 토니 쉬(Tony Xu)의 Day 0, 1990년대로 돌아갑니다.

 

 

오늘의 인사이트 요약
1. 고객의 마법의 지팡이가 되어 문제를 해결하기
2. 한 분기만에 2천만 달러를 추가 투자 받은 비결
3.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두 가지 전략
4. 어머니를 생각하듯 지역 비즈니스를 생각하는 마음
 

 

 

1. 고객의 마법의 지팡이가 되어 문제를 해결하기

토니는 중국 난징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의 미국 유학을 따라 4살 때 미국 일리노이로 이민 왔습니다. 당시 아버지는 다른 직장이 없었고, 어머니는 식당에서 서빙을 하는 등 많은 일을 하셨다고 해요.

토니는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 어머니의 식당 일을 도와드리고, 이웃의 잔디를 깎으며 스스로 돈을 벌었는데요. 잔디 깎는 일로 처음 비즈니스를 맛보기도 했고, 어머니의 식당 일을 지켜보며 자랐기에 항상 지역 비즈니스를 좋아했었다고 합니다.

 

이후 토니 가족은 캘리포니아 산호세로 이사를 갑니다. 학구열이 높은 산호세에서 토니는 학업 수준이 2년 정도 뒤쳐져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죠. 하지만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 UC버클리와 스탠퍼드 MBA에 차례로 진학할 수 있었습니다.

토니는 MBA를 다니는 동안, 뜻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늘 좋아하던 지역 비즈니스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됩니다. 처음 한 일은 우선 지역의 가게들을 직접 찾아가 “지금 마법의 지팡이가 있다면, 어떤 문제를 해결하실 건가요?” 라고 묻는 것이었어요. 어떤 답을 할지 듣고 직접 마법의 지팡이가 되어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한 것이죠.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솔루션을 먼저 시도해 봤지만, 차라리 손님을 더 데려오는 데에 집중해야겠다 싶을 정도로 큰 효과는 보지 못했습니다.

창업 멤버들 사진. 왼쪽부터 스탠리 탕(Stanley Tang), 토니 쉬(Tony Xu), 앤디 팡(Andy Fang)
출처: https://www.seattletimes.com/business/doordash-trio-built-company-from-super-simple-ugly-web-page

 

그 무렵, 식당, 꽃집, 소매점으로부터 배달의 어려움에 관해 듣게 됩니다. 이상하게도 배달은 오래 전부터 존재했지만, 뉴욕시를 제외하고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죠. 당시 미국 식당의 85%가 배달을 하지 않고 있었다고 해요.

그 이유를 들어보니, 예를 들어 1인 케이크샵의 경우 1인 가게라 직접 배달도 어렵고, 배달원을 고용해도 주문이 몰리는 시기가 아니면 배달원이 할 일이 없어 비효율적이었죠. 그래서 한 달 40~60 개의 주문을 거절한다고 했습니다. 작은 가게에게는 꽤 큰 손실이었죠.

 

토니와 친구들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이번엔 도미노 피자와 페덱스의 배달원으로 들어갑니다. 직접 배달 일을 해보니, 한 매장에 배달 원을 배치하는 작업이 매우 까다롭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축구 경기가 있을 땐, 배달이 엄청 몰려 대기 시간이 급증했지만 평상시에는 피자 상자를 접는 것 말고는 일이 없었죠. 사람들의 소비성향은 점점 즉흥적으로 변하고 있었지만, 배달은 여전히 사전 계획이 필요하다는 어려움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배달을 대행해주는 테스트를 해보기로 합니다. 'PaloAltoDelivery’ 이라는 웹사이트를 만들고 현지 식당 8곳의 메뉴를 올렸어요. 팔로알토(PaloAlto)는 스탠퍼드가 있는 지역명으로, 한국으로 따지면 '신촌배달닷컴' 같은 느낌의 사이트를 만든 거였죠.

웹사이트를 만든지 45분만에 첫 주문이 들어옵니다. 주문자는 전혀 모르는 사람었죠. 검색창에 Paloalto Delivery를 치는 것 말고는 이 웹사이트를 발견할 방법이 없었는데, ‘지역명 + 배달’ 만으로 검색이 될 만큼 이 지역에 배달 서비스가 없다는 뜻이라 정말 기뻤다고 합니다.

 

배달을 할 때도 이 창업자들의 질문 공세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주문자를 방문해 MBA 학생이라 밝히며 어떻게 우리를 알게 되었는지 등을 물어봤다고 해요. 식당에도 이 서비스가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이후 조금씩 성장하고, 가게들과 수수료 계약을 맺기도 하며 수익을 냈습니다. 함께 일하는 즐거움도 컸고, 고객들로부터 계속 긍정적인 피드백이 있었다고 해요. ‘마법 지팡이’ 전략으로 계속해서 고객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결하며 얻은 성과였죠.

 

팔로알토딜리버리 랜딩페이지
출처: https://www.precoil.com/articles/how-door-dash-experimented-to-find-product-market-fit 

📒 Editor’s Note: 토니는 어린시절 잔디깎이로 처음 비즈니스를 경험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모양이었지만, 미국 국기를 만드는 등 점점 발전했다고 한다. 정말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닌텐도가 너무 갖고 싶었고 돈이 없었기 때문에 뭐든지 했다고.

 

 

 

2. 한 분기만에 2천만 달러를 추가 투자 받은 비결

긍정적인 피드백이 계속 되었지만, 팔로알토딜리버리는 큰 수익을 가져다 주진 못했습니다. 하루에 5~10건의 주문을 받았었지만, 절반은 친구들의 주문이었죠. 홈페이지도 엉성했고, 앱도 없었고, 메뉴판은 PDF 파일이었습니다. 성장하기 위해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한 시기였습니다.

 

2013년, 팔로알토딜리버리는 추가 자금의 필요성을 깨닫고 와이 콤비네이터(Y Combinator)에 참가하게 됩니다. 무려 2만달러의 지원금도 받고, 홈페이지도 더 정교하게 바꿀 수 있었죠.

와이 콤비네이터는 황금티켓이라 불릴 정도로 스타트업계에서 유명한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입니다. 당연히 벤처캐피탈들도 참가 기업들을 눈여겨 보았고, 투자를 받기엔 더 없이 좋은 기회였죠.

투자자들은 ‘그럽허브(Grubhub)’ 와 같은 다른 배달 서비스와의 차이점을 묻습니다. 토니는 식품배달서비스가 아니라 물류 서비스라는 점을 강조하죠. 이후 한 줄기 빛 같은 220만 달러의 시드 투자를 받습니다.

 

하지만 투자는 돈을 받는 것으로 끝나지 않죠. 투자 가치가 있음을 증명해야했습니다. 와이 콤비네이터를 졸업 후 한 달 만에 '도어대시' 앱을 출시합니다. 팔로알토 딜리버리가 아닌, 도어대시의 본격적인 시작이었습니다.

출시 후 첫 1년 동안, 창업자들과 초기 직원들은 사실상 24시간 근무를 하며 모든 배달을 처리합니다. 하지만 힘들어도 직접 배달을 하면서 보이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사무실에만 앉아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것이었죠.

 

대시도어 서비스는 소비자는 물론 가게와 배달원도 사용해야 했기에, 소비자 서비스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서비스가 필요했습니다.

주문을 가게에 전달하는 것, 잘못된 주문이 들어왔을 때 해결 정책, 결제 처리 방식과 가게 회계처리 방식과의 연계, 심지어 배달원에게 어떤 문으로 들어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까지 있었죠.

직접 발로 뛰며 배달한 덕분에 세세한 부분까지 커버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소비자에게는 보이지 않았지만 이런 세세한 서비스들이 모여 시간과 비용을 절약했고, 절약한 비용으로 배달 수수료도 낮출 수 있었죠.

 

식당과의 파트너십을 위한 영업도 필요했습니다. 토니는 처음 팔로알토 딜리버리를 운영할 때 전단지 영업이 효과가 좋았던 것을 떠올리며, 식당에 전단지를 배포합니다. 역시 발로 뛰며 산호세의 식당에 전단지를 돌렸고, 이후에는 전화나 다른 방법으로도 확장했습니다.

 

이런 방법들을 통해 3~4개월동안 매우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성과를 바탕으로 2천만 달러의 투자를 받으며 LA로 확장하게 되죠.

1 부터 10까지 직접 발로 뛰며 사무실에서는 알 수 없는 문제점들을 찾아낸 것, 이 것이 한 분기만에 폭풍 성장을 이뤄내고, 추가 투자를 받아 지역까지 확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이 아닐까 싶습니다.

도어대시 팀이 와이 콤비네이터에 지원할 때, 제출했던 영상
  출처 : https://blog.devgenius.io/doordashs-application-for-yc-s13-7e37ac93aef

📒 Editor’s Note: 도어대시 팀이 와이콤비네이터에게 투자 받을 때, 당시 와이콤비네이터의 사장은 현 openAI의 수장, 샘 올트먼이었다고 한다!

 

 

 

3.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두 가지 전략

도어대시는 원래도 ‘그럽허브’라는 또 다른 배달 플랫폼과 경쟁 구도였는데, 우버이츠까지 합세하며 배달시장 내 경쟁이 심화됩니다. 도어대시는 그 중에서도 앞서나갔는데요, 크게 두 가지 전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우선 세밀한 기술 개발이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도어대시는 런칭 후 첫 해동안 모든 직원이 직접 배달을 하며 디테일한 부분까지 챙길 수 있었죠. 지금도 모든 직원이 한 달에 한 번씩 직접 배달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직접 비효율을 경험하게 되고, 개선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이제 도어대시는 주차장, 공사구역, 골목, 쇼핑몰 내부의 엘리베이터 위치까지 디지털화 해 배달원이 장소를 더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해요.

배달원 뿐만 아니라, 소비자와 가게의 편의성을 높여줄 기술 역시 필요한데요. 예를 들면 피자와 샐러드가 같이 주문이 들어오면 어떤 음식을 기준으로 준비시간을 맞춰야 할지, 교통 상황과 날씨에 따라 예상 배달 시간을 어떻게 알려줄지 등 의 기술들이 필요하죠.

 

다음 전략으로는 목표 시장을 다르게 설정하는 방법입니다. 도어대시는 팬데믹 이전에도 업계 1위였지만, 코로나 기간 동안 25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경쟁자들을 따돌렸습니다. 대도시를 타켓으로 했던 그럽허브와 우버이츠와는 달리, 도어대시는 중소도시도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죠.

팬데믹 이전에는 중소도시 내 배달수요가 적었지만, 팬데믹을 거치며 중소도시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던 것이 큰 성장요인이었습니다. 우버이츠가 125%, 그럽허브가 52%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중소도시 확장 전략의 효과가 입증된 셈입니다.

2018~2021년까지 배달 서비스의 점유율 변화 그래프
출처 : McKinsey & Company

 

 

 

4. 어머니를 생각하듯 지역 비즈니스를 생각하는 마음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이제 도어대시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배달앱입니다. 100만명이 넘는 배달원과 39만명이 넘는 가게를 파트너로 두고 있고, 고객은 1800만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토니가 시드 투자 때 배달서비스가 아닌 물류 서비스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던 것, 기억 나시나요? 도어대시는 라스트마일* 배송 부분에도 진출하고 있습니다.

식자재를 식당에 배송하는것, 고객이 월마트 등에 물건을 주문하면 도어대시가 배송하는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죠. 라스트마일 배송으로 미국, 캐나다, 호주 전역의 4,000개 이상의 로컬, 글로벌 기업을 파트너로 두고 있습니다.

도어대시의 시가총액은 83조 8천억원이며, 토니와 공동창업자들의 평가 재산은 각각 4조가 넘습니다(24년 10월 23일 기준). 

 

*라스트마일: 창고에서 최종 소비자에게 물류를 전달하는 것을 일컫는 용어

도어대시의 모든 직원들이 정기적으로 직접 배달에 참여하는 WeDash 프로그램. 직접 배달에 참여하고 있는 토니
출처 : https://www.scmp.com/magazines/style/celebrity/article/3175218/meet-tony-xu-co-founder-and-ceo-doordash-chinese-american

토니는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지역 비즈니스들을 돕기 위해 이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IT 기술과 스타트업의 메카라고 불리는 실리콘밸리에서조차, 지역 비즈니스가 일자리의 60%를 만들어내니까요. 그는 어머니가 힘들게 일하실 때, 설거지를 하며 도왔던 것처럼 지역 비즈니스에 기술과 물류를 제공해 돕고 싶다고 말합니다. 지역 비즈니스의 진정한 마법 지팡이가 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요?

 

하지만 도어대시도 수수료 문제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가게에서 플랫폼 수수료만큼 가격을 인상해 고객에게 전가하며 논란이 되었던 적도 있죠. 플랫폼과 자영업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수수료 구간을 찾아내는 것이 도어대시를 비롯한 업계의 큰 숙제 같습니다.

 

 


💬 ”그래서 저는 캠퍼스의 모든 컬러 프린터를 고장 냈습니다.” - 토니 쉬

뉴스레터에 소개되지 않은 더 많은 이야기를 읽어보세요! 전문을 읽고 난 후, 아래 질문에 고민해보시면 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을 거예요.

❓물리적 세계를 디지털화 한다는 토니의 발언이 흥미롭습니다. 아직 디지털화 되지 않은 물리적 산업은 또 무엇이 있을까요?

❓ 토니는 자신만의 ‘인생의 의사결정 기준’이 있다고 해요. 나의 인생 의사결정 기준이 있나요?

👉인터뷰 전문 보기👈


👀 지난 콘텐츠도 보고가세요


📧 매주 목요일, 가만히 있어도 유니콘 창업자들의 인사이트가 내 메일함으로 들어옵니다.

오랜 시간 직접 번역하고 리서치한 “인터뷰 번역본 + 추가 자료”를 매주 무료로 받아보세요

👉바로 구독하기👈

링크 복사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이번주 인기 아티클
추천 아티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