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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야 할 일 vs 하지 말아야 할 일 - 제대로 구분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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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속도로 발전하는 AI 덕에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질수록, 에디터의 머릿속에는 오히려 이런 질문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 뭘 해야 하지?"

단순히 '많이'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을 해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무엇이 중요한지를 정하는 일 자체가 너무 어렵더라구요. 아마 제로투원을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특히 더 어려운 문제일 것 같습니다.

오늘의 데이제로 인사이트에서는 위 고민의 답을 찾다가 만난 WP엔진 창업자 제이슨 코헨(Jason Cohen)의 우선순위 프레임워크를 소개해보려 합니다. 회사에서, 프로젝트에서, 혹은 더 나아가 본인의 삶에서 무엇을 우선순위에 둘지 고민하는 분들께 작은 힌트가 되길 바랍니다.

 

오늘의 인사이트 요약
1. 개가 오줌을 싸는 동안,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2. 우선순위는 이미 정해지고 있다
3. 10배의 일과 0.1배의 일, 세상에 단 두 가지만 있다면?
4. 창밖의 관찰자를 이해시키기

 

1. 개가 오줌을 싸는 동안,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출처: AI 생성 이미지
출처: AI 생성 이미지

위 그림의 장면을 살펴봅시다.

잘 정돈된 거실에서 소파에 앉아 책을 읽는 남자. 그리고 카펫 위에 오줌을 싸고 있는 개. 그러나 남자는 개가 오줌을 싸든 말든 아무런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창밖에서 이 장면을 바라보던 당신은 생각합니다. "왜 앉아서 책만 읽고 있지? 진짜 이상한 사람이네."

 

그런데 전체 맥락을 알면 판단이 달라집니다.

한 시간 뒤, 이 남자에게는 향후 커리어 10년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미팅이 있습니다. 미팅의 성패는 지금 이 책에 나온 지식에 달려 있습니다. 물론 당장 개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나중에 오줌을 닦는 비용을 치르더라도, 지금 이 순간 책을 읽는 것이 훨씬 더 올바른 선택입니다.

남자의 결정은 완전히 합리적입니다. 그러나 창밖의 관찰자는 비합리적으로만 봅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1. 관찰자는 남자의 전체 맥락을 모릅니다.
  2. 맥락을 안다 하더라도, 당장 눈에 보이는 나쁜 결과를 그대로 두는 것이 '올바른 선택'일 수 있다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선순위를 냉혹하게 결정할 때 팀 안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에 집중하기로 결정하는 순간, 나머지가 방치됩니다. 나머지는 '가장 중요하지는 않은 것들'이죠. 개가 바닥에 오줌을 싸더라도, 심지어 어떨 땐 집에 불이 붙어 있어도 그대로 둬야 합니다.

 

2. 우선순위는 이미 정해지고 있다

"중요한 것들이 너무 많아서 우선순위를 못 정하겠어요." 많은 사람들이 하는 고민입니다.

하지만 우선순위를 "못 정하고 있다"는 생각 자체가 착각일지 모릅니다. 매 순간 당신이 하는 행동에 의해 우선순위는 이미 정해지고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이 글 읽기가 이 순간 당신의 최우선 과제입니다. 물론 머릿속에 떠오르는 더 중요한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글을 읽고 있다는 것은, 지금 당신이 행동으로 선택한 최우선 과제는 이 글이라는 뜻입니다. 만약 중간에 온 회사 메신저 알림을 확인하고 있다면, 그 순간은 메신저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우리는 매 순간 어떤 행동을 하고 있고, 그 행동이 곧 그 순간의 우선순위입니다. 단지 의식적으로 결정하느냐, 그냥 흘러가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시간은 제로섬(Zero-sum) 자원이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일에 쓴 시간은 다른 모든 일에는 쓰지 못하는 시간이 됩니다.

 

출처: Glasbergen
출처: Glasbergen

 

스타트업의 이슈 트래커를 한번 열어보세요. 수백 개의 티켓이 쌓여 있을 겁니다. 모두 타당한 것들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 중 10%를 실행하기도 어렵습니다. 팀이 커질수록, 고객의 목소리를 더 잘 들을수록 이 리스트는 더 빠르게 늘어납니다. 잘하려고 할수록 할 일이 더 많아지는 역설입니다.

그럴수록 다시 한 번 시간은 '제로섬 자원'임을 상기해야 합니다. 우리는 해야 하는 것의 1~10%만 실행할 수 있는 고정된 시간 제약 안에 있습니다.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강제입니다. 그리고 의식적으로 하지 않으면, 항상 긴급한 것이 중요한 것을 이깁니다.

 

3. 10배의 일과 0.1배의 일, 세상에 단 두 가지만 있다면?

당신의 시간은 한정된 자원이고, 그 자원에는 엄청난 값어치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어떤 일들은 그 장기적 가치와 임팩트가 워낙 커서, 당신의 한 시간을 1,000달러로 쳐도 투자 대비 수익이 그 몇 배를 훌쩍 넘깁니다. 당신의 소중한 시간을 들일 만한 것들이죠. 반면 8시간을 꽉 채워 일하고도 800달러의 임팩트만 냈다면? 당신은 시간의 값 대비 0.1배의 임팩트를 낸 것입니다.

 

출처: 슈레야스 도시(Shreyas Doshi) 트위터(X)
출처: 슈레야스 도시(Shreyas Doshi) 트위터(X)

 

전 구글 PM인 슈레야스 도시(Shreyas Doshi)는 우선순위 설정을 위한 LNO 프레임워크를 제시했습니다. 태스크를 Leverage(레버리지), Neutral(중립), Overhead(오버헤드) 세 가지로 나누는 방식입니다.

레버리지 태스크는 시간 대비 10배, 중립 태스크는 1배, 오버헤드 태스크는 1배 미만의 임팩트를 냅니다. 레버리지 태스크에는 기대치보다 훨씬 높은 에너지와 시간을 투자하고, 중립과 오버헤드 태스크는 최소한의 시간으로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제이슨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갈 것을 제안합니다. 1배조차 없다고 전제하고, 모든 일을 10배와 0.1배 두 가지로만 나누는 것이죠.

 

물론 현실에는 이 두 가지 사이에서 수많은 스펙트럼이 존재하고, 모든 것을 수치로 계산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일의 임팩트가 5배일지 10배일지, 아니면 100배일지 정확하게 알 방법도 없죠. 하지만 오히려 이렇게 세분화해서 예측하려는 시도가 역효과를 낳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의 예측 능력은 생각보다 훨씬 형편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이 극단적인 이분법이 오히려 냉혹한 우선순위 결정을 돕습니다.

10배 태스크란 무엇인가

핵심 지표를 실제로 10배 움직이거나, 팀의 생존 여부를 결정짓는 일들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입니다.

  • 핵심 기능 개발: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능
  • 포지셔닝과 메시지: 전환율을 2배 이상으로 높이는 메시지 발굴 (10% 정도의 개선은 통계적으로 측정조차 어렵습니다)
  • 핵심 인재 채용: 회사의 가장 큰 병목을 돌파하는 단 한 명의 채용
  • 성장 장애물 제거: 현재 성장을 막고 있는 가장 큰 단 하나의 문제를 없애기
  • 올바른 목표 설정: 다음 전략적 목표를 정확하게 식별하는 것 (잘못된 목표를 완벽하게 실행하는 것은 100% 시간 낭비입니다)

지금 당장 집중해야 할 10배 태스크가 무엇인지 모른다면, 그것을 찾는 일이 지금의 최우선 과제입니다. 그것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팀 전체가 시간을 잘못 쓰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0.1배 태스크를 다루는 방법

0.1배 태스크는 '당연히 해야 하는 일'처럼 느껴지지만, 들인 시간의 값어치에 비해 그 효과가 0.1배에 그치는 일들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입니다.

  • 참석해도 결론이 바뀌지 않는 회의
  • 전환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랜딩 페이지 문구 수정
  •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이유로 추가되는 기능
  • 당장 처리해야 할 것 같지만 사실 며칠 미뤄도 되는 수많은 이메일 답변

이런 태스크들은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1. 완전히 없애기: 조직 구조나 제품 전략을 조정해서 애초에 발생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2. 위임하기: 결과가 내가 직접 할 때보다 다소 떨어지더라도 위임하세요.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할 시간은 없습니다.
  3. 묶거나 자동화하기: 매주 처리하던 청구서를 월 1회 일괄 처리하거나, 이메일 답장을 한 번에 처리하는 것처럼, 약간의 페널티를 감수하고 빈도를 줄입니다.
  4. 100일 된 티켓은 아카이브하기: 생성된 지 100일이 지난 티켓은 실질적으로 이미 '하지 않기로 결정된 것'입니다. 아카이브하세요. 진짜 중요한 것은 언젠가 다시 올라옵니다.
출처: Andertoons
출처: Andertoons

함정: 작은 일 ≠ 0.1배

작고 쉬운 일이라고 해서 무조건 0.1배 태스크라고 볼 순 없습니다. 임팩트와 난이도를 혼동하는 것이죠.

대표적인 예가 디자인입니다. '위대한 디자인'은 하나의 큰 결정이 아닙니다. 미묘한 색 선택, 폰트, 여백, 인터랙션의 반응 속도, 웹사이트와 제품과 이메일 전반의 일관성 등 수천 개의 작은 결정들의 총합입니다. 만약 당신의 제품에서 디자인이 경쟁에서 이기는 핵심 요소라면, 이 작은 결정들을 각각 0.1배로 보면 안 됩니다. 작은 결정들 하나하나가 모여 10배 임팩트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아무리 복잡하고 힘든 작업이라도 매출이나 팀에 실질적인 임팩트가 없다면 0.1배입니다.

 

💡 Insight Note

  • 지금 집중하고 있는 일이 10배인지 0.1배인지 모른다면, 그 자체가 문제다.
    → "이게 정말 회사를 바꾸는 일인가, 아니면 그냥 바쁜 것인가"를 주기적으로 물어야 한다. 열심히 하는 것과 중요한 것을 하는 것은 다르다.
  • 0.1배 태스크의 가장 큰 위험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점이다.
    → 위임하거나 없애는 것을 게으름으로 느끼지 말 것. 그 시간을 10배에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

 

 

4. 창밖의 관찰자를 이해시키기

다시 처음의 장면으로 돌아가볼까요?

냉혹하게 우선순위를 정하면, 팀 안에서 반드시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개가 카펫에 오줌을 싸고 있지만 방치됩니다. 창밖의 관찰자처럼 이를 바라보는 팀원들은 불안해합니다. 몇 달, 어쩌면 몇 년 동안 이 장면을 보고 있으면 신뢰가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내 아이디어는 항상 무시된다"는 불만도 여기서 나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맞는 말입니다. 제한된 자원 속에서, 수많은 아이디어 중 대부분은 절대 실행될 수 없으니까요. 무시해서가 아니라,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래서 창밖의 관찰자를 이해시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전체 맥락을 전달하는 것. '무엇'이 최우선인지뿐만 아니라, '왜' 그것이 최우선인지를 설명해야 합니다. 그리고 왜 다른 20가지를 의도적으로 방치하는지도 함께요.

두 번째, '하지 않는 것(Not Doing)' 리스트를 만드는 것. 이것은 계획의 일부입니다. 무엇을 할지만큼, 무엇을 의도적으로 하지 않을지를 명시하는 것이 팀의 혼선을 줄입니다.

개가 오줌을 싸고 있다는 걸 알고, 그게 나쁘다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지금 이 책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 그래서 의도적으로 개를 방치해둔다는 사실을 팀이 함께 이해할 때, 비로소 냉혹한 우선순위 결정이 전략이 됩니다.

 

💡 Insight Note

맥락 없는 방치는, 보는 사람에게는 그냥 무관심이다. '왜'를 명확히 공유하지 않으면, 다른 팀원은 방치되고 있는 문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 지금 우리는 "이것을 해야 한다"와 더불어, 그렇기에 "이것을 의도적으로 하지 않는다"도 설명하고 있는가?

 

📒 Editor’s Note:

제이슨은 실제로 본인의 팀에게 '오줌 싸는 개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려줬다고 한다. 오줌 싸는 개를 지켜보는 것처럼, 방치되는 일을 보는 것은 머리로 이해한다고 해도 감정적으로 편안해지는 게 아니기 때문. 그래서 계속 맥락을 상기시킨 것이다. "우리가 지금 이걸 방치하고 있는 이유는 더 중요한 저걸 하기 위해서다."

우선순위 결정이 어려운 건 무엇을 고를지 몰라서라기보다, 오히려 선택하지 않은 것들을 보면서 느끼는 불편함을 견디는 것이 어렵기 때문일지 모른다. 그 불편함을 견디는 것, 이것이 냉혹한 우선순위 결정의 진짜 의미가 아닐지.

너무 해야 할 게 많은 요즘, 계속 '무엇을 해야 할지'만 정하려고 했다면, 한 번쯤 생각을 바꿔 '무엇을 하지 않을지'를 정해보는 건 어떨까.

 

 

*이 글은 Jason Cohen의 A Smart Bear, "Ruthless prioritization while the dog pees on the floor" 아티클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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