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전략 #프로덕트 #마인드셋
📈 3분의 1로 줄어든 팀, 그리고 시작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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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 목요일, 창업가들의 인사이트를 메일로 전해드립니다.
창업가들의 Day 0로 돌아가, 그들의 ‘처음’에 담긴 고민과 배움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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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하지 않을 창업을 설계했어요. 하지만 현실은 달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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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초 초저지연 기술*로 전 세계 모든 서비스에 지능형 AI 아바타 인터페이스를 공급하는 회사, 플루언트입니다. 2021년 포스텍 인공지능연구원 사내벤처로 출발해 누적 투자 약 10억 원을 유치했고, 코엑스 서울 카페쇼·인터배터리 등 대형 전시 현장에서 대화형 아바타 안내 솔루션을 운영했습니다.

*초저지연 기술(Ultra-low latency): 데이터 처리 및 응답에 걸리는 시간을 극도로 낮춘 기술. 실시간 대화처럼 즉각적인 반응이 필요한 서비스에서 핵심적인 요소다.

전예찬 플루언트 대표는 창업 방식부터 전략적으로 설계했습니다. 1인 창업, 기술 창업, B2B. 실패 확률을 낮추기 위한 선택들이었죠. 하지만 스물한 명으로 늘어난 팀이 일곱 명으로 줄어드는 과정을 피해가지는 못했는데요. 투자 이후의 채용, 조직 관리, 시장 검증. 창업 이후의 현실에서 전 대표가 깨달은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리고 어떻게 다시 성장의 궤도로 돌아왔을까요. 오늘 인터뷰에서는 그 시행착오와 재성장의 과정을 담았습니다.

 

오늘의 인사이트 요약
1. 첫 창업에서 신념을 덜어낸 이유
2. 확장의 이면: 스물한 명에서 일곱 명으로
3. 다시 성장의 궤도로: AI와 함께 일하는 법
4. 5년의 시간이 가르쳐준 것, 그리고 지금
 

 

1. 첫 창업에서 신념을 덜어낸 이유

Q. 대학 시절 이야기부터 들어볼게요. 어떻게 창업을 준비하게 됐나요?

어릴 때부터 막연하게 기업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어요. 중고등학교때는 자서전 같은 책들을 많이 읽으면서 그분들이 사는 방식을 따라 해보려고 했던 것 같고요.

대학에 올라와서는 그 방향이 좀 더 구체화됐는데, 그때 마침 GE(Global Entrepreneurship) 학부라는 창업 특화 학부가 생겼어요. 거기 들어가고 싶어서 지원을 했고, 1학년 때부터 창업과 관련된 수업들을 듣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때 졸업반들이 수강하는 문제해결방법론 수업을 신청했어요. 뭣도 모르고 타이틀만 보고 신청한 패기 넘치는 1학년이었죠.

수업에 들어가보니까 막 졸업 프로젝트를 앞둔 선배님들만 있는 거예요. 그분들이 저를 좋아했을 리가 없죠. 아는 게 없으니까. 엑셀을 못 다뤄서 엄청 혼나기도 했고요. 근데 그 수업을 통해 실제 컨설팅 프로젝트도 하고, 그러면서 창업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재무는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실전으로 배웠던 것 같아요.

이후에 학부 이름이 ICT 창업학부로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기술 창업에 관심이 생겼고, 코딩이랑 경영은 어느 정도 알겠는데 디자인은 모르겠다 싶어서 제품디자인을 부전공으로 했어요. 거기서도 좋은 시선으로 보여지진 않았던 것 같아요. 디자이너들 입장에서는 돈 냄새 나는 사람이 들어왔구나 싶었겠죠.(웃음) 그때도 많이 혼나면서 배웠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면 되게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해요.

 

Q. 1학년 때부터 창업을 위한 여정이 시작된 거네요. 혹시 다른 길은 고려하지 않으셨나요? 창업이 사실 흔한 선택은 아니잖아요.

저는 창업에 대한 두려움이나 망설임이 거의 없었어요. 젊을 때 창업하는 게 좋은 게, 잃을 게 없잖아요. 빚을 져도 복구할 수 있는 시간이 있고 체력도 있으니까. 그리고 제가 예전에 성향 분석을 해봤을 때 위험을 감지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오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창업이라는 선택지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취업이나 대학원에 대한 생각은 아예 없었고요.

좀 더 근본적인 이유라면, 저는 절대 다수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는 게 제 미션이었어요. 물론 그걸 이루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겠죠. 정치인이 될 수도 있고, 선교사가 될 수도 있는데, 저는 창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그 비전을 달성하고 싶었어요.

 

Q. 창업이라는 것도 굉장히 다양한 방식이 있잖아요. 나름의 선택 기준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맞아요. 우선 당시 제가 봤던 통계에서 창업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 공동창업자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66%였나. 그러면 망하지 않으려면 혼자서 하면 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해서 1인 창업을 선택했어요.

B2B를 선택한 것도, 기술 창업을 택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에요. 대학생 네다섯 명이 모여서 하다가 안 되면 포기하고 취직하는, 그런 창업은 하고 싶지 않았어요. B2C는 업사이드가 크지만 실패 확률이 더 높아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B2B를 하게 됐고. 기술이 있으면 적어도 망하진 않을 거라는 판단이었죠.

졸업을 앞두고 기술창업학회 활동을 하면서 AI 기술로 창업해야겠다는 생각이 구체화됐어요. 그래서 졸업 후에 포스텍 AI 부트캠프에 들어갔어요. 거기서 8개월 정도 AI를 심도 있게 공부했는데, 비개발자가 개발자들 사이에 들어간 거니까 따라가기가 힘들었죠. 밤낮으로 정말 열심히 했어요. 마지막에 분야별로 상을 주거든요. 이론상은 탈락했는데 프로젝트 1등이랑 협력상은 받았어요. 개발자들 사이에서 제가 받을 수 있는 최대한은 받은 거죠.

전예찬 플루언트 대표
전예찬 플루언트 대표

Q. 거기서 플루언트 아이디어가 나온 건가요?

부트캠프 이후에 포스텍 인공지능연구원에 들어가게 됐어요. 거기서 포스코나 한국가스공사 같은 데에 AI 기술을 개발해서 공급하는 일을 했는데, 기업들이 실제로 AI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가까이서 볼 수 있었죠. 그러면서 창업 기회를 계속 노리고 있었는데, 아바타의 모션을 생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여기에 비전이 있겠다 싶었던 거예요. 그때가 GPT가 연구자들 사이에서 막 알려지기 시작하던 시기이기도 했고요.

처음 시작한 기술은 지금 하는 것과 같아요. 음성이 인풋으로 들어가면 아바타의 입모양이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기술이었는데, 음성 신호 기반이다 보니 한국어든 영어든 같은 음성 신호를 공유하게 돼서 이론상 백 개 국어의 입모양 싱크가 맞는 구조였어요.

이 기술을 들고 사내벤처로 시작한 게 플루언트예요. 그때 이 생성형 AI라는 키워드가 언젠간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는데, 그 시대가 오게 되면서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운이 따라줬다고 생각해요.

 

Q. 창업 방향이나 아이템을 고르는 방식이 꽤 냉정한 것 같아요. 미션이나 신념보다 전략이 앞서는 느낌이랄까요.

이번 창업은 제 신념이나 가치관을 좀 덜어냈어요. 오로지 기업으로서 성공에 집중했거든요. 첫 창업은 제 실력을 증명할 수 있는 자리여야 하니까요.

이 회사가 성공하고 자본이 생기면 조금 더 자유로워지잖아요. 신뢰도 생기고. 그러면 그 다음에 내 신념을 담은 비즈니스를 할 수 있고, 그게 성공하면 더 큰 문제를 풀 수 있고. 나중에는 기후문제나 인류문제 같은 커다란 것들을 비즈니스로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어요.

물론 자신의 비전이나 신념을 중심에 두고 창업을 하는 경우도 많죠. 그런데 저는 그 순서를 좀 다르게 봤어요. 정말 내 비전을 이루려면 첫 창업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2. 확장의 이면: 스물한 명에서 일곱 명으로

Q. 사내벤처로 시작해서 독립 법인으로 나오기까지 어떤 과정이었나요?

2021년 7월에 법인을 설립했는데, 사내벤처로 하고 있다 보니 본격적으로 시작하기가 어려웠어요. 제대로 시작한 건 이듬해 초였죠. 2022년 초에 디캠프라는 프로그램에 운 좋게 붙게 되면서 회사를 퇴사하고 서울로 무작정 올라왔어요.

올라와서는 일단 매출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어요. 시드 투자를 받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좋은 학교 출신의 팀원들이 모이면 법인 설립 전부터 투자를 받기도 하고, 네이버나 카카오, 토스처럼 유명한 기업 출신 창업자면 바로 투자가 붙기도 하고. 저는 그런 배경이 없으니까 회사 본연의 가치, 매출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다 한 회사와 억 단위 계약을 하게 됐고, 그걸 발판으로 2022년 말에서 2023년 초 사이에 시드 투자를 받게 됐죠. 우리가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회사라는 걸 증명한 거예요.

 

Q. 그 이후 확장 과정은 어땠나요?

시드 투자를 받고 나니까 팁스* 추천도 바로 이어졌어요. 2023년 중순부터 팁스를 시작하면서 자금이 한꺼번에 많이 생겼어요. 투자를 받으면 확장을 해야 되는 수순이잖아요. 팀원도 많이 늘리고, 해외 진출도 시도하고. 그렇게 팁스타운에 단독 공간까지 쓰면서 팀원이 스물한 명까지 늘어났어요. 겉모습은 그럴싸했죠. 그런데 그때부터가 내리막이었어요.

*팁스(TIPS, 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 민간 투자사가 유망 스타트업을 선발하면, 정부가 R&D 자금을 추가로 지원하는 프로그램. 선발된 기업은 최대 5억 원의 R&D 자금과 창업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팁스(TIPS) 선정 당시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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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겉으로는 성장하는 듯 보였지만, 안에서는 문제가 있었나보네요.

크게 세 가지가 맞물렸던 것 같아요.

우선 재무 상황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어요. 단순하게 자금을 인건비로 나누면 2년은 운영되겠다고 계산했는데, 사람이 많아지면 인건비만 나오는 게 아니잖아요. 4대보험, 서버 비용, 장비, 팁스 자부담금까지. 그런 부대비용들을 생각을 못하고 있다가 잔고가 왜 이만큼밖에 안 남았지, 하는 순간이 온 거예요.

두 번째는 글로벌 진출에 대한 강박이었어요. 처음 창업할 때부터 글로벌이라는 키워드는 항상 제 그림 안에 있었거든요. 세 번째 팀원부터 외국인을 뽑았고, 미국이랑 일본을 오가면서 제품을 팔아보려고 했어요. 근데 언어도 어렵고, 외국에서 온 신생 회사에 신뢰를 주지 않으니 매출이 안 나왔어요. 노력은 했지만 결과가 없었던 거죠.

세 번째는 조직을 감당할 시스템이 없었던 거예요. 투자자들한테 성장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반대로 역성장이 나왔어요. 사람은 많은데 한 명이 하던 일을 두 명이 해도 못하고. 1인 리더십으로 스물한 명을 이끄는 게 너무 버거웠어요. 조직 규모는 커졌는데 그걸 커버할 만한 시스템이 회사에 없었던 거죠.

 

Q. 결국 21명에서 7명으로 팀을 줄이게 되었다고요.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2024년 말부터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재무적으로 더 이상 여유가 없었고, 결단이 무조건 필요한 상황이었죠.

한 번에 대대적으로 하지는 못했어요. 권고사직이라는 게 개인 대 개인으로 협상을 해야 되는 과정이거든요. 이 사람하고는 몇 달 더 일하고 위로금은 얼마로 할지 협의하고, 저 사람하고는 또 다른 조건으로 협의하고. 그런 과정이 한 달에 한두 명씩 계속 이어지는 거예요. 노동부에 신고가 들어오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고통스러운 과정이 매달 반복됐죠.

 

Q. 가장 힘들었던 건 뭔가요?

인간적으로 너무 좋은 사람들을 내보내야 한다는 거였어요. 저는 처음 채용할 때 인성을 최우선순위로 뒀거든요. 사람 스트레스 없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으니까. 그러다 보니 사람은 착한데 일적으로는 좀 아쉬워, 저랑 관계도 좋아, 이런 분들을 내보내는 게 더 어려웠어요.

그러면서 이런 생각까지 했어요. 조직에는 착한 사람만 있으면 안 되는 건가? 쓴소리를 해주고, 눈치를 보면서라도 열심히 할 수 있게 만드는 그런 역할이 필요한 건 아닐까. 제가 좋은 사람이 되려고 했던 게 오히려 조직에는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진 거죠. 대표는 항상 좋은 사람일 수만은 없다는 걸 그때 몸으로 배웠어요.

 

Q. 그 과정을 어떻게 버텨냈는지 궁금해요.

저는 절대적으로 옳은 결정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 결정을 합리화하는 과정만 남는 것 같고요.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든 최선의 결정을 하고, 잘 안 되면 배웠네, 잘 되면 좋네, 이런 식으로 멘탈 관리를 하면서 넘어가는 게 창업을 오래 이어나갈 수 있는 나름의 비결이 아닐까 싶어요.

매 순간 일희일비하기 시작하면 스트레스가 너무 커요. 실제로 대표들이 우울증이나 공황장애가 많은 이유도 그거거든요. 남들보다 큰 도파민을 느끼지만 그만큼의 낙심도 크고 불안함도 크고. 당장 다음 달 월급이 없으면 어떡하지, 하는 그런 압박이 항상 있으니까. 그걸 무던하게 넘기는 연습을 계속 해왔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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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다시 성장의 궤도로: AI와 함께 일하는 법

Q. 팀이 3분의 1로 줄었는데, 오히려 그 이후부터 다시 성장하기 시작했다고요.

두 가지가 성장의 바탕이 됐어요. 전략이 명확해진 것, 그리고 AI를 조직 전체에 내재화한 거예요.

원래 저희 기조는 B2B 고객들이 원하는 걸 구현해내는 것이었어요.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그걸 해결해주는 게 창업가의 일이라고 봤으니까요. 그 기조를 바탕으로 SI 프로젝트에 집중하다 보니, 하나의 프로덕트를 고도화하는 데는 리소스를 많이 쓰지 못했죠. 그렇지만 그 프로젝트들이 의미 없진 않았어요. 앞선 프로젝트에서 배운 걸 다음 프로젝트에 개선하고, 또 다음에 개선하면서 지금의 프로덕트가 만들어진 거니까요. 일종의 긴 우회로였던 셈인데.

2024년까지는 그렇게 SI에 집중했다면, 2025년부터는 방향을 바꿨어요. SI는 계속 진행하되, 코어 기술은 고정하고 이 기술이 가장 강력하게 작동하는 산업을 찾자는 전략으로요. 저희 기술의 본질은 복잡한 정보를 사람처럼 설명해주는 거예요. 텍스트로 읽히면 그냥 넘겨버릴 내용을, 아바타가 음성으로 풀어주고 질문에 바로 답해주는 경험. 그걸 저희가 만드는 거거든요.

그러면 이게 가장 절실한 산업이 어딘지를 찾아야 하는 거잖아요. 전시, 관광, 엔터, 교육, 정부 민원, 병원, 숙박, 보험까지 여덟 개 도메인을 직접 납품하면서 데이터로 검증했어요. 지금은 전시와 교육에서 첫 번째 유의미한 신호를 확인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통신 엔터프라이즈로 집중하고 있어요.

… 

👉 이어지는 인터뷰 전문은 데이제로인사이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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