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빌딩 #사업전략 #운영
대표가 ‘스타트업 병’에 걸리면 생기는 변화 3가지

대표가 '스타트업 병'에 걸리면 몇 가지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1. 거창한 미션을 이야기하고,

2. 당장의 매출보다는 비전 달성을 강조하며,

3. 회의 시간을 늘려 이 내용들을 주기적으로 설파하죠.

 

저희 팀은 이런 문제를 경계했습니다.

팀의 존재 이유인 미션에 대해 논하는 것도 좋고,

우리의 미션이 실현됐을 때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상상해 보는 것도 좋지만,

사업은 기본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요.

 

목적 없는 회의는 줄이고 데이터로 증명되지 않는 말을 되도록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쉬운 홈페이지 빌더’를 필요로 하는 고객을 찾아 콜드 콜-콜드 메일-회원가입 고객 인터뷰-자영업자 모임 참석 등 고객 확보에 주력했죠.

‘스타트업 병’이 창궐할 수 없는 무균실에서 고객들의 거절을 거름 삼아 프로덕트를 개선하며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한 가지 문제가 발생했는데요.

우리 팀이 왜 이 일을 하는지 의문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점이었습니다.

 

매출만이 목표였다면 흑자를 냈던 홈페이지 외주 개발을 사업을 하면 그만인데..

왜 힘들게 홈페이지 빌더를 만들고 있는 거지?

우리는 어떤 고객을 위해, 어떤 보람을 느끼려고 일하는 걸까?

고객들이 우리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또 뭘까?


이런 질문들의 해답이 되어 줄 기준이 공유되지 않은 채로 일하다 보니 팀원들 각자의 생각도 달라져만 갔습니다.

프로덕트에 어떤 고객들을 태워 어디로 향할지 생각이 다르니 모두가 피곤에 절어 노를 젓는데도 배는 뒤뚱거리며 그 자리에 멈춰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죠.

 

이런 상황이 한 달 넘게 지속됐던 지난 7월,

대표 제이슨이 지독한 스타트업 병에 걸린 사람처럼 매주 30분씩 회사의 비전과 미션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우리 팀이 일하는 이유, ‘why’를 나누기 위해서요.

가장 먼저 자신이 왜 힘든 시기에 리스크까지 감수하며 스타트업을 계속하고 있는지부터 말해보겠다고 했죠.

해치하이커 팀의 첫 번째 ‘제이슨 타임’은 그렇게 어색하고 갑작스럽게 시작됐습니다.

 

 

 

미국에서 일하다 한국에 들어와 스타트업을 시작한 계기부터,

잘 되던 홈페이지 외주 개발 사업을 접은 이유는 뭐고,

힘들게 홈페이지 빌더를 만드는 이유는 무엇인지,

우리가 끝까지 도와야 하는 고객과 그렇지 않은 고객의 차이가 무엇인지

 

대표를 필두로 저희는 매주 화요일 오전 11시에 30분씩 우리가 일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2달가량 지속해 왔습니다.

그리고 한 주 30분 밖에 되지 않은 이 시간은 생각보다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대표가 ‘스타트업 병’에 걸리면 생기는 변화 3가지

바쁜 업무 중에 회사의 비전, 미션, 핵심 가치에 대해 논하는 시간이 의미 없게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이 시간이 정확히 어떤 결과를 만들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이러고 있어도 되나…?” 하는 걱정이 생기기도 했죠.

그런 시간이 한 주, 두 주, 한 달, 두 달이 쌓이니 선명하게 보이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5달 넘게 해치하이커 서비스를 이용해 주는 고객들의 공통점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 고객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했을 때 만족하고 저희 팀이 보람을 느끼는 지 알게 됐습니다.

이를 통해 ‘쉬운 홈페이지 빌더’를 표방하는 해치하이커 서비스의 타깃 고객을 좁히고 제공하는 가치를 더 명확히 정의할 수 있었죠.

 

(과거)
타깃 고객 → 홈페이지를 만들려는 사람 누구나
제공하는 가치 → 수수료가 적으니까? 사용하기 쉬우니까?

 

(현재)
타깃 고객 → 자신만의 분야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온라인 사업에 도전하는 사람
제공하는 가치 → 매출 달성으로 가는 최단거리를 제시하니까

 

이를 통해 3가지 변화가 생겼습니다.

 

첫 번째 변화는 의사결정이 빨라졌다는 점입니다.

타깃 고객이 좁혀지니 밀려들어 오는 고객들의 목소리 중 어떤 고객의 목소리를 가장 비중 있게 반영해야 하는지가 명확해졌습니다.

더불어 불특정 다수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넓고 얇은 마케팅에서,

온라인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려는 사업가들을 가까이서 돕는 영업으로 선회도 빠르게 할 수 있었죠.

프로덕트 개선 작업 역시 “매출 달성으로 가는 최단거리를 제시한다”라는 핵심 가치를 기준으로 우선순위가 정해졌습니다.

우선순위가 명확해 지니 핵심 고객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업무 계획을 갑자기 변경하는 경우에도 팀 내 이견 없이 신속하게 업무 진행이 가능해 졌죠.

해치하이커 홈페이지 생성 단계 모습
 핵심 고객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기존 계획을 잠시 멈추고 홈페이지 기획과 생성 단계의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진행했습니다.

 

두 번째 변화는 고객에게서 기대 이상의 피드백을 받는다는 점입니다.

“고객이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게 만든다”에서 “진정성 있는 사업가가 하루 만에 온라인에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돕는다”로 변화된 목표는 다른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고객에게 “우리 서비스를 이용해 홈페이지를 만들어 보세요! 혼자 하기 어려우면 저희가 도와드릴게요.”라고 말하며 다가갔을 때는 

 

“저는 필요 없어요” 

혹은 

“오 괜찮네요. 한번 써볼게요”

 

이런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대부분의 미팅이 프로덕트를 사용할지 말지에 대한 짧은 답변으로 끝났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프로덕트를 고객에게 알렸을 뿐 아무것도 제공하지 않았으니까요. 

 

반면 “진정성 넘치는 당신이 첫 고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라고 말하며 다가갔을 때는

아래와 같은 피드백이 돌아왔습니다.

 

미팅 / 세미나 후 고객 설문 내용

 

목표가 프로덕트를 이용하게 만드는 게 아닌 고객이 첫 고객을 유치하도록 돕는 것으로 바뀐 만큼,

줌 미팅으로 홈페이지 사용법을 안내하고, 견본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전달하고, 세미나를 열어서 홈페이지 제작 실습을 진행하고, AI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도 공유드리는 쪽으로 미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고객 응대의 지향점을 바꾸니 프로덕트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주시거나 주변에 추천해 주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저희 팀은 요즘 어떤 마음으로 다가가느냐에 따라 같은 프로덕트에 대한 고객의 반응이 극과 극으로 달라진다는 걸 체감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변화는 조직 문화가 자리 잡는다는 점입니다.

얼마 전 여름 방학 때 합류했던 인턴분들이 떠나며 그간의 소감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24년 해치하이커 여름 인턴십 수료식 현장

지난 3개월간 인턴으로 힘을 보태준 분들이 실무를 배운 것과 함께 팀이 진정성을 갖고 일하는 모습에서 더 많은 걸 배웠다는 마지막 인사를 남겨주었습니다.

본인도 꿈꿔 왔던 일들에 더 도전해 보고 싶다는 말과 함께요.

새로 합류한 인턴분들의 온보딩을 위해 별도의 시간을 자주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녹록지가 않은 게 사실이었습니다.

항상 걱정 반, 미안한 마음 반이었죠.

그래서 더더욱 인턴분들의 마지막 인사가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일하는 이유를 찾기 위해 시작한 시간이 팀의 뿌리를 만드는 바탕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초기 스타트업에게 비전과 미션은 사치일까?

이에 대해 두 가지 주장이 존재합니다.

첫 번째는 “비전과 미션만 내세우다 돈 한 푼 못 벌고 파산하는 스타트업이 한 둘이 아니다. 멋들어진 거 하려고 하지 말고 일단 돈부터 벌어라"라는 주장이고,

두 번째는 “유니콘 스타트업들의 시작이 그랬듯 지금 하는 일을 누구를 위해 왜 하는지, 기업의 철학과 존재 이유를 명확히 하고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라”라는 주장이죠.

두 주장 다 일리가 있습니다.

PMF 찾아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하는 초기 스타트업이 고집스럽게 하나의 미션을 고집하는 것도 비현실적이라는 점에서 첫 번째 주장에는 설득력이 있고,

팀원들을 하나로 모아 줄 구심점 없이 어떻게 스타트업 초기 멤버들이 수많은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느냐는 점에서 두 번째 주장 역시 되새겨볼 만합니다.

이런 점에서 둘 중 어떤 쪽을 선택하느냐보다 둘 중 어떤 견해도 배척하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초기 스타트업으로 궤도에 오르기 위해 시장을 분석하고 부단히 고객을 찾아다니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팀만의 키워드를 찾는 노력도 함께 해야만 지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다는 게 지난 2달 간 저희 팀이 배운 교훈이었으니까요.

뻔한 말이겠지만 두 가지 주장에서 얻을 수 있는 장점만 쏙쏙 흡수하는 게 최선이겠죠!

이와 관련해서 저희에게 영감을 주었던 사례 하나를 공유드리고 글을 마치겠습니다.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 공유로 매출을 높인 사례

유튜브 채널 ‘모두의 사수’의 <회사원은 연봉이 오르고 대표님은 매출이 올라갑니다> 영상에서 나온 빵집의 사례입니다.

핵심 내용만 요약해 봤습니다.

 

빵집의 사례.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간단함.

맛있는 빵을 만들어 고객에게 전하는 것.

크리스마스 기획전에서 2단짜리 케이스를 한정 수량으로 판매.

프로젝트는 성공했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 발생.

2단 케이크라 서울 지역 외 배송이 불가한데 대전에 사는 한 어머니의 주문이 옴.

CS 담당자가 “서울 지역 외에는 배송이 불가하다" 안내.

이를 보던 다른 담당자가 “맛있는 빵을 만들어 고객에게 전한다”라는 원칙에 근거해 다시 응대.

문의 내용은 밀가루 알레르기가 있어 케이크를 못 먹는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우리 회사 케이크는 먹을 수 있다는 것.

이번 크리스마스만큼은 꼭 케이크를 선물해 주고 싶다는 요청.

퀵 서비스 업체의 원칙이 아니라 우리 회사 원칙에 따라 고객에게 전할 방법 모색.

퀵 배송으로 가능한 지역까지 배달하고 중간지점에서 어머니가 픽업하는 방법으로 2단 케이크 전달.

이 고객은 충성 고객이 되어 서울에 올 때마다 수십만 원어치 빵을 구매.

모든 구성원이 “맛있는 빵을 만들어 고객에게 전한다” 원칙으로 응대하니 이와 같은 충성 고객 다수 확보.

지방에서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하는 사업가들과 협업으로 회사 크게 성장.

단순히 지침만 따르는 수동적인 직원은 고객의 니즈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함.

이에 관리자는 자연히 잔소리가 많아짐.

반면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이해해 주도적으로 일하는 직원은 스스로 판단해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 제공 가능.

기획, 개발, 디자인, 마케팅, CS 포함 모든 구성원이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갖고 있으면 주도적인 업무 수행으로 효율을 높일 수 있음.

예를 들어 “맛있는 빵을 만들어 고객에게 전하는 것”라는 원칙을 갖고 있으면 마케팅 메세지를 뽑는 것도 간단.

이 경우 할인이나 1+1 프로모션은 원칙에 어긋남.

우리가 어떻게 맛있는 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고객에게 전하려고 애쓰는지를 보여주는 데만 집중하면 됨.

 

이 사례는 회사의 미션과 비전이라는 추상적인 가치가 비즈니스 모델로 표현되어,

어떻게 고객 만족과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잘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이 내용을 저희에게 적용해 볼 수도 있었고요!

 

해치하이커 서비스는 별도 구독료 없이 사용자의 홈페이지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의 4%를 이용료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로 설계돼 있으니,

현재 저희는 해치하이커 서비스로 홈페이지를 만든 고객이 더 효율적으로, 더 많은 매출을 낼 수 있도록 돕는데 집중하고 있답니다.

다가오는 9월 27일(금)에도 ‘온라인 비즈니스 1주 완성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이고요!

(혹시라도 온라인 비즈니스 구축이 어려운 분은 연락 꼭 주세요! 첫 번째 고객을 가장 빠르게 만날 수 있도록 저희가 도와드릴게요.)

🔽 참여 신청 페이지(세미나 후기+커리큘럼 포함) 🔽
https://hatchhiker.app/1frn/hatchhikerseminar

 

대단한 성과가 나온 건 아니었지만 1주일에 30분, 팀이 일하는 이유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으로 어떤 긍정적인 변화가 생길 수 있는지 나누고자 글을 남겨봅니다.

저희의 경험담이 작게나마 도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번 글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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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제가 잘 이해한 건지 모르겠지만🥲) 비전과 현실 사이 적당한 게 최고인 거 같은데! 그래서 어려운 거 같아요ㅋㅋ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각설탕님! 저희 팀도 그 중간을 찾기 위해 여전히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듯 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반가운 댓글 감사드립니다!
@해치하이커 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김태영
감사합니다 태영님!
AI로 마케팅 자동화부터 전환율 높은 홈페이지까지 제작해 보는 온라인 비즈니스 1주 완성 세미나를 진행해요!.

상세 커리큘럼과 참여 후기를 확인해 보세요!

https://hatchhiker.app/1frn/hatchhikersemin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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