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결만큼 바보 같은 의사결정 방식이 또 있을까. 점심메뉴 고를 때나 쓸 법한 게 온갖 곳에 적용되고 있다. 정말이지 인기투표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중요한 의사결정엔 다수결은 되도록 지양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프다고 생각해 보자. 대수술을 결정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이다. 수술 여부는 누구의 판단을 따라야 할까. 의사, 간호사, 레지던트, 인턴, 보호자, 환자가 1표씩 투표하는 게 좋을까. 아니면 전문의의 의견을 전적으로 따르는 게 맞을까.​

다수결이란 얼핏 보면 굉장히 공평해 보인다. 하지만 착시현상일 뿐 실상은 전혀 다르다. 다투고 싶지 않고, 욕먹고 싶지 않아 단지 쉬운 길을 찾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책임회피를 위해 모두를 끌어들이는 눈속임일 뿐이다. 결과는 당연하게도 늘 참담하다.

의사결정은 해당 영역의 전문가가 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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