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틀러는 10주간 크게 아래 3가지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 앤틀러 VC분들 및 외부 창업자/전문가 분들의 강의 시간 (약 25% 비중)
- 내가 원하는 공동창업자 후보와 ‘사업 아이디어'를 논의하고 디벨롭하는 시간 (약 60% 비중)
- 2번 시간을 통해 논의하여 만들어낸 각 팀의 사업 아이디어를 놓고, 80여명의 앤틀러 참여자들과 앤틀러 VC분들이 제공하는 피드백 시간(약 15% 비중)
창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들은 각기 다른 stage의 회사들을 지원하고, 장단점이 각기 다릅니다. 앤틀러의 경우, 타 프로그램들과 특히 차별화되는 강점은 2,3번의 비중이 75%에 육박하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의견이며 아직 다른 프로그램에 대한 경험이 적습니다ㅎㅎ) 그냥 한번 해보는 것이 그냥 듣는 것보다 낫고, 여러 번 해볼 수 있다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프로그램 특성상 아직 팀이 없고 창업여정뿐 아니라 스타트업 업계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지원자들도 배려하고자 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체험을 돕는 비중이 크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1) 아이템 없이, 2) 공동창업자 없이 앤틀러 프로그램에 합류한 예비창업자였습니다. ‘혼자 창업할래? 다른 사람이랑 같이 할래?’라는 질문에는 여지없이 다른 사람과 함께 창업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에 만약 아이템을 찾지 못한다 해도, 공동창업자는 꼭 찾아보자! 라는 목표를 가지고 프로그램에 임했었습니다.
저의 경우, 아래 질문들을 돌이켜봤을 때 공동창업자를 위한 설득을 해본적이 거의 없었어서 80번 이상의 자기 PR과 몇 주에 걸친 공동창업자 설득을 앤틀러에서 해본 것이 개인적으로 큰 소득이 되었습니다.
- 다른 사람에게 ‘나와의 창업을 위해’ 퇴사하라고 말해본 적 있는가
(과거: 1번 -> 대차게 까임) - 다른 사람에게 내 사업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설득해본 적 있는가
(과거: 0.5번..? ->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응원만 받음) - 어떤 사람이 나와 좋은 팀을 이룰 사람인지 고민해본 적 있는가
(과거: 별로 고민한 적 없고 주변에 있는 마음 맞는 좋은 사람이면 된다고 생각했음)
아이템 없고, 공동창업자 설득 경험도 별로 없었던 제가 어떻게 하면 공동창업자를 만날 수 있을까 고민했던 선택들을 공유합니다. 정답은 아니지만, 이런 상황에서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이 참고가 될 수 있다면 기쁘겠습니다 :)
[공동창업자를 찾기 위한 선택 1. 일단 몰입할 수 있는 환경 조성하기]
80km. 왕복 4시간. 저희 집에서 앤틀러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공덕역 2번 출구에 있는 서울창업허브까지의 거리입니다. 저는 3개월 동안 앤틀러 프로그램에서 지원하는 월 100만원 중 42만원을 근처 여성 전용 고시원을 구하는데 사용하였습니다. 퇴사하며 목 디스크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앤틀러 프로그램에서 만난 분들과 아이템, 그리고 함께 일할 공동창업자를 찾기 위해 출퇴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몰입의 시간을 보내고 싶었습니다. 저뿐 아니라, 앤틀러 3기에 참여하신 분들 중 몰입하고자 여러 다양한 선택들을 하시는 걸 목격했습니다 :)

묵었던 고시원 404호, 그래도 깨끗한 곳을 골라서 잘 썼습니다.
[앤틀러 3기 몰입 세팅의 예시들]
- 어차피 이사가야한다며, 공덕역 근처로 자취방/오피스텔을 얻은 분
- (저처럼) 공덕역 근처 고시원을 구한 분
- 매일 먼 거리를 공덕 창업허브에 오기 위해, 6시에 일어나시는 분
- 택시로 새벽에 돌아가 새벽에 오시는 분
- 먼 거리 오는게 귀찮다며 창업허브에서 숙식하겠다며(?) 캠핑장비를 싸들고 오신 분 (등장하고 싶어하시는 듯해 특별 태깅ㅎㅎ Jehyeong Hong)
이는 특히 60% 비중에 해당하는 ‘사업 아이디어 논의/디벨롭’ 시간을 잘 보내기 위해서 한 결정이었는데요. (이해를 위해 비유하자면) ‘나는솔로’에서 데이트 선택의 시간을 갖는 것처럼, 논의 시간을 원하는 분들과 함께 팀을 꾸리기 위해 열심히 PR하고 저와 정규 타임에 논의하실 수 있는지 여쭤봐야 하기 때문이죠ㅎㅎㅎ

프로그램 내에서도 시간이 모자라서…. 새벽 5시에 헤어졌던 가상 공동창업팀..
프로그램 내 자체 시간이 꽤 있긴 하지만, 원한다면 주말이나 프로그램 전후 시간을 활용하여 자유롭게 논의시간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정규 데이트(?) 시간만으로는 원하는 분들과 모두 논의시간을 갖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초반에 주말이나 프로그램 전후 시간을 활용하여 꼭 공동창업자로 핏을 맞춰보고 싶은 분들과는 정규 시간 외의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했습니다. 80명의 분들 중 뛰어나신 분들이 정말 많았기 때문이었어요.
공동창업자를 찾기 위한 선택 2. 내가 하고싶은 분야/아이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요청하고, 유연한 태도를 갖추기
앤틀러에서 가상의 공동창업팀을 꾸리면, 누군가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논의할 수도 있고, 특정 도메인/주제를 가지고 새로운 아이디어나 문제를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또 특정인이 가지고 있었던 문제의식이나 스스로의 경험으로부터 시작한 논의들도 있었습니다. 만약 내 아이디어로 논의하길 원한다면, 내 사업 아이디어를 피칭해볼 수 있습니다. 또, 내가 관심있는 분야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분들을 탐색하고 논의를 맞춰보자고 제안할 수 있습니다.

핸드폰에 쌓인 화이트보드 사진들 ㅎㅎ 화이트보드를 보고 있다가 옆에서 해주는 피드백들이 대충 보고 주는 피드백이라 전 개인적으로 제일 좋은 피드백이라고 생각했어요. 고객은 어차피 대충 봄…
다만 어떤 비즈니스 아이디어이든, 80여명의 앤틀러 참여자와 VC분들이 제공하는 피드백을 유연하게 듣고 ‘내 의견을 수정할 수 있어야겠다’라는 태도를 선택한 것이 저에게는 좋은 공동창업팀을 만들고 또 스스로 배움을 얻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어떤 비즈니스 아이디어이든, 80여명의 앤틀러 참여자와 VC분들이 제공하는 피드백을 유연하게 듣고 ‘내 의견을 수정할 수 있어야겠다’라는 태도를 선택한 것이 저에게는 좋은 공동창업팀을 만들고 또 스스로 배움을 얻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앤틀러에서 내 산출물만을 가지고 피드백 받는 것보다 “다른 사람이 완성한 산출물에 대한 피드백”을 함께 듣는 것이 핵심이었어요. 80명 각각이 서로의 장점과 단점이 다르고 어떤 조합과 논리를 가지고 피드백/질의응답이 되는지를 듣다보면, 양질의 피드백을 통해 내가 어떻게 좋은 산출물과 팀을 만들어야할지도 깨닫게 되더라구요.
또한 앤틀러 VC 세 분의 피드백이 모두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VC라면 어떤 질문과 논리구조로 아이템을 평가하고 접근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즉, 스스로 사업 아이디어를 피드백할 수 있는 생각도구들을 자연스레 가지게 됩니다. VC분들이 어떻게 질문할지 기본적인 예상 질문들은 10주동안 귀에 때려박히도록 듣기 때문에,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하고/선별하고/디벨롭하는 것을 훈련할 수밖에 없습니다ㅎㅎ
정말 진심으로 피드백해주시고 할 수 있는 한, 시간을 내주시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요청하는 창업팀에게는 큰 기회라고 생각되었어요. 한번은 JaeHee Chang님께서 미팅 사이에 시간을 내주셔서 길에서 화상 오피스아워를 진행해주신 적도 있었지요. (투자심의가 가까워질수록 수척해지시는ㅠㅠ 파트너님들… 감사했습니다)
저와 다르게 아이템이 있는 예비창업자나 공동창업자가 있으신 분들도 프로그램에 참여하셨고, 그 분들은 또 그 분들만의 전략을 가지고 프로그램에 임하셨을 거에요. 저와 생각이 다른 분들도 충분히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입장에서의 의견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밝히며 :) 길어진 글을 마무리합니다.
그래서 공동창업자는 찾았냐구요? 그건 다음 글에서 더 다뤄보겠습니다. 앤틀러 후기 3부작 마지막 편은 내일 올려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