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스타트업 투자 유치 팁 하나. 242)
15년 전. 처음으로 투자 유치를 위한 발표를 했다. 첫 직장을 떠나기 직전 1년간 퇴근 후, 주말마다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며 창업을 준비했다. 그 시작으로 우리가 꿈꾸는 사업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리고 가까운 지인들에게 투자를 요청했던 것이다. 마지막 슬라이드를 아직 생생하게 기억한다. 242라는 숫자를 강조했다.
'커피 한잔에 담긴 성공신화'(김영사, 1999)는 첫번째 사업을 준비하던 나에게 큰 영감을 줬던 책이다. 현재 스타벅스의 이사회 의장이자 오늘날의 스타벅스를 가능하게 했던 리더. 하워드 슐츠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책에 이런 대목이 있다. 하워드 슐츠가 스타벅스의 첫 외부 투자를 받기 위해 이곳 저곳을 다니며 자신의 비전을 설명했다. 대부분은 거절했다. 첫 투자에 응했던 사람은 25명에 불과했고, 이들은 훗날 스타벅스가 상장하며 막대한 경제적 보상을 받게 되었다.
그런데 하워드 슐츠는 첫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과연 얼마나 많은 투자 요청을 했을까. 무려 242명에게 투자 제안을 했다고 한다. 충격이었다. 25명의 "Yes" 이면에는 217명의 "No"가 있었던 것이다. 오늘날 전 세계인의 일상 깊숙히 자리잡은 최고의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의 리더조차도 첫 투자까지 무려 217번의 거절감을 견뎌야만 했다. 상상이 되는가. 아무리 정신력이 강한 창업가라 하더라도 217번의 거절을 견디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하워드 슐츠는 도대체 스타벅스의 미래에 어떤 종류의 확신이 있었길래 242번의 투자 제안을 할 수 있었을까. 동시에 217번의 거절을 견디는 힘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242에 얽힌 그의 에피소드는 나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었다.
배운건 곧바로 적용해야 한다. 다시 15년 전으로 돌아가서 당시 나는 투자 요청 마지막 슬라이드에 볼드체로 242를 적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나의 의지를 밝히며 발표를 마쳤다.
"오늘 여러분이 투자를 거절하셔도 저는 괜찮습니다.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가 242번 투자 제안을 하고 217번의 거절을 견뎌낸 것처럼 저 역시 오늘 이 순간 이후로 하워스 슐츠가 했던 것 이상으로 제안하고, 목표했던 자금을 모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감사하게도 우리는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사업이란 것은 어떤 면에서 YES의 확률을 높이는 것보다 No를 견디는 것에서 승패가 좌우되는 것 아닐까. 비단 투자 유치 뿐만이 아니다. 훌륭한 인재를 영입할 때, 사업 제휴를 제안할 때, 고객 영업을 할 때, 각종 지원 프로그램에 지원할 때 등 창업가는 수시로 상대에게 제안을 해야하고, No라는 회신을 견뎌야만 한다. 거절을 품는 깊이가 깊을수록 '성공'의 뿌리가 깊게 내릴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