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보그(Cyborg). 인간이 물리적으로, 혹은 IT를 활용해서 자신을 일부 기계화한 것을 일컫는 표현입니다.
지난 6월 세계 최초 ‘사이보그 인간’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영국의 한 로봇학자가 숨을 거두면서 우주의 별이 됐는데요. 그의 이름은 피터 스콧 모건 박사.(Dr. Peter Scott-Morgan)
그는 2017년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故 스티븐 호킹 박사가 앓았던 병과 같죠. 전신의 근육이 마비되는 신경계통 질환입니다. 2년이라는 시한부 판정을 받았지만 그는 거기에 굴하지 않고 로봇학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자신의 거의 모든 장기를 기계로 교체하는 ‘사이보그 인간’ 프로젝트에 도전한 겁니다.
“인간으로는 죽어가지만, 사이보그로 살아갈 것”

(사진 출처 : 페이스북)
모건 박사는 본인의 표정, 목소리 등을 미리 데이터로 남겼습니다. 인공지능 시스템을 통해 아바타가 그의 얼굴 근육과 목소리를 재연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음식물을 주입하는 관을 목에 삽입하고 특수 제작 휠체어를 쓰는 사이보그. 생전에 그는 자신을 ‘피터 2.0’이라고 칭하곤 했습니다.
“자신의 몸에 갇힌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다만 루게릭병에 대한 것만은 아닙니다. 사고, 질병, 유전, 노년 등 모든 인생의 난관에 대한 것입니다."
"제 궁극적인 목표는 지구상의 모든 인간이 자유로워지는 겁니다. 저는 운 좋게 여러분의 프로토타입이 됐습니다. 이 실험이 미래에 신인류가 되기 위한 거대한 도약이 될 수 있습니다.”
우연히 모건 박사에 대한 뉴스를 접하고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그가 생을 마감한 같은 해 1월에 아바타의 모습으로 진행했던 인터뷰 영상을 발견했습니다. 영상 제목이 ‘인간됨의 의미를 변화시키며’(Changing what it means to be human)라는 게 모건 박사의 일관된 메시지를 대변하는 듯했는데요. 인터뷰에서 인상깊었던 부분을 아래와 같이 공유드립니다.
“루게릭병은 저에게 인생의 기쁨, 만족, 행복, 재미가 의외로 환경의 결과물이 아니라는 걸 일깨워줬습니다. 의지의 산물에 가깝죠.”
“인생에 예기치 못한 고난(crisis)를 마주한 분들께, 저만의 룰 4가지를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첫째, 누가 ‘주인’(boss')인지 기억하세요. 어느 누구도 당신을 압박할 순 없습니다. 오로지 당신만의 당신을 끌어갈 수 있어요.”
“둘째, 불운(bad luck)을 받아들이세요. ‘그건 불공평해’라는 말은 오로지 사람의 행동에 대해서만 적용됩니다. 상황에 대해서가 아니라. 계속 걸어 나아가세요.”
“셋째, 패닉에 빠지지 마세요. 깊게 생각하세요. 모든 동물은 두려움에 떨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인간만이 스스로 평온에 이르는 방법을 생각해낼 수 있습니다."
“넷째 (그리고 가장 중요한 룰은)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인생은 희망을 주고, 희망은 에너지를 만듭니다. 에너지는 해결책을 창조하며 해결책으로 말미암아 미래를 다시 쓸 수 있죠. 우리가 좌절해 있는 그 순간에도 우주를 바꿀 수 있다는 게 모든 인간의 천부적인 권리라고 굳게 믿습니다.”
“요점은, 누구든 단순히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짓밟힌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사조처럼 다시 일어서기로 선택해서 번영을 누릴 수도 있습니다. 당신이 누구든지, 어떤 배경과 환경에 놓여 있든, 어떤 야망을 갖고 있든지 말이죠.”
“물론 너무나 무서울 겁니다. 하지만 희망과 공포가 충돌하는 순간 우리의 반응이 어떠하든 규칙을 깨부수고, 숙명에 대항하고, 스스로 운명을 바꿀 때 (말도 안 될 정도로 놀랍게도) 모든 이의 미래에 우리의 흔적을 남길 수 있습니다. 우린 무언이듯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세상의 흔적을 남기는 사람들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