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
디에스랩컴퍼니 · 부사장
글쓰는창업가
'공동창업자'는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할까?
좋은 공동창업자가 창업자와 스타트업에 미치는 영향

필자는 2008년부터 4번의 파운더(창업자)와 3번의 코파운더(공동창업자) 경험을 했습니다. 현재 해양 모빌리티 사이버보안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기업 디에스랩컴퍼니의 부사장(네번째 코파운더)을 맡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인생을 살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는 일을 반복합니다. 특히 기업은 사람들이 모여 혁신을 도모하는 곳이므로, 초기 핵심 인력 구성이 매우 중요하죠. 사업 초기에 창업자와 조화를 이루면서 회사에 적합한 공동창업자를 만나는 것은 초기 기업의 운영과 성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1975년 스티브 잡스 부모님의 차고에서 애플의 스티브 잡스(왼쪽)과 스티브 워즈니악(오른쪽) (출처: Garage band)

 

좋은 공동창업자의 사례로는, 애플의 스티브잡스와 워즈니악이 있습니다. 구글의 래리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 에어비앤비의 브라이언 체스키와 조 게비아, 네이선 블레차지크 /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와 에두아르도 사베린, 더스틴 모스코비츠, 앤드류 맥컬럼, 크리스 휴즈 / 넥슨의 김정주 회장과 송재경 이사 / 네이버의 이해진 회장과 8인 등 수도 없이 많습니다.( 참고자료 : 임성준 2022, Anushka Pandey 2022)

 

(출처 : 콜린사전)
(출처 : feedough)

 

공동창업자는 다른 이(창업자)와 함께 무언가를 세우고 만드는 사람입니다. 또한 창업자의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함께 사업 성공을 위한 책임을 공감하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공동창업자는 일반 직원보다는 무겁고, 창업자보다는 가벼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특별한 위치에 있는 사람입니다.

 

공동창업자의 역할은 무엇일까?

 

공동창업자는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고, 회사의 상황에 대해 창업자와 함께 인식하고 공감합니다. 더불어 작은 회사의 형편이 넉넉하지 못하고 어려울 때에는 함께 위험을 떠안을 수 있는 용기를 발휘합니다. 시세에 못 미치는 급여를 받거나, 통상적인 근무 시간과 관계 없이 일하기도 합니다.(윤필구 2018). 이에 덧붙여 제가 겪은 경험을기반으로 공동창업자의 역할에 대해 몇 가지를 제안합니다.

 

견우가 그녀의 맞선남에게 그녀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을 설명하는 장면. (출처: 영화 엽기적인 그녀)

 

창업자의 균형감각을 서포트한다

창업자들은 언제나 열정이 넘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만큼 회사를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현실적으로 없습니다. 그래서 창업자는 늘 지나치게 무리합니다. 눈을 뜨면서부터 눈을 감을 때까지 회사 생각을 하고, 가끔은 가족이나 친구 생각조차 사치라고 여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얼마 지나면, 안타깝게도 그 무리함으로 인해 꼭 문제가 생깁니다.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아프거나, 관계에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공동창업자는 창업자가 무리하고 있는지 예의주시 해야 합니다. 창업자가 과도한 일정에 파묻혀 일만 하고 있다면 그 상황을 상기시켜줄 필요가 있습니다. 가끔 창업자와 커피 한잔하며 직원들 흉도 같이 볼 필요가 있고, 몸을 무리하지 않도록 잔소리도 제공해주면 좋겠습니다.

물론 공동창업자가 회사를 생각하는 정도가 창업자를 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뜨거운 토론을 하고 조언을 할 수는 있지만, 결론적으로 창업자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불평과 불만은 단기간 내 해소하고 마음에 두지 않아야 합니다. 끝까지 창업자를 믿고 힘을 실어주되, 끝내 감당할 수 없다면 그만두는 편이 맞습니다. 공동창업자는 창업자 본인일 순 없습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절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내부 조직 챙기기

창업자는 특정 분야(엔지니어, 영업 등)의 전문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그 외 다른 영역, 특히 인사 및 조직 관련 전문가일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대기업에는 해당 기업의 인사 및 채용 전문팀이 있기에 요즘 같은 구인난을 어느 정도 준비할 수 있겠지만, 스타트업에게는 무척 힘든 상황입니다. 

직장에서 팀장 경험을 해본 적 있다면 그나마 도움이 되겠지만, 그럴 기회가 없었던 분들, 특히 엔지니어로만 지내온 분들은 조직에 대한 이해가 더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과한 열정 탓에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실수를 할 가능성이 다분히 높고, 분위기나 감정에 따라 섣불리 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짧게 말해 채용, 훈련, 조직 문화 등 전반적인 일을 창업자 혼자 감당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공동창업자는 이런 소통의 누수가 없는 지 챙겨야 합니다. 혹시 창업자의 뉘앙스가 잘못 해석될 여지는 없었는지, 직원들이 상처를 받지는 않았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창업자에게는 언제나 회사가 (현실적으로 힘들어도) 희망적이지만, 직원에게는 월급 받는 곳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에, 그 사이를 채워줘야 오해를 줄이고 원활한 소통으로 닿을 수 있습니다. 창업자의 비전이 조직원 모두의 비전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공동창업자가 힘써야 합니다.

 

두목 공상두(박신양 역)의 범죄를 부하 엄기탁(정진영 역)이 대신 책임지는 장면. (출처: 영화 약속)

 

외부 소통 챙기기

창업자는 언제나 목마른 사람입니다. 트렌드를 읽고 기회를 찾는 일에 능숙합니다. 따라서 외부 미팅을 많이 만들고, 정신없이 미팅을 쳐내기 바쁩니다. 

실제 의미 있는 미팅이었는지, 이후에 보면 괜히 만났다 싶은 후회가 밀려오기도 하는데요. 그렇다고 업무 미팅을 멈출 수는 없는 일입니다. 반대로 중요한 미팅을 제대로 응대하지 못하거나 실언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컨디션에 따라 명확한 의사 전달이 되지 않기도 하고, 논리적인 주장을 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공동창업자는 창업자의 잦은 미팅 중 일부를 지원할 수 있습니다. 꼭 창업자가 갈 미팅이 아니지만 회사의 성의를 보여줘야 한다면, 공동창업자가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에 반해 매우 중요한 미팅이라면, 창업자와 동행해 힘을 실어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창업자에 비해 공동창업자의 전문 역량이 높은 분야라면 공동창업자가 리드해 창업자의 기를 살려주면서 실리도 함께 챙기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전략 지원

창업자가 기업 전략실에서 근무해본 경험이 없다면, 전략 수립이 매우 생소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전략의 구체적인 업무에 따라서만 일했던 사람들은 기업의 비전, 방향, 경영 기획 등의 고차원적인 접근 방식에 대한 학습이 필요합니다. 

회사는 단순히 고객의 요청을 받아서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잠재적 수요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야 하므로, 창업자의 전략 수립 능력은 매우 필수적이라 생각됩니다.

공동창업자는 창업자와 회사의 방향과 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이후 꾸준히 점검해야 합니다. 우리 회사의 비전과 방향, 철학, 목표 수립, 중단기 경영 전략 수립과 세부 전략에 이르는 기획을 도모하고 실제 업무로 연결되고 있는지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합니다.

또한 창업자들은 대게 아이디어가 많습니다. 회사 안에 작은 조직을 만들어서라도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동시에 하고 싶은 마음이 넘칩니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도 갈 길이 먼데, 새로운 아이디어 혹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합니다. 좋게 생각해서 이를 확장 내지는 피봇으로 포장할 수도 있지만, 기존 회사의 전략과 연결이 되는지, 조직원들의 생각이 동의할 수 있을지 단언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때, 공동창업자의 ‘워워’ 전략이 필요합니다. 창업자에게 지금 회사 상황에 대한 논리적, 현실적인 점검을 통해 객관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해야죠. 속도를 조절하거나, 필요하다면 방향 선회에 대한 장단점을 차분히 함께 분석해서 지금 회사에 딱 맞는 전략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상사인 정명석(강기석 역) 변호사가 우영우(박은빈 역) 변호사에게 ‘워워’ 전략을 설명하는 장면. (출처: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공동창업자 영입 방법

 

창업자는 스스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전문성보다는 열정과 용기가 JD(Job description, 채용정보)의 우선 항목입니다. 이에 반해 공동창업자는 창업자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줘야 하는 사람으로 JD 작성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엔지니어 출신 창업자라면 영업 출신 공동창업자를, 영업 출신 창업자라면 재무 출신 공동창업자를 만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창업자가 회사 경험이 짧은 편이라면, 회사 경험이 풍부한 공동창업자를, 대기업 출신이라면 스타트업 출신 공동창업자를 추천드립니다. 특히 조직에 대한 이해와 경험은 창업자-공동창업자 레벨에서 확실하게 챙겨야 할 역량입니다. 그래서 공동창업자 영입을 위한 몇 가지 조언을 아래와 같이 제안드립니다.

 

첫째, 공동창업자를 찾기 위한 사업계획서 준비를 추천드립니다. 

공동창업자 영입은 단순 취업이 아닌 함께 꿈을 꾸고 실행해갈 동반자를 찾는 과정이므로, 사업계획서를 통해 역량 있는 사업가임을 창업자가 필히 증명해야 합니다. 사업 모델, 장단기 계획, 기업 운영 전략, 실패에 대한 계획 등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같이 지하 단칸방에서 라면 먹으면서 고생 좀 하자며 소주잔을 기울인다면, 어느 누가 매력적으로 볼 수 있겠습니까.

 

둘째, 공동창업자의 마음을 사기 위한 카드를 준비해야 합니다. 

이 부분에서 주식과 급여, 근무 형태 등을 언급할 수 있는데요.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논의돼야 합니다. 재학 상황, 기혼 유무, 자녀 여부, 근무지 등 공동창업자의 여러 사정을 고려하고 창업자의 사업계획서를 연동해 협의를 진행합니다.

 

셋째, 공개 채용보다는 지인 소개를 추천드립니다. 

저는 이 방식이 창업자의 매력이 흘러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매력이 넘치는 이에게 사람을 소개하게 되는 법. 벌이 찾아오지 않는다면 꽃에게 혹시 어떤 개선점이 있을지 되짚어 봐야 합니다. 가족과 주변 지인(출신 학교, 전 회사 등)에게 먼저 다가가 사업계획서를 검증하고, 개선과 설득을 통해 사람을 소개 받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성공할 기업을 꿈꾼다면 투자, 영업, 기술, 팀 구성을 논하기 전에 창업자의 매력을 점검하고 이를 확실히 피력하고 표현할 수 있는 방법부터 먼저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조 - 코파운더를 찾는 7가지 방법)

 

당신의 인생을 바꿀 영화 〈16〉 〈소셜 네트워크〉 < 문화 < 매거진 < 기사본문 - 톱클래스
(출처 : 영화 소셜네트워크)

 

글을 나가며

 

2008년부터 스타트업 바닥에 들어와 15년을 지냈네요. 그간 무수히 많은 성공 회사, 지지부진 하는 회사, 없어지는 회사들을 경험하고 관찰했습니다. 과연 무엇이 성공의 요인일까, 어떤 요인이 기업을 나락으로 떨어뜨릴까에 대한 연구를 거듭하고 있지만, 간단한 공식으로는 담기 어려운 듯합니다. 반대로 어떤 회사와 조직이 승리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변수를 설명할 수도 없겠습니다.

하지만 사람이야말로 회사를 흥하게도 망하게도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임은 자명합니다. 따라서 공동창업자는 창업자의 성공에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조직에 대한 고민에서 공동창업자와의 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현실적으로 조직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물론 처음 만난 공동창업자와 평생 간다고 성공적인 조직이라고도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함께 꿈을 꾸고 고민하는 사람이 더 많아져야 오늘 우리 스타트업의 힘든 시간을 너끈하게 이겨낼 수 있습니다. 더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모두 다양한 삶이 있고 꿈이 있습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 함께 꿈을 꾸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모든 구성원들에게 박수와 응원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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