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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출기업을 위한 가성비 미국특허 출원전략

안녕하세요. 엄정한 변리사입니다.

미국 진출을 준비하거나 이미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기업 대표님들과 상담하다 보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미국특허 한 건 내려면, 도대체 얼마나 드나요?" 제 대답은 늘 같습니다. "준비하기 나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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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그렇습니다. 미국특허 한 건을 출원해서 등록까지 받는 데 적게는 7천 달러, 많게는 2만 달러가 넘게 듭니다. 같은 발명인데 세 배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자체 예산이든 수출바우처 같은 지원사업이든 쓸 수 있는 돈은 정해져 있는데 비용은 이렇게 벌어지니, 예산을 '얼마나 확보하느냐'만큼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중요해집니다.

 

오늘은 미국특허를 '싸게' 받는 법이 아니라, 같은 예산으로 '제대로 된 한 건'을 받는 법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미국 진출을 준비 중인 기업, 이미 수출 중인 기업, 수출바우처에 선정된 기업 모두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1. 우리 회사는 어느 단계인가, 예산 구조부터

미국특허 예산은 회사가 어느 단계에 있느냐에 따라 짜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미국 진출을 준비 중인 기업이라면 아직 제품과 현지 시장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한국 출원 후 PCT 국제출원을 활용해 우선일로부터 30개월까지 미국 진입 시점을 늦추면서 시장 반응을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초기 비용은 자체 예산이나 지역지식재산센터 등의 해외 권리화 지원사업으로 마련할 수 있습니다.

이미 수출 실적이 있거나 수출바우처에 선정된 기업이라면 바우처가 유력한 재원이 됩니다. 수출바우처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운영하는 수출지원 사업으로, 선정 기업이 포털에서 서비스 메뉴와 수행기관을 직접 골라 바우처로 결제하는 방식입니다. 전년도 수출실적에 따라 3천만 원에서 1억 원까지 한도가 정해지고, 매출 규모에 따라 30~50%를 기업이 자부담합니다.

바우처 메뉴 중 '특허·지재권' 항목으로 해외 특허 출원과 해외 상표 출원 비용을 집행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놓치는 것이 있습니다. 수출바우처는 협약 기간 안에 집행해야 하는 돈이지만, 미국특허는 출원 뒤에도 2~3년에 걸쳐 심사비용이 계속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바우처로 출원료는 냈는데 정작 큰돈이 드는 OA 대응 단계는 자비로 치르게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지원사업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그래서 어떤 재원으로 시작하든 미국특허는 '출원 이후'까지 내다보고 설계해야 합니다.

 

2. 미국특허 비용은 심사가 시작된 뒤에 결정됩니다

미국 출원 비용은 크게 세 덩어리입니다. 미국 특허청에 내는 관납료, 미국 대리인 수수료, 그리고 지연이나 누락 때문에 생기는 추가비용입니다.

출원 자체에 드는 돈은 사실 큰 차이가 없습니다. 명세서를 잘 썼든 못 썼든 출원료는 같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심사관이 거절이유를 보내는 OA(Office Action)가 한 번 올 때마다 대리인 답변 비용이 1,500~2,500달러 정도 들고, 심사가 종결된 뒤 다시 심사를 청구하는 RCE를 한 번 넣을 때마다 관납료만 1,200달러 이상이 추가됩니다. OA가 한 번으로 끝나는 출원과 서너 번 반복되는 출원의 총비용이 두세 배 벌어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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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처럼 아이디어에서 미국 출원까지가 특허의 '품질'을 결정하는 구간이고, 심사부터 등록·유지까지가 '비용'을 결정하는 구간입니다. 수출바우처나 해외출원 지원사업이 지원하는 곳도 대개 앞 구간입니다. 앞 구간에서 아낀 돈은 뒤 구간에서 몇 배로 돌아옵니다. 가성비의 승부처는 결국 OA 횟수를 줄이는 데 있습니다.

 

3. 서류는 한 번에, 기한은 반드시

미국 출원은 서류 제출 시점이 곧 비용입니다. 발명자 선서서(Declaration), 양도증, 정보개시진술서(IDS)를 출원할 때 함께 내지 않고 나중에 보완하면 항목마다 대리인 수수료와 관납료가 따로 붙습니다. 한 건에 수백 달러씩이지만 모이면 OA 한 번 값이 됩니다. 기한을 넘기면 출원이 포기 처리될 수도 있습니다.

출원 일정은 사업 일정과도 맞물립니다. 미국 진출 준비기업이라면 현지 전시회 참가나 바이어 미팅, 크라우드펀딩 등으로 제품이 공개되기 전에 출원을 마쳐 두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수출바우처 선정기업이라면 협약 기간 막바지에 몰아서 출원하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합니다. 막바지에 몰아서 출원하면 번역·서류 준비가 급해지고, 급하게 낸 출원은 뒤에서 비용으로 돌아옵니다. 바우처가 선정되면 특허·지재권 메뉴는 가장 먼저 움직이시는 것이 좋습니다.

기업 규모 정보도 미리 알려 주셔야 합니다. 종업원 500인 이하 기업은 Small Entity로 미국 관납료를 절반만 내는데, 이걸 챙기지 않아 두 배를 내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중소·벤처기업과 수출바우처 선정 기업은 대부분 해당됩니다.

 

4. OA 답변을 미루면 같은 답변서가 13배 비싸집니다

미국 OA의 법정 답변기간은 3개월이고, 최대 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연장료가 기하급수적으로 뛴다는 점입니다. 1개월 연장은 200달러 안팎이지만, 2개월이면 600달러, 3개월이면 1,400달러 수준으로 올라가고 여기에 대리인의 연장 수수료까지 더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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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한정요구(Restriction Requirement)라는 비교적 간단한 통지에 2개월 안에 답하면 수수료 200달러로 끝날 일이, 6개월째에 답하면 연장료가 붙어 2,700달러 가까이 됩니다. 답변서 내용은 똑같은데 시점만 늦췄을 뿐입니다. 게다가 출원인 사유로 지연된 기간은 특허 존속기간 조정(PTA)에서 빠집니다. 돈은 더 내고 특허 수명은 짧아지는 이중 손해입니다.

OA는 대개 출원하고 1~2년 뒤에 옵니다. 지원사업이나 수출바우처 협약이 이미 끝나 자체 예산으로 치러야 하는 경우가 많으니 더 아껴야 하고, 그래서 더 빨리 움직여야 합니다. 기술을 아는 한국 변리사가 초안을 잡고 미국 변호사가 법적 표현을 다듬는 방식이 효율적이지만, 한국에서 준비한다는 이유로 시간을 끌면 연장료가 그 이점을 다 먹어 버립니다.

 

5. 청구범위는 '넓게'가 아니라 ‘적절하게’

"기왕 미국에 내는 거, 청구범위를 최대한 넓게 잡아 주세요." 자주 듣는 요청입니다. 그런데 미국은 한국보다 청구범위를 엄격하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고, 넓은 청구범위를 고집할수록 OA 라운드가 늘어납니다. 명세서와 도면에 실제로 적힌 범위 안에서 청구범위를 잡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넓고 더 싼 특허를 만듭니다. 미국 심사관은 '이런 기능을 한다'는 설명만으로는 선행기술과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도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발명의 단일성도 미국은 매우 엄격합니다. 장치 발명과 방법 발명을 한 출원에 담으면 둘 중 하나만 심사하겠다는 한정요구가 나오기 쉽고, 한국 선출원 여러 건을 하나로 묶어 미국에 내면 심사가 길어집니다. 예산에 맞추려고 여러 발명을 한 출원에 욱여넣는 것은 가장 피해야 할 선택입니다.

 

6. 미국특허의 첫 단추는 한국 명세서입니다

대부분의 미국 출원은 한국 출원이나 PCT 출원을 그대로 번역해서 진행합니다. 한국 명세서가 부실하면 미국 출원도 당연히 부실해집니다. 더 결정적인 것은 한국 명세서에 없는 내용은 미국에서 우선권을 인정받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미국에서 심사가 길어지는 출원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한국 출원 단계에서 이미 문제가 있던 경우입니다.

수출바우처나 해외출원 지원사업은 해외 출원 비용을 지원하지, 한국 명세서를 다시 써 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미국 출원을 계획하신다면 그 전에 한국 명세서부터 점검하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아직 한국 출원 전인 미국 진출 준비기업이라면, 처음부터 미국 출원을 염두에 두고 한국 명세서를 쓰는 것이 가장 경제적입니다. 실시예가 구체적인지, 기능식 표현이 뒷받침과 함께 쓰였는지, 미국 규정에 맞는지. 이 점검이 미국특허 예산을 가장 크게 아끼는 길입니다.

 

7. 번역비를 아끼면 OA 비용이 두 배가 됩니다

번역문은 참고자료가 아닙니다. 미국 심사관은 한국어를 모르기 때문에 번역문이 곧 미국 명세서 그 자체입니다. 한국 명세서가 아무리 좋아도 번역이 틀어지면 부실한 미국 출원이 되고, 반대로 번역하면서 원문의 애매한 표현을 다듬으면 품질이 올라갑니다.

'유도관'이라는 한 단어도 Guide tube로 옮기느냐 Induction tube로 옮기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기술이 됩니다. 수출바우처 선정기업이라면 통번역 메뉴를 활용할 수도 있지만, 특허 명세서 번역은 일반 번역과 다릅니다. 영어, 기술, 특허법을 모두 아는 사람이 해야 하고, 미국 특허제도까지 알면 가장 좋습니다. 번역비 몇십만 원을 아끼려다 OA 한 번이 늘어나면 200만 원이 날아갑니다.

 

8. 사전보정과 계속출원, 출원 이후를 지키는 두 가지 투자

심사가 시작되기 전에 명세서를 손보는 사전보정(Preliminary Amendment)은 미국 출원에서 가장 가성비 높은 투자입니다. 번역 과정의 오류를 잡고, 미국 특허법에 맞게 문장과 형식을 고치고, 특히 기재불비 거절의 빌미를 미리 없앨 수 있습니다. 사전보정을 거친 출원은 거절이유 없이 등록되거나 간단한 거절이유 한 번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용은 OA 한 번 분량이고, 출원 단계에서 발생하는 비용이라 수출바우처나 지원사업 기간 안에 함께 집행하기에도 좋습니다. OA 한 번만 줄여도 본전입니다.

등록이 가까워졌다면 계속출원(Continuation)을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원출원의 출원일을 그대로 인정받으면서 청구항을 새로 짤 수 있는 제도입니다. 원출원이 등록되기 전에 계속출원을 걸어 두면, 나중에 미국 시장에서 경쟁사 제품이 나왔을 때 그 제품을 겨냥한 청구항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특허 한 건을 '살아 있는 특허'로 만드는 방법이고, 미국 수출기업이라면 꼭 알아 두셔야 할 제도입니다.

 

9. 특허사무소는 요율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으로 고르세요

수출바우처 선정기업이라면 포털에서 수행기관의 실적과 평점을 볼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특허사무소를 고르기는 어렵습니다. 자체 예산으로 진행하는 준비기업이라면 견적서 숫자만으로 판단하기는 더 어렵습니다. 같은 일을 맡겨도 사무소마다 청구서가 다릅니다. 서류가 빠졌을 때 미리 연락을 주는지, 간단한 오타 수정에도 비용을 청구하는지, 담당 변리사가 해당 기술을 이해하는지, 미국 현지 대리인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요율이 낮아도 기술을 모르면 이해하는 데 시간이 더 걸려 청구액이 커지고 OA도 늘어납니다.

계약 전에 두세 곳과 상담하시고, 반드시 물어보셔야 할 질문은 하나입니다. "출원 뒤 OA 대응 비용은 어떻게 되나요?" 이 질문에 구체적인 범위로 답하지 못하는 곳은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말씀드리면, 미국 제도는 출원인의 정직을 전제로 돌아갑니다. 알고 있는 선행기술을 숨기거나 발명자를 잘못 기재하거나 자격 없이 Small Entity를 주장한 것은 특허 무효나 권리행사 불능으로 돌아옵니다. 사소한 서류라도 정확하고 정직하게 내는 것, 이것이 가장 싼 보험입니다.

 

특허는 비용이 아니라 전략입니다. 미국 시장에 제품을 내놓는 순간 특허는 모방을 막는 방패이자 협상 테이블의 카드가 됩니다. 같은 돈을 쓰더라도 제대로 된 한 건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미국 진출이나 수출바우처 미국특허 출원을 준비 중이시라면 언제든 문의 주세요.

작성: 엄정한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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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한 변리사 큐리어스 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 겸 엔젤투자자. 개인투자조합 운영중 u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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