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서를 받으면서 맨 아래에 작은 칸을 하나 뒀습니다. "한 줄 각오(선택)".
비워둬도 되는 칸이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채워서 보냈고, 저희는 그걸 한 줄도 빼지 않고 읽었습니다.
AI 시대 커리어를 고민하는 현직자를 모집한 지원서였으니, AI 이야기가 가장 많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니었습니다.
가장 많이 적힌 건 이력서였습니다
"3년 묵은 이력서, 이번에 꼭 고칩니다." "취업 후 한 번도 건드리지 않은 이력서, 이제 바꿀 때 됨"
"경력 날짜만 쌓이는데.. 이제 제대로 쓰고 싶습니다."
→ 그룹바이 AI 앰배서더 1기 신청하기 (10.20 마감)
AI가 무섭다는 사람보다, 손 놓은 이력서가 무섭다는 사람이 훨씬 많았습니다.
바쁘게 일하는 동안 경력은 쌓였는데, 그걸 정리한 문서는 몇 년 전에 멈춰 있는 겁니다.
그다음으로 많이 나온 건 이런 문장이었습니다.
"내 경력이 얼마나 시장에 먹히는지 궁금합니다!" "AI 시장에서 나는 몇 점?"
"아직 나의 마케팅 경력이 시장에서 먹힐까"
5년을 일했는데 물경력 같다는 사람, 10년 차인데 다음이 안 보인다는 사람, 육아휴직 중에 이
경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 묻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연차도 직무도 다 달랐지만, 묻는 건 같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나는 어디쯤인가."
몰라서가 아니라, 확인할 방법이 없어서입니다
이 문장들을 쭉 읽다 보면 공통점이 보입니다. 다들 문제가 뭔지는 알고 있습니다.
이력서를 고쳐야 한다는 것도, 내 위치를 알아야 한다는 것도요.
막혀 있는 건 확인할 방법입니다.
내 시장 가치는 혼자서는 알 수 없습니다. 연봉 표를 봐도, AI에게 이력서를 평가받아도 결국 추측입니다.
진짜 답은 기업이 내 이력서를 보고 연락을 하는지, 한다면 어떤 곳이 어떤 자리로 연락하는지에서 나옵니다.
이력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력서는 쓸 때가 아니라 누군가 볼 때 고쳐집니다. 볼 사람이 없으면 "다음 달에 하지" 하고 3년이 갑니다. 지원서에 "이직 생각만 3년째"라는 말이 그렇게 많았던 이유입니다.
내 위치는 혼자 고민해서는 안 보입니다. 시장에 한 번 내놓아봐야 보입니다.
위 네 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지금 필요한 건 더 오래 고민하는 게 아니라 확인해보는 겁니다.
그래서 3주짜리 판을 깔았습니다
이 지원서는 그룹바이 AI 앰배서더 1기 모집 지원서였습니다.
앰배서더라고 하면 광고 글을 쓰는 활동이 떠오르지만, 이번 1기는 구조가 조금 다릅니다.
시작은 프로필을 공개하는 것입니다. 3년 묵은 이력서를 꺼내서 다듬고, 기업이 볼 수 있게 열어둡니다.
그다음 3주 동안 일주일에 한 편씩 글을 씁니다. 첫 주는 직접 써보고 좋았던 점, 둘째 주는 공개한
프로필로 나와 맞는 곳을 진단받은 결과, 셋째 주는 기업에게 받은 제안과 3주 동안 달라진 점입니다.
제안을 못 받았다면 프로필을 다듬은 과정을 써도 됩니다.
3주가 끝나면 "내 경력이 시장에서 먹힐까"에 대한 답이 추측이 아니라 기록으로 남습니다.
AI로 통째로 쓴 글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최대 900편이 들어오는데, 전부 사람이 한 편씩 직접 읽습니다.
잘 쓴 글보다 직접 겪은 이야기를 찾습니다.
선정되는 300명은 전원 참여 보상을 받고, 3주를 완주하면 수료증과 채용 박람회 우선 초대가 따라옵니다. 활동 우수자에게는 1등 아이패드를 비롯한 상품과 함께 채용 전문 매니저와의 1:1 이직 컨설팅, 스카우트
제안 3회가 열립니다.
모집은 10월 20일(화)까지입니다.
이력서를 고칠 핑계가 필요했다면
지원서에 이런 문장이 있었습니다.
"이력서 한번 수정하겠습니다.."
말줄임표에서 그동안 몇 번이나 미뤄왔는지가 보입니다.
혼자서는 안 되던 일을 3주라는 기한과 같이하는 300명이 대신 밀어줄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미루지 않을 핑계가 생긴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