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은 사람을 고르지만, 문제를 푸는 것은 팀입니다.
시리즈 A를 받고 첫 채용을 합니다.
대기업 출신, 명문대, 이전 회사에서 성과를 낸 사람들로 채웁니다.
이력서만 보면 업계에서 가장 강한 팀입니다.
그런데 회의는 늘 같은 두 사람이 이끌고, 나머지는 노트북만 봅니다.
그리고 6개월 뒤, 대표는 묻습니다.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모았는데 왜 결정이 늘 비슷하게 나올까.
참가자 699명을 2~5명 팀으로 묶어 실험한 연구는 팀의 문제 해결력이 팀원 개개인의 지능과 강하게 관련되지 않았다고 보고합니다(Woolley et al., 2010).
이 글의 요약
- 연구팀은 팀에도 여러 과제를 관통하는 '집단 지능'이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 팀원의 평균 지능도, 가장 똑똑한 한 사람의 지능도 이 점수와 강하게 관련되지 않았습니다.
- 관련이 있었던 것은 서로의 감정을 읽는 능력, 고르게 도는 발언 차례, 팀의 여성 비율이었습니다.
- 대표가 다음 회의부터 바꿀 수 있는 것은 발언 차례입니다.
1. 699명 실험은 무엇을 쟀을까?
카네기멜런대와 MIT의 애니타 울리 연구팀은 팀들에게 성격이 전혀 다른 과제를 여러 개 맡겼습니다. 퍼즐, 브레인스토밍, 판단 문제, 협상 같은 과제였습니다.
연구팀이 보고한 결과는 이렇습니다. 한 과제를 잘한 팀이 다른 과제도 잘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개인에게 지능이 있듯이 팀에도 여러 과제를 관통하는 능력이 있었고, 연구팀은 이것을 '집단 지능'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다음 질문은 이 능력이 어디서 오느냐였습니다. 상식대로라면 똑똑한 사람이 많은 팀이 높아야 합니다.
그런데 팀원들의 평균 지능도, 가장 똑똑한 한 사람의 지능도 팀 점수와 강하게 관련되지 않았습니다.
팀의 문제 해결력은 팀원 개인의 지능보다 팀원들이 서로를 읽고 대화하는 방식과 더 크게 연결됐습니다.
연구 요지 (Woolley et al., 2010) https://doi.org/10.1126/science.1193147
읽을 때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이 연구는 실험실에서 짧은 과제를 푼 팀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이후 이 연구를 포함한 6개 표본을 다시 분석한 연구자들은, 하나의 요인이 여러 과제 성과를 설명하는 몫이 작아 '집단 지능'이라는 개념을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Credé & Howardson, 2017).
그래서 저희는 이 결과를 회사 팀에 그대로 옮기기보다, 회의 구조를 점검하는 단서로 읽기를 권합니다.
→ 점검 질문: 우리 회사는 채용할 때 개인의 역량 말고 팀과 대화하는 방식을 본 적이 있나요?
2. 팀 점수와 관련이 있던 3가지는 무엇일까?
① 팀원들이 서로의 감정을 읽는 능력
연구팀은 눈 부위 사진만 보고 그 사람의 감정을 맞히는 검사를 썼습니다. 이 점수의 팀 평균이 높을수록 팀의 집단 지능도 높았습니다.
상대가 지금 헷갈리는지, 반대하고 싶은지, 지쳤는지를 읽는 팀은 같은 정보를 더 많이 꺼내 쓸 여지가 있습니다.
② 발언 차례가 고르게 도는 정도
몇 사람이 대화를 독점한 팀은 점수가 낮았습니다. 말하는 차례가 여러 사람에게 고르게 돌아간 팀이 높았습니다.
가장 똑똑한 사람이 대부분을 말하는 팀은 나머지 사람의 생각을 회의에 들이기 어렵습니다.
③ 팀의 여성 비율
여성이 많은 팀일수록 점수가 높은 경향도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여성 참가자들의 감정 읽기 점수가 평균적으로 높았던 점과 연결해 해석했습니다.
성별 구성은 대표가 회의 하나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이 글은 앞의 두 가지에 집중합니다.
→ 점검 질문: 지난주 가장 중요했던 회의에서 말한 시간의 절반 이상을 누가 썼나요?
3. 우리 팀에서 이미 나타나는 신호 3가지
① 회의록에 같은 이름만 남습니다
지난 한 달 회의록에서 의견이 기록된 사람을 세어 봅니다. 두세 명의 이름이 대부분이라면 나머지의 생각은 회의에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② 대표의 말이 끝나면 토론도 끝납니다
대표가 먼저 의견을 말한 안건에서 반대 의견이 나온 적이 있는지 떠올려 봅니다. 대표의 첫마디가 결론이 되는 팀은 발언 차례가 이미 한쪽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③ 회의가 끝난 뒤 메신저에서 진짜 의견이 나옵니다
회의실에서는 조용하던 사람이 끝나고 메신저로 "사실 그건 좀 걱정돼요"라고 보냅니다. 말할 틈을 주는 구조가 회의 안에 없다는 신호입니다.
4. 대표가 다음 회의에서 할 2가지
저희는 대표님들께 회의 규칙 두 가지를 먼저 권합니다. 대표는 마지막에 말합니다. 그리고 안건마다 결론을 내기 전에 아직 말하지 않은 사람에게 먼저 묻습니다.
"○○님은 이 안을 보면서 어디가 가장 걸렸어요?"
질문은 '의견 있어요?'보다 '어디가 걸렸어요?'처럼 구체적이어야 답이 나오기 쉽습니다. 연구가 짚은 요인 가운데 발언 차례는 대표가 다음 회의부터 바로 손댈 수 있는 것입니다.
회의 전에 안건별 의견을 글로 받아 두면, 말로 바로 나서기 어려운 사람의 생각도 테이블에 올라옵니다.
5. 대표님들이 자주 묻는 3가지
① 회의를 고르게 돌리면 결정이 느려지지 않나요?
처음 몇 번은 느려질 수 있습니다. 대신 회의가 끝난 뒤 메신저에서 다시 열리는 토론이 줄어들 여지가 있습니다. 안건마다 아직 말하지 않은 사람 한두 명에게만 먼저 묻는 것으로 시작하면 시간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② 내향적인 팀원에게 억지로 말을 시키는 것 아닌가요?
발언을 고르게 한다는 것은 모두가 같은 양을 말한다는 뜻보다 모두에게 차례가 온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회의 전에 받은 글을 회의에서 읽게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③ 채용할 때도 이걸 볼 수 있나요?
면접에서 지원자가 면접관의 반응을 보고 설명을 바꾸는지, 다른 면접관의 질문을 끊지 않고 받는지를 관찰 항목에 넣을 수 있습니다. 팀 과제형 면접에서는 누가 대화를 독점하고 누가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는지가 더 잘 보입니다.
오늘 할 일 하나
다음 회의에 들어가기 전, 참석자 이름을 종이에 적어 두세요. 회의 동안 말할 때마다 이름 옆에 표시를 하나씩 합니다. 회의가 끝난 뒤 표시가 몇 사람에게 몰려 있는지 보면, 우리 팀의 발언 차례가 숫자로 보입니다.
정리
똑똑한 사람을 모으는 것과 똑똑한 팀을 만드는 것은 다른 일이었습니다. 699명 실험에서 팀의 점수는 서로의 상태를 읽고 말이 고르게 도는 팀에서 높았습니다.
저희는 리더의 회의 습관과 팀의 대화 구조가 성과로 이어지는 지점을 조직 단위로 함께 살펴봅니다.
이 글의 근거
- Woolley, A. W., Chabris, C. F., Pentland, A., Hashmi, N., & Malone, T. W. (2010). Evidence for a collective intelligence factor in the performance of human groups. Science, 330(6004), 686–688. https://doi.org/10.1126/science.1193147
- Credé, M., & Howardson, G. (2017). The structure of group task performance—A second look at "collective intelligence": Comment on Woolley et al. (2010).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102(10), 1483–1492. https://doi.org/10.1037/apl00001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