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마인드셋 #트렌드
예쁜 콘텐츠보다 중요한 건 ‘볼 이유’였다

콘텐츠를 만들다 보면 어느 순간 디자인에 집착하게 됩니다.

폰트가 맞는지,
이미지 퀄리티가 괜찮은지,
레이아웃이 정돈되어 있는지,
색을 조금 더 세련되게 바꿀 수는 없는지.

저 역시 콘텐츠를 만들면서 이런 부분을 계속 신경 써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여러 콘텐츠를 만들고 실제 성과를 비교하면서 한 가지 질문이 계속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걸 왜 봐야 하지?”

디자인을 다 걷어내고도 이 질문에 답할 수 없다면, 어쩌면 콘텐츠를 아직 만들기 시작하면 안 되는 것 아닐까 싶었습니다.


팔로워 38명 계정에서 3.1만 조회가 나왔다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짧은 AI 영상을 하나 올렸습니다.

당시 팔로워는 38명.

영상 길이는 약 10초였습니다.

복잡한 정보를 넣지도 않았고, 화려한 편집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상황은 단순했습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 1초 전.’

누구나 설명을 듣지 않아도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조회수가 예상과 다르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1천을 넘고,
1만을 넘더니,
최종적으로 약 3.1만 회까지 올라갔습니다.

조회한 사람은 약 1.4만 명이었고, 인사이트상 비팔로워 비중은 100%였습니다.

팔로워 38명인 계정에서 팔로워 수의 약 816배가 재생된 셈입니다.

이 결과를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이 영상이 디자인이 뛰어나서 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영상 자체에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질까?’라는 볼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조회수만 보면 중요한 걸 놓친다

조회수 3.1만.

숫자만 보면 꽤 성공적인 콘텐츠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다른 지표를 열어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좋아요 95개.
저장 15개.
신규 팔로우 10명.

그리고

댓글 0개.
공유 0개.

많은 사람에게 노출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사람을 강하게 참여시키지는 못했습니다.

여기서 하나를 배웠습니다.

사람에게 ‘보게 만드는 이유’와 ‘행동하게 만드는 이유’는 다르다.

조회가 나왔다고 공유되는 것이 아니고,
저장이 나왔다고 팔로우가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콘텐츠마다 원하는 행동을 따로 설계해야 했습니다.


디자인은 콘텐츠의 본체가 아니라 증폭기다

콘텐츠를 만들 때 우리는 자주 이런 순서로 움직입니다.

디자인 툴을 열고,
이미지를 고르고,
폰트를 정하고,
레이아웃을 잡습니다.

그러고 나서 마지막에 CTA를 고민합니다.

저는 이제 순서를 반대로 생각하려 합니다.

먼저 묻습니다.

사람들이 왜 이 콘텐츠를 봐야 하는가?

그다음에는 이렇게 묻습니다.

왜 끝까지 봐야 하는가?

왜 믿어야 하는가?

왜 저장해야 하는가?

왜 다른 사람에게 보내야 하는가?

왜 이 계정을 팔로우해야 하는가?

여기에 답이 생긴 뒤 디자인을 시작해야 합니다.

디자인은 이미 존재하는 가치를 더 선명하게 전달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볼 이유가 없는 콘텐츠에 이유를 만들어주지는 못합니다.


졸라맨으로 그려도 보고 싶은가

제가 요즘 콘텐츠를 기획할 때 스스로 던지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걸 졸라맨으로 그려도 사람들이 볼까?”

조금 극단적인 질문입니다.

하지만 꽤 효과가 있습니다.

멋진 사진도 없고,
화려한 편집도 없고,
예쁜 폰트도 없다고 가정해봅니다.

흰 종이에 검은 글씨와 대충 그린 그림만 있어도 다음 내용이 궁금할까요?

그렇다면 콘텐츠의 핵심은 어느 정도 살아있는 겁니다.

반대로 디자인을 지웠더니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면, 문제는 디자인이 아니라 기획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행동마다 필요한 이유가 다르다

콘텐츠 마케팅을 하다 보면 ‘반응을 높이자’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하지만 반응은 하나가 아닙니다.

저장은 다시 필요할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체크리스트, 방법론, 자료처럼 나중에 다시 꺼낼 가치가 있어야 합니다.

공유는 누군가에게 보내고 싶은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이거 너도 봐봐.”

이 한마디가 자연스럽게 나올 공감이나 정보가 필요합니다.

댓글은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게 만들어야 합니다.

팔로우는 다음 콘텐츠를 기다릴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목표가 무엇인지 결정하지 않고 만든 콘텐츠는 마지막 CTA에서 자주 흔들립니다.

저장을 바라면서 댓글을 요구하고,

팔로우가 목표인데 단발성 정보만 주는 식입니다.


콘텐츠 마케팅은 한 편의 작품을 만드는 일이 아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가장 크게 바뀐 생각은 이것입니다.

콘텐츠는 한 편을 완벽하게 만드는 것보다 여러 번 실험하는 일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

영상 하나가 3.1만 조회를 기록했다고 해서 제가 방법을 알아낸 것은 아닙니다.

한 번의 우연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질문이 생깁니다.

“같은 방식으로 한 번 더 만들어도 결과가 나올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다시 만들어봐야 합니다.

그리고 또 만들어봐야 합니다.

주제를 바꾸고,

첫 문장을 바꾸고,

길이를 바꾸고,

CTA를 바꿔봅니다.

표본이 쌓이고 나서야 비로소 ‘내 계정에서는 무엇이 작동하는가’를 조금씩 알 수 있습니다.


콘텐츠를 만들기 전에 한 문장으로 답해본다

요즘 저는 디자인 툴을 열기 전에 이것부터 적습니다.

“사람들이 이 콘텐츠를 보는 이유는 ______ 때문이다.”

빈칸을 쉽게 채울 수 있다면 제작을 시작합니다.

채우기 어렵다면 조금 더 고민합니다.

콘텐츠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더 예쁜 디자인을 만드는 능력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사람이 왜 멈추고, 왜 보고, 왜 행동하는지를 설계하는 능력.

디자인은 그 설계를 더 잘 전달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한 편을 더 예쁘게 만드는 것보다,

한 편이라도 더 실험하고 결과를 기록하는 쪽을 선택하려 합니다.

결국 콘텐츠 마케팅은 작품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사람의 반응에 대한 가설을 계속 검증하는 일에 더 가까우니까요.

링크 복사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추천 아티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