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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으로부터의 해방, AI 영상 제작의 즐거움

지난 1년 동안 생성형 AI를 만지면서 내가 느낀 가장 큰 장점은 하나다. 촬영으로부터의 해방이다.

뻔한 기술 얘기는 아니고, 현실적으로 겪었던 여러 문제에서 비로소 자유로워졌다. AI의 등장 덕분에. 

 

찍을 수 있으니까 찍었고

쓸 만하니까 그냥 썼다

나의 첫 직장은 뉴미디어 스타트업이었다. 당시 전국을 다니면서 촬영하고 영상을 편집하는 게 일이었다. 신문방송학과를 나왔고 고등학생 때부터 취미로 UCC 같은 걸 많이 만들었으니, 찍고 편집하는 걸 좋아하는 애가 좋아하는 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셈이었다.

다만 내가 했던 건 사진만 파는 일도, 영상만 파는 일도 아니었다. 영상과 편집과 사진을 두루 겸할 수 있는 PD 겸 에디터에 가까운 롤이었다. 그래서 촬영도 내 일이었다. 프로급 기술은 없었지만 당장 찍을 수 있으니까 찍었고, 찍어놓은 게 적당히 쓸 만하니까 그대로 편집해서 사용했다.

문제는 촬영을 해서 뭔가를 만들면, 내가 상상했던 이미지와 결과물 사이에 항상 이~만큼 간격이 있었다는 거다. 나는 프로 포토그래퍼였던 적이 한 번도 없고, 프로 카메라맨과 일해본 적도 없었다. 내가 찍을 수 있는 기술로 그냥 찍으면 머릿속에 있던 거랑 너무 다른 게 나왔다. 소품을 배치하는 미감 같은 것도 개인적으로 없는 편이다.

그러니까 나는 늘 내가 상상한 것보다 조금 못한 결과물을 들고 마감을 했다.

 

너는 앵글이

너무 로우 앵글이야

대학생 시절에 국토대장정을 가면서 기자단 생활을 했던 적이 있다. 그때만 해도 내 꿈은 카메라맨이었다.

같이 다니던 단장 오빠가 어느 날 이렇게 말했다.

"너는 앵글이 너무 로우 앵글이야. 모든 사람을 다 니 밑에서 찍고 있어."

내가 키가 작아서 생기는 일이었다. 신체적인 한계 때문에 이 일에 적합하지 않다는 걸 그때 알았고, 촬영에 대한 꿈은 거기서 접었다. 지금 생각하면 허무맹랑한 꿈에 가까웠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빠르게 접고 딴 길을 찾게 해준 그분에게 감사하다. 체력이 너무 안좋아서 설령 카메라맨 했다 하더라도 금방 짤렸을듯..

 

구루마는

내 소원

카메라맨 꿈은 접었지만 일로서의 촬영은 계속 따라다녔다. 앞서 말했듯이 첫 직장에서 에디터 겸 PD로 일하면서도 촬영을 참 많이 다녔다.

일단 장비가 상당히 무거웠다. 삼각대랑 DSLR, 렌즈팩 여러 개를 백팩에 넣고 지고 다니면서 촬영을 다녔는데, 대표님이 구루마를 안 사줬다! 그때 당시 구루마는 내 소원이었다. 그거 하나만 있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웃긴데 그때는 꽤 절실했다.

그러다 마케터로 전직했고, 그 뒤로는 영상을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무거운 걸 지고 다니지 않아도 되었고, 촬영과 편집 같은 제작 일은 내 손을 떠났다.

 

배우가 없어도

촬영이 없어도

그러다가 회사 다니는 사이에 AI가 등장했다. 생성형 AI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한 것이다. 그러니까 촬영을 안 해도 영상이 나오고 사진이 나온다는 게 나한테는 엄청난 두근거림이었다.

배우가 없어도 된다. 카메라가 없어도 된다. 장소를 섭외하지 않아도 되고 날씨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텍스트로 지시만 내릴 줄 알면 이미지든 영상이든 머릿속에 있는 그림을 그대로 만들 수 있다. 상상과 결과물 사이의 간극이 줄어든다.

어쩌다보니 10년 전에 접었던 걸 다른 방식으로 다시 하게 된 셈이다. 나는 이 부분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못 다 이룬 꿈을 다시 할 수 있도록 시대가 도와주는 느낌이랄까.

 

촬영의 한계를 뛰어넘어

작은 회사에서도 생성형 AI를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보다 쉽게 생산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상세페이지에 제품 사진만 있고 모델 컷이 없었던 건 우리가 게을러서가 아니라 찍을 리소스가 없어서였다. 스튜디오를 잡고 모델을 부르고 촬영을 하는 일에는 돈과 사람과 시간이 들었으니까.

키가 작아서 못 찍던 나와, 예산이 없어서 못 찍던 회사. 한쪽은 신체의 한계고 한쪽은 예산의 한계인데, 결과적으로 둘 다 "찍을 수 없어서 못 만든다"는 같은 결론이었다. 그래서 답답하고, 오랫동안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일인데, 생성형 AI라는 마법같은 도구의 등장으로 풀렸다.

생성형 AI를 알게된 후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회사에는 어필을 해서 기존에 없던 1년치 예산을 따고, 생성형 AI를 굴려 회사의 자산을 만들어내는 일을 직접 했다. 퇴근하고 나서는 AI 애니메이션 영상을 만들었다. 회사에 가서 공부하고 생각하다 보면 부업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가 있었고, 밤에 이것저것 만지다 보면 회사에서 써먹을 만한 게 떠오르기도 했다. 양쪽이 서로의 훌륭한 연습장이 됐다.

대부분의 직장인이 그렇듯, 나 역시 이직하고 싶은 마음을 늘 한 켠에 품고 사는 퇴준생이었다. 퇴사 준비생.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AI 영상 제작 부업과 본업을 병행한 이 1년 동안은 그 마음이 별로 들지 않았다.

본업과 부업, 병행이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추천한다. 아 물론 쉬웠다는 뜻은 아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일을 하기도 했고, 점심시간에 밥을 마시듯 호다닥 먹고 남은 시간을 쪼개서 일해야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쪽 모두에게 활력소가 되는 생활이었다.

가능할까 고민된다면, 해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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