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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를 폐기한 커머스 대표가 기준을 페이지로 옮긴 이유

커머스 대표 인터뷰 — 채용 이후에도 밤이 사라진 이유

매출은 늘었습니다. 직원도 생겼습니다. 그런데 밤은 더 짧아졌습니다. 한 커머스 대표의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됐습니다.

"24년도 까지 모든 업무 영역에서 열심히 뛰었거든요. 개발도 하고, 물류도 하고, 택배도 싸고 트럭도 몰고, CS도 하다가 넘기긴 했지만, 그때 정신과 갔거든요. 클레임 들어올 때. 그때 진짜 미칠 것 같더라구요."

수년째 커머스를 운영해 온 대표는 클레임이 몰리던 시기를 이렇게 기억했습니다.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CS 담당과 물류 담당을 붙인 뒤에도 새벽에 눈이 떠졌고, 주말에도 폰을 내려놓지 못했습니다.

채용으로는 풀리지 않았습니다

이 대표님도 처음에는 사람이 답이라고 봤습니다. CS 담당을 뽑고, 물류를 나누고, 알바를 붙였습니다. 평일 낮은 괜찮았습니다. 요청이 오면 직원들이 받아 처리했습니다.

무너진 건 평소와 다른 상황에서였습니다. 주력 제품 라인에 클레임이 몰렸습니다. 담당자가 그 자리에서 판단하기 어려운 건은 전부 대표에게 왔습니다. 반품을 어디까지 받을지. 리콜을 어느 범위로 할지. 1점 리뷰에 뭐라고 답할지. 답을 아는 사람이 그 뿐이었습니다.

초반의 선택은 회피에 가까웠습니다. 결함을 인정하는 대신 "이렇게 사용하시면 됩니다"라고 안내하며 반품을 미뤘습니다. 그 방식이 막히자 리뷰창에 1점, 2점이 쌓였습니다. 리뷰가 하나 늘 때마다 대표가 봐야 할 일도 하나 늘었습니다. 직원들의 기본 응대는 "일단 대표님한테 확인하고 답해드릴게요"로 굳어졌습니다.

낮에는 같이 처리해도, 저녁과 주말은 오롯이 대표의 몫이었습니다. 밤에 알림을 보고, 새벽에 깨서 리뷰를 읽고, 주말에 상세페이지 문구를 고쳤습니다. 사람이 있어도 기준이 그의 머릿속에만 있는 한, 결론은 그를 거쳐야만 나왔습니다.

재고와 함께, 일하는 방식도 버렸습니다

지금 구조로는 매출이 커져도 자기 손을 거치는 일이 줄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쌓여 있던 재고를 전부 폐기했습니다. 이후 나온 신제품은 이전 구매자 대상 리콜까지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정리를 하고서야 "내가 다 해결하는 방식을 놓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3년 차를 넘기던 시점부터 알바를 붙였고, 자기 시간이 들어가야만 일이 굴러가는 구조에서 조금씩 손을 뺐습니다.

남겨야 할 것도 명확했습니다. CS 대응 기준, 클레임 응대 원칙, 프로젝트 진행 내용. 이걸 본인 기억이 아니라 직원이 직접 열어보는 곳에 남겨야 했습니다.

유리벽에 메모가 가득한 사무실 회의 모습

기준을 페이지로 옮겼습니다

도구를 고르는 기준은 하나였다고 합니다. 내 머릿속 기준을 다른 사람이 페이지에서 읽고 곧바로 따라 쓸 수 있는가.

업무 목록 전체 — 검수·발행 업무 현황

실제로 확인한 건 세 가지였습니다. 업무요청 페이지에는 클레임 대응 절차가 남는가. 프로젝트 페이지에는 지난 이슈와 처리 방법이 남는가. 새 직원이 오면 설명보다 먼저 열어볼 온보딩 페이지가 있는가. 이 셋이 한 곳에 모이는지만 봤습니다.

대표가 고른 건 공여사들이 만든 노션 기반 업무 시스템 비즈노션이었습니다. 업무요청 하나하나에 담당자와 처리 결과가 기록으로 남습니다.

대표가 직접 보지 않아도 되는 일이 늘었습니다

도입 후, 대표만 알던 업무 방법과 판단 기준을 직원도 페이지에서 확인하게 됐습니다.

실제 대표님 후기:

"'개인의 업무 노하우'가 '회사의 자산'으로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핵심 직원이 나가면 그 빈자리를 어떻게 채우는지가 항상 큰 고민이었는데, 매뉴얼(업무절차/SOP)을 쌓아놓으니 누가 와도 비슷한 일을 할 수 있게 된거죠. 게다가 다시 가르치는 수고도 반의 반으로 줄어서 이제야 회사다운 면모가 생겼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업무절차/SOP와 카메라 세팅·촬영 SOP 문서

변화는 세 군데서 보였습니다. 첫째, 담당자 부재. 예전엔 핵심 직원이 자리를 비우면 CS와 프로젝트 판단이 다시 대표에게 돌아왔습니다. 지금은 새로 맡은 사람이 업무절차 페이지를 먼저 열어 기준을 읽고 처리합니다. 기준으로 못 정하는 건만 올라오고, 그는 그것만 봅니다.

둘째, 프로젝트. 예전엔 진행 중인 이슈 모두를 대표와 담당자가 기억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프로젝트 페이지에 할 일이 서브태스크로 쪼개져 남습니다. 새로 온 마케터가 브리핑 없이 이전 이슈와 대응 기록을 보고 일을 시작했습니다. "이 상황은 지난번에 이렇게 해결됐구나"까지 페이지에서 읽힙니다.

온보딩 목록과 자주 묻는 질문 문서

셋째, 온보딩. 대표님 채용을 여러 번 했지만 매번 첫 주 내내 직원에게 붙어서 회사 전반에 내용을 말로 설명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새로 온 사람이 온보딩 페이지에서 업무 순서와 고객 응대 톤, 자주 나오는 판단 기준을 먼저 읽고 나서 직원과 대화합니다.

실제 대표님 후기:

"미리 내가 정해놓은 다음에 새로운 직원으로 하게끔 그걸 보게끔 프로세스를 정할 수가 있고, 그분이 하게 될 일에 대해서 가이드라인을 미리 정해놓고 이걸 읽고 이거에 대한 테스트로 이 업무를 간단하게 진행해봅시다 하면서 얕은 수준의 적응을 먼저 시켜줄 수 있어서 갑자기 오자마자 업무를 산처럼 주는 그런 회사가 되지 않을 수 있는 아주 명확한 프로세스가 있더라고요."

모든 것을 다 넘긴 건 아닙니다. 신제품 결정, 큰 예산이 걸린 마케팅 판단, 리콜 여부는 여전히 대표가 직접 본다는 원칙을 지킵니다. 대신 반복되는 고객대응과 온보딩, 프로젝트 후속 처리는 담당자 선에서 끝납니다. 새벽 알림과 주말 리뷰 답변이 사라진 자리에, 다음 제품을 고민하고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시간이 생겼습니다.

순서가 반대였습니다

커머스는 매출이 클수록 클레임과 CS도 늘어납니다. 대표가 밤낮없이 확인해야 했던 건 성실해서가 아니라, 반품·리콜·클레임의 판단 기준이 문서가 아닌 그의 기억에만 있었기 때문입니다. 직원은 열어볼 곳이 없으니 평소와 다른 요청 앞에서 매번 그를 찾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사례에서 제가 가져간 배움은 하나입니다. 사람을 더 뽑는 일보다, 기준·이슈 이력·온보딩 안내를 직원이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남기는 일이 먼저입니다. 그래야 새로 온 사람도 대표의 설명에만 의존하지 않고 일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이 대표가 기준을 실제로 어디에, 어떤 구조로 남겼는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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