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 유튜브에 매너(예절) 관련 콘텐츠가 종종 올라온다. 침착맨은 매너 강사를 불러 사무실이라는 공공장소에서의 비즈니스 매너를 다뤘는데, 분량이 2시간 30분을 넘는다. 빠더너스는 카톡 용건과 영화관 팔걸이 같은 생활 공간의 예절을 정리했다.
2. 안예스는 각을 반대로 잡았다. 매너가 아니라 '무례'다. 대화 중에 핸드폰을 보는 것, 남의 핸드폰 화면을 넘겨보는 것, 상대 외모를 두고 "너 이러면 더 예쁠 것 같아" 하는 말처럼 본인은 모르고 넘어가는 것들을 모았다.
3. 그런데 요즘 2030, 혹은 1020은 정말 이전보다 매너가 없을까?
4. 사실 이건 '비즈니스 매너' 쪽으로 좁혀서 보면 조금 더 뚜렷한 현상이 나타난다. 시장에 유료 상품이 있다.
5.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Z세대에게 소프트 스킬을 기업이 외주로 가르치는 형태가 늘고 있다. 미국의 한 조사에서는 기업 리더의 45%가 이미 직장 예절 교육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6. 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인 만큼 기기는 잘 다룬다. 마케팅, 데이터 분석, 코딩이 하드 스킬이라면, 인사와 악수, 명함 전달법, 상석 위치, 전화 응대법, 이메일 작성법 같은 건 소프트 스킬이다.
7. 이건 회사가 외주로 돌리기도 하지만, 개인이 6만 6천 원짜리 <회사에서 알려주지 않는 비즈니스 매너: 사회 초년생의 실무 생존법> 같은 유료 강의를 직접 결제하기도 한다.
8. '유료'라는 게 핵심이다. 결국 무료로 알려주던 멘토 형태가 줄었다는 뜻이니까.
9.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첫 번째는 1인 가구다.
10. 옛날에는 명절에 친척이 모여 좋은 이야기도 듣고 잔소리도 들었지만, 이런 물리적 관계가 점점 사라지고 있으며, 동네 어른과 이웃은 말할 것도 없다.
11. 직장 안의 비공식적인 자리도 줄었다. 줄어든 회식 자리와 함께, 동네 술집이 망하고 있다는 기사도 보인다. 어쨌든 회식 자리는, 좋든 싫든 어깨너머로 배우던 자리이기도 했다.
12. 여기에 좁혀지지 않는 입장 차이가 겹친다. 참견했다가 설마 내가 꼰대!? 하는 쪽과, 한때 "90년대생이 온다"라는 이야기처럼 요즘 애들은.. 좀.. 확실히 다른 것 같은데..? 하는 쪽. 그 사이에서 도제식 멘토 관계가 사라지고 있다.
13. 근데 '요즘 애들', 지금의 20대 중후반을 살펴봐야 한다.
14. 그들은 '코로나 세대'다. 기본적으로 비대면 수업이었고, 동아리는커녕 MT처럼 직접 부딪히는 자리조차 없었고, 선배와 후배 사이에서 사회적 근육을 키우지 못했다.
15. 신입도 마찬가지다. 졸업 후 첫 일자리까지 평균 11개월이 넘게 걸리고, 신입 자리가 줄면서 고립된 채로 시간을 보내다 입사하는 경우가 더러 있으니, 배울 기회조차 없었던 것.
16. 다만 '요즘 애들'의 가치관 차이도 있을 것이다. 기성세대는 회사에 희생하는 부분이 있었다면, 요즘은 자신의 커리어와 워라밸이 더 중요한 경향이 있으니까.
17. 그래서 "요즘 애들은 예의가 없다"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은, 이 말이 반복되어 왔다는 점이다. 1990년대에 X세대가 신입이었을 때도 그 윗세대는 개인주의니 튀는 옷차림이니 하며 똑같은 말을 했다.
18. 핵심은, 매너/예절/무례를 다룬 세 영상 모두 '못돼서'가 아니라 '몰라서'라는 전제를 깔고 시작한다는 점이다. 안예스는 못된 게 아니라 몰라서 그런 거라고 못을 박고, 침착맨 매너 강사는 배운 적이 없어서라고 말한다.
19. 결과적으로 침착맨 편에 나온 게스트는 13년 차 강사인데, 방송 출연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그동안 이 이야기는 오프라인 강의장 안에만 있었다는 뜻이다.
20. 세대론으로 바라보기 전에,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매너를 배울 물리적 기회가 줄었다는 것. 예절이 사라진 게 아니라, 알려주던 자리가 사라졌고 그 자리를 지금 유튜브가 대신 채우고 있다.
++ 유튜브 인급동이 사라져서.. 썸원님과 9월 중순부터 함께 스터디하는 <콘텐츠 트렌드 디깅 클럽>의 내용입니다. 신청은 프로필 링크에!